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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1화

이도현은 셋째 선배의 방에서 나와 곧장 대선배의 방으로 향했다.“대선배, 저 도현이에요. 들어가도 괜찮을까요?”이도현이 문을 두드리며 물었다.“도현 후배, 어서 들어와.”안에서 대선배 현나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선배.”“도현 후배, 앉아. 몇 가지 말해 줄 게 있어서 불렀어. 지금의 도현 후배라면 모든 사실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 믿어.”현나연은 군말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심각해요? 대선배, 편하게 말씀해주세요.”이도현이 귀를 기울였다.이도현은 대선배 앞에서 예의를 갖췄다. 대선배를 만난 횟수는 손에 꼽힐 만큼 적었지만, 그녀의 위엄을 무시할 수 없었다.물론 이도현은 그녀가 염황이 아니라 대선배여서 이렇게 존경하는 것이다. 태허산에서 스승 다음으로 높은 자리는 언제나 대선배이기 때문이다.설령 지금 그가 태허산의 장문이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대선배를 높이 모셔야 했다.“도현 후배가 생각하는 이 세계는 어떤 곳이야? 신화 속 세계처럼 신선과 악귀, 신수와 요수들이 존재하는 그런 곳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민간 전설이나 소설 속 이야기처럼 악마와 요괴가 넘쳐나는 그런 세계라고 생각해?”이도현은 현나연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안이 벙벙해졌다.“대선배, 갑자기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하하하. 그냥 대답해봐. 네가 생각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이니?”대선배가 웃으며 말했다.“그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태허산에 올라와 무사가 되기 전,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저는 세계가 교과서에 나오는 그대로라고 믿었어요. 세계는 물질로 이루어지고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며 모든 것이 과학으로 설명 가능한 존재라고 생각했죠. 번개가 치고 비가 오는 것은 기상 현상일 뿐이고 무술이라 해봤자 집중적인 훈련으로 다뤄진 능숙한 솜씨일 뿐이라 여겼어요. 그러니 이 세계에 절대 내공과 공법이 존재하지 않고 사람은 지붕 위를 날아다니거나 공중을 유영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무공을 익히고 무사가 된 이후 모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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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2화

이도현은 대선배의 말에 딱히 놀라지 않았다.“선배는 그자들을 직접 본 적이 있나요?”이도현이 물었다.“있어. 바로 얼마 전에 그자들이 너를 찾으러 왔었거든.”현나연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저를 찾으러 왔다고요? 고무계의 사람이었나요, 아니면 성역 사람이었나요?”이도현이 태연하게 물었다.그는 이제 사방이 적이었다. 성역과 고무계 전체를 적으로 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니 누군가 그를 찾아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아니야. 그자들은 성역 사람도, 고무계 사람도 아니고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야. 음... 정확히 말하면 그자들은 다른 평행 세계 또는 우리보다 차원이 더 높은 세계에서 온 존재들이야.”현나연은 설명할수록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이도현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차원이 더 높은 세계요... 설마 우주에 정말 차원이 있고 우주를 삼, 육, 구 등으로 나눴다는 건가요?”“그렇게 생각해도 돼.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가장 평범한 세계야. 하지만 차원이 가장 낮지도 않아. 왜냐하면, 이 세계의 생물은 지능이 발달했거든. 게다가 고서에 따르면 우리 이 세계는 한때 최상급 세계였다고 해. 전설 속 신선도 우리 세계에서 나온 강자들이고. 하지만 그 뒤로 어쩌다 보니 문화가 단절되고 수많은 공법이 계승 받지 못했어. 그 뒤로 강대한 공법은 전설이나 미신으로 여겨졌고 우리 세계는 점차 저차원 세계로 떨어졌어.”“저 방금 성역과 고무계를 접했는데 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다고요? 더 강한 자가 나타났다니... 하늘이 저를 놀리는 건가요? 선배, 그자들이 왜 저를 찾아왔는지 아세요? 설마 곤륜옥의 비밀 때문인가요?”이도현이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아니... 그 사람들은 너와 셋째의 아이를 노리고 왔어.”“뭐라고요? 선배, 제 아이를 노리고 왔다고요? 대체 왜요? 아이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왜... 그자들과 무슨 원한이 있다고...”이도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살기를 확 뿜어냈다. 순간 주변이 강렬한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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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3화

