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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บทที่ 1181 - บทที่ 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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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형, 저 임명우 정말 임희주를 죽이려 했던 거 맞아?”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희주의 방문을 열었다. 방안에는 기골이 장대한 남자 몇 명이 임희주를 꾹 누르고 있었고 금방 잠에서 깨어난 임희주가 미친 것처럼 발버둥 치는 바람에 남자들도 겨우 잡고 있었다. 구승훈이 안으로 들어가자 임희주가 잠깐 멈칫하는 듯 싶더니 더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옆에선 노민준이 구승훈을 보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약물이 예상한 효과를 내지 못했어. 깨어나긴 했지만 너도 봤듯이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야. 이성을 조금 유지할 수는 있지만 미친 정도가 예전의 너랑 비겨도 전혀 손색이 없어.”구승훈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옆에 놓인 트레이에서 장갑을 꺼내 착용하고는 옆에 선 노민준에게 당부했다.“묶으면 돼. 진정제만 투여해 주고 일단 나가 있어.”노민준이 임희주를 침대에 단단히 묶었다. 발버둥 치고 싶지만 행동이 제한되자 임희주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구 대표님, 제발 나 좀 놓아주세요. 네? 제발 부탁 좀 드릴게요.”구승훈이 차갑게 웃더니 임희주의 턱을 꽉 움켜쥐었다. 차가운 장갑이 턱에 닿자 임희주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고 뒷걸음질 치려는데 밧줄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구승훈이 온몸으로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는 걸 보고 임희주가 드물게 이성을 조금 찾았다.“나, 나 다 알아요. 구 대표님이 뭘 알아내려는지 아는데 말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부탁이에요. 이제 그만 나 좀 놔줘요.”임희주가 눈물을 뚝뚝 떨궜다. 이 남자가 얼마나 매정한지는 진작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이 되어서야 그가 자신을 이용했다는 걸 알아챘다. 순간 임희주는 슬픔이 물밀듯 몰려왔다.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끼리 동정이라도 좋으니 일말의 감정이라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틀렸다. 이 남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를 신경 쓴 적이 없었다.구승훈이 콧방귀를 뀌며 손에 힘을 주자 당장이라도 턱뼈가 부러질 것처럼 너무 아팠다.“그래요? 죽는 게 그렇게 두려우면 더 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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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임희주는 절망에 찬 눈빛으로 구승훈을 바라봤지만 구승훈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임희주를 내려다보며 시계를 확인했다.“아참, 깜빡했네요. 오늘 10시 전에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하리가 문을 잠근다고 해서 9시까지밖에 못 기다려요. 내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거예요.”이 말에 임희주가 눈을 부릅떴다.‘강하리? 문을 잠근다는 말이 무슨 말이지?’임희주는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그 정도로 틀어졌는데 다시 화해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승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임희주가 다시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 턱이 빠져서 그런지 발음이 새고 침이 마구 아래로 흘렀지만 구승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옆에 놓인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침대를 세 번 두드려요. 내가 들으려는 말이 아니면 다음엔 턱만으로 부족할 거예요.”침대를 두드리려던 임희주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구승준을 노려봤다. 그 눈빛에는 분노와 원망이 함께 섞여 있었다. 하지만 구승훈은 마치 그 눈빛을 보지 못한 듯 멀리 앉아서는 때때로 시계만 확인했다.얼마나 지났을까, 임희주는 협박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는지 눈을 지그시 감고 슬픔을 감췄다. 발버둥 치는 것도 포기한 걸 봐서는 이제 더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때 구승훈이 옆에서 웃음을 터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임희주에게로 다가가 오만한 표정으로 몰라보게 달라진 임희주를 내려다봤다.“아참, 오는 길에 아는 사람을 한 명 만났지 뭐예요. 아마 임 선생도 아는 사람일 거예요.”