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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구주, 왕의 귀환: Chapter 2361 - Chapter 2368

2368 Chapters

제2361화

그 지경이 되어서도 문아름은 여전히 윤구주 안위부터 걱정했다.윤구주는 가슴이 저릿하게 울려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우리, 방금 남부 전선을 수습했잖아...”문아름은 저 멀리 보이는 소채은 일행을 보곤 말문이 막혔다.“검도의 도주가 여기에 왜 있어? 그리고 임홍연이 어떻게 수련을... 그리고 저 여자는 대체 누구야? 왜... 왜 오빠가 저 여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이렇게 아픈 거지?”기억은 많이 사라졌지만 문아름의 직감은 여전히 날카로웠다.그녀는 눈치챘다. 윤구주의 눈빛이, 그리고 다른 이들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방금 전까지만 해도 윤구주의 안위를 걱정하던 문아름은 그 감정을 단숨에 꾹 눌러삼켰다.“그렇구나. 결국, 내가 오빠를 배신했던 거네.”“사실 예감은 하고 있었어.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문아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여긴 천상 구역이네. 이 경계를 깨려면 누군가 천관에 몸을 바쳐야 해. 내가 이곳에 있었다는 건 결국 내가 스스로 그 길을 택했다는 뜻이겠지. 죗값을 치르기 위해.”“지금 이 잔존한 혼백이 밖에 나와 있다는 건 위기는 이미 지나갔다는 뜻이겠지. 고신이 세상을 흔들던 이 시대에서 오빠 앞길은 여전히 험하겠지만 이젠 오빠 곁에 오빠를 끝까지 지켜줄 사람들이 있잖아.”“그리고 이제 오빠도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은 것 같아.”김도현과 윤상현, 두 노인은 숨을 들이켰다.“역시나 문씨 가문의 여식이군. 기억이 절반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상황을 이리도 정확히 꿰뚫다니.”윤상현의 목소리는 낮고도 무거웠다. 그는 인간의 죄와 벌 따윈 이미 담담히 받아들일 줄 아는 나이였다.설령 문아름이 배신했어도 이 정도 지혜라면 죽이기 아까운 존재란 판단이 들었다.“결국 선택은 구주에게 달렸지. 그 아이가 하지 않겠다고 한 일은 누구도 강요 못 해.”김도현은 한숨을 쉬었다.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한 상처, 그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결코 헤아릴 수 없다. 그걸 아무렇지 않게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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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2화

“화진이 다시 일어서기 전까진, 문아름 넌 죽을 자격도 없어.”윤구주의 손끝에서 봉황팔기의 부활술이 펼쳐졌다.구주정에서 뿜어져 나온 생명의 성광이 문아름의 잔존 혼백을 깊숙이 감쌌다.동시에 윤구주는 번개처럼 움직이며 천상 구역 곳곳에 흩어진 문아름의 혼백과 기억을 거두어들였다.어쩌면 운명처럼,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던 그 기억만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모인 건 두 사람이 함께 웃고 함께 싸우고 사랑했던 순간들뿐이었다.“...다 못 찾겠네. 뭐, 됐어.”“문아름, 다시 살아.”“이 구주정을 빌려 너의 몸을 다시 만들 거야. 화진이 번영하는 한, 너의 육신도 무너지지 않겠지만 만약 국운이 꺾이면 그 순간 너는 혼과 육체가 함께 소멸할 거다.”윤구주는 그녀의 혼백에 기억을 되돌려 담았다.하지만 깨진 일부는 복원되지 못했고 남은 틈은 구주정의 힘으로 육신을 만들어 메꿨다.마지막 절차는 그 혼백을 새로 빚은 육신에 온전히 녹여넣는 일이었다.부활의 진정한 고비가 다가왔다.“여기까지 왔군. 하지만 정말로 살려내려면 운명을 직접 건드려야 해.”김도현이 낮게 말하자 윤상현도 탄식하듯 중얼거렸다.“그래서 착하게 산 사람일수록 손해만 보는 거야. 사람을 살린다는 건, 그 사람의 업보까지 함께 짊어지는 거니까. 제 운명이 단단하지 않으면 결국 그 업보에 휘말리고 마는 거지.”윤구주는 성법에 성력, 구룡구상, 구주정의 힘을 겹겹이 쌓아 올리며 문아름의 혼백과 육신을 완벽히 하나로 융합시켰다.그 순간, 문아름은 마침내 눈을 떴다. 낯선 몸이지만 금세 익숙해졌고,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움직였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구주는 거의 탈진해 쓰러질 뻔했다.문아름은 그런 그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살려줬구나? 참, 재밌네. 결국 넌 날 놓지 못했어.”윤구주는 코웃음을 쳤다.“우습게도 네가 날 배신하고 속였던 기억은 하나도 없더라. 남은 건 좋았던 기억뿐이야. 남해에서 네가 했던 말도, 지금껏 함께한 일들도 전부 그대로였고.”“일부러 그런 거지? 다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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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3화

