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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2 Chapters

제2001화

검남왕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완전히 멍해졌다. 그는 모두가 자신을 총대 메는 사람으로 몰아세울 줄 몰랐다. 게다가 한순간에 매왕을 죽이고 단 한 번의 검기로 첫째 황자와 그 부하들을 모두 살해한 악마 이도현과 맞서 싸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그저 싸워야 한다고 제안했을 뿐 자신이 직접 나서서 싸우겠다고 하지 않았다.그저 현무제국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얘기했건만 그 책임이 결국 자기 몸에 떨어질 줄이야. 게다가 현무상제가 지금 제국의 운명이 자기 손에 달려있다고 하다니.“당신들... 당신들이 어떻게...”검남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에서 자신을 설득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드디어 이 사람들의 진정한 속내를 알아차렸다.이건 검남왕의 등에 칼을 꽂으려고 작정한 것이다. 다들 검남왕이 이 총대를 메기를 손꼽아 기다렸다.“검남왕은 할 수 있다. 나라를 위해 위풍당당하게 싸워라.”갑자기 한 왕후가 이렇게 외치자 다른 왕후와 대신도 구호를 외치듯 하나둘씩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검남왕은 할 수 있다. 나라를 위해 위풍당당하게 싸워라.”“검남왕은 할 수 있다. 나라를 위해 위풍당당하게 싸워라.”“검남왕은 할 수 있다. 나라를 위해 위풍당당하게 싸워라.”“싸워라...”순간, 이 함성이 하늘을 찌를 듯 울려 퍼졌다. 다들 검남왕을 궁지로 몰아넣을 생각이었다.“너... 너희들... 이 뻔뻔한 놈들... 딱 기다려. 나만 괴로울 수는 없어. 나보고 나서라고? 좋아. 내가 나서도록 하지.”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검남왕이 이를 갈며 말했다.“검남왕, 대단하다.”검남왕이 나서겠다고 하자 조금 전까지 무릎 꿇고 있던 왕후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검남왕이 나서기만 하면 현무상제도 화가 풀리고 자기들도 안전해지기 때문이었다. 더는 상주왕이나 구주왕 같은 꼴을 당할까 봐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되었다.“폐하, 나라를 위해 힘쓰는 것은 소신의 의무이지만, 혼자서 싸우기 너무 벅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를 도와줄 두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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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2화

현무상제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왕후들은 마음이 확 식어버렸다. 그들은 자기도 곧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숨통이 조여왔다.지금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이도현이 검남왕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이도현은 현무상제와 같은 생각이었다. 즉 눈앞의 사람을 전부 죽이고 싶어 하는 이도현이 검남왕의 제안을 거절할 리 없었다.검남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도현은 이미 웃으며 말했다.“난 상관없어. 네가 두 사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불러서 나와 싸워도 난 전혀 상관없어. 심지어 우리가 방금 한 약속도 여전히 유효해. 너희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있다면 나는 즉시 떠날 거야. 그리고 앞으로 현무제국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않을 거야. 물론 실력이 좋아서 나를 죽여도 좋다. 암튼 너희들이 무엇을 하든 난 전혀 상관이 없다.”이도현이 여유롭게 말했다.이도현의 말을 들은 검남왕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갑자기 이도현이 그리 싫어 보이지도 않았다.곧이어 검남왕은 방금 구호를 외치던 왕후들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그들을 하나씩 훑어보았다.그러자 다들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검남왕의 눈길을 피했다. 검남왕과 시선을 마주쳤다가 호명될까 봐 두려웠다.검남왕은 나머지 왕후를 한번 훑어보더니 가장 먼저 그를 지적하던 왕후에게 시선을 돌렸다.“무덕왕, 나와 함께 나라를 위해 싸워주게. 방금 자네가 가장 신나게 외치지 않았나? 거기서 나라를 위해 싸우고 싶은 마음이 충분히 보였으니까 나와 함께 싸우자. 자, 나서게.”검남왕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검남왕, 너... 네가... 감히 나를 해쳐...”이름을 불린 무덕왕은 즉시 검남왕을 노려보며 소리쳤다.“아니, 검남왕,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나도 자네 뜻을 이루어주려고 그러는 거잖아. 방금 구호를 그렇게 잘 외치더니 직접 나서면 얼마나 뿌듯하겠어. 설마 나라를 위해 죽을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다른 생각이 있는 건 아니지?”검남왕은 일부러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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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3화

