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마왕귀환 / 챕터 2171 - 챕터 2180

마왕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2171 - 챕터 2180

2201 챕터

제2171화

허태훈의 정곡 찌르는 말에 공간 수호자는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졌다.“수호자님, 들으셨습니까? 저자가 방금 수호자님을 모욕했습니다.”“맞습니다, 수호자님. 그래도 가만히 있을 겁니까? 이건 명백한 모욕입니다. 어떻게 이런 수모를 받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저자는...”두 노자가 공간 수호자를 부추겼다. 이런 방식으로 공간 수호자를 자극하여 폭주하게 만든 다음 공간 수호자의 손을 빌려 허태훈을 죽일 생각이었다.허태훈이 죽는다면 두 노자는 순조롭게 이도현을 죽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도현의 머리통을 들고 그의 특이 체질을 가진 아들까지 데리고 종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는 두 사람이 목숨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었다.왜냐하면, 두 노자는 장진혁의 호법 장로였다. 장진혁이 죽은 마당에 두 사람은 살아있을 가치가 없었다. 빈손으로 종파에 돌아간다면 추궁을 당할 게 틀림없었다.공간 수호자는 두 노자의 말을 못 들은 척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두 노자는 이 꼴을 보고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들의 계략이 통하지 않은 모양이니 자신의 힘으로 복수할 수밖에 없었다.두 노자는 아직 흩어지지 않은 장진혁의 혈안개를 보며 분노가 치솟았다. 이도현을 향해 소리쳤다.“이도현. 네 놈이 감히 우리 도련님을 죽여?”“너... 너 정말 죽어 마땅하구나. 우리 천도궁은 절대로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아니, 너뿐만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이들, 심지어 이 세계 모든 사람이 너 때문에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 세계가 곧 너 때문에 멸망할 것이다.”“이게 바로 너의 대가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다른 사람이 가족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뭔가 말하려던 찰나 조상 허태훈이 먼저 입을 열고 말했다.“당신들, 지금 내 손제자를 위협한 거야?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감히 우리 태허산의 장문이자 나 허태훈의 손제자를 위협해? 죽어라...”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태훈은 자리에서 사라졌다. 다음 순간 그는 이미 두 노자
더 보기

제2172화

허태훈이 경멸에 찬 눈빛으로 공간 수호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징벌? 무슨 징벌? 고차원 세계의 사람이 저차원 세계를 무단 침입해놓고서 일반인을 위협하고 손까지 대려 했어. 그런데 넌 공간 수호자로서 침입자를 처단하지 않고 오히려 감싸주었지. 이게 공간 수호자가 할 일이냐? 난 침입자를 제거했을 뿐이야. 잘못한 게 없고 더욱이 너 같이 물러 터진 놈에게 잔소리 들을 이유가 없어. 만약 너희 윗사람이 정말 나를 찾아온다면 기꺼이 두 대 후려치고 정신 차리게 해줄 테다.”허태훈의 패기 넘치는 말투에서 그가 공간 수호자라는 조직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보아낼 수 있었다.“왜? 불만 있냐? 너도 나랑 한 판 붙어보고 싶냐? 자, 덤벼봐라.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으니까.”허태훈은 공간 수호자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이며 도발했다.하지만 공간 수호자는 당연히 움직일 리 없었다. 그는 허태훈이 자신을 부러 자극하고 있다는 걸 뻔히 알고 있었다.지금 한 발짝만 앞으로 내디뎠다간 조금 전 천도궁의 두 노자처럼 뺨 한 대 맞고 죽을 게 뻔했다.“아... 아니... 나... 당신과 싸우지 않을 거야... 난...”공간 수호자는 마치 억울한 일을 당한 어린아이처럼 훌쩍대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안 싸우겠다고? 나 방금 저차원 세계에서 엄청난 힘으로 사람을 죽였는데? 넌 공간 수호자로서 나를 처단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서 와서 나를 죽여. 어서...”허태훈이 공간 수호자를 계속 몰아세웠다.“아... 아닙니다. 그... 형님은 잘못하지 않으셨습니다...”극도의 두려움에 시달린 공간 수호자는 급기야 허태훈에게 존댓말까지 썼다.“너 방금 뭐라고 했냐? 나이 들어서 귀가 잘 안 들려. 다시 한번 똑똑히 말해봐...”허태훈은 귀를 쫑긋 세우고 큰소리로 외쳤다.공간 수호자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가 다시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속이 뒤집혔지만, 감히 표정에 드러내지도 못했다.지금 가장 중요한 건 목숨을 건지는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불만을 드러내거나 화를 참지 못하고 한
더 보기

