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Bab 1191 - Bab 1200

1223 Bab

제1191화

그날, 천아름은 본인의 뒷모습이 얼마나 처량하고 볼품없었는지 절대로 모를 것이다.다만 허공 높이 들었던 손은 결국 조명현의 뺨을 제대로 후려치고 말았다.조명현이 천아름을 손목을 잡고, 앞으로 몰래 만나자는 얘기를 했을 때 천아름은 결국 참을 수 없었다.2년이 지났고 이제는 괜찮다고 생각했다.천아름은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매번 고요한 밤이 찾아오면 천아름은 8년 동안의 감정이 그토록 쉬운 것이었구나라는 생각을 떠올리곤 했으니까.잠들지 못하는 밤마다 천아름은 반짝이는 별들을 보면서 술을 마시고, 홀로 외로운 휴일마다 담배 연기로 앞을 가려 외로움을 달랬다.하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도대체 왜 조명현이 그렇게 돌아선 것인지 말이다.솔직히 얘기하면 완전히 다 잊지는 못했다.조명현을 향한 감정을 나날이 옅어졌지만 결국 사라지지는 않았다.머리카락을 쓸어 넘긴 천아름은 입에 담배를 물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시야 안에 들어온 한 여자를 보고 그대로 멈춰서고 말았다.그 여자는 천아름보다 키도 작고 몸매도 별로였으며 얼굴도 그럭저럭이고 피부도 어두웠다.‘조명현이 눈이 멀었나.’천아름은 그렇게 생각한 후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지나갈게요.”천아름이 나른한 목소리로 얘기했다.하지만 그 여자는 천아름의 앞을 막아서고 얘기했다.“천아름 씨.”천아름은 미간을 약간 찡그리고 담배 연기를 내뿜어냈다.“무슨 일이죠?”여자는 담배 연기에 얼굴을 찡그리고 화가 난 듯 물었다.“천아름 씨의 인사는 이런 식인가요?”천아름은 그저 가볍게 웃고 옆으로 서 있었다.“아니요. 보통은 이러지 않죠. 지나가는 개한테는 몰라도.”기다란 손가락으로 담배를 집은 천아름이 물었다.“비켜주실래요?”“천아름 씨!”여자는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그러니까 명현 씨가 당신을 싫어하는 거예요.”천아름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네, 다행이네요. 나를 싫어해 줘서. 그러니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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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구승재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어두웠던 조명현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구승재는 고개를 들어 조명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또 조명현의 품에 기댄 여자를 훑어보았다.그러더니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마치 비웃는 듯한 웃음이었다.“잘 어울리네요.”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목소리였다.분명 좋은 뜻의 말이었지만 구승재의 말투는 마치 비웃음 같았다.“뭐 하자는 거에요!”조명현의 품에 안긴 여자가 꽥 소리를 질렀다.조명현은 미간을 팍 찌푸리고 그 여자를 품에 묻었다.“명현 씨, 이거 우리를 욕하는 거잖아요!”조명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여기서 반박하면 그걸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린다.조명현은 고개를 들어 천아름을 쳐다보았다.“천아름, 우리 사이 일은 우리끼리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구승재 씨까지 끌어들이는 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면 예전처럼 나를 패라고 시킬 거야?”천아름은 그대로 굳어버린 채 미간을 찌푸렸다.천아름이 뭐라고 더 되묻기 전에 구승재가 갑자기 천아름의 손을 잡았다.손깍지를 낀 구승재가 멍청한 것을 보듯 조명현을 쳐다보았다.“두 사람 사이의 일이라고요? 조명현 씨, 두 사람 사이에 아직도 얘기할 게 있나요? 약혼녀 간수나 잘해요. 함부로 날뛰게 하지 말고. 그러다가 유산되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말을 마친 구승재는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천아름만 바라보았다.“가요.”천아름은 미간을 찌푸리고 구승재를 쳐다보았다.구승재는 이미 천아름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등 뒤에서 따가운 시선들이 꽂히는 게 느껴졌다.분노, 난감한, 억울함 등 감정이 섞여 있었다.하지만 천아름의 머릿속에는 조명현이 한 말밖에 생각나지 않았다.“아니면 예전처럼 나를 패라고 시킬 거야?”바에서 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천아름을 덮쳤다.차가운 공기에 천아름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시선을 내려 구승재와 맞잡은 자기 손을 본 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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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구승재, 네 눈에는 내가 그 정도로 멍청해?”