임희주는 마치 잠에 든 것처럼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지만 꼭 쥔 주먹이 그녀의 불안함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구승훈이 웃으며 그 이름을 내뱉었다.“임명우.”세글자가 나오자 임희주의 몸이 그대로 굳었고 아무리 주먹을 움켜쥐어도 몸이 파르르 떨리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구승훈은 그런 임희주의 반응을 다 봤으면서 딱히 다그치지 않고 묵묵히 임희주의 침대맡에 서서 그녀가 항복하기를 기다렸다.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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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구승재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바로 말해둘게.”구승재가 자리를 뜨려는데 구승훈이 이렇게 말했다.“그리고 오늘 임희주의 병실에 잠입 시도가 있었으면 하는데...”구승훈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구승재에게 당부하고 나서야 밖으로 나갔다.노민준 사무실.구승훈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노민준이 통화하고 있었다. 간단하게 통화를 끝낸 노민준이 그제야 이렇게 물었다.“어떻게 됐어?”구승훈이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지금은 말한다 해도 명줄을 지킬만한 단서는 남겨둘 거야. 하지만 나는 임희주가 아는 모든 걸 알아내고 싶어.”노민준이 캐묻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앞으로 이 일은 관여하지 않을게. 집에서 자꾸만 들어오라고 보채고 있어. 민우가 오늘 여씨 가문으로 가서 파혼하겠다고 했나 봐. 노씨 가문 지금 말도 아니야. 가서 정리해야지.”구승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수고가 많네.”노민준이 혀를 끌끌 찼다.“너랑 나 사이에 그런 말이 왜 필요하니?”“근데...”노민준이 멈칫했다.“너도 조심해. 저쪽도 인내심이 바닥난 것 같던데 곧 여초연을 구해내려고 움직일 거야. 그러면 요양원에 이런저런 이유로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아질 텐데 환자 중 대부분이 정황을 알아보려고 온 사람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구승훈이 대답했다.“그 소식 내가 내보냈어. 만반의 준비를 해야지. 그래도 안 되면 여초연을 풀어주면 그만이고.”노민준이 멈칫했다.“풀어준다고? 누구에게 풀어준다는 거야?”노민준이 이렇게 말하더니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설마 조시욱?”구승훈이 대답 대신 눈썹을 추켜세웠지만 뜻은 분명했다. 노민준은 그런 구승훈을 이해할 수 없었다.“꿍꿍이가 많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과 손잡는 건 위험하지 않겠어?”“꿍꿍이가 많아도 너무 많지.”구승훈이 차갑게 웃었다.“조시욱이 하리에 대한 마음은 주해찬이 하리에 대한 마음의 50퍼센트도 안 돼. 나머지는 다 꿍꿍이야.”구승훈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날 밤 조시욱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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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구승재와 구승훈이 탄 차가 요양원을 떠나자 한 남자가 복도로 들어갔고 임희주의 병실로 가는 대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데스크 간호사와 수다를 떨었다.임명우는 외모가 준수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의 얼굴이 꽃처럼 활짝 피었고 원하는 정보를 티 나지 않게 물었다.“저 병실에 있는 환자는 묻지 않는 게 좋아요.”간호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자 임명우는 더 궁금해졌다.“왜요? 설마 큰 인물이라도 되는 거예요?”간호사가 입을 삐죽거렸다.“큰 인물인지는 모르겠는데 매우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아요. 저 보디가드들 봤죠? 24시간 저렇게 지키고 서 있다니까요.”임명우가 눈살을 찌푸리고 복도 끝을 내다봤다. 병실 문을 지키고 있는 사람만 열댓 명인 걸 보고 임명우는 웃음을 터트렸다.‘내가 두려운 건가?’임명우가 간호사와 카톡을 추가하고는 요양원에서 나와 핸드폰을 꺼내 텔레그램으로 어딘가 문자를 보냈다. [임희주가 깨어났어. 영원히 입 못 열게 해야 할 거야.]그러자 상대가 바로 답장했다.[네.]그때, 다른 한 통의 익명의 메시지가 조시욱의 핸드폰에 도착했다.[손잡을래요? 내가 강하리 씨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줄게요. 조시욱 씨는 구승훈 좀 붙잡아놓고 있어요.]조시욱은 핸드폰에 뜬 문자를 보자마자 눈빛이 어두워졌다.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와 번호를 조사해 보려는데 이내 다른 문자가 한 통 더 도착했다.[내 번호 알아볼 생각하지 마요. 나는 구승훈과 이익의 충돌이 있을 뿐이지 당신과는 없어요. 생각이 있으면 1을 보내고 생각 없으면 그냥 무시해요.]메시지와 함께 도착한 건 녹음파일이었다. 내용은 간호사와 임희주가 나눈 대화였는데 그 안에는 구승훈과 임희주의 관계에 대한 추측도 들어 있었다. 여자를 숨겨뒀느니, 죽어서도 끝나지 않을 사랑이라느니, 임희주가 깨어나자마자 구승훈이 달려왔다느니 이러한 내용도 들렸다. [이건 선금으로 하죠. 강하리 앞에서 점수를 따지는 못하더라도 구승훈의 점수를 깎아내릴 수 있지 않겠어요?]