제2173화

“꺼져. 그리고 돌아가서 너희 사람에게 똑똑히 전해. 앞으로 눈 똑바로 뜨고 다니라고. 다시 한번 내 손제자인 태허산 제자들을 건드렸다간 내가 직접 찾아가서 도리를 따질 테니까.”허태훈이 무섭게 경고하고는 콧방귀를 뀌었다.“네... 알겠습니다... 꼭 전달하겠습니다.”공간 수호자가 이를 갈며 대답했다.“어? 나한테 아직 불만 있는 것 같은데?”허태훈이 눈을 흘기며 말하자 공간 수호자는 깜짝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 그는 급히 표정을 풀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닙니다... 마음속으로 우러난 말들입니다.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그럼... 별일 없으시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공간 수호자가 비굴하게 말했다.“그래. 썩 꺼져라. 돌아가서 너희 사람들에게 똑똑히 전해라. 내가 며칠 뒤에 찾아갈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그리고 천도궁에도 전해라. 내가 그들의 멍청한 제자를 때려죽였다고. 복수하고 싶으면 내게 찾아오라고 해라. 그런데 감히 내 손제자에게 손댄다면... 천도궁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줄 알아라. 내게 직접 찾아와 복수한다면 당당한 사내로 봐주겠지만, 이 세계에 찾아와 내 손제자들을 건드린다면... 흥. 천만 년을 이어온 우리 태허산에도 빽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겠다. 태허산 임의의 조상이 천도궁을 뿌리째 뽑아버릴 수 있으니까. 어디 졸개들이 우리 태허산 제자를 괴롭히려 들어. 정말 어처구니없네...”허태훈의 당찬 말투에 이도현이 살짝 민망했다.이도현에게 줄곧 시비가 붙었다. 약자부터 강자까지, 젊은 놈부터 늙은 놈까지 수없이 달라붙었다.이도현은 늘 이런 행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시비 걸지 못해 안달인지...심지어 어린놈을 해결하면 늙은 놈이 찾아와 복수하는 예도 수두룩했다. 이도현은 이런 경우를 제일 싫어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죽여버렸다.이렇게 죽이다 보면 언젠가 대신 복수할 사람도 남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그런데...이도현은 꿈에도 몰랐다.
더 보기

제2174화

이게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이도현이 속으로 뿌듯해할 때 하늘에서 허태훈과 공간 수호자의 대화가 끝났다.공간 수호자가 막 등장할 때 얼마나 기세등등했던가? 그런데 방금 허공에서 허태훈의 훈계를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허태훈이 무슨 말을 하든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꼭 실행하겠다고 대답했다.“그... 그 외에 더 당부하실 게 있나요? 없다면... 이만 가봐도 괜찮을까요?”공간 수호자가 비굴하게 물었다.“없으니까 꺼져. 너 같이 독선적인 놈이 제일 꼴 보기 싫어. 공간 수호자? 흥. 누가 너에게 그런 권한을 줬냐? 수호하긴 개뿔. 빨리 사라져.”허태훈은 공간 수호자라는 단체를 거들떠보지 않았다.“네... 형님이 싫어하시는 게 마땅합니다... 지금 바로 사라지겠습니다...”공간 수호자는 보는 사람이 마음 아플 정도로 비굴하게 굴었다.“꺼져.”“네.”허태훈의 허락을 받은 순간 공간 수호자는 번개처럼 하늘로 치솟았다. 다음 순간 공중에 검은 소용돌이가 생기더니 그는 순식간에 사라졌다.잠시 후 공중에서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허태훈, 너 딱 기다려. 이 빌어먹을 놈, 내가 널 반드시 죽인다. 오늘 이 일 안 끝났어. 이 개자식아... 어르신이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 빌어먹을... 쓰레기 같은...”공간 수호자가 이를 갈며 욕설을 한바탕 퍼부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목소리가 뚝 끊겼다.이 광경에 모든 사람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다들 공간 수호자의 천박한 행동에 어안이 벙벙했다.“헐... 나 방금 뭘 들은 거야? 저렇게 막돼먹을 수가...”“대박. 이게 말로만 듣던 신신이라니? 하는 짓은 초등학생이 따로 없는데... 헐...”“정말 가관이다... 저 정도로 강한 자도 이렇게 유치할 수 있다니. 허허... 정말 볼품없다...”사람들이 수군거렸다.다들 공간 수호자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할 말을 잃었다. 저토록 강한 무사가 다른 사람 앞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멀리 도망치
더 보기

