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스 명우는 한참이나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리더니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았다.“후.”빠르게 그의 입에서 하얀 연기가 마구 뿜어져 나왔다.소은지는 여태껏 그의 담배 냄새를 제일 싫어했는데 오늘만큼은 이상하게 냄새가 고약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이때, 엔데스 명우가 한 마디를 내뱉었다.“정말 독하고 모진 여자야!”“...”자신을 독하다고 비난하는 남자의 말에 소은지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래?”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독한 마음도 사람을 이용하는 곳에 쓰인다면 차라리 없는 게 나아!”“...”손에 든 담배꽁초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다가 눈밭에 떨어지자마자 금세 불꽃이 사라졌다.그리고 눈앞의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여섯째 도련님, 제 말이 맞죠?” 소은지는 아직도 엔데스 명우가 어떻게 자신을 독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그러는 본인은 아예 그런 마음조차 없다고 느껴졌다.“내가 너한테 아무 짓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그의 물음에 소은지가 눈썹을 들썩이며 답했다.“난 줄곧 네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못 했어!”비록 비꼬는 말투였지만 사실이다.파리에 돌아와서부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남자가 감시해 왔고 이건 할리 가문에서도 도와줄 수 없는 영역이었다.엔데스 명우가 한껏 살벌한 얼굴로 답했다.“알면 됐어.”그렇게 차에 시동이 걸리더니 곧바로 설정산으로 향했다.도착 후, 소은지가 차에서 내리더니 한껏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엔데스 명우에게 물었다.“우리 도련님은 이러는 게 재밌나 봐?”그녀를 또다시 여기로 끌고 왔다.엔데스 명우는 고개를 돌리고 무슨 말을 하려는 눈치였지만 결국에는 입을 꾹 닫고 안으로 들어갔다.권중호가 소은지의 뒤에서 나지막하게 한 마디를 건넸다.“사모님, 들어갑시다.”이때 갑자기 찬바람이 쌩쌩 불어왔다.소은지는 원래도 옷을 얇게 입었는데 찬바람까지 옷깃에 스며들자 온몸에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 들어 자기도 모르게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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