익명의 메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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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게다가 구연정이 자꾸만 아빠를 갖고 싶다고 말하는 바람에 완전히 신경을 끌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흔쾌히 구승훈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건 어려웠다.“갑자기 그건 왜 물어?”천아름이 자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그게... 내가 친구가 있는데...”강하리가 천아름을 힐끔 쳐다보자 천아름이 켕기는 게 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왜? 내가 아니라 내 친구라니까.”강하리가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언니 친구가 왜?”천아름이 혀를 끌끌 찼다.“친구라는 거 안 믿는 거지? 나라고 생각하는 거지?”강하리가 말했다.“나 아무 말도 안 했어. 언니 왜 그래?”“내 친구라니까.”“그래. 언니 친구. 언니 친구가 왜? 감정 문제야?”천아름이 콧방귀를 뀌더니 흥미를 잃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됐어.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태우고 올게.”강하리가 말했다.“같이 가. 나도 화장실 좀 다녀오게. 이따 우리 둘이 방 따로 잡고 연지도 부르자.”“그래. 오늘 민우가 여씨 가문에 큰 엿을 먹였다고 들었는데 민우도 불러서 어떻게 엿을 먹였는지 들어보자. 기분이라도 좋아지게.”천아름이 웃으며 강하리의 휠체어를 밀고 룸에서 나갔다. 강하리가 뭔가 더 말하려다 문 앞에 선 조시욱을 발견했다. 조시욱은 강하리가 룸에서 나올 줄은 몰랐는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어? 하리야? 네가 왜 여기 있어?”강하리가 입술을 앙다물더니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아, 회사에서 축하 파티한다고 왔어요. 그러는 선배는 왜 여기... 있어요?”조시욱이 옆방을 가리키며 말했다.“형이랑 술 한잔하러 왔어.”조시욱이 천아름을 바라봤다.“천아름 씨도 우리 형 알 텐데요. 내 기억엔 친구인 걸로 알고 있는데.”친구라는 말에 천아름이 웃음을 터트렸다.“기억이 잘...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친구가 좀 많았어야 말이죠.”조시욱의 표정이 어딘가 난처해 보였다.“그래요? 나는 두 사람이 꽤 친한 줄 알았는데.”천아름이 조시욱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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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천아름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강하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강하리는 오버핏의 스웨터와 와이드 팬츠를 입고 있었다.강하리는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 다른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내가 오빠 결혼식에 왜 가? 볼 것도 없는데. 난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야.”조명현은 담담하게 천아름을 보면서 얘기했다.마치 천아름이 이런 대답을 할 거라는 것을 미리 알았던 것처럼 말이다.“정말 그렇게 생각해? 내 옆에 서는 여자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아?”조명현은 그렇게 말하면서 옅은 미소를 띠고 천아름을 쳐다보았다.천아름은 속이 울렁거려서 당장이라도 토하고 싶었다.지금 본인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너무도 싫었다.“조명현, 오빠가 날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약혼했을 때부터, 우리 사이는 끝난 거야.”“아름아, 정말 날 포기하는 거야?”아까까지만 해도 속이 울렁거렸던 천아름은 지금 조명현이 하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질 뻔했다.“오빠 곧 결혼하는 사람이야.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나한테 이런 헛소리하지 마. 난 오빠랑 감정 관계로 얽히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그럼 어떻게 불러주면 좋을까? 너 몇 년 동안 남자 친구 없었잖아. 내 말이 틀려?”조명현이 갑자기 천아름의 손목을 붙잡고 말했다.“넌 아직도 나를 못 잊은 거야.”천아름은 조명현의 손을 뿌리치려 발버둥 쳤지만 결국 실패해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잊지 못했다고? 오빠 같은 쓰레기에 내가 매달릴 것 같아? 저리 꺼져. 쓰레기 냄새 나니까.”천아름은 화가 잔뜩 난 눈으로 조명현을 쳐다보았다.멀지 않은 곳에서 강하리와 조시욱이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조명현 뒤의 문이 열렸다.안에서는 젊은 남녀들이 걸어 나왔는데 그중 한 여자가 천아름의 얼굴을 훑어보고 이내 천아름의 손목을 잡고 있는 조명현의 손을 보더니 간드러진 목소리로 물었다.“명현 씨, 이분은 누구예요?”그 여자가 조명현의 팔을 그러안으며 물었다.그러자 조명현은 그제야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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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강하리는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쪽팔릴 게 뭐가 있어. 