제2175화

공간 수호자는 속 시원하게 욕한 후 완전히 사라졌다.허태훈은 경멸의 시선으로 공간 수호자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몇 마디 투덜거렸다. 하지만 뒤쫓을 기미는 전혀 없었다. 어쩌면 허태훈에게 그런 존재를 뒤쫓는 것은 너무 볼품없는 일일지도 몰랐다.이 세계 무사들은 오늘 겪은 일이 너무 충격적이고 예상 밖이었다. 그들은 이 세계에 오직 고무계로 통하는 문만 있는 줄 알았다. 무사가 일정한 경지에 이르면 그 문을 통해 고무계로 갈 수 있다고 믿어왔다. 고무계가 곧 무사의 종착점이라 생각했다.그런데 고무계보다 차원이 더 높은 세계가 있을 줄이야. 게다가 그곳의 수련자는 내공이 더 강했다. 신선처럼 손짓 하나로 천지의 힘을 움직이고 풍, 수, 지, 화를 자유자재로 부려먹을 수 있었다.이 순간 늙은 무사들의 마음속에 하나의 같은 목표가 싹텄다. 바로 끊임없이 강해져서 언젠가 고차원 세계로 가보는 것이다. 더 강력한 힘을 얻고 더 뛰어난 존재가 되며 불로장생할 수 있기를 갈망했다.“흥. 너희들은 왜 안 가느냐? 내 실력을 맛보고 싶냐? 원한다면 덤벼봐라.”“미리 말해두지만, 이 세계 그리고 고무계 사람들이 내 손제자를 공격한다면 나는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 죽여도 상관없다. 그건 내 손제자들의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니까. 하지만 다른 세계의 사람이 내 경고를 듣지 않고 손제자에게 손을 댄다면 가만있지 않겠다. 친히 찾아가서 도리를 따지겠다. 난 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절대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문명하게 도로 해결하지.”허태훈이 당당하게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모두 마음속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다.‘도리를 따지고 문명하게 도로 해결한다고?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천만에. 방금 뺨 몇 대로 신선 같은 두 사람을 죽인 게 누구인데? 어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여... 우리가 방금 다 봤는데 어디서 새빨간 거짓말이야...’사람들은 얼굴에 미소를 띠었지만, 속이 매우 불쾌했다. 허태훈이 가식을 떠는 것 같아
더 보기

제2176화

고전 무술 왕족과 가문의 사람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죽임을 당하는지 구경하러 왔다. 만약 이도현이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마지막 순간에 다 함께 뛰쳐나와 이도현을 제거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중도에 태허산의 조상 허태훈이 튀어나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이제 그들에게 그 어떤 희망도 남지 않았다. 복수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그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 이도현이 자기 가문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다. 가문이 살아있어야 천만 년 후에 다시 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눈 깜짝할 사이 모든 이들이 사라졌다. 조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산마루는 금세 조용해졌고 남은 건 이도현 가족뿐이었다.“조상님, 너무 대단하시네요. 오자마자 그 빌어먹을 놈들을 다 쫓아냈어요. 너무 멋지십니다.”둘째 선배 윤선아가 앞으로 걸어 나와 허태훈의 옷자락을 잡고 말했다.“하하하. 넌 어릴 때와 여전하구나. 입만 열면 재잘재잘 떠들어대더니 이제는 아첨도 떨 줄 아는구나.”허태훈이 윤선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어넘겼다.“아니에요. 조상님, 진짜 엄청 대단하세요.”윤선아가 부끄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동생들, 그리고 도현 후배, 모두 와서 조상님에게 인사해. 이분은 우리 태허산의 93대 조상님이시다. 엄청나게 강하시고 우리를 몹시 아끼는 분이시다. 앞으로 강적을 만나면 조상님께 일러. 조상님이 대신 찾아가서 도리를 따질 테니까. 빨리 와서 인사해.”윤선아가 웃으며 외쳤다.“선아야, 너 그 말투... 나를 놀리는 것처럼 들리는데?”허태훈이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조상님을 칭찬한 거예요. 다 제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말들이에요.”이때 이도현을 비롯한 다른 이들이 즉시 무릎을 꿇고 절했다.“제자가 조상님을 뵙습니다.”“하하하. 일어나라. 다들 착하지. 어서 일어나.”허태훈이 기쁨에 겨워 말했다.“아이고, 내가 지금 너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없구나. 이제 태허산으로 돌아가서 선물을 준비해오지. 이번에 급히 나오느라 선물 챙기는 걸 깜빡했어. 우리 손제자들, 날 탓하지 않을
더 보기