윤구주의 얼굴은 마치 똥이라도 씹은 듯 일그러져 있었다.문아름이 순순히 넘어갈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였다.“화부터 내지 마. 네가 날 구해줬으니, 나도 그에 걸맞은 대가는 치를 생각이야.”문아름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남해 이후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한 게, 너한테 고마워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아니야. 혹시라도 잊어선 안 될 중요한 단서가 있을까 봐 그랬던 거야.”“그때 삼안 여황제의 요진을 엿보다가 이상한 걸 하나 봤어. 그 안에서 윤씨 가문 조상의 기운이 느껴졌거든. 너희 조상이 이곳에 다녀간 적이 있다는 얘기야.”그 말에 윤상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윤씨 가문 조상이라고?”그가 목소리를 높였다.“내가 천상 구역에 발을 들이게 된 것도 결국 그 일 때문이었지! 처음엔 함정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군.”윤상현은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고 그 말을 들은 윤구주도 서둘러 물었다.“그럼 그 조상이 누구였는지 알고 있어?”문아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어. 다만 상황으로 봐선, 그 조상은 염황과 삼안 여황제를 멸할 능력이 있었어. 그런데 그분은 인황종만 가지고 이곳을 떠났지. 그래서 염황이 너희 윤씨 가문을 그렇게도 증오한 거고.”“결국 인황종은 조상님이 가져갔다는 거잖아.”윤구주는 허탈한 듯 중얼거렸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윤상현이 실망할까 봐 조심스레 말을 보탰다.“할아버지,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인황종이야 있어도 좋고 없어도 큰 문제 없어요. 어쨌든 저희 가문 손에 들어간 거니 불행 중 다행이죠.”“뭐라고? 이놈아! 나는 조상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황종은 내가 직접 손에 넣으려고 여기 온 거다!”윤상현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그제야 윤구주는 결국 참지 못하고 실소를 터뜨렸다.‘뭐야, 결국 자기 욕심이었잖아. 내 걱정은 애초에 없던 거네.’“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오해했네요. 혼자 감동하고 있었나 봅니다.”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끝을 흐렸다.“야, 이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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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4화

이때 임홍연은 아주 눈치 빠르게 윤상현에게 바짝 붙어선 채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애썼다.소채은은 정식으로 윤상현에게 인사를 올렸고 윤구주 역시 그 자리에 함께했다. 하지만 문아름만은 누구에게도 불리지 않은 채 홀로 남겨져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문아름이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허, 다들 정말 유쾌하시네요. 전 여기 이렇게 내버려 두고선, 아예 사람 취급도 안 하시는 거죠?”그 말에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특히 아까 문아름에게 한소리 듣고 체면까지 구긴 기린수가 버티지 못하고 폭발했다.“네가 뭐라고 우리가 눈길이나 줘야 하냐? 쓸모만 없었어도 진작 내 손에 죽었을 거다!”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구주가 손바닥으로 그의 말을 막았다.“닥쳐. 문아름, 무슨 일이야?”윤구주는 문아름이 괜히 관심받고 싶어 저러는 게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그런 인정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사람이었다.“아까도 말했지만 너희 윤씨 가문의 조상이 천상 구역에 온 적이 있다니까? 그런데 그게 누군지 안 궁금해?”문아름은 길게 늘어진 검은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매만지며, 윤구주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새 몸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뭐라고? 아까는 모른다며?”윤상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냈다.“도무지 알 수 없는 여자야.”문아름은 시선을 그에게 돌리며 비꼬듯 말했다.“윤상현 씨, 당신도 참 답답하네요. 윤씨 가문이 이 꼴이 된 것도 다 하미연 때문이잖아요. 전 조상이 누군지는 몰라요. 다만 그 기운은 기억하고 있죠. 서울로 돌아가서 조당에 들어가기만 하면 바로 알아낼 수 있어요.”윤상현은 ‘답답하다’는 말을 듣고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오히려 얼굴엔 흥분과 기대가 넘쳐흘렀다.“됐구나! 봐라, 손자야! 내가 뭐랬냐? 그래서 꼭 저 아이를 살려야 한다고 한 거야!”윤상현은 감격한 듯 외쳤고, 윤구주는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아니, 스스로 결정하라며 떠넘긴 사람이 누군데, 지금 와서 본인 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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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5화

