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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2331 - 챕터 2339

2339 챕터

제2331화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고 살기가 서늘하게 번졌다.이도현이 나타나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흥분으로 들끓던 열반의 땅은 순식간에 공포와 충격에 잠겨 버렸다.변수는 너무 갑작스러웠고 누구 하나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여긴 공작 제국의 성지이자 금지구역이었다. 조상 대대로 수백, 수천 년 동안 아무도 감히 발을 들이지 못한 곳이자 황실 혈족이라도 자격이 없으면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었다.그런데 지금 누군가가 대놓고 쳐들어와 혈제를 박살 내고 사람들을 난도질하며 판을 뒤집어 버렸다.너무 비현실적이라 오히려 꿈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X발!”“뭐야, 이게?”“저 미친놈은 누구야? 여기가 어디라고 어떻게 감히!”“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여기서 사람을 죽인다고? 말이 돼?”“미친... 내가 뭘 본 거야. 이게 진짜라고?”열반의 땅에 모여 있던 공작 제국 귀족들은 그야말로 두려움에 빠졌다.사람들은 멍하니 제단을 올려다보며 눈을 비비고 또 비볐다. 지금 벌어진 게 환각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듯했다.“저놈은 누구야?”“설마... 저놈이 어떻게 여기...”이도현을 알아본 사람들조차 더 이상 침착할 수 없었다.특히 공작 상제는 이를 갈았고 안색이 파래졌다.“어떤 놈이냐... 네가 감히...”한 조상님이 표정을 굳힌 채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런 반응 따위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이도현은 곧장 제단으로 치달아 넷째 선배 공인아의 곁에 닿았다.그리고 검기 몇 줄기를 툭 날려 공인아를 짓누르던 구속의 힘을 깨뜨렸다.속박이 풀리자 공인아의 몸이 그대로 휘청이며 무너져 내렸다.이도현이 재빨리 앞으로 나서 공인아를 품에 받아 안았다.“선배, 선배... 고생했어요. 미안해요. 제가 너무 늦었어요. 제가 죽일 놈이에요. 선배를 이런 고생을 시키다니...”이도현의 눈은 새빨개졌고 자책이 목소리 끝까지 묻어 나왔다.숨이 끊어질 듯 희미하고 눈동자에 생기마저 사라져 가던 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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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2화

“그래요. 우리 집으로 가요. 우리 태허산으로요...”이도현이 부드럽게 말했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도현은 공인아의 몸에 은침을 연달아 꽂았다. 손에 쥔 수단을 모조리 끌어다 썼고 강대한 생명의 기운을 끊임없이 공인아의 몸속으로 밀어 넣었다.이도현은 곧장 음양탑에서 얻은 단약들까지 약력을 녹여 몸속에서 정제한 뒤, 그대로 공인아의 체내로 흘려보냈다.이도현의 의술과 약력이 겹치자, 공인아의 상처는 눈으로 보일 만큼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태허산... 우리 집?”공인아가 멍하니 중얼거렸다.“그래요. 거기가 우리 집이에요. 스승님도 거기 계시고, 선배들이랑 다른 선배들도 다 거기 있어요. 넷째 선배가 돌아오길 다 기다리고 있어요. 돌아가면 다 같이 모이는 거예요.”이도현은 일부러 더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공인아의 마음을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억지로라도 다시 붙잡아 세우려는 듯했다.“넷째 선배, 정신 차려야 해요. 선배가 해야 할 일도 아직 많고, 스승님이랑 선배들이 넷째 선배를 기다려요.”“스승님... 선배... 후배... 태허산...”공인아의 눈빛에 희미한 빛이 더해졌고 얼굴에는 오래된 그리움이 스쳤다.“나... 태허산에... 너무 오래 못 갔어... 정말 오래...”“맞아요. 너무 오래 안 갔어요.”이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스승님이 넷째 선배를 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맨날 입버릇처럼 말씀하셔요. 죽을 것들이 산을 내려가 놓고는 다시는 안 올라온다고 말해요. 자기 같은 늙은이 보러 올 생각도 안 한다고요.”이도현은 한숨을 섞어 마치 스승님이 바로 옆에서 투덜거리는 것처럼 흉내 냈다.“스승님이 그러셨어요. 처음 산에 올라왔을 땐 다 조그맣고 작은 아가씨들이었는데, 어느새 다 커서 하나둘 내려가더니... 내려가고 나서는 다시는 안 돌아온다고요. 자기 같은 늙은이는 아예 잊어버린 거라고요.”이도현은 일부러 더 속을 긁듯 말을 보탰다.“가끔은 절벽 앞에 서서 저 멀리만 바라보면서 그러셨어요. 자기는 우리의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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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3화