분노에 휩싸인 이도현은 몸에서 억제할 수 없는 살기를 뿜어냈다. 그 기세에 방 안의 물건이 스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한 나라의 황제인 현나연마저도 이도현의 살기에 심장이 쿵쾅거렸다.그녀는 평소 타인의 생명을 쥐락펴락하는 자였고 말 한마디면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아 갈 수 있었다.아무도 그녀의 위엄을 꺾지 못했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이도현의 강렬한 살기 때문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이게 바로 진정한 두려움인가?게다가 이도현의 살기는 절대 범상치 않았다. 그것은 수많은 살육으로 빚어낸 살기였다. 또한, 이도현의 살기는 전쟁터를 누빈 백전백승의 장군과도 달랐다.그의 살기는 손수 수천만 명의 사람을 죽여서 생겨난 것이었다. 이런 살기야말로 가장 무서운 것이었다.“도현 후배, 진정하고 그 살기 좀 거둬. 나 무서워서 못 견디겠어.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한 일이 아니야.”현나연이 급히 달래자 이도현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이도현은 얼굴색이 창백해진 현나연을 보고 즉시 분노를 가라앉히고 몸에서 흘러나오는 살기를 거두었다.“대선배, 죄송해요... 제가 방금 너무 화가 나서... 정말 죄송해요...”이도현이 머쓱해서 말했다.“나 괜찮아. 도현 후배, 너무 화내지 마. 후배가 생각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야.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이도현이 살기를 거두자 현나연은 비로소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그 사람들은 무도 대륙에서 온 사람들이었어. 다들 내공이 엄청났지. 모두가 도급경지를 뛰어넘었으며 선두에 선 자들의 경지는 가늠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강대했어. 그 사람들이 풍기는 기운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지더라. 네가 산장에 설치한 진법은 그 사람들에게 아무 소용이 없었어. 이곳을 자기 집처럼 드나들었다니까...”대선배 현나연은 그날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도현에게 주절주절 말했다.“대체 무슨 목적으로 저희를 찾아온 건가요? 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노리나요?”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억누르며 말했다.“그 사람들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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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4화

“그자들은 기운을 따라 이곳까지 찾아왔고 결국 셋째 배 속의 아이에게 그 기운이 모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 아이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을 보고 오히려 더욱 기뻐했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이토록 강한 혈육의 기운을 품고 있는 거면 곧 세상을 뒤흔들 천재가 태어날 게 틀림없다고 했어. 그 뒤로도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했어. 하지만 분명한 건 그자들이 눈에 빛이 번뜩일 정도로 흥분했다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에 당분간 이 세계를 유람하다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와서 데려갈 거라고 했어. 말을 마치고 그 사람들은 바로 하늘로 솟아 구름 위로 사라져 버렸어. 그 사람들은 자신이 신선인 척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어. 정말 개미 취급이 따로 없었어. 심지어 셋째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어. 마치 그자들이 원한다면 우리의 의견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식이었지. 우리가 동의하든 말든 셋째의 아이를 무조건 데려갈 눈치였어.”“정말 무례한 사람들이네요. 실력이 얼마나 강하기에 이렇게 무례한지 참 궁금하군요. 하지만 저는 그자들에게 저의 아이를 순순히 넘길 생각은 없어요. 제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이도현이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며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후배, 그래도... 셋째를 데리고 태허산으로 가서 아이를 낳는 게 어때? 태허산의 환경이 좀 누추하지만, 네 의술이라면 셋째를 무사히 출산시킬 수 있을 거야. 게다가 셋째도 무사라 출산이 위험하지 않을 거야. 선배의 제안을 곰곰이 생각해 봐. 지금으로서는 태허산이 가장 안전한 장소일 거야. 태허산에 수호 진법이 있으니 만약 그자들이 다시 찾아온다면 진법이 막아줄 수 있어. 설사 태허산의 수호 진법마저 그자들을 막아내지 못한다 해도 스승님이 계시잖아. 게다가 태허산의 수호 진법이 깨지면 세계 여행 중이던 역대 사조님들도 모두 태허산으로 돌아오실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도 그자들을 상대할 수 있겠지.”현나연이 말했다. 이는 그녀가 며칠 동안 고심한 끝에 내린 유일한 해결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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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5화