식탁 위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하지만 명필무는 자꾸만 그 자리에 앉은 두 노인이 신경 쓰였다.한 사람은 말 한마디 없이 머리를 숙인 채 먹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마치 자기 집 안방처럼 태연했지만 정작 젓가락 한번 들지 않었다.결국 명필무는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구주야, 아직 두 분의 존함을 여쭙지 못했네.”“아, 소개하는 걸 깜빡했네요. 이분은 검도의 도주, 김도현 선생님이에요.”윤구주가 말하자마자 명필무는 벌떡 일어설 뻔했다.검도 도주라니!모두가 알다시피, 곤륜 지역엔 세 개의 거대 세력이 존재하며 그중 검도는 제3의 세력이었다. 그리고 검도를 이끄는 수장은 바로 천하 제일검이라 불리는 인물이었다.세상에, 그 전설 인물이 지금 이 식탁에 앉아 있다니.“실례를 범했습니다, 선생님!”명필무는 급히 예를 표했다.겉보기엔 두 노인 모두 비슷한 연배로 보였지만 사실 김도현은 명필무가 어릴 적부터 화진 전역을 종횡무진하던 대검객이었다.거슬러 올라가 보면 김도현은 화진 근대기의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절부터 이미 강력한 검수였다.김도현은 허허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그렇게까지 예를 차릴 필요없어. 나는 그런 거엔 별로 관심 없어. 게다가 나야 뭐 대단한 인물도 아니지. 진짜 대단한 건 명 사령관이잖나. 화진 바다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도 결국 자네의 힘 아닌가.”“그렇게까지 형식 따지는 분 아니니까 편히 먹으면서 이야기 나눠요.”윤구주는 술잔을 들고 분위기를 돌렸다.김도현이 끝내 젓가락을 들지 않자 명필무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선생님, 혹시 음식이 입에 안 맞으세요? 주방에 다시 부탁드릴게요.”그러자 기린수가 옆에서 입맛을 다시며 끼어들었다.“저 영감은 먹고 싶어도 못 먹어요. 지금 사령관님 눈앞에 보이는 건 영감의 원신이에요. 말 그대로 영혼 상태라 인간의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요.”“원신?”명필무는 멍하니 되물었다. 즉, 지금 눈앞의 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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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6화

명필무는 멍해졌다.보통 인물이 아니구나!“천상 구역에 너무 오래 갇혀 있어서 말이야, 내가 고기 맛도 잊을 뻔했어. 명필무 자네, 요리 솜씨는 아버지를 빼닮았군. 자네 아버지도 정말 솜씨 좋은 요리사였지.”윤상현은 웃으며 명필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그러자 명필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딱딱하게 말했다.“선배님, 실례지만 대체 누구십니까?”“하하, 그런 얼굴 할 것까진 없잖아. 난 구주의 할아버지, 윤상현이라네.”윤상현은 자기 이름을 말하며 눈빛에 힘을 실었고 그 순간 그의 기세가 방 안을 뒤덮었다. 늙었다고는 하나, 그 속에 깃든 영웅의 기백은 여전했다.세월은 그의 육신을 덮었지만 그 기세만큼은 한 치도 꺾이지 않았다.“정말, 그 윤상현 선생님이십니까?”그 자리에서 명필무는 무릎을 꿇고 윤상현에게 큰절을 세 번 올렸다.예상치 못한 행동에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졌고 임홍연도 웃으며 입을 열었다.“헤헤, 구주 할아버지는 저희 할아버지랑 같은 세대의 분이세요. 두 분이 전쟁터에서 어깨 나란히 싸웠죠. 안타깝게도 저희 할아버지는 전쟁 끝을 보지 못하고 그만...”그 말에 윤상현도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너희 할아버지는 모든 게 다 훌륭했지. 다만 운이 따라주지 못했어. 네 증조부가 노년에야 어렵게 얻은 아들인데, 그 어린 녀석이랑 함께 고생만 실컷 하고 결국 성공 직전에 쓰러졌지.”그러곤 윤상현은 윤구주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구주야, 난 홍연이 증조부와 전장을 누볐다. 우리한텐 화진의 전쟁이 끝난다는 건 곧, 태평성대를 보는 일이었지.”“하지만 난 알고 있었어. 화진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그 무렵 내 무공도 늘지 않았지. 그래서 건국 대왕께서 내게 왕의 자리를 제안하셨을 때, 나는 그걸 거절했다. 대신 홀로 세상을 떠돌며 화진의 숨은 위협을 찾아냈고 동시에 나 자신의 수련도 이어갔어.”“윤씨 가문 말이지, 내가 해줄 수 있었던 건 많지 않았어. 나라를 위하고 수련을 우선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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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7화