이도현의 몇 마디는, 공인아의 살고자 하는 마음을 제대로 끌어올렸다. 공인아는 끝내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지나온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떠오르자, 뒤늦게 밀려온 후회가 가슴을 짓눌렀다. 스승님께 너무 죄송했고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웠다.공인아는 정 없는 친부 하나 붙잡고 수년 동안 태허산에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다. 심지어 아버지의 말에 휘둘려, 하마터면 자기 후배까지 속여 넘길 뻔했다. 그 생각만으로도 공인아는 더 깊이 괴롭고 더 아팠다.“됐어요. 선배, 이제 제가 선배를 집으로 데려갈게.”이도현은 공인아가 울기 시작한 순간 알아차렸다.‘넷째 선배는 반드시 살아날 거야.’마음의 병만 풀리면 나머지는 다 해결할 수 있었다.“가... 가자. 우리 집으로... 지금 당장...”공인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넷째 선배, 제가 업고 갈게요.”이도현은 몸을 낮춰 등을 내어 주었다.사실 공인아를 음양탑 안으로 들여보낼 수도 있었고 산하도에 숨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수많은 시선 앞에서 굳이 그런 걸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좋은 보물은 일단 숨겨야 했다.한 번 눈에 띄면 끝없이 달라붙는다.용맥만 봐도 그렇지 않나.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이도현은 그것 때문에 이제는 뼈저리게 배웠다.도둑맞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도둑이 계속 자신을 노리는 것이었다. 도둑 잡는 날은 있어도 도둑 막는 날은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이도현은 공인아를 업고 그대로 떠나려 했다.그때야 공작 제국 쪽 고수들이 움직였다.처음에는 그들이 그저 구경만 하는 줄 알았다. 혹은 이도현을 한낱 벌레로 보고, 잠시 재롱이나 보자는 심산이었는지도 몰랐다.어차피 마음만 먹으면 한 손으로 찍어 누를 수 있으니 보고 싶은 만큼 보고, 도망치려 하면 그때 죽이면 된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도현이 공인아를 업어 올리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쑤욱, 쑤욱, 쑤욱!공씨 가문의 제자 수십 명이 제단 주위로 날아올라 이도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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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4화

하지만 공인아가 방금 그만하고 빨리 가라는 뜻을 내비친 것도 이도현은 알았다.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공인아는 이도현이 더 싸우지 않고 떠나길 바랐다.이도현의 안위를 걱정해서일 수도 있고 이도현이 공작 제국 사람들을 죽이는 걸 원치 않아서일 수도 있었다. 저들은 냉혹해도 공인아는 끝까지 냉혹해질 수 없었다. 그런 여러 이유를 생각한 이도현은 일단 지금은 따지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저들이 먼저 달려들겠다면 그건 이도현 탓이 아니었다.스읍!이도현의 말을 듣는 순간, 열반지에 모인 공작 제국 사람들 입에서 일제히 한숨이 새어 나왔다.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들은 상상도 못 했다. 이 세상에 감히 이런 자리에서 저런 말을 뱉는 놈이 있을 줄이야.여기는 공작 제국의 금지이자 신조의 열반지였다. 공작 제국의 조상님들과 강자들이 모조리 앉아 있는 곳이었다. 염라대왕이 와도 고개를 숙이고 물러나야 할 판에 저놈은 자신을 막아서는 게 어리석다는 말이나 하고 있었다.조상님 중에 한 노인이 분노를 터뜨렸다.“저 잡종 새끼... 겁도 없이 미쳤구나!”또 다른 조상님이 얼음장 같은 얼굴로 물었다.“저놈은 누구냐. 어디서 굴러온 자식이야.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그 말이 떨어지자 누군가가 급히 답했다.“조상님, 저자는 이도현입니다. 속세 태허산의 전인이며... 공인아 공주의 후배입니다!”“태허산?”조상님의 미간이 좁혀졌다.태허산 그 세 글자는 너무도 민감했다. 무인이라면 누구든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었다.그런데 그때였다.한 조상님이 갑자기 미친 듯이 웃어 버렸다.“하하하... 하늘이 우리를 돕는구나! 정말 하늘이 돕네.”조상님의 얼굴에 있던 분노는 사라지고 흥분이 눈에 번뜩였다.“공작령의 힘을 깨우는 것도 모자라 태허산의 전인까지 스스로 걸어 들어오다니! 곤륜옥의 비밀은 결국 우리 공작 제국 것이 될 운명이다!”그 조상님의 탐욕스러운 눈빛은 마치 군침 흘리는 늙은 짐승이 먹잇감을 본 듯, 이도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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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5화

