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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1921 - Chapter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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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1화

소은지는 문득 자기 때문에 가족까지 불미스러운 일에 가담시킨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정, 정말 죄송해요!”더 이상 그를 볼 면목도 없어 그저 할리 민상의 손을 부여잡고 낮은 소리로 한마디를 내뱉었다.그러나 그녀의 갑작스러운 사과에 할리 민상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갑자기 왜?”콕 집어 뭐가 미안한지 소은지도 말하기 어려웠지만 어쨌든 그동안 할리 민상에게 참 못되게 군 건 사실이었다.“바보!”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수그리고 있는 소은지의 모습에 할리 민상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줬다.순간 소은지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왜 진작에 말해주지 않으셨어요?”할리 민상의 건강 상태를 여태껏 그녀만 모르고 있었다.언질이라도 해줬으면 그렇게까지 쌀쌀맞게 대하지는 않았을 텐데.비록 할리 가문에 대한 원망은 여전했지만 그의 몸 상태가 이 정도라는 걸 알았더라면 분명 생각이 달라졌을 것이다.단지 그들이 미웠을 뿐이지, 따지고 보면 하선희처럼 무지막지하게 매정한 사람도 아니었다.할리 민상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한숨만 길게 내뱉었다.소은지 또한 할리 민상의 저 한숨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 가슴 한편이 저릿해지기 시작했다.“은지야.”“할리 가문으로 돌아갈래요!”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은지가 먼저 말했다.순간.할리 민상은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고 한참 뒤에 소은지는 다시 그의 손을 꽉 잡으며 말을 이었다.“그 집에서 저랑 평생 같이 살아요. 네?”사실 요 며칠 동안 할리 민상의 살뜰한 보살핌이 소은지한테 익숙해져 버렸는데 이러고 보면 습관이란 게 참 무서운 것 같았다.소은지의 말에 할리 민상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아빠!”이때, 소은지가 큰 소리로 그를 부르자 할리 민상의 눈이 다시 휘둥그레졌다.“은지야, 너 방금...”“제 말대로 해주실 거죠? 영원히 제 곁에 있어 줄 거죠?”영원이라는 단어가 할리 민상에게는 참 아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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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2화

“반...”한 사람의 생명이 고작 반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건 거의 사형을 선고받은 것과 같은 개념이었는데 소은지는 이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네, 반년이요.”의사가 안경을 벗고 엄숙한 표정으로 소은지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자 원래도 어두웠던 소은지의 얼굴이 더욱 잿빛으로 변했다.의사가 직접 자기 가족한테 사형선고를 내리는 걸 듣는 기분이 어떤지, 소은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본인도 똑같이 이런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하여 지금 유일한 가족한테 이런 소식을 말해준다는 건 할리 민상의 살날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고 있었다.“다른 방법이 없을까요?”그때도 소은지는 의사에게 똑같은 물음을 물었는데 의사는 수술비만 마련해서 수술시켜 주면, 몇 년은 더 살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때 당시 소은지한테는 그만한 돈이 없었고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수술 비용이 얼마가 되든 간에 할리 가문이나 소은지한테는 전혀 문제없었다.그러나 의사의 대답도 지난번과는 달랐다.소은지의 간절한 물음에 의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수술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상태를 보존하는 걸 최선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보존해도 지금 반년이라는 시간만 남았다는 거죠?”“혹시나 가족분들께서 더 세심하게 돌봐주시면 더 오래 살 수도 있고요.”하지만 그사이에 또 다른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소은지는 귀가 먹먹해서 더는 듣기 힘들었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같이 아팠다.의사는 그 뒤로 그녀에게 많은 주의 사항을 말해줬고 소은지는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적은 뒤 비틀거리며 진료실에서 나왔다.할리 민상이 있는 병실 밖에 도착해보니 조미영이 와있었다.“어르신, 아가씨도 이제 집으로 돌아온다고 하시니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은지를 찾지 않았을 텐데. 영원히 우리 가문에 돌아오지 않아도 난 괜찮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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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3화