천아름이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그리고, 내가 왜 조명현의 옷을 입어야 하는 건데?”“넌 멍청이잖아.”구승재가 천아름을 보면서 애써 화를 누르고 얘기했다.“나랑 사귈 때는 그렇게 위풍당당하더니만, 조명현과 사귀더니 바보, 멍청이가 돼버렸어. 천아름, 도대체 조명현이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쓰레기인 줄 알면서도 놓지 못할 정도라니. 무슨 최면에 걸린 거 아니야? 너 정말 왜 그러는 거야!”구승재가 천아름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천아름은 구승재의 말을 들으면서 정신이 멍해졌다.차에 기댄 천아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등을 타고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눈앞에서 화를 내는 구승재를 보면서 천아름은 약간 긴장하기도 했다.한참 지나자 구승재가 드디어 멈췄다.그러자 천아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다 했어?”구승재는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아니.”“아.”천아름은 손을 들어 구승재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얘기했다.“그럼 계속해.”“...”구승재는 약간 창피해진 듯 천아름을 밀어내더니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면서 욕설을 또 퍼부었다.“X신.”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코트를 벗은 구승재가 코트를 천아름의 머리 위로 던져버렸다.“입어. 네가 얼어 죽으면 나 때문이니까.”천아름은 코트 안에서 머리를 쏙 빼고 넓고 든든한 구승재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대로 뛰어서 구승재의 등에 업혔다.“나 업어줘.”“싫어. 저리 꺼져!”그렇게 얘기하면서도 구승재는 천아름의 다리를 꼭 잡아주었다.“어휴, 얼어 죽을 뻔했네.”천아름이 중얼거리면서 코트를 덮었다. 그리고 구승재의 어깨에도 살포시 덮어주었다.“따뜻하네.”천아름은 고개를 구승재의 어깨에 댄 다음 구승재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물었다.“조명현을 팬 적 있어?”구승재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기억 안 나.”천아름은 깔깔 웃어댔다. 그리고 구승재의 목을 그러안고 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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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구승훈이 집에 돌아왔을 때, 연정이는 이미 샤워를 마친 상태였다.돌아온 구승훈을 본 연정은 무거웠던 눈꺼풀이 순식간에 가벼워진 것만 같았다.“아빠, 안아줘요. 연정이랑 같이 자요.”구승훈은 웃으면서 강하리를 쳐다보았다.“나 들어가도 될까?”강하리는 구승훈을 보면서 눈을 흘겼다.“들어오려고요? 이따가 임희주 씨 만나러 가야 하지 않아요?”구승훈은 입가를 바르르 떨었다.“조시욱의 헛소리는 듣지 마.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그러는 거야.”강하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구승훈을 쳐다보았다.“임희주 씨를 찾아간 건 맞잖아요?”“그래.”구승훈이 마른침을 삼키고 대답했다.“하.”강하리는 차가운 웃음을 흘리고 연정이의 머리를 말려주었다.구승훈은 얼른 다가와서 헤어드라이어를 들고 연정이를 안은 채 다른 곳에 앉았다.“내가 할게.”연정이는 구승훈의 품에 엎드린 채 머리를 말리면서 수다를 떨었다.“엄마 화났어요. 아빠 나빠요.”구승훈은 연정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얘기했다.“맞아. 아빠가 나빴어. 그래서 엄마를 달래는 중이야.”“아빠 엄마한테 뽀뽀해 줘요.”“그래, 알겠어. 아빠가 엄마한테 뽀뽀할게.”말을 마친 구승훈이 강하리를 보면서 눈썹을 까딱였다.그럼에도 강하리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강하리는 구승훈의 품에서 머리를 말리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구승훈은 죄책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하리가 먼저 얘기했다.“이제 가도 돼요.”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연정이를 안은 채 강하리 옆으로 갔다.“너랑 연정이 모두 다 수고 많았어.”강하리는 아무 감정 없이 그 말을 듣고 있다가 갑자기 가슴이 찡해지는 것 같았다.강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손을 뻗어 구승훈의 품에서 연정이를 데려오려고 했다.이런 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건가.이미 엎어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강하리는 그저 연정이와 평온하게 살고 싶었다.눈앞의 이 남자는 용서하고 싶지도 않고 용서할 수도 없었다.강하리는 구승훈을 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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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들어가서 자. 무슨 일 생기면 날 부르면 돼.”