조상님들의 말에 아래에 있던 공작 제국 자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치 공작 제국이 천하를 통일하고, 자기들이 왕 노릇이라도 하게 된 것처럼 들떠 있었다.그들도 곤륜옥이니 용맥이니 하는 것들은 자기들 손에 들어올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보물들이 가져올 과실은 자기들이 나눠 가질 수 있었다.공작 제국이 그것들 덕에 강해져 성역을, 고무계를 통치하게 된다면 여기 있는 자손들은 하나같이 커다란 영토를 받을 게 뻔했다. 그 순간부터는 그 땅의 왕, 땅 안에서는 제멋대로 군림하는 왕이 될 터였다.자원도, 여자도, 원하면 넘치도록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뛰는지 사람들은 얼굴들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신물은 못 가져도 신물이 가져오는 이득만 챙기면 된다는 태도였다. 원래부터 갖지 못할 건 탐내지 않았다. 대신 조상님들 뒤만 잘 따르면, 호의호식은 따 놓은 열매라고 믿는 눈빛이었다.이도현은 그 추잡한 말들을 듣고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차갑게 내려앉은 시선이 조상님들과 자손들을 훑었다. 마치 사람이라기보다 숨 쉬는 짐승이나 이미 죽은 것들을 보는 눈빛이었다.“한 번 더 말하겠어.”이도현이 낮게 말했다. 살기를 억지로 누르는 목소리였다.“비켜. 안 그러면... 죽는다.”그 살기와 분노를 느꼈는지, 공인아가 힘겹게 눈을 떴다. 목소리는 바람처럼 약했지만 말은 또렷했다.“도현아... 아까 내가 했던 말, 신경 쓰지 마.”공인아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이었다.“저들이 우리 보내 주면 넌 날 데리고 그냥 가. 그런데 저들이 널 막으면... 그땐 네 마음대로 뚫고 나가면 돼.”공인아는 떨리는 손으로 이도현의 옷자락을 붙잡았다.“정말... 정말 어쩔 수 없게 되면 날 버리고 너 혼자 도망쳐. 너는...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야 해. 알겠지?”“넷째 선배님, 괜찮아요.”이도현은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제가 반드시 선배님을 모시고 나갈 거니 편히 눈 감고 쉬고 계셔요.”이도현은 음양탑에서 길고 단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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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6화

공인아 같은 여자는 사실 그 늙은 조상님이 오래전부터 군침만 흘리던 대상이었다.하지만 공인아는 공주였다. 감히 넘볼 배짱도 없었고, 손댈 깡도 없었다. 그래서 속으로만 썩이며 참고 있었을 뿐이다.그런데 이제는 조상님들조차 공인아를 버린 꼴이 됐다.늙은 놈은 그 틈을 타 여기서 입에 담기도 더러운 소리를 내뱉었다. 자신의 비틀린 욕망을 만족시키고, 혼자 더러운 상상이나 하며 낄낄거린 것이다.하지만 세상사라는 게 그렇다.무슨 짓을 하든 그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한다.그리고 이번에는 그 대가가 아주 참혹했다.늙은 놈이 마지막 말을 뱉어낸 순간, 갑자기 살을 에는 듯한 살기가 그를 덮쳤다.그가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이도현의 얼음 같은 차가운 목소리가 떨어졌다.“늙은 새끼, 더러운 짐승 새끼야... 죽어.”이도현이 포효하듯 큰 소리로 외쳤다.동시에 손에 음양검이 나타났고, 이도현은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검기가 한순간에 늙은 놈의 몸을 집어삼켰다.콰아앙!폭음과 함께 피안개가 눈앞에서 터져 올랐다.조금 전까지 음탕한 소리를 지껄이던 늙은 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피안개만 남긴 채, 완전히 세상에서 증발해 버렸다.이도현의 한 검에 현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모두가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고 얼굴빛이 굳었다.‘정말로 저놈이 여기서 손을 댄 거야?“오만한 자식!”“건방진 개새끼가!”“어디서 감히... 여기서 칼을 뽑아?”공작 제국 사람들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 다들 달려들어 이도현을 갈가리 찢어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일단 검을 뽑은 이상, 물러설 여지도 없었다. 저들은 처음부터 이도현을 살려 둘 생각이 없었다.“날 막는 자는 죽을 거야!”이도현이 몸을 날리더니 검을 한 번 더 휘둘렀다.그러자 거대한 검기가 하늘을 덮치듯 쏟아지며 공작 제국 무리 위로 내려앉았다.순식간에 수십 개의 머리가 하늘로 튀어 올랐다.튄 머리들은 공중에서 터져 버렸고 피안개가 빗방울처럼 흩날리며 하늘을 붉게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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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7화