조미영도 사실 여러 번 귀띔해 줬지만 할리 민상에게 데면데면했던 그녀는 마음에 두지 않았다.“조금 전에 먹었어.”“아빠!”소은지의 다급한 부름에 할리 민상은 그제야 아까 들었던 게 환청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그래.”가볍게 대답했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지금 매우 감격스러워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방금 의사가 말하길 오진이었대요.”“뭐?”“단지 몸이 너무 허약할 뿐이니까 집에 돌아가서 몸조리만 잘하면 된대요.”소은지는 애써 밝게 말했다.할리 민상은 그녀의 말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다시 물었다.“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그러니까 이제부터 제가 아빠를 돌보겠다는 뜻이죠.”의사도 말했듯이 오늘 알려준 몇 가지 주의 사항만 준수하면 혹시나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할리 민상은 한참 동안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제야 활짝 웃었다.“그래. 네 말대로 할게!”지금 할리 민상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그의 대답에 소은지도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한 사람을 돌보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지는 그렇게 많은 걸 따질 여력도 시간도 없었기에 무조건 시작해 보고 싶었다.할리 민상은 입원한 지 셋째 날에 퇴원했는데, 요 며칠 동안 엔데스 명우는 무슨 일을 또 꾸미고 있는지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그리고 퇴원하자마자 소은지는 곧바로 할리 가문으로 들어갔다.확실히 지난번과는 다른 느낌이었고 그때처럼 불편하거나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그러나 이 가문에 돌아오자마자 제일 먼저 만나게 될 사람이 할리 연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파리를 떠났다고 들었는데요?”분명 할리 연희는 거의 쫓겨나다시피 이곳을 떠났다.역시나 약이 오를 대로 올라와 있던 할리 연희는 단번에 소은지의 뺨을 때리려 했는데 한발 빨랐던 소은지가 그녀의 팔목을 덥석 잡았다.그리고 한껏 살벌한 얼굴로 되물었다.“지금 저한테 손을 대려고요?”요 며칠 동안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할리 연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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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4화

힘이 너무 세게 들어갔는지 할리 연희의 입가에서 순식간에 피가 흘러나왔다.순간.할리 연희는 더욱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소은지를 쏘아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돌연 입꼬리를 씩 올리며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었다.“때려도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때 당신 엄마가 직접 제 입양 수속을 밟았다는 사실은 모르죠?”“...”“그러니까 전 지금도 이 가문의 딸이고 법적으로 상속인이라고요!”할리 연희는 거의 미친 사람처럼 소은지에게 소리를 질렀다.“전 이제부터 여기서 단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어요.”빈털터리로 모든 걸 잃은 마당에 지금 유일하게 남은 게 할리 가문이었다.할리 연희가 말을 마치자마자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소은지의 살벌한 경고가 들려왔다.“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 텐데요?”“지금 절 협박하는 건가요?”“협박보다 지금 당신이 이대로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미리 언질을 주는 것뿐입니다.”살 떨리는 경고에 할리 연희의 발걸음이 그대로 멈춰졌다.아주 차분하게 내뱉었지만 생각해 보면 아주 소름 돋는 말이었다.할리 연희는 감정을 숨기고 뒤돌아 소은지를 바라보며 코웃음 쳤다.“제가 죽게 된다고요?” “어디 한번 들어가 보든지요?”“소은지 씨!”“그쪽이 벼랑 끝까지 몰린 마당에 지금 무서울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저 또한 마찬가지거든요.”나중에 복수하든 말든 소은지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워낙 제멋대로 살아온 사람이고 온갖 풍파를 다 겪어온 사람인데 이따위로 겁을 먹을 리가 없었다.“들어가 보라니까요? 누가 명줄이 더 긴지 저도 궁금하네요!”아무리 갈 데까지 간 사람이라도 막상 죽는다고 하니 순간 겁이 덜컥 났던 할리 연희는 결국 한발 물러나야 했다.“나중에 어디 두고 봅시다!”할리 연희는 씩씩거리며 경고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소은지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할리 연희도 소은지의 뒤를 따라 같이 들어가고 싶었지만 결국에는 참을 수 밖에 없었다....엔데스 현우가 돌아왔다.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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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5화