오히려 쪽팔려야 하는 건 저 사람들이야.”천아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차라리 뺨을 확 갈겨버릴 걸 그랬어.”“그러게 말이야. 알면서 왜 가만히 있었던 거야.”천아름은 담배를 입에 물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괜찮아. 난 걱정하지 마. 헤어진 지 얼마나 오래됐는데. 마음 정리 끝난 지 오래됐어.”천아름의 담담한 말투에 강하리는 더 묻지 않았다.“지나간 과거의 일은 놓쳐버린 요리 같은 거야. 그게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저 음식물 쓰레기일 뿐이지. 아무리 배고프다고 해도 음식물 쓰레기를 먹을 건 아니잖아.”“구 대표님은? 몇 번이고 돌아섰잖아.”강하리는 시선을 내리고 가볍게 웃었다.“나랑 승훈 씨는 다른 케이스지. 그리고 쓰레기 정도까지는 아니야.”“쳇, 그게 바로 내로남불이라는 거야.”얼마 지나지 않아 강하리의 핸드폰이 울렸다.구승훈이 걸어온 것이었다.강하리는 갑자기 조시욱이 강하리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이윽고 영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가슴에서 밀려왔다.“어디야?”구승훈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강하리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대답했다.“무슨 상관이에요?”“여보, 나 때문에 화가 난 거야?”“짐이나 정리해요. 요양원에서 임희주 씨랑 오손도손 잘 살면 되겠네요.”말을 마친 강하리가 바로 전화를 끊었다.바 입구에 서 있던 구승훈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구승재를 쳐다보았다.“형, 왜 그래?”“혹시 우리가 임 선생님을 보러 간 걸 강하리한테 알린 거야?”“무슨 소리야, 형. 내가 미쳤다고 형수님한테 그걸 일러바치겠어?”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누군가가 마음이 급해진 것 같네.”이윽고 구승훈은 핸드폰을 들고 바로 걸어 들어갔다.강하리는 전화를 끊고 천아름을 바라보았다.“가자, 따로 룸을 하나 잡자.”천아름은 가볍게 웃었다.“됐어. 구 대표님 벌써 온 거 아니야?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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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조시욱은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말을 삼켜버렸다. 강하리는 이상한 표정의 조시욱을 보고 조시욱의 시선을 좇았다. 그곳에는 구승훈이 서 있었다.구승훈은 입꼬리를 올리고 강하리 쪽으로 걸어왔다.“집으로 갈까?”강하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구승훈을 쳐다보다가 알아서 휠체어를 밀며 밖으로 나갔다.구승훈은 그런 강하리의 차가운 반응에도 아무렇지 않아 하며 조시욱을 향해 눈썹을 까딱거렸다.조시욱은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바 입구.구승훈이 강하리를 데리고 나왔다. 강하리는 차갑게 얘기했다.“알아서 돌아가요. 난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으니까.”구승훈은 자기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떨어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다른 사람이 구승훈의 자리를 위협하다니.운전기사는 심씨 가문의 집사인 심문준이었다. 심문준은 심준호가 어릴 때부터 같이 생활해 온 가족이었다. 그래서 강하리는 그를 문준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했다.심준호의 가족인 심문준은 구승훈과도 사이가 꽤 좋았다.하지만 오늘 구승훈을 본 심문준은 그저 고개만 까딱일 뿐이었다. 구승훈은 그 행동에서 평소보다 차갑다는 기분을 느꼈다.아마 고개를 까딱인 것도 강하리의 얼굴을 봐서일 것이다.구승훈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강하리 앞에서나 조시욱 앞에서는 언제나 당당하고 센 척할 수 있었지만 심씨 가문 사람 앞에서는 그런 태도를 보이면 안 됐다.“차에 타시죠.”심문준이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강하리는 입을 열지도 못하는 구승훈을 보면서 속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강하리는 심문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심문준은 가볍게 웃고 강하리를 차에 앉혔다. 그리고 휠체어를 접어 트렁크에 넣었다.할 일을 마친 심문준은 더 이상 구승훈과 나눌 얘기 따위는 없다는 듯 구승훈의 앞을 지나쳐갔다.“심문준 씨.”구승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심문준은 무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이죠?”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잘 부탁드립니다.”심문준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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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하리야, 무슨 선물이 받고 싶어?”강하리는 심준호가 구승훈에 관한 걸 물어볼 줄 알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질문에 약간 놀랐다.이내 옅은 미소를 얼굴에 띤 강하리가 되물었다.“갑자기 그건 왜요?”