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Bab 1321 - Bab 1330

1468 Bab

제1321화

박연준은 한참이나 이유영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얼굴 너머 그녀 마음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려는 듯한 눈빛이었다.그는 이유영의 마음이 정말로 식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아예 얼어붙은 것인지 알고 싶었다.그렇지 않고서야 한때 그렇게 다정하던 여자가 이렇게 변했을 리 없었다.한때 강이한의 품에 안겨 있던 그녀의 연약한 모습은 박연준을 미칠 듯한 질투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무지 상상도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이제 무슨 말을 해도 이유영은 아무 미동도 없이 차가움만 드러낼 뿐이었다.그녀는 너무도 차가웠다. 차갑다 못해 소름이 끼칠 만큼이었다.“어떻게...”한참 만에 그가 입을 열었다.‘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박연준은 여전히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을 통해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속이 빈 얼음처럼 차갑고 공허했다.이유영이 입을 열었다.“그럼 너희 관계를 내가 어떻게 이해할까? 청하시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말해줘?”박연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지금 와서 이게 다 뭐야? 강이한이 왜 나를 너한테 맡겨? 너와 연서한테 미안해서?”“이유영!”박연준의 목소리가 거칠게 튀어나왔다.그녀를 바라보는 그 눈엔 분노가 어려 있었다.“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는 있어?”“듣기 싫어?”이유영의 차분하면서도 비꼬는 말투에 박연준은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그는 원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화가 나도 대개는 조용히 삼키는 편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지금 그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하고 있었다.“강이한은 마지막 순간까지 널 걱정했어. 넌 정말 아무 감정도 없는 거야?”박연준은 결국 이 말을 뱉고 말았다.지금껏 두 사람은 강이한에 대해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이유영이 그 이야기를 꺼린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강이한은 그녀에게 있어 마치 금기 같은 존재였다.하지만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박연준은 그 금기를 깨고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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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그래서 그는 이유영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로 했다.“유영아.”박연준은 무심한 표정의 이유영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녀의 눈동자로 강이한의 마지막으로 보였던 절망적인 눈빛이 함께 겹쳐 보였고 그 순간 박연준의 감정의 방어선도 무너지고 말았다.“넌 정말 아무것도 몰라. 강이한의 마지막 순간이 얼마나 절망적이었지.”“내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잖아.”“네가 그런 거야.”“아니야.”이유영은 단호하게 부정했다.평온했던 그녀의 눈빛은 어느새 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단호한 이유영의 모습에 박연준은 끝내 말을 잃고 말았다.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지만 그 안엔 멈춰버린 화면처럼 아무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모든 건 그 사람의 자업자득이야. 알겠어?”‘강이한의 자업자득이라고?’‘강이한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도 그건 모두 그의 자업자득에 불과하다고?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죄책감 하나 가질 필요도 없는 일이라고?’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지금 그녀가 누구 덕에 다시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그녀를 다시 볼 수 있게 하려고 강이한은 스스로 절망의 심연 속으로 뛰어들었다.박연준의 가슴이 격렬하게 요동쳤다.“난 충분히 기회를 줬어. 그 사람이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뿐이야.”그렇다. 이유영이 그에게 아무 기회도 주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아니었다.강이한이 파리로 그녀를 찾아왔을 때, 이유영은 강이한이 아이의 존재를 알아챌까 봐 두려웠다.강이한이 아이를 빼앗아 갈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만약 그때 자기 아이라는 걸 일찍 알았다면 그 아이를 이용하려고도 하지 않았을 거고 한지음의 딸을 살리기 위해 그 아이에게 손을 대는 일은 더욱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랬다면 두 사람 사이에 아마 조금의 가능성은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그 또한 이유영이 준 기회였다.미친듯이 아이를 찾아 헤매면서 이유영은 매일 밤 빌고 또 빌었다.강이한이 이온유를 구하기 위해 월이를 다치게 하는 일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그녀는 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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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과거에 겪었던 모든 일들은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그 하나하나가 그녀에게는 모두 끔찍한 기억이었다.그런데도 박연준은, 그가 이미 벌을 다 받았다고 말했다.어떤 자격으로 그런 말을 내뱉는 건지 이유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박연준, 우리 사이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 같네.”이유영의 목소리는 차분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마음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일었지만 박연준의 말을 듣고 이유영은 다시 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두 사람 사이엔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대화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이유영이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떠나려 하자 박연준이 말했다.