제2177화

허태훈은 여러 사람에게 에워싸여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이런 최고의 대우를 받는 것을 좋아했다.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시끌벅적한 곳을 좋아한다고들 말하지만, 수련자는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허태훈은 예외였다. 그는 수두룩한 손제자를 보며 기분이 아주 흐뭇했다.태허산은 예로부터 수천 년을 이어온 종파이지만, 세대마다 제자 수가 극히 적었다. 한 명뿐일 때도 있었고 많아야 세 명에서 다섯 명이 전부였다.그러나 이도현 세대는 달랐다. 태허노도는 한 번에 열한 명의 제자를 거뒀다. 이건 태허산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허태훈이 태허산을 떠난 지 어언 백 년이 넘었다. 태허산의 규정에 따르면 한 세대는 한 세대의 일만 돌봐야 했다. 그래서 그는 오랫동안 태허산의 일에 개입하지 않았고 한 번도 산으로 돌아가 본 적이 없었다.태허노도가 여러 명의 제자를 거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허태훈은 호기심에 한 번 몰래 돌아간 적이 있었다.그때 그는 윤선아를 만났다. 당시 윤선아는 어린 소녀였고 둘은 뒷산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허태훈은 윤선아의 생기발랄한 모습에 마음을 확 빼앗겼다.그때부터 허태훈은 윤선아와 친분이 생겼고 그녀의 수련을 지도해 주기도 했다. 이로부터 허태훈이 윤선아를 얼마나 많이 챙겼는지 알 수 있었다.이제 다시 만나니 그때의 어린 소녀는 이미 아름답고 우아한 성인으로 자라 있었다.“도현 오빠, 선배들, 어서 오세요. 다들 무사하죠?”한지음은 이도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반가워하며 외쳤다.“응. 다 해결했으니까 걱정하지 마. 대선배와 셋째 선배는 아직 방에 있어? 지금 들어가 봐도 돼?”이도현이 웃으며 한지음을 안심시켰다.“무사히 해결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어요. 대선배와 셋째 선배는 아직 방에 있어요. 뒷정리가 끝났으니 지금 들어가 봐도 돼요.”한지음이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지음아, 이분은 우리 태허산의 조상님이야. 빨리 인사해.”한지음은 즉시 고개를 숙여 절했다.“조상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도현 오빠
더 보기

제2178화

한지음은 정서 조절능력이 뛰어나 곧바로 슬픔을 숨겼다.하지만 허태훈과 이도현은 한지음의 감정 변화를 한눈에 보아냈다. 이도현은 마음이 아팠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허태훈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가야,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사고 없는 인생이 어디 있느냐... 아이를 또 가지면 되니까 과거는 잊어버려라. 떠난 그 아이는 너희와 인연이 없었던 거야.”“조상님, 저... 괜찮습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세요. 오늘은 우리 집에 첫 아이가 태어나는 중요한 날이에요. 슬픈 이야기하지 말고 어서 아이부터 만나 보세요.”한지음이 애써 웃으며 말했다.“너 정말 심성이 착한 아이구나. 마음도 어쩜 이리 넓을까? 앞으로 열심히 수련해라. 너에게서 네 미래의 아이가 얼마나 뛰어날지 느껴지는구나. 정말 깜짝 놀랄 거다.”허태훈이 감동한 듯 말했다.“감사합니다, 조상님.”“자, 이제 아이를 만나보자.”허태훈은 방 안의 기운을 감지하며 아이가 있는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방 안의 현나연과 인무쌍은 여전히 긴장한 얼굴로 잠든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바깥 상황이 너무 걱정되었다.“셋째야, 나 밖에 나가볼게. 만약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너와 지음 씨는 아이를 데리고 지하 밀실로 가. 나는 도현 후배를 도와주러 갈 거야.”현나연이 걱정스럽게 말했다.“대선배, 가보세요... 상황이 정말 위험하다면 저를 신경 쓰지 말고 도현 후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리는 죽어도 상관없지만, 도현 후배는 꼭 살아남아야 해요. 도현 후배는 우리 태허산의 희망이잖아요.”인무쌍이 다짐하며 말했다.“안돼. 다들 별일 없을 거니까 그런 이야기하지 마. 난 맏이로서 지금까지 너희에게 해준 게 없어, 늘 너희가 나에게 도움을 줬지. 암살, 군대 통솔, 심지어 나쁜 일까지... 모두 너희가 해왔어. 이제는 내가 맏이 역할을 할 때가 됐어. 셋째야, 이 토큰을 아이에게 줘.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도현 후배더러 염국의 모든 사무를 처리하라고 전해줘. 만약 도현 후배
더 보기