씁쓸하게 웃은 구승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하리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한 후 밖으로 걸어 나갔다.아파트의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강하리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가정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이 추운 날에 밖에서 자다가 얼어 죽는 거 아니에요?”강하리가 가정부를 쳐다보자 가정부는 놀라서 얼른 입을 닫았다. 하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눌렀다. 그러자 가정부의 핸드폰에서 일기예보가 나왔다.“보경시에는 오늘 저녁부터 내일 아침까지 눈이 내려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하 15도에서 영하 2도입니다.”갑작스레 울려 퍼진 일기예보에 강하리는 미간을 꾹 눌렀다.“아주머니, 내일 서산 퍼스트 빌리지로 가실래요?”가정부는 얼른 핸드폰을 끄고 주방으로 들어갔다.강하리는 굳게 닫히니 주방 문을 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휠체어를 끌고 침실에 들어온 강하리는 침대에 누웠지만 전혀 잠들 수가 없었다.이리저리 뒤척여도 결국 잠에 들지 못해 강하리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일어난 강하리는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노민우가 술에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언제 돌아와요?”노민우는 강하리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왜요? 연지가 제가 없이는 안 되겠대요?”강하리는 차갑게 웃고 대답했다.“연지는 오늘 나이트 근무인데, 그것도 몰랐어요?”“...그래요? 지금 당장 데리러 갈게요.”“근무 중이에요. 괜히 갔다가 싸우겠어요. 결혼은 그렇게 일시적인 충동으로 하는 게 아니에요.”노민우가 씁쓸하게 웃었다.“알아요. 하지만 정말 충동적인 행동은 아니에요. 됐어요. 그럼 야식이라도 챙겨가죠.”말을 마친 노민우가 전화를 끊어버렸다.강하리는 묵묵히 끊긴 전화를 보고 있다가 밖으로 걸어 나갔다.복도.구승훈이 안에서 나오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준봉이 걸어온 전화였다.“임희주 씨가 울면서 구 대표님을 만나겠다고 하십니다. 얘기 드릴 중요한 일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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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강하리는 구승훈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약간 굳어버렸다.강하리는 임희주를 만나러 가고 싶지 않았다.임희주나 여초연이나 다 마찬가지였다.이제는 구승훈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마저 없었으니까 말이다.“일단 약부터 챙겨요.”강하리가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그 말에 구승훈이 약간 실망했다.사실 구승훈은 이 기회를 빌려 모든 것을 털어놓을 생각이었다.전에 강하리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은 강하리의 안전을 생각해서였다.하지만 지금은 숨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그러나 강하리는 이제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 한다.“그래.”구승훈은 임희주에 대해 더 얘기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내려 강하리의 귓가에 가볍게 키스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하리는 고개를 돌려 구승훈을 피했다.“소파에 앉아요.”말을 마친 강하리는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문 앞에 서 있는 구승훈은 강하리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연정이는 이미 잠에 들었고 가정부도 방으로 돌아갔다.구승훈은 소파에 앉은 후 천천히 단추를 풀었다.강하리는 멀뚱멀뚱한 구승훈을 보면서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약 발라주는 것뿐인데, 내가 이상한 짓을 시키는 것처럼 굴지 마요.”구승훈은 그 말을 듣고 가볍게 웃더니 물었다.“그럼 정말 이상한 짓을 시키는 거라면... 하루에 얼마 줄 건데?”강하리는 팔짱을 끼고 구승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마치 눈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구승훈은 웃으면서 셔츠의 세 번째 단추를 풀었다. 그러자 가슴 근육과 쇄골이 드러났다.가슴 쪽에 상처 몇 개가 보일락말락 했지만 오히려 야성 넘쳐 보여서 더욱 좋았다.강하리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속으로 욕설을 중얼거렸다.‘미쳤네.’“미안하지만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탈락이네요.”구승훈은 그대로 얼어붙은 채 강하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럼 네 스타일은 어떤 사람인데? 조시욱 같은 사람?”