무엇보다도 할리 가문에 대한 혐오감을 전혀 숨기지 않았던 사람인데 지금은...“심각한 건 맞아요.”소은지는 한껏 어두운 목소리로 답했다.아니면 이 정도로 마음이 불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렇군. 그럼 이쪽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일단 옆에서 보살펴 드려.”안건우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그의 말에 소은지는 재빨리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고마워요!”안건우가 계속 강요하지 않아서 감사하다는 건지, 아니면 이번에 할리 가문으로 돌아오게 해서 감사하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그가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파리로 돌아올 일은 없었을 것이다.하선희가 곧 죽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옆에 수많은 사람이 그녀를 설득하려 했지만 끝내는 와보지 않았다.그러나 할리 민상은 달랐다.막상 그가 편찮은 모습을 보니 혹시나 그때 파리로 끝까지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얼마나 후회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사실 하선희의 죽음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런 감정도 옅어졌다.그러나 할리 민상의 상태는 소은지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했다.이러고 보면 두 사람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다른 것 같았다.하선희도 비록 자기 딸을 못 찾아서 매우 안타까워했지만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집권에만 정신이 팔려있었다.그러나 할리 민상은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고 조금이라도 소식이 들리면 무조건 달려갔다.“바보야, 고맙긴!”안건우는 다정하게 그녀를 위로해 줬고 그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소은지도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그리고 전화를 끊고 나서도 소은지는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이튿날 아침 일찍.소은지는 일어나자마자 할리 민상에게 아침밥을 해줬다.비록 조미영의 요리 솜씨는 나무랄 곳 없이 매우 훌륭했지만 그녀도 결국 나이가 들었는지 많은 일들을 자주 까먹었다.마침 할리 민상의 지금 상태로 어떤 음식은 절대 먹으면 안 되었기에 소은지가 아예 부엌을 맡기로 했다.주방 안.조미영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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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6화

소은지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괜찮은지 맛 좀 보세요.”비록 요리 솜씨는 별로였지만 비너스 타운에 있을 때도 어느 정도는 했었기에 힘들지는 않았다.“나야 너무 좋지!”먹기 전부터 좋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자기 딸이 직접 한 요리인데 안 좋을 리가?“빨리 드셔보세요.”“그래.”여태껏 산해진미는 다 먹어봤어도 오늘 소은지가 한 요리가 제일 맛있었다.음식도 기분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 했는데 역시나 기분이 좋으니 무슨 음식을 먹어도 맛있었다.“왜 그래요?”소은지는 갑자기 눈가가 촉촉해진 할리 민상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어!”“...”그러나 할리 민상은 소은지가 뭐라고 답하기도 전에 다시 말을 이었다.“네 어머니도 살아생전 이런 순간만을 간절히 바랐거든.”순간.방금까지 화기애애하던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하선희가 거론되자 소은지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그러나 할리 민상의 몸 상태를 고려해서 너무 티를 내면 안 되었기에 애써 덤덤하게 답했다.“일단 식사하세요. 의사도 컨티션이 좋은 게 일 순위라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일단 맛있는 음식부터 많이 먹어야 해요.”어쩌면 의사의 말처럼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은지야, 그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사실 할리 민상은 자기 아내가 계속 마음이 쓰였다.“네 엄마도 젊었을 때 너처럼 바르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었어.”그런데도 나중에는 그런 악마로 변하게 되었는데 그 원인이...“할리 가문이 왜 엔데스 가문과 얽히게 되었는지 알아? 왜 그토록 연희를 그 자리에 앉히려 했는지 넌 모르지?”“알아요. 그때...”“그 사람이 권세에 너무 집착한다고만 생각했지?”그의 말대로 여태껏 그렇게만 알고 있었던 소은지의 두 눈이 순식간에 휘둥그레졌다.그때 하선희가 돌변했던 모습을 소은지도 곁에서 똑똑히 지켜봤었다.할리 민상이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었다.“그 사람은 사실 엔데스 가문을 무너뜨리려고 했어.”하선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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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7화

