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이유영이 모든 것을 내려놓기를 바랐다.그래야 그녀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지금의 이유영을 보면 쉽게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이제 그만해.”이게 바로 이유영이었다.지금 박연준이든 강이한이든 그들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싫어했다.엔데스 가문이 아무리 힘들게 해도 그녀는 이미 모든 걸 예감하고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지금 이 고통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고 더 이상 박연준과 강이한의 보호 따위는 필요 없었다. 이유영에게 그런 건 보호가 아니었다.“그래, 먼저 가서 쉬어.”여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가장 피하고 싶은 주제가 바로 박연준과 강이한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말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정국진이 떠나고 파리는 크고 작은 변화를 겪고 있었지만 이유영의 삶은 쉽게 달라질 리 없었다.여진우는 생각보다 훨씬 깊이 이유영을 신경 쓰고 있었다.계단을 오르던 이유영은 뭔가 떠오른 듯 걸음을 멈추고 여진우를 돌아보았다.“다섯째 도련님과 여섯째 도련님, 그 둘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해?”“둘 다 좋은 사람들은 아니야.”여진우의 눈에는 그랬다.‘좋은 사람?’그렇게 따지면 엔데스 가문엔 좋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그럼 셋째 도련님은?”속으로는 이미 나름대로 판단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셋째 도련님의 이름이 나오자 여진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참 말이 없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조사해보니 일부러 바보인 척하며 가문의 감시를 피하던 사람이야. 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셋째 도련님과 현우가 아마도 가장 정이 깊은 사람이 아닐까 싶어.”‘정이 깊다고? 그렇다면 엔데스 가문에도 좋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일까?’파리로 돌아온 이후, 이유영은 엔데스 가문의 도련님끼리 벌어졌던 일들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큰 도련님의 아내, 위화영은 처음에 여섯째 도련님의 손에 있다고 했지만 실상은 행방조차 알 수 없었다.그들은 가문의 권력을 위해 형제도 형제의 가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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