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은 곧 이곳을 떠난다. 그리고 이번에 떠나면 아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만약 무도 대륙으로 간다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그래서 떠나기 전에 주현진 일가에게 생길만한 모든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기로 했다. 이것이 이도현이 주현진 일가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기도 했다.주현진이 정성스레 준비해준 우유 향이 나는 꽃 이불, 어쩌다가 손에 잡은 레이스 속옷을 생각해서라도...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얻은 만큼 갚아야 한다.“이 신의... 이 어르신... 제발...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제 아들과 아내도 살려주십시오... 이 신의, 제발 부탁입니다...”조강이 이도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렸다.“흥. 이제 와서 살려달라고? 진작에 뭐 했어? 내가 지난번에 떠날 때 너희에게 했던 말을 그새 까먹었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내뱉었다.“내가 분명히 말했지. 너희가 앞으로 악행을 더 저지르면 하느님이 와도 구하지 못한다고, 나 역시 구하지 않겠다고. 너희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상 아무도 구하지 못해...”말을 마친 후 이도현은 조강의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계속 걸어갔다.“이 신의, 이러시면 안 되죠... 이 신의는 의사잖아요. 환자를 구하는 게 이 신의의 책임 아닙니까? 어떻게 책임을 무시합니까? 이러지 마십시오... 이 신의, 정말 우리가 죽어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겁니까? 양심에 찔리지도 않습니까? 우리가 죄를 지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벌을 받아도 천벌을 받지 이 신의가 외면할 일은 아니잖습니까...”애원이 통하지 않자 조강은 의사의 책임으로 이도현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그러나 조강은 이도현을 알지 못했다. 이도현은 이런 협박에 절대 넘어갈 리 없는 사림이었다.이도현이 조강을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이미 자비심을 베푼 것인데 감히 협박하다니. 정말 죽음을 자초하는 행위였다.“허허... 무식하기는.”이도현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런 몇 마디에 흔들릴 사람이었다면 이도현은 지금까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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