불타오르던 복수심은 그녀가 죽을 때까지도 꺼지지 않았고 하루 빨리 언데스 가문 전체를 부숴버리고 싶은 욕망만 가득했다.이 시각.할리 민상은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다 보니 또다시 가슴이 저릿해졌다.그러나 이 모든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된 소은지는 얼굴이 창백한 채로 한동안 말조차 하지 못했다.“네가 그 사람을 많이 미워하는 것 같아 여태껏 나도 솔직하게 말해주지 못했어.”“...”“사실은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널 보호하려고 그랬던 거야.”그러나 소은지는 아무리 시초가 복수였다고 해도 어떻게 사람이 그 정도로 변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사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그녀가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독한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그때까지만 해도 일단 선희는 자기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모두 가차 없이 제거했었어. 그중에 너만 살아남았고.” 사실 그때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와 같이 살고 있었고 그도 엔데스 가문 상속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하여 하선희는 자기 계획이 틀어지는 걸 미리 방지하기 위해 소은지부터 제거하려 했었다.할리 민상의 말에 소은지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가 다시 가슴 한편이 욱신거렸다.대체 무엇 때문에 상황이 이 지경까지 되어버린 걸까?“그렇다면...”“모든 사람이 선희가 권력에 미쳤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어도 너만은 그러면 안 돼!”소은지는 그의 말에 문득 하선희의 예전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 하선희는 할리 연희를 더 높은 자리에 앉히려고 미친 듯이 소은지를 내쫓으려고만 했는데 그 흉악한 모습이 아직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있었다.“선희가 예전에 너한테 많은 상처를 줬다는 걸 알아. 그런데 그때까지도 선희는 네가 자기 딸인 줄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어.”“...”“알았다면 당연히 그렇게까지 모질게 대하지는 않았을 텐데!”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딸을 절대 해칠 리가 없다.소은지는 할리 민상의 말을 다 듣고 난 뒤에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까지는상황이 잘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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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8화

아침 식사가 끝난 뒤에도 소은지는 멍한 상태였다가 점심시간이 돌아오자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한눈에 봐도 소은지의 컨디션이 별로인 것 같아 조미영이 재빨리 그녀를 말렸다.“그냥 제가 할 테니까 아가씨는 들어가서 좀 쉬어요.”“괜찮습니다.”생각해 보면 지금 그녀의 주변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큰 행복이었기에 이따위 피로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여태껏 너무 많은 것들을 잃고 살았는데 더 이상 그러기 싫었다.소은지의 단호한 목소리에 조미영도 더는 뭐라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네.”할리 민상도 다 털어놓고 보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예전보다 식성이 좋아졌다.반대로 소은지는 여전히 마음이 뒤숭숭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할리 민상의 음식은 정성껏 준비해야 했다.“이모님.”“네.”“그... 분은 어떤 사람이었나요?”분명 하선희를 뜻했는데 사실 소은지는 지금까지 그녀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뜬금없는 물음에 조미영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소은지를 바라보았다.여태껏 마치 금지어처럼 소은지의 앞에서는 하선희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었는데...“아주 좋은 사람이었죠.”사실 조미영의 머릿속에도 하선희가 마지막까지 히스테리를 부리던 모습으로 가득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그녀가 젊었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옆에서 똑똑히 지켜봤었고 더없이 맑고 깨끗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결국에는 그런 모습으로 변했다.“좋은 사람이요?”“사모님께서는 젊었을 때부터 자선 활동을 했었는데 사실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계속하고 계셨어요.”“심지어는 직접 시골에 내려가서 아이들을 돌보기도 하셨고요.”그때의 파리는 지금처럼 조건이 그리 좋지 않았고 불우한 가정이 많았다.비록 그녀가 공식적으로 누군가를 입양하지는 않아도 그녀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배부르고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한마디로 그때의 하선희는 거의 천사나 다름없었다.“사모님께서는 아마 아가씨를 잃어버리게 된 뒤로부터 그렇게 변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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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9화

