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가 아무리 무섭게 위협해도 소은지는 전혀 두렵지 않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더 이상 날 찾아오지도 마.”말을 마치자마자 뒤돌아 집 안으로 걸어갔다.역시나 금방 두 걸음 내딛자마자 뒤에서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우가 돌아와서 이래?”“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건 여전하네!”“하!”엔데스 명우는 더욱 살벌한 얼굴로 소은지의 등 뒤에 대고 경고했다.“소은지, 넌 죽었다 다시 깨어나도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그러나 소은지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 들어갔다.결국 그 자리에 홀로 남게 된 엔데스 명우는 온몸이 얼어붙은 채로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소은지가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에 할리 민상이 책을 내려놓고 그녀에게 물었다.“명우가 널 찾아왔어?”“네.”“설마...”“바로 보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오늘에는 그의 말을 깡그리 무시한 채 자기 할 말만 하고 헤어졌지만 남자가 했던 마지막 말은 여전히 소은지의 가슴을 아프게 찔러댔다.다른 사람의 눈에도 엔데스 명우는 분명 다른 목적이 있어 보였고 소은지를 절대 놔줄 것 같지도 않았다.그러나 서로 속이고 이용하는 관계 속에서도 소은지를 향한 엔데스 명우의 마음만은 진심인 것 같았다.자신을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할리 민상 때문에 소은지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아빠,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세요?”아빠라는 소리에 할리 민상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리고 한참 뒤에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여태껏 너한테 말해주지 않았던 원인도 다 네가 하루라도 행복하게 살고 너만의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랐던 마음이었는데.”사실 이제 와서 모든 사실을 털어놨던 원인이 바로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 두 사람이 모두 소은지한테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여 할리 민상은 혹시나 예상치 못한 사고라도 발생할까 봐, 뒤늦게라도 그녀에게 진실을 말해서 엔데스 가문의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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