“젠장. 우리가 사이좋아? 난 당신 같은 형님을 둔 적이 없어. 오늘부터 너랑 선 긋고 지낼 거야.”두번째로 뽑힌 왕후가 바로 얼굴을 붉히고 검남왕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아이고. 동생아, 그러면 못써. 방금, 이 형님한테 나라를 위해 싸우라고 소리친 게 누구인데. 그리고 이것이 아주 영광스러운 사명이냐고 하지 않았는가? 나도 동생의 말에 동의해. 그래서 이 기회를 동생과 함께 나누겠다는 거 아니야? 봐, 내가 너에게 얼마나 잘해주냐? 좋은 일이 있으면 이렇게 언제나 너부터 생각하잖아. 그런데 왜 감사함을 모르고 나랑 연을 끊겠다는 거야? 설마 방금 영광스러운 사명이라고 했던 거 다 거짓말이었어?”검남왕이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영광스럽긴 개뿔. 꺼져. 이 버러지 같은 놈아. 넌 이제 죽었어. 난 죽어서라도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정말 재수 없어...”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은 왕후는 험악한 눈빛으로 검남왕을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좋아. 네가 뭘 할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지. 조금 전에 엄청나게 신나게 외쳐대더니 일이 자기한테 떨어지니까 얼굴을 붉히는 것 좀 봐. 너도 참 군자답지 못하다. 하하하...”검남왕이 비웃으며 말했다.“꺼져. 네 얼굴 보기 싫어.”왕후는 극도의 분노에 휩싸였다.그는 조금 전 자신이 검남왕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사실 검남왕은 이 왕후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펄쩍 뛸 줄이야.이런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역겨운 존재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남을 공격하는 건 괜찮지만, 남이 자신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같은 행동이라도 자신이 남에게 할 때는 사소한 장난이지만, 남이 자신에게 똑같이 하면 펄쩍 뛰거나 얼굴을 붉힌다. 그리고 순식간에 상대를 나쁜 놈으로 간주한다.얼마나 역겹고 짐승보다 못한 인간들인가? 하지만 놀랍게도 주변에 이런 인간들이 수도 없이 많다.“나는 뭐 네 얼굴이 보고 싶겠냐? 전에는 네가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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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4화

그는 조금 더 길게 장난치고 싶었지만, 앞선 두 명의 왕후가 너무 역겨워 이쯤에서 그만두고 말았다.“검남왕... 당신 대체 뭘 하려는 거야? 혼자 죽는 것도 모자라 우리가 모두 너랑 같이 죽기를 바라는 거야?”“그래. 검남왕, 자네 무슨 속셈이야? 왜 난데없이 우리를 해치려고 하는 거야?”“우리도 모두 나서라고? 너 현무제국이 멸망하는 꼴을 보고 싶어?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이 늙어 빠진 영감아,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우리 모두를 다 죽일 셈이야? 대체... 무슨 마음으로 그러는 거야?”“검남왕, 당신 그렇게 해선 안 돼. 이건 잘못된 선택이야. 알겠어? 빨리 그 말 취소해. 어서...”순간 이 왕후들이 모두 폭발했다. 그들은 검남왕이 이렇게 양아치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모두를 불 구덩이로 집어넣으려 하다니 정말 가차 없는 행동이었다.그들은 과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왜 같이 구호를 외쳐서 이렇게 위협당해야 하는지. 만약 아무 말 하지 않은 다른 왕후들처럼 조용히 있었더라면 지금 그들과 같이 강 건너 불구경했을 터이고 이렇게 이름을 불릴까 봐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되었다.“하하하... 다들 죽을까 봐 쩔쩔매는군. 난 너희들과 더는 할 말이 없다. 가자. 함께 나라를 위해 싸우러 가자. 여러분, 설마 이 영광스러운 일을 마다할 생각이야?”검남왕이 실컷 웃으며 말했다. 이 순간 그는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속이 뻥 뚫렸다. 눈앞의 왕후와 대신들이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얼마나 통쾌한지 몰랐다.검남왕이 원했던 게 바로 이런 그림이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던 사람들이 괴로워하자 검남왕은 기분이 좋을 것만 같았다.솔직히 말해서 검남왕은 이제 죽음도 두렵지 않았다. 자신이 역겨워하는 사람들도 함께 죽는다고 생각하니 딱히 아쉬울 것도 없었다.게다가 싸움에서 죽는다면 검남왕의 가족은 아무런 손해도 입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꼴 보기 싫은 왕후들의 처지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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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5화

