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무슨 말 못 할 계획이 있다고 해도 전부 소은지를 위한 일이었다.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자신이 파리에서의 모든 걸 포기한 행동이 이토록 우스울 줄이야. 정작 주인공인 소은지가 전혀 그 마음을 몰라주는데 말이다.하여 엔데스 명우는 지금 자신이 어렵게 결정했던 일이 전부 남들의 농담거리로 되어 화만 났다...비행기가 하늘로 치솟는 순간, 소은지는 그제야 점점 더 짙어지는 밤의 풍경을 보게 되었는데 마치 극한의 추위도 이제 그들에게서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이때, 여진우가 그녀에게 와인 한 잔을 건넸다.“아마 지금쯤 그 사람은 은지 씨를 죽이려고 찾아다니느라 혈안이 되어 있을 겁니다.”소은지가 그의 잔을 건네받으며 답했다.“고마워요.”과연 엔데스 명우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예전에 자신에게 그토록 추잡스러운 행동까지 했으면서?“어쩌면 진짜로 아무 음모도 없는 건 아닐까요? 이번에 돌아가려는 것도 단지... 할리 가문 때문이라면요?”할리 가문?소은지는 여진우가 의심하는 가능성에 대해 듣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코웃음이 터져 나왔다.“절대 그럴 일이 없어요!”뒤에서 몰래 계획하는 일은 없을 수 있다.“분명 할리 가문과 결탁했을 가능성이 커요!”“...”할리 가문과의 결탁이라...그러나 소은지가 이 말을 할 때 분명 그녀의 눈에는 아무 빛도 없이 그저 차갑기만 했는데 마치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게 그녀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처럼, 그 사람들과는 원래부터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파리에 도착하면 어디로 갈 계획이에요?”여진우는 빠르게 대화의 주제를 돌렸다.어쨌든 당시 하선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양딸인 할리 연희를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하려고 정작 친딸인 소은지에게 많은 상처를 줬다.게다가 소은지가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과 관점을 고려할 때, 두 사람은 대립해 싸울 수밖에 없었다.하여 나중에 하선희가 진실을 알고 아무리 소은지 앞에서 무릎 꿇고 싹싹 빌어도 소은지는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할리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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