대선배의 방에서 나온 이도현은 머릿속이 매우 복잡했다.대선배가 말한 내용은 그의 예상과 인식을 훨씬 뛰어넘은 것들이었다. 고차원 세계라니... 수상한 정도를 떠나 믿기지 않는 수준이었다.이도현은 태허산에서 내려온 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에게 들이닥쳤기 때문이다.겨우 한 가지 일을 마무리 지었다 싶으면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다른 일이 덮쳐왔다. 그러니 이를 악물고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었다.성역이 무사 세계의 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존재하다니...이도현은 가끔 이 천지에 보이지 않지만, 만물을 조종하고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커다란 손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 손의 생각대로 움직여야만 했다.이도현 역시 누군가의 손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느낌은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불쾌했다. 만약 그런 조종자가 진짜로 존재한다면 이도현은 당장이라도 그놈을 끄집어내 한바탕 두들겨 패고 싶었다.“휴... 난 그냥 여기서 기다릴 거야. 배짱이 있으면 찾아오든지. 하나도 두렵지 않으니까.”이도현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곧이어 그는 둘째 선배를 비롯한 다른 선배들의 방으로 걸어갔다. 오랜만에 산장에 돌아왔으니 당연히 일일이 안부를 물어야 했다.몇몇 선배의 방에 들어갔다 나온 이도현은 허리가 약간 힘들었다. 특히 다섯째 선배와 아홉째 선배의 방에서 힘을 꽤 썼다.그는 분명 이야기를 나누러 갔을 뿐인데 어쩌다 보니 침대를 구르게 되었다.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아홉째 선배의 관음좌련 기술은 나무랄 데 없는 정도로 발전했다. 이에 이도현은 그야말로 극락에 다녀온 기분이 들 정도로 황홀했다.다섯째 선배 기화영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평소에 부드럽고 온순한 성역이라 이도현과 잠자리를 가져본 적이 별로 없었다.기화영은 그때 에드워드 가문에 강제로 시집을 갈 뻔했다. 그 바람에 이도현에게 교룡 척추골을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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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6화

어느새 두 사람은 뜨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반 시간 후 이도현은 ‘전투’를 끝냈다. 기화영은 힘이 완전히 빠져 땀범벅이 된 채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져 잠들어 버렸다. 샤워할 힘조차 없이 흥건한 시트 위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이도현은 이런 기화영을 깨우지 않고 푹 쉬게 놔뒀다. 기화영도 무사인지라 가끔 이렇게 자도 탈 나지 않았다.이도현은 이제 사람들이 다 아는 아내 오민아와 조혜영을 달래러 갈 차례였다.마침 이 두 사람이 한 방에 있어 일이 훨씬 수월했다.이도현은 따로 찾아갈 필요 없이 한 방에서 두 사람을 꼭 안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리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또다시 침대 위를 뒹굴기 시작했다. 한 시간 후 두 아내도 기진맥진하자 이도현은 비로소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 방을 걸어 나왔다.이로써 이도현은 자신의 의무를 전부 행했다. 모든 아내를 달랬으니 지난 7개월간의 빈틈을 전부 메운 셈이었다.이도현은 오직 둘째 선배 윤선아와 대화만 나누고 다른 짓을 하지 않았다. 윤선아 또한 이도현에게 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 기화영처럼 대화를 나누다 자기 몸을 이도현에게 내어주지 않았다.둘째 선배는 대선배와 비슷한 말을 했다. 즉 고차원 세계에서 온 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둘째 선배도 대선배와 마찬가지로 이도현에게 인무쌍을 데리고 태허산으로 가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했다. 그녀도 태허산이 더욱 안전하다고 여겼다.하지만 이도현은 전과 같이 대답했다.“선배, 이건 도망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그러니 저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선배가 말한 고차원 세계의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 직접 확인해 볼 거예요.”이도현이 단호한 어조로 말하자 윤선아는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제안을 심사숙고해 보라고 권유할 따름이었다.윤선아의 방에서 나온 이도현은 곧장 지하 밀실로 향했다. 그는 막간을 이용해 자신의 내공을 튼튼히 다질 생각이었다.이도현은 자신이 지금 어떤 경지에 이르렀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세계의 최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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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7화