불구덩이에 뛰어들기 싫은 왕후들은 욕설을 퍼붓다가 시선을 현무상제에게로 돌렸다. 그들은 현무상제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길 바랐다. 또한, 검남왕을 처형했으면 했다.이게 바로 현무제국에서 나라와 백성의 운명을 좌우하는 고급 관리들이었다. 평소엔 나라와 백성을 위해 몸도 불 싸지를 수 있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백성의 피를 빨아먹는 추잡한 짓만 하고 다녔다.얼마나 많은 관리가 나라를 배신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자기 이익을 위해 온 나라를 팔아넘기고 나라의 고급 기밀, 자원, 핵심 기술까지 모두 팔아넘겼다.이들은 뻔지르르한 말만 할 뿐, 속부터 겉까지 짐승보다 못한 존재들이었다.누구보다 구호를 우렁차게 외쳤지만, 정작 나라를 위해 나서야 하는 시각에 제일 먼저 발뺌하곤 했다.이런 사람들에게 애국심이란 쥐뿔만큼도 없었다. 진짜로 나라를 사랑하는 건 언제나 백성이지 관리가 아니었다.황제인 현무상제도 이 점을 당연히 꿰뚫고 있었다. 그래서 눈앞의 왕후들이 역겹기 그지없었다. 그는 왕후들의 겉치레에 속아 그들이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는 줄 알았다.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이 왕후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았다. 하나같이 얼마나 쓸모없는 쓰레기인지를.이 왕후들은 편안한 삶을 너무 오래 살다 보니 나라에 보답하는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오직 자신의 주머니만 챙겼다. 나아가 자손들에게도 이득을 남기기 바빴다.예전에 한 관리가 자기 집 강아지도 관청에 데려가 나라 밥을 먹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현무상제는 줄곧 이를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그것 또한 사실일 가능성이 컸다.이 왕후들의 친척과 친구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왕후의 덕을 안 본 사람이 없었다.그러니 이도현의 손을 빌려 쓸모없는 왕후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이렇게 생각한 현무상제는 냉소하며 말했다.“내가 보기엔 검남왕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너희들도 나서서 나라를 위해 싸워라.”현무상제는 단도직입적으로 왕후들에게 싸우라고 명령했다.“폐하...”“입 다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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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6화

검남왕은 위엄 있게 말하고는 해맑게 웃으며 이도현을 향해 걸어갔다.“당신은 그래도 제법 남자답군. 비록 초기엔 좀 모자라 보였지만, 뒷부분에 아주 멋있었어. 그래서 당신만 봐주고 저자들과 싸우겠다.”이도현이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이제 생사 따위 중요하지 않으니 필요 없다. 공격이나 받아라.”검남왕은 이도현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검남왕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미 현무제국 모든 왕후의 미움을 사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떳떳하게 싸우고 영예롭게 죽는 것이 제일 보기 좋을 것이다.말을 마치자마자 검남왕의 손에 붉은빛이 번쩍이는 구리 망치가 나타났다. 곧이어 그는 몸을 날려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좋아. 당신이 남자다운 걸 봐서 고통 없이 보내 버리마.”이도현이 몸을 날리자 어마어마한 살기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다음 순간 음양검에서 강력한 검기가 쏟아져 나왔다.강대한 검기는 하얗고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며 신의 영역처럼 검남왕을 향해 내리꽂았다.“네가 얼마나 강대한지 한번 확인해보겠다. 부서져라...”검남왕이 크게 외치며 거대한 망치를 휘둘러 이도현의 검기를 막아내려 했다.콰르릉.폭음과 함께 망치는 성공적으로 검기를 막아냈다.“하하하. 별거 아니잖아... 이도현, 당신도 그렇게 대단하지...”검남왕이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눈 부신 빛이 그의 앞을 가렸다. 하얗고 푸르스름한 빛이 망치를 뚫고 검남왕의 가슴까지 꿰뚫었다. 순간 망치는 산산조각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너... 역시... 말도 안 되게 강대하구나. 이렇게 강대한 사람 손에 죽어서 여한이 없다...”말이 끝나자마자 검남왕의 몸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혈안개로 되어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이도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머지 왕후들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너희들 차례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원래 자리에서 사라졌다. 다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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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7화