“흥, 죽여라!”공작 제국 쪽에서 누군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그 순간, 이도현의 손에 쥐어진 음양검이 이미 허공을 갈랐다.검이 떨어지자 검은빛과 붉은빛이 뒤섞인 거대한 검기가 터져 나왔다.마치 하늘에서 큰 재앙이 내려꽂히는 것처럼 돌진해 오는 무리를 통째로 휩쓸어 버릴 기세였다.“다들 조심해. 같이 덤벼! 저 개자식에게 틈을 주지 마라! 죽여버려. 빨리!”누군가가 목이 터져라 외쳤다.수십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각자 공법을 겹겹이 쏟아 냈다.그러자 굵은 기운이 파도처럼 이도현을 향해 덮쳐 왔다.콰르릉! 콰르릉!연달아 터지는 굉음이 하늘을 찢었다.충격파가 사방으로 번져 나가며 주변의 사람들까지 휘청거리게 했다. 모두가 본능적으로 뒤로 밀려났다.펑! 펑! 펑!이번엔 폭발음이 더 가까이서 터졌다.선두에서 달려들던 공작 제국의 제자 몇이 검기에 정면으로 맞았다.그들은 버티지 못했고 육신이 그대로 터졌다.핏덩이가 안개처럼 흩어지고 피비린내가 공중을 물들였다.단 한 검이었다.이도현이 무심하게 휘두른 그저 한 번의 검이었다.그 한 번의 공격으로 공작 제국의 강자들이 무더기로 산산조각이 났고 시체조차 남지 않았다.그제야 모두가 깨달았다.이도현을 그저 건방진 놈으로 볼 상대가 아니었다.사람들의 눈빛이 바뀌었다.처음으로 진짜로 이도현을 위협적인 적수로 보기 시작했다.그때, 이도현의 등 위에서 공인아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도현아... 이쯤이면 됐어. 물러나게만 하고... 우리는 그냥 가자. 더는 사람 죽이지 마...”공인아는 공작 제국이 자신에게 얼마나 잔혹했는지 알고도 눈앞에서 공작 제국의 사람이 죽는 걸 보자 마음이 흔들렸다.그래서 이도현에게 끝까지 멈춰 달라고 말했다.이도현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넷째 선배, 기회는 줄게요. 하지만 저쪽도 받아들여야죠. 저도... 사람을 죽이고 싶어서 죽이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저들이 지금 우리를 죽이려고 들잖아요.”이도현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제 성격대로라면 넷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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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8화