마음을 굳힌 이도현은 더는 그 일에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지하 밀실로 내려가 폐관수련 했다.이도현은 성역에서 내공이 한층 더 제고됐지만, 그동안 일이 너무 많아 제대로 소화할 틈이 없었다.마침 이 기회에 태미대황진경을 빌려 체내의 원력과 법력을 완전히 융합해 전부 순수한 법력으로 정제할 계획이었다.게다가 전에 태허노도는 이도현이 비록 용골과 현무령을 얻긴 했지만, 두 신물의 효력을 십 분의 일도 발휘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여 이도현은 이번 수련을 통해 용골과 현무령의 힘을 조금이라도 더 깨우치고 싶었다.만약 용골과 현무령의 힘을 조금이라도 더 깨우친다면 이도현의 경지는 한 단계 더 상승할 것이었다.이도현은 밀실에 자리 잡고 앉아 신기를 모으고 전신의 법력을 풀어내 태미대황진경을 다스렸다.순간 강렬한 힘이 이도현의 몸에서 우르르 터져 나왔다. 그 위력에 주변 공간이 이상하게 왜곡되는 듯했다.공법이 계속 돌아가자 그의 강대한 법력이 순간 온몸에 있는 수많은 경맥으로 흘러들었다.법력은 마치 물처럼 경맥을 따라 끊임없이 흘렀다. 어느덧 이도현의 경맥은 물줄기처럼 점점 넓어져 갔다.시간이 흐를수록 이도현은 점점 더 심오한 경지에 빠져들었다.그의 의식은 신비로운 세계에 빠져들어 그 안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었다. 두뇌가 명석해지고 무수한 이치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으며 머리에 깊이 박혔다.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도리가 자연스럽게 풀리더니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의식이 다른 세계에 빠져 있을 무렵 이도현의 몸은 밀실 안에서 붕 떠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 하얗고 푸르스름한 빛이 흘러나왔다.그 모습은 마치 신선이 강림한 것처럼 장엄했다. 누구라도 지금의 이도현을 본다면 무릎 꿇고 절했을 것이다.‘용골과 현무령을 이미 체내에 완전히 융합한 줄 알았는데... 왜 아직도 정제할 수 있지? 스승님의 말씀이 맞았어. 나는 정말로 용골과 현무령의 힘을 십 분의 일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거야.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뤘던 거지.’이도현은 의식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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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8화

‘지난번에 고작 십 분의 일을 다뤘다면 아홉 번 더 다루면 되지 않을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한 번이 부족하면 열 번, 천 번이라도 더 시도해 보면 되지. 어차피 시간도 많은데.’이렇게 생각한 이도현은 즉시 행동에 옮겼다.그는 신기로 의식 바다에 있는 용골을 찾은 후 곧바로 태미대황진경을 가동하여 용골을 강제로 정제하기 시작했다.이미 용골을 한 번 다뤄본 경험이 있기에 이번 정제는 훨씬 수월했다. 게다가 지금의 법력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대해져 용골의 정제는 순식간에 끝났다.용골이 사라지자 이도현은 자신의 힘과 육체적 강도가 이전보다 강대해졌다는 것을 느꼈다.법력 속에 섞인 진룡의 기운도 이전보다 훨씬 짙어졌다. 어디선가 용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다.‘정제된 건가?’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신기를 펼쳐 의식 바다를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용골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설마... 완전히 정제된 건가? 그럴 리 없는데... 이 정도로 정제하기 쉬웠다면 스승님이 그렇게 놀라지 않았어. 알았다. 용골이 지금 나와 숨바꼭질하는 거네. 한 번 정제할 때마다 자리를 옮기는 거지. 설마 이 용골의 본체인 신용이 예전에 날강도였나? 왜 이렇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는 거야?’이도현은 용골을 찾아 헤매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그는 이번에 용골을 완전히 정제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 어딘 가에 숨어 있다고 생각했다.이도현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 반드시 용골을 완전히 정제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나머지 세 개의 선학신침을 찾을 길이 없으니 지금으로서는 용골과 현무령을 정제하여 내공을 높이는 수밖에 없었다.그러니 이 용골을 반드시 찾아내서 완전히 정제해야 했다. 이것만이 내공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유일한 방법이었다.셋째 선배가 말한 대로 아이는 며칠 안에 태어날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곧 그 사람들도 찾아올 것이다.그전까지 이도현은 자신의 실력을 가능한 한 끌어올려야 했다. 그래야 더 큰 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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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9화