“네 눈은...”박연준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고 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갑자기 몸을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박연준을 쏘아보았다.‘내 눈이 왜?’그녀의 눈은 예민하게 빛나고 있었다.워낙 똑똑하고 예민한 이유영은 그 짧은 말 속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는 되물었다.“이 눈... 혹시 강이한 거야?”박연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박연준의 귓가엔 ‘윙’ 하는 이명이 울려 퍼졌고 그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새하얘졌다.이유영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너무나 차분해 보였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유영아.”“그래서 뭐?”이유영의 대답은 단호했고 어딘가 냉소가 서려 있었다.박연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의 그 한마디에 숨이 턱 막혀버린 박연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래서 뭐? 고작 이런 반응이야?’자기 눈이 강이한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감정 하나 요동치지 않았다.박연준은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눈앞에 선 이 여자가 너무도 낯설고 무심하게 느껴졌다.“할 말 다 하셨으면 전 이만 가볼게요.”이유영은 더 이상 그를 보지 않고 차갑게 돌아섰다.그 마지막 말투에는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냉정함과 감히 닿을 수 없는 평온이 서려 있었다.이유영은 그렇게 단호하게 떠났다.잠시 후, 문기원이 들어왔다.“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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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결국 끝났다는 건 이런 거구나.”한참 후에야 박연준이 혼자 중얼거렸다.‘정말 끝난 걸까?’강이한과 이유영 사이에 더 이상 아무런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박연준도 마찬가지였다.이유영의 반응은 너무나도 평온했다.자신의 두 눈이 강이한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담담했다. 아마 이런 반응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박연준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차분함이었다.“휴.”문기원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예상 밖의 일들이 너무 많았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문기원은 대답할 수 없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고 그 상처가 너무 깊어서일까?’여자들은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에 관해 강이한이 보여준 태도는 이유영에게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을 것이다.그래서 지금 그녀의 무심함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강이한은 아직도 아무 소식 없어?”그들은 강이한에 대해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지만 박연준은 알고 있었다. 파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강이한은 이미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그는 언제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지금 이유영이 무슨 생각인지도 알고 있을까?그녀는 이제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그녀에게 이제 모든 것이 아무 의미도 없었다.강이한은 떠나기 전까지도 계속해서 엔데스 가문과 정씨 가문의 관계에 이유영이 휘말릴까 봐 걱정했었다.하지만 지금 박연준이 보기엔 그 걱정마저도 비웃음 나올 만큼 모순적으로 느껴졌다.“아직입니다.”문기원이 고개를 저었다.너무나도 무거운 한마디였다.“없는 게 오히려 좋을 수도 있어.”박연준이 말했다.소식이 없다는 건, 강이한이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그리고 차라리 돌아오지 않는 편이 나았다.이유영은 이제 과거와 완전히 작별한 듯했다.만약 끝내지 못한 감정이 아직 남아 있다면 이렇게까지 차갑게 굴 수 없었을 것이다. 박연준은 이유영의 태도를 떠올리며 참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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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술을 몇 잔 들이켜고 나서야 이유영은 답답하던 가슴을 조금은 가라앉힐 수 있었다.이유영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고 소은지가 조심스레 물었다.“이제 말할 수 있겠어?”“은지야.”“응?”“감정에 휘말리지 마.”소은지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유영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고 직접 겪은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말은 소은지에게 전하는 충고였다.하지만 그 말은 오히려 소은지의 마음을 어지럽혔다.“감정에 휘말렸다가 후회할 기회조차 없다는 뜻이야?”“아마도.”이유영은 또다시 술잔을 들었다.이번에는 소은지가 이유영의 가느다란 손목을 붙잡고 그녀를 말렸다.“더는 마시지 마. 응?”“은지야.”“응?”“네가 곁에 있을 때만 난 진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 같아.”그 말을 들은 소은지의 가슴이 뭉클했다.“나도 그래.”특히 엔데스 가문에 들어온 이후로 자유는 소은지에게서 점점 멀어져만 갔다.하지만 이유영 곁에 있으면 설명할 수 없는 편안함이 밀려왔다.그건 이유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하지만 그래도 더 마시면 안 돼. 네 눈을 생각해야지.”그렇게 말한 후, 소은지는 이유영의 손에서 술잔을 빼앗았다.무슨 일이 있어도 더는 마시게 둘 수 없었다.술은 늘 그렇다. 마음이 힘들수록 더 마시게 되고 마신 만큼 더 지치게 만든다.“이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그 말에 소은지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 순간 이유영이 갑자기 이런 모습으로 찾아온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소은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다 알고 있었어?”이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 알고 있었냐고? 이게 무슨 뜻이야?’“너도 알고 있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했다.