조금 전 몇 번의 공격은 이도현이 마치 장난처럼 가볍게 휘두른 수준이었다.그런데도 공작 제국의 고수들은 제대로 받아치지도 못했다.만약 이도현이 진짜 목숨 걸고, 온 힘을 다해 덤빈다면 공작 제국에서 과연 몇이나 그걸 막아 낼 수 있을까.과연 몇이나 이도현을 상대할 수 있을까.공인아는 그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아까 그 말을 한 것도 사실은 조금은 계산이 섞여 있었다.‘제발 더는 들이대지 말고 물러나라.’쓸데없이 죽지 말라는 마지막 경고였다.하지만 공인아에게 돌아온 건 조롱과 분노, 그리고 입에 담기조차 더러운 욕설이었다.“하, 배은망덕한 년! 이제 와서 외부 놈의 편을 들어?”“남자 등에 업혀 있으니까 세상을 다 가진 줄 아나 보지? 어디서 감히 우리한테 훈계야. 배신자 같은 년!”“더러운 년이네. 동족을 죽여 놓고도 저런 말을 지껄여?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저년이 지금 우리를 협박하는 거야? 남자 하나 믿고 천하무적인 줄 아는 거지!”“원래 창녀는 어디 가도 창녀야! 예전에 내 아들한테 시집오라니까 꼴값 떨며 튕기더니... 지금 보니 이미 뒤에 몰래 다른 남자가 있었던 거네. 한 놈만 있는 것도 아닐 거고 말이야!”“군대 끌고 다니며 싸울 때도 병사들하고도 마음대로 놀아났겠지. 십만 대군이었으니... 하하하...”그런 음담패설이 사람들의 입에서 끝까지 나오지도 못했다.히죽거릴 새도 없이 눈앞이 번쩍했다.검은 그림자 하나가 순식간에 파고들었고 다음 순간, 그 남자는 목이 들렸다.공기가 턱 막혔고 손아귀가 족쇄를 찬 것처럼 조여 왔다.그제야 그 남자는 어느새 눈앞에 서 있는 이도현을 보았다.이도현은 차갑고 비정한 눈빛이었고 절대 정상적인 사람을 보는 눈빛이 아니었다.시체를 내려다보는 눈이었다.“너... 너 뭐야.. 너 감히! 넌 내가 누군지 알아? 우리 아버지가...”그 사람은 공포에 질려 바지까지 적셨다.늘 하던 대로였다.위기만 오면 내 아버지를 꺼내면 해결됐으니까.지금까지는 늘 그랬다.아버지의 이름만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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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9화

“콰아아앙!”천지가 갈라지는 듯한 굉음이 터졌다.아들을 잃은 조상님이 주먹을 내지르자, 칠색 공작 한 마리가 튀어나와 이도현이 있던 곳을 정통으로 찍어 눌렀다.폭발이 일어나며 이도현이 서 있던 지면이 통째로 함몰되었다.단단한 대지가 그대로 부서져 거대한 구덩이가 팼고, 먼지가 가라앉자 원래 자리에는 지름 수백 미터에 달하는 끔찍한 구덩이만 남았다.그 한 방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위력이 대단한 주먹도 이도현에게는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이도현은 공인아를 등에 업은 채 허공에 떠 있었고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조상님은 눈이 시뻘게져 이도현을 마주 보고 섰다.그 살기 서린 눈빛은 당장이라도 이도현을 갈가리 찢어 죽일 듯했다.“이 개자식아... 네가 내 아들을 죽였으니, 오늘은 너를 뼈도 못 추리게 찢어 죽이겠어. 네 힘줄을 뽑고 가죽을 벗겨서 영혼까지 산 제물로 바치겠어!”조상님의 말끝마다 증오가 들끓었다.그 기세만으로도 사람을 베어낼 듯했다.이도현은 코웃음을 쳤다.“좋아. 할 수 있으면 해 봐. 그럴 실력이 있으면 말이지. 늙은 놈아.”아까 그 조상님의 아들이 내뱉던 말만 봐도 뻔했다.이 조상님은 자식 편만 드는 인간이었다. 누가 옳은지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아들이 남을 죽이려 들면 상대가 참고 당해 줘야 마땅하고, 반항하면 상대가 죄인인 부류였다.이런 인간은 원래 한 놈만 더 죽여도 세상이 덜 더러워질 것이었다.“건방진 개자식아, 죽어라!”조상님은 폭발하듯 달려들며 주먹을 휘둘렀다.그는 도급 경지의 강자였고 법칙의 힘도 조금이나마 건드린 존재였다.성역에서도 이름 좀 날리는 인물이었다.그는 성역에서 비록 최강자는 아니었지만, 수련의 경지는 분명 고수들의 근처에 닿아 있는 강자였다.그렇기에 그의 아들이 어릴 적부터 성역에서 제멋대로 날뛰고도 누구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전부 저 조상님의 힘 때문이었다.조상님은 자신도 확신했다.‘방금 이 주먹 한 방이면 이도현 따위는 그대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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