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무는 멍해졌다.보통 인물이 아니구나!“천상 구역에 너무 오래 갇혀 있어서 말이야, 내가 고기 맛도 잊을 뻔했어. 명필무 자네, 요리 솜씨는 아버지를 빼닮았군. 자네 아버지도 정말 솜씨 좋은 요리사였지.”윤상현은 웃으며 명필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그러자 명필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딱딱하게 말했다.“선배님, 실례지만 대체 누구십니까?”“하하, 그런 얼굴 할 것까진 없잖아. 난 구주의 할아버지, 윤상현이라네.”윤상현은 자기 이름을 말하며 눈빛에 힘을 실었고 그 순간 그의 기세가 방 안을 뒤덮었다. 늙었다고는 하나, 그 속에 깃든 영웅의 기백은 여전했다.세월은 그의 육신을 덮었지만 그 기세만큼은 한 치도 꺾이지 않았다.“정말, 그 윤상현 선생님이십니까?”그 자리에서 명필무는 무릎을 꿇고 윤상현에게 큰절을 세 번 올렸다.예상치 못한 행동에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졌고 임홍연도 웃으며 입을 열었다.“헤헤, 구주 할아버지는 저희 할아버지랑 같은 세대의 분이세요. 두 분이 전쟁터에서 어깨 나란히 싸웠죠. 안타깝게도 저희 할아버지는 전쟁 끝을 보지 못하고 그만...”그 말에 윤상현도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너희 할아버지는 모든 게 다 훌륭했지. 다만 운이 따라주지 못했어. 네 증조부가 노년에야 어렵게 얻은 아들인데, 그 어린 녀석이랑 함께 고생만 실컷 하고 결국 성공 직전에 쓰러졌지.”그러곤 윤상현은 윤구주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구주야, 난 홍연이 증조부와 전장을 누볐다. 우리한텐 화진의 전쟁이 끝난다는 건 곧, 태평성대를 보는 일이었지.”“하지만 난 알고 있었어. 화진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그 무렵 내 무공도 늘지 않았지. 그래서 건국 대왕께서 내게 왕의 자리를 제안하셨을 때, 나는 그걸 거절했다. 대신 홀로 세상을 떠돌며 화진의 숨은 위협을 찾아냈고 동시에 나 자신의 수련도 이어갔어.”“윤씨 가문 말이지, 내가 해줄 수 있었던 건 많지 않았어. 나라를 위하고 수련을 우선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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