이도현은 더 이상 이들과 허비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바로 보검을 휘두르며 검에 강력한 원력을 주입했다. 공법의 가호를 받은 음양검은 마치 신병무기처럼 위협적인 기세를 뿜어냈다.매 한 줄기 검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왕후들 사이를 종횡하며 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현무제국의 이 왕후들은 모두 위풍당당한 강자들이었지만, 지금 이도현에서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그들의 공격은 이도현의 검기에 억눌렸고 현무령의 영향 때문에 공법을 제대로 사용할 수도 없었다.비명과 함께 왕후들은 혈안개로 변했다.현무제국의 현무대전 앞 이 왕후들의 피는 바닥을 붉게 물들였고 토막 난 사지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야말로 소름 돋는 광경이었다.현무상제와 나머지 왕후들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마치 이도현이 죽인 사람들이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했다.하지만 죽어 나간 사람 중에는 현무상제의 형제도 있고 대신도 있으며 대부분 현무제국 황실의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현무제국의 기둥과 같은 사람들이 살해당하고 있는데 현무상제는 조금도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눈빛 깊숙한 곳에서 흥분의 빛이 스쳐 갔다.현무상제에게 있어 이것은 일종의 대청소였다. 직접 나서지 않고 이도현의 손을 빌려 조정 내 복잡하게 얽힌 세력을 완전히 쓸어버릴 기회였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조정에 그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그때부터 현무제국은 비로소 현무상제 한 사람만의 천하가 될 것이다.더는 여러 세력이 제국을 나누어 장악하는 국면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즉 한 곳에서 군권, 재물, 자원, 문벌 등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예전의 현무상제는 결정을 내릴 때마다 모든 세력의 우두머리와 의논해야 했다. 오직 모든 세력의 우두머리들이 찬성해야 그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만약 한 사람이라도 반대한다면 황제가 그 일을 실행해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아랫사람들이 일을 겉치레로 하기 때문이었다.이것이 바로 현무제국이 수천 년 동안 존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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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8화

현무상제의 눈에 이도현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를 도와주는 천사나 다름없었다.이도현은 현무제국에서 수천 년 동안 전설로만 여기던 현무령을 찾았고 첫째 황자 현준우와 그의 지지자를 죽여버렸으며 이제는 조정의 골칫거리까지 모두 없애 버렸다.‘어쩜 이렇게 좋은 일만 골라서 할 수 있지? 이도현 씨는 정말 나의 귀인이야.’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을 바라보는 현무상제의 눈빛에는 애정과 흐뭇함이 섞여 있었다. 이는 유능한 군주가 뛰어난 인재를 바라볼 때 나오는 눈빛이었다.솔직히 말해서 현무상제는 진짜로 이도현을 설득시켜 자신의 부하로 삼고 싶었다. 설사 이도현이 왕위를 갖겠다고 해도 기꺼이 내줄 수 있는 정도였다.왜냐하면, 이도현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현무상제는 성역의 정점에 서서 현무제국을 천하무적의 존재로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반드시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낼 것이었다.현무상제가 이도현을 자신의 부하로 삼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이도현은 이미 싸움을 끝냈다.수백 명의 왕후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바닥에 피가 잔뜩 고이고 황궁 전체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이도현의 발밑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땅바닥의 청석마저 피로 붉게 물들었고 잘린 팔다리들이 널브러져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이제 매왕의 가족을 내놔.”이도현은 살기등등한 기세로 현무상제를 째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데려오라.”현무상제는 군말하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현무상제의 명령이 떨어지자 병사가 수백 명의 남녀노소를 끌고 왔다. 이 사람들은 전부 매왕의 가족이었다.물론 이들 중엔 일반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비록 엄청 강대한 강자도 없었지만, 다들 어느 정도 무공을 익힌 무사였다. 게다가 이들 중에서 유모의 품에 안긴 어린아이 몇 명만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은 전부 세속계에 내놓으면 최정상급 무사가 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들은 죄수처럼 끌려와 공포에 가득 찬 얼굴로 주변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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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9화

