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지는 문득 자기 때문에 가족까지 불미스러운 일에 가담시킨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정, 정말 죄송해요!”더 이상 그를 볼 면목도 없어 그저 할리 민상의 손을 부여잡고 낮은 소리로 한마디를 내뱉었다.그러나 그녀의 갑작스러운 사과에 할리 민상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갑자기 왜?”콕 집어 뭐가 미안한지 소은지도 말하기 어려웠지만 어쨌든 그동안 할리 민상에게 참 못되게 군 건 사실이었다.“바보!”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수그리고 있는 소은지의 모습에 할리 민상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줬다.순간 소은지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왜 진작에 말해주지 않으셨어요?”할리 민상의 건강 상태를 여태껏 그녀만 모르고 있었다.언질이라도 해줬으면 그렇게까지 쌀쌀맞게 대하지는 않았을 텐데.비록 할리 가문에 대한 원망은 여전했지만 그의 몸 상태가 이 정도라는 걸 알았더라면 분명 생각이 달라졌을 것이다.단지 그들이 미웠을 뿐이지, 따지고 보면 하선희처럼 무지막지하게 매정한 사람도 아니었다.할리 민상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한숨만 길게 내뱉었다.소은지 또한 할리 민상의 저 한숨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 가슴 한편이 저릿해지기 시작했다.“은지야.”“할리 가문으로 돌아갈래요!”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은지가 먼저 말했다.순간.할리 민상은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고 한참 뒤에 소은지는 다시 그의 손을 꽉 잡으며 말을 이었다.“그 집에서 저랑 평생 같이 살아요. 네?”사실 요 며칠 동안 할리 민상의 살뜰한 보살핌이 소은지한테 익숙해져 버렸는데 이러고 보면 습관이란 게 참 무서운 것 같았다.소은지의 말에 할리 민상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아빠!”이때, 소은지가 큰 소리로 그를 부르자 할리 민상의 눈이 다시 휘둥그레졌다.“은지야, 너 방금...”“제 말대로 해주실 거죠? 영원히 제 곁에 있어 줄 거죠?”영원이라는 단어가 할리 민상에게는 참 아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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