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라면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겠어?’지금 엔데스 신우의 등장은 그야말로 모두를 숨 멎게 만들었다.‘절세의 미남’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무도회장 중앙.곧고 고고한 남자의 실루엣, 그 손안에서 이유영은 마치 나비처럼 가볍게 움직였고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사람들의 시선은 멍하니 고정됐다.‘회복했다는 소식만으로도 놀라웠는데 설마 춤까지 저토록 능숙하게 출 줄이야!’그녀는 그의 손길 아래 부드럽게 감싸인 듯 보였고 수많은 이들이 그 장면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봤다.모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싶어할 정도였다.“도련님, 정말 교활하시네요.”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안은 순간 이유영이 참지 못하고 웃으며 중얼거렸다.“네?”남자는 못 들은 척, 일부러 모르는 척 반응했다.이유영이 말했다.“이런 춤은 하루 이틀 배워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아직도 사람들 앞에선 바보라고 하실 건가요?”‘바보’라는 말 이 얼마나 조롱 같고 비극적인 타이틀인가.한때의 엔데스 가문이 셋째가 이런 존재였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그때, 송연미도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눈 앞에 펼쳐진 엔데스 신우의 압도적인 자태를 보며 송연미는 단순히 놀란 것이 아니었다.차마 감출 수 없는 치명적인 질투가 치밀었다.이유영을 바라보는 눈빛은 차가운 적의로 물들어 있었다.예전 아버지가 자신을 엔데스 신우에게 시집보내려 했을 때, 그녀는 절망에 빠졌었다.어떻게 바보와 결혼하느냐고 말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 ‘바보’는 바보가 아니었고 게다가 이토록 완벽한 얼굴까지 가지고 있었다.엔데스 운빈보다, 심지어 엔데스 현우보다도 훨씬 더 잘생겼다....연회가 끝나고 백산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오늘부터 또다시 제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겠네요. 다 도련님 덕분이에요.”이유영이 말했다.“그게 그렇게 신경 쓰여요?”남자는 가볍게 웃었다.‘신경? 뭐가? 평판 같은 거?’청하시 때부터 그녀는 이미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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