무도와 고신도, 이 둘이야말로 화진의 진짜 적이었다.화진 내부의 온갖 개인적 원한과 다툼도 결국 이 두 세력의 농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가볍게 대화를 나누며 만찬은 자연스레 마무리되었다.남해 함대는 여전히 순찰 임무를 이어가야 했기에 윤구주 일행은 근처의 한 섬에서 군용기를 타고 서울로 복귀할 예정이었다.남해 함대 주력함 갑판.“자, 이제 여기서 작별이군. 세상에 영원한 연회는 없는 법이지. 난 이만 검도로 돌아가야겠어.”김도현은 사람들에게 가볍게 인사했다.“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고. 한 가지 미리 말해두지. 검도의 균형을 위해 무도와 일시적으로 손을 잡을 수도 있어. 마음의 준비는 해두는 게 좋을 거야.”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알고 있어. 몸은 적진에 있어도 마음은 늘 화진 쪽에 있잖아.”“허허, 잘 알고 있군. 그리고 한 가지 더, 검도야 자생력도 있고 나도 당분간 문제 없지만 네 스승의 화신전은 상황이 좋지 않아. 요즘 곤륜 지역에선 화신전이 표적이 되고 있거든. 너희가 섬멸한 신전 잔당들이 분풀이하듯 화신전에 화풀이를 할 가능성이 커.”“지금은 버틸 수 있겠지만 네가 우선 해야 할 일은 화진 내부의 정리를 끝내는 거다. 알겠지?”“그래.”윤구주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다짐하듯 답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복귀 후 처리할 일들에 대한 구상이 시작되고 있었다.“그럼, 다들 강호에서 다시 만나기를.”김도현은 작별을 고하곤, 자신의 원신을 육체로 돌려보냈다. 곧바로 공간 전송으로 검도로 귀환한 것이다.그 모습을 본 기린수는 눈을 굴리며 말했다.“참나, 저 영감탱이 정말 겁 많긴 해. 그냥 날아서 곤륜으로 돌아갈 수도 있잖아. 굳이 정원을 다 써가며 전송을 하다니.”물론 덕분에 바로 복귀하긴 했지만 그만큼 회복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당분간 김도현은 조용히 칩거에 들어갈 것이고 검도는 그의 빈자리를 감당해야 했다.“야, 멍청한 소리 작작 해라.”윤구주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중간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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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8화

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소채은의 생각은 단순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았다.머리를 느긋하게 빗고 있던 문아름이 툭 던지듯 말했다.“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초랑도는 공해에 있고 이놈들은 무역선 같은 걸 노리는 게 아니라 선원을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하죠. 국가 해군하고는 정면으로 맞서려 들지 않아요.”“그럼 더더욱 없애야 하는 거 아니에요?”소채은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누가 나서서 그걸 없애겠어요? 그 지역은 지리적 여건이 독특해서 해적이 사라져도 곧 또 생겨요 지금 있는 해적들도 멸망한 해군 세력이 변질돼서 생긴 거고요. 그 이전에도 또 다른 해적이 섬을 차지하고 있었어요.”“불씨를 다 꺼도 바람만 불면 또 살아나는 게 해적이에요. 이걸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섬 자체를 뿌리째 없애야 해요. 근데 이 해적들이 1년에 갈취하는 돈이 무역 전체 규모에 비하면 정말 쥐꼬리예요. 반면에 그 해적을 없애는 데 드는 비용은 그 몇 배를 훌쩍 넘어요.”“결국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정의로운 일을 하려는 나라가 얼마나 되겠어요. 옳은 일이라고 해도 다수가 손해를 본다면 결국 아무도 나서지 않는 거예요.”“마치 한 사람을 살리겠다고 백 명을 희생시켜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포기해요. 근데 우리 화진은 그게 안 돼요. 그런 바보짓을 하는 나라거든요.”“산중 화재 속에 단 한 사람이 갇혔을지라도 화진은 여전히 구조대를 보냈어요. 백 명도 안 되는 시골 땅에 화진은 꼭 도로를 깔아주고 하루에 버스 한 대라도 다니게 했죠.”“화진은 그렇게 누구 하나라도 소외되지 않게 하려는 나라예요. 문제는 이게 다른 이들의 이익과 충돌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명문가나 귀족들 말이에요. 그래서 윤구주가 목숨 걸고 그들을 없애려는 거예요.”“언젠가는 또 생기겠지만 지금 윤구주는 그걸 감당할 수 있는 힘도, 각오도 있어요. 잔인하단 욕을 먹어도, 차가운 인간이라 손가락질받아도, 화진 부흥을 막는 자라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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