소은지는 그녀를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였다.이유영은 그 미묘한 표정을 통해 이미 많은 것을 알아챘다.“정말 알고 있었어?”결국 소은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이유영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소은지마저 알고 있었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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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사람들은 그녀가 스스로를 벌하고 있다고 여겼다.강이한을 선택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차라리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자신에게 벌을 내린 것이다.그러나 그 고통은 결국 주변 사람들 몫이 되었다. 그때의 이유영은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말없이 침묵하는 이유영을 바라보며 소은지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그때, 이유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내가 할 거야.”“뭐가?”“강이한은 나한테 진 빚을 갚은 거야. 맞지?”소은지는 말을 잃었다.‘강이한이 빚을 갚은 것뿐이라고?’“예전에 그가 날 감옥에 가둔 바람에 큰불이 났고 그래서 내 눈도 이렇게 된 거잖아.”“맞아, 강이한이 너한테 빚진 거지. 그러니까 이러는 것도 당연한 거야.”소은지는 술기운이 오른 이유영을 조심스레 끌어안고 달래주었다.이유영은 그녀의 품에 안겨 조용히 위로를 받아들였다.“하지만 이렇게 자진해서 나한테 갚아 주면 얘기가 달라지지.”소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사실 요즘 이유영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유영의 이런 반응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때 이유영이 말했다.“진영숙과 박연준이 왜 계속 내가 강이한한테 빚진 것처럼 말했는지, 이제 알 것 같아.”그랬다. 진영숙도 박연준도 줄곧 이유영이 마치 강이한에게 무엇인가를 빚지고 있는 사람처럼 대했다.그 생각만 해도 이유영은 숨이 턱 막혔다.“괜찮아. 이제 그만 힘들어해.”소은지는 안쓰럽다는 듯 그녀를 다독였다.이유영이 말하지 않았다면 소은지는 아마 끝내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이유영이 말을 꺼낸 순간, 모든 게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분명 빚진 사람은 강이한인데 지금은 이유영이 빚진 사람처럼 보이고 있었다.“나 힘든 거 아니야, 은지야. 그 사람들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식으로 구는 걸까?”“맞아. 그 사람들은 그럴 자격 없어.”이유영이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소은지는 이제야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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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하지만 이곳 날씨는 늘 눅눅했고 신시욱은 매일 생활용품을 정리하며 청결을 유지하려 애썼다.비가 오래 내리다 보면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나는 건 시간문제였다.강이한이 본다면 강박적인 성향 탓에 분명 마음이 불편해졌을 것이다.“셋째 도련님과 가까워졌다고?”잠시 침묵이 흐른 뒤, 강이한이 다시 입을 열었다.목소리는 전보다 더 차가워져 있었다.신시욱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네.”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분위기는 순간 차갑게 얼어붙었다.이유영은 엔데스 신우와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연준이는?”“파리에 있지만 막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신시욱의 말엔 걱정과 답답함이 묻어났다.파리에 없어도 지금 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엔 문제가 없었다.이유영은 지금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고 바로 그 점이 박연준을 가장 힘들게 하는 부분이었을 것이다.“게다가 두 사람, 이미 이혼했습니다.”강이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유영은 박연준과의 마지막 연결고리마저 끊어낸 셈이다. 그녀는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있었다.더는 그 어떤 과거도 자기 삶에 들이려 하지 않았다.“요즘 다섯째 도련님과 여섯째 도련님이 여진우 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지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정 회장님은 이미 파리를 떠났다고 합니다.”이제 정씨 가문의 모든 결정은 여진우에게 달려 있었다.이유영은 여진우의 여동생이니 자연히 보호받게 될 것이다. 다섯째 도련님과 여섯째 도련님이 여진우와 접촉해 봤자 아무 쓸모도 없었을 것이다.“시욱아.”“네.”“유영이는 이제 완전히 휘말리고 말았어.”전에도 위기는 있었지만 매번 깔끔히 빠져나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그녀의 태도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변해 있었다.특히 엔데스 가문의 셋째 도련님은 겉보기엔 어수룩해 보여도 결코 순진한 인물이 아니었다.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그런 사람과 가까워지고 있었던 것이다.‘대체 무슨 의도인 걸까?’“그게...”신시욱은 무언가 말하려다 멈췄다.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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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만 숙제하러 갈게요.”“온유야.”아이가 책가방을 들고 돌아서려는 순간, 강이한이 불러 세웠다.“아빠.”“무슨 일인지 말해 봐.”“다들 저한테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는 아이래요.”아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온몸이 굳었다.가슴 깊숙이 쓰라린 감정이 밀려왔다.우천시에 온 이후로 그는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이온유와 함께 지내며 요즘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예전과 달리 부모의 참여가 필요한 활동도 많이 많았다.이온유가 우천시로 전학해 온 뒤, 학교에선 벌써 두 번의 행사가 있었지만 강이한은 조용히 지내기를 택했다.직접 학교 행사에 가지 않았고 대신 신시욱이나 이정에게 맡겼다.아마 그래서 그런 소문이 돌았을 것이다.“아빠가 전학시켜 줄까?”억울함이 담긴 아이의 말에 강이한의 첫 반응은 학교를 옮겨주는 것이었다.강이한도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온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학교를 바꿔도 새로운 친구들도 똑같이 말할 거야.”