강하리는 구승훈과 말싸움하고 싶지 않았다. “얼른 옷부터 벗어요. 약 발라주고 쉬러 들어갈 거니까. 난 밤을 새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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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구승훈은 바로 강하리를 안아 본인 다리 위에 앉혀버렸다.“싫은데?”구승훈은 강하리의 허리를 안은 채 강하리의 볼에 얼굴을 비볐다.“정말 내가 네 스타일이 아니라고? 내가 조시욱보다 몸도 좋고 잘생겼는데? 게다가 난 네가 좋아하는 곳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단 말이야. 정 안 되면 한번 해보면 되잖아. 내가 살살할게, 응?”구승훈은 강하리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입안의 혀처럼 굴었다. 이 모습만 놓고 본다면 영락없는 선수 같았다.강하리는 화가 치밀어 올라 관자놀이가 아팠다.‘괜히 걱정했네.’“날 놔줘요. 그렇지 않으면 당장 이 집에서 쫓아낼 거예요.”구승훈은 여전히 턱으로 강하리의 목 뒤쪽 예민한 부분을 비비면서 물었다.“오래 안 했잖아.”그러면서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오랜 시간 하지 않았지만 그 감각만큼은 잊을 수 없었다. 강하리가 정신을 차렸을 때 구승훈의 손은 이미 강하리의 잠옷 안으로 들어가 버린 후였다.강하리는 손에 든 연고를 구승훈의 얼굴에 던지고 얘기했다.“그래요, 당신의 선택을 존중할게요.”구승훈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반짝였다.하지만 이내 들려오는 강하리의 말에 빛을 잃고 말았다.“아주머니, 이 사람을 당장 내쫓아주세요!”구승훈은 웃으면서 강하리의 입술 위에 가볍게 키스했다.“됐어, 그만해. 등은 안 아프니까.”강하리는 멍해졌다. 그제야 구승훈이 왜 이렇게 한 것인지 이해했다.“날 내려줘요.”구승훈은 강하리를 안은 채 소파로 가서 그녀를 내려놓아 주었다.방안은 그렇게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강하리는 가볍게 연고를 발라주었고 구승훈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화상을 입은 면적이 너무 커서 강하리는 꼼꼼하게 빠짐없이 발라야 했다. 그래서 연고를 바르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강하리 앞에 앉은 구승훈의 눈빛은 점점 부드러워졌다.구승훈은 한 번도 다치는 것을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반년 동안 수많은 부상을 당했었고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릴 정도였으니까 말이다.그러다가 방금 알게 되었다.아프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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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구승훈이 방에서 나올 때, 강하리는 이미 잠에 들었다.가정부가 방에서 나와 구승훈을 위해 소파에 이불을 펴주었다.“객실도 있어요.”가정부는 소파에서 자지 않고 침대에서 편히 자도 된다고 얘기를 했다.하지만 구승훈은 소파가 더 나았다.“아주머니, 객실이 왜 객실인지 아세요?”가정부는 약간 의아해하면서 구승훈을 쳐다보았다.“객실은 손님한테 내어주는 방이잖아요. 전 손님이 아니에요.”“...”구승훈은 가볍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모르셨어요? 하리는 저를 소파에서 재워도 객실에서는 안 재워요. 절 손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죠.”‘사모님 앞에서 그렇게 얘기해 보시죠?’가정부는 턱끝까지 차오른 그 말을 겨우 삼켜버렸다.구승훈은 가정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저 말을 마친 후 소파 쪽으로 걸어가 누울 뿐이었다.가정부는 한숨을 내쉰 후 방으로 들어갔다.소파에 앉은 구승훈은 다시 핸드폰을 꺼냈다.죄다 준봉이 보낸 메시지였다. 그 메시지는 다 임희주와 연관된 내용이었다.메시지를 한번 훑은 후 구승훈은 차갑게 웃고 준봉에게 전화를 걸었다.“조시욱의 사람들이 여초연 씨의 행적을 거의 다 알아낸 거지?”“네. 저희 쪽에서 이미 정보를 흘려놨습니다. 하지만 조시욱 쪽에서 아무 움직임도 없는 거 같던데, 뭐라도 해볼까요?”구승훈은 테이블 위의 담배를 들고 베란다로 걸어갔다.베란다로 나간 구승훈은 담배에 불을 붙인 후 한참 있다가 얘기했다.“며칠 사이에 조시욱이 움직일 거야.”준봉은 구승훈이 왜 그렇게 장담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그러면 조시욱이 움직일 수 있게 정보를 계속 흘릴까요?”구승훈은 담배 연기를 내뿜고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그럴 필요 없어.”말을 마친 구승훈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검은 눈동자는 밖에서 떨어지는 눈송이를 쳐다보고 있었다.그러다가 구승훈이 웃음을 터뜨렸다.정보를 더 흘릴 이유는 없었다.임명우가 이미 조시욱을 주시하고 있으니까 말이다.구승훈이 더 무슨 짓을 하지 않아도 임명우 쪽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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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이건 제 번호입니다.”