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그럼 날 사랑한다고 인정하는 거야?”소은지는 특히 뒤의 말을 마치 우습다는 듯이 더 비아냥거리며 내뱉었다.순간 남자의 얼굴이 점점 험악해지더니 입술을 달싹거리며 눈앞의 소은지를 노려봤는데 금방에라도 그녀를 삼켜버릴 것 같았다.이때, 소은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남자에게 다가왔는데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그 모습에 엔데스 명우는 재빨리 커튼을 닫아줬다.“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난 이번에 반드시 너랑 같이 파리에 돌아갈 거야.”남자는 소은지가 말하기도 전에 한껏 단호하게 말했다.그러자 그녀의 손은 허공에 있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는데 다시 눈썹을 치켜뜨고 엔데스 명우에게 물었다.“혹시나 내가 또다시 당신의 모든 걸 망치지 않을지 두렵지 않아?”또다시 모든 걸 망쳐?그러니까 바로 전에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의 모든 걸 망가뜨렸듯이, 지금 그녀는 복수심에 그의 모든 걸 부숴버릴 심산인데 남자는 기어코 그녀와 같이 파리에 돌아가려고 했다.자신을 한껏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는 소은지를 보며 분명 그녀가 호락호락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마를 짚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난 상관없어!”혹시나 해명해 볼까, 고민도 해봤지만 여태껏 해명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지금 이 순간도 그저 눈앞의 소은지를 빤히 바라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이미 할 말은 다 했는데 소은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해 보였다.남자는 뒤돌아서자마자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박차고 나갔는데 문이 닫히고 나서야 소은지의 세계가 비로소 조용해지는 것 같았다.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는데 그 웃음이 너무나 슬퍼 보였다.이때, 핸드폰 화면이 밝아지면서 이유영의 번호가 떴다.사실 소은지도 지금 이유영은 은별이의 일로 골머리를 심하게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기 남편의 일에 대해 얘기를 안 할 수 없었다.통화버튼을 누르자마자 빠르게 이유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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