강이한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환경이라는 뜻이었다.“온유야.”강이한은 아이를 향해 뭔가 말을 하려 했지만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아이들의 생각은 영원히 알 수 없다.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전혀 모른다.“괜찮아, 아빠. 내가 잘 해결할게.”이온유의 말에 강이한의 마음은 오히려 더 무거워졌다....한참 아이를 달래고 나서 이온유는 방에 들어가 숙제를 시작했다. 강이한은 어두운 거실에 홀로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는 문득 월이를 떠올렸다.‘온유가 겪고 있는 일을 월이도 겪게 될까?’그 생각이 스치자 이미 힘들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조용한 방 안에서 종이에 펜이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온유야.”“네, 아빠.”“학교 친구들은 모두 엄마나 아빠가 데리러 오고, 행사에도 참석해?”“아니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는 경우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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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강이한은 월이를 떠올릴 때마다 더욱 괴로워졌다.그때마다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병원에서 아이가 친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 아이를 이용해 이온유를 구하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이유영과의 관계가 지금처럼 망가지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모든 건 결국 ‘만약’일 뿐, 이제는 현실이 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었다....한편, 파리에서.요즘 이유영은 엔데스 신우와 꽤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자주 함께 식사했고 거의 공개적으로 만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요즘 사람들의 적대적인 시선 많이 받아요.”모두가 이유영을 경계하는 건 모두 이 그림처럼 잘생긴 남자 때문이었다.그렇다. 신우가 워낙 눈부시게 잘생긴 탓에 그의 곁에 선 이유영을 본 많은 여자들이 질투를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우리 유영이, 그래서 나한테 화난 거야?”엔데스 신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고 이유영은 대답하지 않았다.‘화났냐고? 이 남자는 자기를 비꼬는 말도 못 알아듣는 거야?’예전부터 느껴졌던 엔데스 셋째 도련님의 어딘가 위험한 기운은 이상하게도 가까워질수록 점점 사라지는 듯했다.“화난 거 아니에요.”“그래?”“그냥 이런 상황이 싫을 뿐이에요.”“좋아, 그럼 그들의 눈을 파내서 아무것도 못 보게 만들어줄게.”이유영은 기가 막혔다. 엔데스 가문의 남자들은 어쩜 하나같이 다 이럴까? 천성은 못 속이는 것이다.“그러면 전 정말 마녀가 되겠네요.”그 말을 들은 남자가 조용히 웃었다.그 미소는 찰나에 모든 것을 무너뜨릴 듯 찬란했고 그 순간 이유영은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았다.멀찍이서 박연준은 이유영과 엔데스 신우 사이의 친밀한 분위기를 지켜보며 눈에서는 불꽃이 일렁였다.이유영이 엔데스 신우와 이토록 가까워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그는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그 분노는 점점 더 커졌고 곧 그를 삼켜버릴 듯 끓어올랐다.엔데스 신우가 무언가를 말하려던 찰나, 박연준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세차게 움켜쥐었다.“퍽.”손목을 타고 온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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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도 결국 견딜 수 없게 된 것이다.엔데스 신우가 조용히 다가와 이유영 곁에 섰다.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박연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박연준 씨, 우리 유영이 존중해 주세요.”엔데스 신우는 특히 ‘존중’이라는 두 글자에 힘을 주어 또렷하게 내뱉었다.존중이라는 말에 이유영은 마치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강이한과 박연준은 단 한 번이라도 그녀를 존중한 적이 없었다.늘 자신들의 뜻대로 행동했고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묻지 않았다.무슨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그녀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었다.예전에는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신우가 그 사실을 말하는 순간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박연준은 그저 멍하니 이유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거 놔.”“유영이의 의사를 존중해 주시죠.”박연준의 머릿속은 뒤엉킨 실타래처럼 혼란스러워졌다.이유영을 어떤 모습으로 존중해줘야 하는지에 박연준은 알 수 없었다. 박연준은 그런 질문을 한 번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었다.강이한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그는 용성시를 떠나면서 오로지 그녀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그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엔데스 신우의 말 한마디는 그들 사이가 얼마나 일방적이었는지를 보여주었다.박연준은 무언가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 기분이었다.“박연준 씨, 혹시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 중이세요?”신우가 웃으며 말했고 그 웃음에는 분명한 조소가 섞여 있었다.그 말이 끝나자 박연준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엔데스 신우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신우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말을 이었다.“강이한 씨만 그런 게 아니라 박연준 씨도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시나 봅니다. 특히 유영이한테.”이유영은 여태껏 존중받지 못했다.강이한도 박연준도 그녀를 늘 뒷전으로 생각했다.정씨 가문에 머물 때마다 다시 강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걸 강이한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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