이도현은 이 발견에 꽤 놀랐다. 처음 용골을 얻었을 때를 떠올려 보니 확실히 그때보다 두 마디 더 많아진 것 같았다.즉 그가 처음 용골을 정제했을 때 실제로 한 마디만 정제하고 나머지는 의식 바다 어딘가에 숨어 버렸다.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한 마디만 정제하고 나머지는 또 어딘가로 도망쳐 버렸다.이도현은 이제야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사실 이런 상황은 누구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이도현처럼 처음 정제할 때 용골이 사라지면 완전히 정제한 줄 알고 더는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이도현도 스승이 말해 주지 않았다면 계속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한 마디만 정제했다는 사실을 말이다.아무도 용골이 도망쳤다고 생각 못 할 것이다.‘참 신기해. 이 녀석은 대체 살아 있는 걸까? 죽어 있는 걸까? 설마 진룡의 혼이 아직도 이 용골에 붙어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러다가 나중에 나를 습격하기라도 하면...’이도현은 자신의 척추에 숨에 있는 용골을 바라보며 이상한 생각을 했다.‘아, 뭐 어때. 어차피 정제할 건데. 설령 진룡의 혼이 붙어 있다 해도 끝까지 정제할 거야. 파이팅...’이도현은 마음을 굳히고 다시 내공을 다스렸다. 거대한 법력이 하늘을 뒤덮듯 용골을 향해 밀려들어 순식간에 그것을 완전히 감쌌다.공법이 가동되면서 용골이 다시 한번 정제되기 시작했다.‘흠... 이상하다. 지난번보다 훨씬 힘들어진 것 같은데. 정제 속도도 느려진 것 같고. 설마 이 녀석도 면역력 같은 게 생기는 건가?’이도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속도가 늦어졌다는 건 정제 난도가 올라갔거나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였다. 몇 번 더 시도하면 아예 더 이상 정제할 수 없게 될지도 몰랐다.이도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공법을 더 열심히 다스렸다.용골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비록 전보다 힘들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빠르게 정제되고 있었다.잠시 후 용골은 또다시 이도현 앞에서 사라졌다.‘또 도망쳤군. 이번에는 어디로 숨었나?’이도현은 체내에 넘쳐흐르는 진룡의 기운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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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0화

‘내가 그때의 경지에서 스승님의 내공을 전혀 읽어내지 못했다는 건 스승님의 경지가 적어도 도급 이상이라는 건데... 헐... 그래서... 태허산이 수천 년 동안이나 쇠락하지 않고 버텨온 거구나. 다른 파벌, 종파, 가문은 한 세대도 못 버티고 줄줄이 무너졌는데 태허산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 이제야 알겠어. 게다가 태허산은 매 세대에 고작 몇 사람밖에 없는데도 시비 걸러 오는 자들을 모두 제압했지. 얼마나 강하면 이럴 수 있을까?’여기까지 생각한 이도현은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여태 태허노도에게 놀아난 기분이 들었다. 특히 태허노도는 이도현을 산에서 쫓아내기 위해 이렇게 말했었다.“이놈아, 너의 내공이 이미 나를 넘어섰다. 난 더 이상 너에게 가르칠 내용이 없다. 넌 이미 천하무적이다.”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전부 태허노도의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그때 당시 이도현의 경지는 막 천급에 도달한 수준이었다. 이는 태허노도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경지였다.‘이런... 스승님은 역시 교활한 여우였어. 심지어 나이를 먹을수록 더 교활해지는 것 같아. 어쩜 이렇게 약삭빠를 수 있지? 이제 보니 나는 스승님의 속마음을 단 한 번도 꿰뚫어 본 적이 없잖아. 심지어 나를 감쪽같이 속이고 있는데 줄곧 눈치채지 못했어. 이번에 생각나서 다행이지, 아니면 다음에 만나도 그냥 넘어갔을 거야. 이 거짓말쟁이...’이도현은 이렇게 속으로 태허노도를 흉보았다.‘흥. 다음번에 스승님을 만나면 진실을 끝까지 파고들겠어. 도대체 뭐가 뭔지 확실하게 밝혀낼 거야.’이도현은 마음속으로 다짐한 뒤 다시 신기를 펼쳐 용골의 행방을 찾았다.용골은 진짜 용처럼 깊숙이 숨어 있고 변화무쌍했다.용골도 이런 능력을 갖추다니. 분명 체내에 있는데 찾기 너무 힘들었다.이도현은 신기로 체내를 여러 번이나 샅샅이 뒤졌다. 결국, 단전에서 극도로 작아진 용골을 찾아냈다.‘하하하... 숨는 재주가 참 대단하구나. 게다가 몸집이 이렇게 작아질 줄이야.’이도현이 속으로 웃으며 중얼거렸다. 작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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