조시욱은 구승훈에게 자신의 소속을 밝히면서 말을 이어갔다.“최근 사건 때문에 구승훈 씨를 모시러 온 겁니다. 조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구승훈은 풉하고 웃음을 흘렸다.“싸우지 못하겠으니까 억지로라도 데려가겠다는 거예요?”조시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승훈을 쳐다보았다. 구승훈은 조시욱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더할 나위 없이 잘 알고 있었다.협조하지 않으면 그대로 끌어내리겠다는 뜻이었다.구승훈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위험한 눈빛으로 조시욱을 쳐다보았다.“그러면 내가 묻죠. 만약 협조하지 않는다면 총이라도 들이밀 생각입니까?”조시욱은 턱을 약간 들고 구승훈을 내려다보면서 얘기했다.“만약 구승훈 씨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무력으로 제압해야겠죠.”구승훈은 차갑게 웃었다.“조시욱 씨는 항상 이렇에 일을 처리해 왔나 봐요?”“구승훈 씨, 지금 수다나 떨 때가 아닙니다!”조시욱이 마음 급해하자 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뒤에 서 있는 구승재를 보면서 얘기했다.“조시욱 씨를 잘 모시고 있어.”말을 마친 후 구승훈이 조시욱을 보면서 얘기했다.“회의까지 불참하게 만들 건 아니죠?”그리고 구승훈은 준봉을 데리고 앞에 있는 회의실로 들어갔다.조시욱은 구승훈의 뒷모습을 보면서 뭐라 얘기하고 싶었지만 구승재가 그를 막아 나섰다.“조시욱 씨, 이쪽으로 모시죠. 잠시만 응접실에서 기다려주시겠습니까?”조시욱은 구승훈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결국 구승재를 따라 응접실로 들어갔다.그들이 앉자마자 구승재의 전화가 울렸다.구승재는 전화를 확인하고 눈빛이 약간 달라졌다.“나가서 전화 받고 오겠습니다. 괜찮죠?”조시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승재는 웃으면서 전화를 받았다.“형수님.”그 말을 들은 조시욱의 눈꺼풀이 약간 떨렸다. 동공도 저도 모르게 커졌다.구승재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웃으면서 전화를 받았다.강하리는 구승재의 호칭이 틀렸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겨우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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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조시욱은 그대로 굳어버린 채 구승훈을 쳐다보았다.차가운 눈빛으로 구승훈을 노려본 조시욱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구승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구승훈은 손을 들어 멱살을 잡고 있는 조시욱의 손을 쳐냈다.“조시욱 씨, 별생각을 다 하시네. 나도 하리가 직접 약을 챙겨주러 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조시욱이 어두운 눈으로 구승훈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감정을 추스르고 고개를 돌려 강하리를 쳐다보았다.“하리야, 네가 여긴 무슨 일로.”강하리는 묵묵히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아까 그 모습을 봤을 때 강하리는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조시욱이 구승훈에게 무슨 짓을 할지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강하리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이곳은 정안 그룹, 즉 구승훈의 구역이다.아무리 조시욱이 공무집행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구승훈이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을 수 있는 곳이니까 말이다.그리고 구승훈...강하리는 지금 이 상황이 모두 구승훈이 계획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제가 방해했나요?”강하리는 무표정으로 얘기하면서 구승훈을 쳐다보았다.강하리의 시선 속에서 구승훈은 강하리가 모든 것을 다 깨달았다는 걸 눈치챘다.하지만 구승훈은 뻔뻔함으로는 어디서 지지 않았다.“아니야, 괜찮아. 약 챙겨주러 온 거야? 굳이 여기까지 오지 않아도 되는데. 그저 다른 사람을 시켜서 보내도 되는데.”강하리는 구승훈을 째려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약을 구승재에게 건네주었다.“그럼 계속 얘기 나눠요. 전 출근하러 가보겠습니다.”강하리가 떠나려고 하자 구승훈이 그쪽으로 걸어갔다.그리고 바로 강하리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여기서 일을 다 처리하고 나면 찾아갈게.”강하리는 구승훈을 쳐다보고 또 어두운 표정의 조시욱을 쳐다보았다.“적당히 해요. 선 넘지 말고.”구승훈이 가볍게 코웃음 치고 물었다.“조시욱 편을 들어주려는 거야?”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조시욱 편을 들어주려는 건 아니었다.그저 심씨 가문의 체면을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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