“도현 후배, 내 얼굴을 보지도 않고 갈 거야?”이도현이 두어 걸음 걷기도 전에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넷째 선배, 그런 거 아니에요. 저에게 아직 할 일이 남아서 먼저 가는 것뿐이에요. 저는 선배를 연루시키고 싶지 않아요. 선배는 주작제국의 공주님이잖아요. 저와 함께 다니면 분명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거예요.”이도현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난 주작제국의 공주이기도 하지만, 너의 선배이자 태허산의 제자이기도 하잖아. 사람들의 뒷말 따윈 두렵지도 않아.”공인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하하하. 이도현 씨, 우리 사이의 오해가 전부 풀렸으니 더 이상 마음 쓰지 말게. 앞으로 우리 현무제국은 영원히 이도현 씨의 친구이니까 언제든지 놀러 오길 바라.”현무상제가 가까이 다가와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의 미소와 말투는 마치 오랜 친구에게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따뜻했다. 마치 이곳에 피범벅이 된 바닥이 없고 코를 찌르는 듯한 피비린내가 나지도 않는 것처럼 말이다.이도현은 현무상제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공인아에게 말했다.“넷째 선배는 빨리 주작제국으로 돌아가세요. 그곳이 가장 안전해요. 제가 모든 일을 처리한 후 다른 선배들과 함께 찾아갈게요. 선배도 알다시피 지금 성역 전체가 저를 적으로 삼았어요. 그러니 저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아요.”“아니, 내가 그런 걸 무서워할 것 같아? 나 이번에 나오기 전에 아바마마의 허락을 받았어. 그러니까... 네 곁에 머물고 싶어.”공인아가 어색하게 말했다. 이 말을 할 때 공인아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고 이도현을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다.공인아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니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이도현은 공인아의 부자연스러움을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말했다.“안 돼요. 넷째 선배, 제 곁에 있으면 너무 위험해요. 저는 선배를 무조건 지킬 수 있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러니 어서 돌아가세요.”“싫어... 나 그냥...”“넷째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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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0화

“왜 그렇게 성급해. 너도 봤잖아. 도현 후배가 따라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거. 그런데 어떻게 쫓아 가? 우리가 정말 도현 후배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도현 후배가 마음만 먹으면 이 세상에 아무도 후배를 따라잡을 수 없어. 게다가 우리가 억지로 따라붙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어떡해? 너희들이 그 책임을 짊어질 거야?”공인아는 얼굴을 차갑게 굳히고 심각한 말투로 두 노파에게 물었다.“공주님, 저희한테 화를 내봐야 소용없어요. 저희도 명령을 따르고 있을 뿐이에요.”한 노파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얼굴에는 공인아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맞아요, 공주님. 하기 싫어도 중전마마를 생각하셔야죠. 제국을 위해서라면 어르신은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폐하도 생각하셔야죠. 폐하의 꿈이 무산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건가요? 용골을 얻으면 폐하는 천하통일을 실현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폐하는 주작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가 될 수 있어요. 이는 주작제국 역대 황제들의 꿈이었어요. 지금 그 꿈을 실현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공주님께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실 거예요.”“공주님, 어르신과 폐하는 용골만 가져오라고 하셨지 이도현 씨를 해치라고 하진 않으셨어요. 여자인 공주님이 한 남자에게서 무언가를 얻는다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에요. 공주님이 마음을 살짝 열고 이도현 씨를 반긴다면 그자는 바로 용골을 내놓을 거예요.”두 노파가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대놓고 공인아에게 미인계를 써서 이도현의 손에서 용골을 받아내라고 했다.“그만해. 난 너희들처럼 비열하지 않아. 이런 더럽고 추잡한 짓은 못 해...”공인아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하하하. 공주님, 화내지 마세요. 여자들끼리 이런 얘기 좀 하면 어때요? 여자는 남자가 있어야 진정한 여자이죠.”“맞아요. 여자는 언젠가 반드시 남자와 교합해야 해요. 이를 음양교합이라고 하는데 이래 봬도 천지의 도리에 부합되는 일이에요. 게다가 남자와 여자가 자주 교합해야만 천인합일의 경지에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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