제2179화

“우리 늙은이들도 죽지 않았는데 너희 같은 젊은 친구들이 먼저 죽으러 나설 필요가 없다. 게다가 만천하에 우리 태허산 제자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보아하니 우리 태허산의 규칙을 바꿔야겠구나. 그렇지 않으면 남들이 자꾸 우리 젊은 제자들을 괴롭히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이를 어쩜 좋아. 도현아, 네가 지금 태허산의 장문이니 이 규칙을 고쳐라. 앞으로 태허산의 매 세대 장문은 반드시 최소 두 명의 제자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가 제자를 다 찾을 때까지 최소한 한 명이 산에 남아 후배를 돌봐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해라. 만약 누군가 심성이 나쁜 제자를 데려왔다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쫓아내거나 죽이거나.”“우리 태허산은 줄곧 엄격한 기준으로 제자를 들였다. 부족할지언정 재능 없는 사람을 모으는 것보다 낫다고 여겼지. 그러다 보니 제자 수가 점점 줄어들었어. 게다가 한 세대가 한 세대의 일만 돌본다는 규칙이 있어 제자가 괴롭힘을 당해도 빽이 되어줄 사람이 없었던 거야. 더 이상 안 돼. 이 규칙을 당장 바꿔버려. 앞으로 내가 너희들을 지켜줄 거야. 누가 우리 태허산의 제자들을 건드리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허태훈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그는 원래 화가 나 있지 않았다. 하지만 방으로 들어서면서 현나연의 말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조상들이 떡하니 살아있는데 현나연이 목숨 걸고 후배들을 지키려 하다니. 허태훈은 그들의 조상으로서 낯부끄럽기 그지없었다.까마득한 후배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면 그들이 이렇게 강해진 의미가 있는가?자기 제자들도 보호하지 못한다면 무슨 이유로 살아있는가? 지금까지 수련해서 무엇 하는가?이 순간 허태훈은 자신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모든 것이 바뀌어야 마땅했다.과거에 아무도 태허산을 건드리지 않았던 이유는 제자마다 태허산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들 산에서 진법의 보호를 받으니 생명에 지장이 생길 일도 없었다.하지
더 보기

제2180화

“단언컨대 너는 태허산의 천만 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다. 너라면 태허산을 이끌고 휘황찬란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거야. 태허산이 지켜온 물건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네 스승이 젊었을 때 고집도 세고 실수도 잦았지만, 제자를 뽑는 안목만큼은 뛰어나구나. 제자가 다 이렇게 훌륭할 줄이야. 가끔 그런 생각도 들더라. 네 스승을 산 아래로 내려보내 전문 제자를 물색하게 하면 어떨까? 진짜 잘할 것 같아서 그래.”허태훈이 말하다가 갑자기 태허노도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말을 듣던 이도현과 다른 사람은 모두 안색이 뻘쭘했다.“조상님, 제자 현나연이 조상님께 인사드립니다.”현나연은 즉시 무릎을 꿇고 절했다.“조상님, 제자 인무쌍이 조상님께 인사드립니다. 제가 몸이 편찮아서 절을 올리지 못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인무쌍이 말했다.“모두 일어나라. 예의를 갖출 것 없다. 어서 일어나...”허태훈이 현나연을 일으키며 말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현나연은 꼭 일으켜야 했다. 왜냐하면, 현나연은 태허산의 제자이기도 하지만, 염국의 황제이기도 하기 때문이었다.염국인이면 반드시 현나연을 존중해야 했다. 그녀에게 염국의 국운과 염국 모든 백성의 신앙이 담겨 있었다. 따라서 매 염국인이 그녀를 보면 자연스럽게 경외심이 생기기 마련이었다.물론 실력이 강한 무사일수록 이런 경외심이 줄어들거나 사라지곤 했다. 그러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신앙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조상님, 어서 앉으세요.”현나연이 공손하게 말했다.“그래. 너도 앉아라.”허태훈이 자상하게 웃으며 인무쌍을 향해 말했다.“아이 좀 보자. 역시 기운이 남다르구나. 나조차 감탄할 정도다. 그러니 그자들이 아이를 탐냈겠지.”현나연은 즉시 인무쌍의 품에서 아이를 받아 허태훈에게 건넸다.아이를 받는 순간 허태훈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이건 진룡체다... 이런 신기한 체질이 다시 나타날 줄이야. 태허산이 정말 번창해지겠는데? 진룡체는 태생부터 황제가 될 체질이다. 이토록 강대한 체질이
더 보기
이전
1
...
216217218219220221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