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에 따르면 공작은 용을 즐겨 먹고, 하루에 용 오백 마리를 먹이로 삼는다고 했다. 공작이야말로 용의 천적이라는 말도 있었다.하지만 거대한 공작의 허영이 용의 허영과 부딪치는 순간, 칠색으로 번쩍이던 빛이 전부 꺼졌고, 끝내 그 허영마저 흔적 없이 사라졌다.반대로 이도현이 베어 낸 청용의 허영은 고작 몇 번 어두워졌을 뿐, 완전히 흩어지지 않았다.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한지는 단번에 갈렸다.“너무 강해...”“이게 말이 돼? 저 청용이 어떻게 그렇게 강하지? 공작이 청용의 천적이라며, 그런데 왜 청용을 못 이겨?”“상제님, 공작령을 당장 몰아붙이십시오! 공작 신수를 풀어놔서 저놈을 죽이셔야 합니다. 공작이 제일 강해야 해요! 공작이 최고라고요!”공작 제국의 제자들이 목이 터져라 고함쳤다. 그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공작 제국의 신물인 공작 신조가 이렇게 정면에서 패배하는 걸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공작 신조는 공작 제국의 신앙이자, 그들 모두의 신념이었다. 태어나자마자 공작 신조에게 절하며 축복을 빌었고, 신조의 가호 속에서 자랐다.그들이 어릴 때부터 들어 온 이야기와 전설은 죄다 공작 신조의 불패 신화였다. 전설 속 공작 신조는 청용의 천적이고, 4대 신수의 으뜸이라 불리는 청용조차 공작 신조의 먹잇감일 뿐이라 했다.그래서 그들의 인식 속에서 공작 신조는 절대 질 수 없는 존재이자 져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그런데 지금 바로 눈앞에서 그들이 숭배하던 공작 신조의 허영이 청용의 허영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는 걸 보고 말았다.그들은 이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한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신앙에 금이 갔다.마치 어떤 사람이 어릴 적부터 이 세상엔 신선이 있다는 말을 굳게 믿고,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신선이 내려 준 것이라 여기며 살아가는 것과 같았다. 신선은 선하고, 자비롭고,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가 말해 주거나 혹은 스스로 두 눈으로 확인해 버린다. 이 세상엔 신선 따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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