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그녀가 스스로를 벌하고 있다고 여겼다.강이한을 선택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차라리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자신에게 벌을 내린 것이다.그러나 그 고통은 결국 주변 사람들 몫이 되었다. 그때의 이유영은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말없이 침묵하는 이유영을 바라보며 소은지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그때, 이유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내가 할 거야.”“뭐가?”“강이한은 나한테 진 빚을 갚은 거야. 맞지?”소은지는 말을 잃었다.‘강이한이 빚을 갚은 것뿐이라고?’“예전에 그가 날 감옥에 가둔 바람에 큰불이 났고 그래서 내 눈도 이렇게 된 거잖아.”“맞아, 강이한이 너한테 빚진 거지. 그러니까 이러는 것도 당연한 거야.”소은지는 술기운이 오른 이유영을 조심스레 끌어안고 달래주었다.이유영은 그녀의 품에 안겨 조용히 위로를 받아들였다.“하지만 이렇게 자진해서 나한테 갚아 주면 얘기가 달라지지.”소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사실 요즘 이유영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유영의 이런 반응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때 이유영이 말했다.“진영숙과 박연준이 왜 계속 내가 강이한한테 빚진 것처럼 말했는지, 이제 알 것 같아.”그랬다. 진영숙도 박연준도 줄곧 이유영이 마치 강이한에게 무엇인가를 빚지고 있는 사람처럼 대했다.그 생각만 해도 이유영은 숨이 턱 막혔다.“괜찮아. 이제 그만 힘들어해.”소은지는 안쓰럽다는 듯 그녀를 다독였다.이유영이 말하지 않았다면 소은지는 아마 끝내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이유영이 말을 꺼낸 순간, 모든 게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분명 빚진 사람은 강이한인데 지금은 이유영이 빚진 사람처럼 보이고 있었다.“나 힘든 거 아니야, 은지야. 그 사람들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식으로 구는 걸까?”“맞아. 그 사람들은 그럴 자격 없어.”이유영이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소은지는 이제야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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