진실이 무엇이든, 이제 와서 어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단지 지금 그녀의 곁에 누가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드물게 소은지가 하선희에 대해 먼저 묻는 모습에 조미영도 이 기회에 다 말해주고 싶었다.“사모님도 참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때 아가씨가 여섯째 도련님한테 그런 일을 당했던 사실을 알고 난 뒤에 얼마나 가슴 아파하셨는데요.”“...”“만약 더 오래 살았더라면 분명 도련님을 가만두지 않았을 겁니다!”하선희라면 분명 그러고도 남았을 텐데 애석하게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남은 계획조차 다 실행하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 했다.그렇게 원망보다 아쉬움만 안고 떠나갔다.“사모님께서는 엔데스 가문이라면 치를 떠는 분이셨어요. 그때 만약 큰아가씨가 계셨더라면 그런 선택도 하지 않았고요.”할리 연희의 입양을 뜻했다.당시 하선희는 할리 연희를 엔데스 가문에 시집보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그녀가 권력에 눈이 멀어 이 기회에 엔데스 가문을 통해 할리 가문의 전성기를 이루려고 한다고 비난했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전성기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단지 자기 딸의 곁에 있고 싶었을 뿐이다.“이건 다 됐으니까 가져갈게요!”소은지는 더 이상 듣는 것조차 괴로웠다.언제나 자신감이 넘쳤던 그녀였고 본인이 보고 들은 것만 믿어왔는데 모든 게 한순간에 뒤집어지니 소은지는 지금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조미영이 소은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급히 외쳤다.“아가씨, 데이지 않게 조심해요!”그러나 소은지는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그대로 음식을 들고 나가더니 테이블 쪽으로 향했다.할리 민상도 어느새 나와서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이미 빨개져 있는 그녀의 손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은지야!”분명 덴 것처럼 보여 할리 민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는데 반면 소은지는 아무 느낌도 없었다.할리 민상이 재빨리 그녀를 데리고 다시 주방에 들어가더니 냉큼 찬물을 틀어 손을 담갔다.“이런 일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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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0화

파리에 또다시 폭풍우가 몰아쳐 왔다.바로 엔데스 현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한편, 파리에서 오도 가도 못했던 강이한이 마치 증발이라도 한 듯 사라져 버린 탓에 이유영은 혹시나 그가 또다시 은별이한테 접근할까 봐, 요 며칠 계속 그의 행방을 알아보고 있었다.소은지는 지금 온 신경이 할리 민상에게 쏠려있었던 탓에 당연히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몰랐다.파리의 중심에 있는 마봉산.소은지는 결국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국화꽃을 하선희의 묘비 앞에 내려놓았는데 묘비 사진 속의 그녀는 활짝 웃고 있었다.“이게 원래 모습이겠죠?”그렇다.저게 하선희의 진심 어린 웃음일 텐데 파리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소은지는 단 한 번도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매번 사나운 얼굴로 그녀를 위협했고 가슴 떨리게 했다.이때.엔데스 현우가 갑자기 소은지의 뒤에 나타났다.누군가의 인기척에 소은지가 재빨리 뒤돌아서니 역시나 남자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나 이상하게 눈앞의 남자에 대한 감정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예전에는 엔데스 현우든 엔데스 명우든 그저 그들에 대한 원망만 가득했다면 지금은...“결국 모든 걸 다 받아들였나 보네요!”엔데스 현우가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손에 들고 있던 꽃을 묘비 앞에 내려놓았다.받아들였다는 게 다름 아닌 할리 가문을 뜻했는데 파리에 돌아오고부터 소은지는 할리 민상과 자주 접촉했었다.이제 하선희의 묘까지 오는 걸 보면 분명 할리 가문을 완전히 용서한다는 걸 의미했다.그의 말에 소은지가 가볍게 코웃음 쳤다.“왜요, 그러면 안 돼요?”그동안 많이 달라진 소은지의 태도에 엔데스 현우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분명 얼굴은 웃고 있지만 자꾸만 자신에 대한 조롱으로 느껴져 슬슬 화가 올라왔다.“은지 씨!”“대체 왜 다시 돌아온 거예요?”소은지가 더는 못 참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는데 이번에 분명 다른 목적을 안고 왔으리라 생각했다.엔데스 현우든 엔데스 명우든 다 한통속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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