심준호는 가볍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에서 죄책감이 비쳤다.“이건 네가 집에서 보내는 첫 번째 생일이잖아. 삼촌으로서 선물이라도 좀 주고 싶은데, 싫어?”“아니요, 좋아요. 그럼 저는 차가 갖고 싶어요. 그런 멋진 스포츠카요.”“그래.”심준호가 대답을 마치자 주위는 순식간에 고요해졌다.강하리는 심준호가 전화를 끊은 줄 알고 식겁했다가 핸드폰 화면을 다시 확인하고서야 한숨을 돌렸다.강하리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삼촌?”“응.”심준호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미안해.”심준호는 씁쓸해진 감정을 속으로 삼키며 말을 이어갔다.“미안해, 하리야. 삼촌이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전에도 다른 곳에서 힘든 일을 많이 겪었는데, 심씨 가문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그런 일을 겪게 하다니... 다 삼촌이 못나서 그래. 미안하다.”그건 심준호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자 심씨 가문 사람으로서 품고 있던 죄책감이었다.전에는 말할 기회가 없어서 얘기하지 못한 것이다.강하리는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져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이 일은 심씨 가문 탓이 아니었다.모든 것은 강하리 본인의 선택이었다.심씨 가문은 그저 강하리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강하리의 방향을 지지해 주었다. 강하리는 심씨 가문에서 어머니의 일로 강하라와 구승훈의 사이를 반대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심씨 가문에서는 반대한 적이 없었다. 강하리는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가슴은 더욱 무거워졌다.구승훈에게로 가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강하리는 더욱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다치는 건 강하리였다. 그 때문에 심씨 가문 사람들까지 걱정하게 만들었다.강하리는 가볍게 숨을 내뱉었다.“삼촌, 사랑해요. 얼른 돌아와서 생일 선물 사줘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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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조시욱은 그곳에 멍하니 선 채 시선을 천천히 내렸다.복잡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 눈동자가 눈꺼풀에 덮여 사라졌다.정보를 받은 그 순간, 조시욱은 알 수 있었다. 이 정보를 보낸 사람은 조시욱과 같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그렇지 않으면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연락했을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그래서 조시욱은 여태까지 그 문자에 답장 한 번 하지 않았다.그래도 정보를 얻는 데는 문제가 없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강하리한테서 된통 깨지고, 또 구승훈한테서 이런 경고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조시욱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 씁쓸한 미소를 흘렸다.아직 강하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다.조시욱은 웃음을 흘리고는 다시 바로 들어갔다.바 안에서.천아름은 화장실 앞에서 담배 두 대를 다 피우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갔다.조명현을 봐도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천아름의 감정을 휘두를 수 있는 남자는 조명현뿐일 것이다.하지만 2년 전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래도 가슴이 불편하고 답답한 것은 사실이었다.감정은 솔직하게 털어놓고 얘기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천아름은 본인이 막무가내로 매달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조명현은 하필이면 이러한 방식으로 두 사람의 8년을 끝내버렸다.어쩌면 일방적인 끝마침이었다.해외에서 전시회에 참여한 천아름이 인스타에서 조명현의 약혼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천아름이 얼마나 놀랐을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급급히 귀국해 쏟아져 내리는 빗속에서 조씨 가문까지 찾아온 천아름의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조명현이 약혼녀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나란히 걷는 모습이었다.그 모습은 꽤 아름다웠다.예술을 하는 천아름의 눈에도 아름다울 정도라니.그때 천아름은 무슨 생각을 했었던가.눈앞의 저 남자가 자기 남자 친구만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집에 일이 있어서 며칠 동안 돌아가야 해. 일주일 정도 걸려. 네 전시회가 끝나면 나도 일을 다 처리했을 거야.”조명현이 해외에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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