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재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어두웠던 조명현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구승재는 고개를 들어 조명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또 조명현의 품에 기댄 여자를 훑어보았다.그러더니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마치 비웃는 듯한 웃음이었다.“잘 어울리네요.”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목소리였다.분명 좋은 뜻의 말이었지만 구승재의 말투는 마치 비웃음 같았다.“뭐 하자는 거에요!”조명현의 품에 안긴 여자가 꽥 소리를 질렀다.조명현은 미간을 팍 찌푸리고 그 여자를 품에 묻었다.“명현 씨, 이거 우리를 욕하는 거잖아요!”조명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여기서 반박하면 그걸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린다.조명현은 고개를 들어 천아름을 쳐다보았다.“천아름, 우리 사이 일은 우리끼리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구승재 씨까지 끌어들이는 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면 예전처럼 나를 패라고 시킬 거야?”천아름은 그대로 굳어버린 채 미간을 찌푸렸다.천아름이 뭐라고 더 되묻기 전에 구승재가 갑자기 천아름의 손을 잡았다.손깍지를 낀 구승재가 멍청한 것을 보듯 조명현을 쳐다보았다.“두 사람 사이의 일이라고요? 조명현 씨, 두 사람 사이에 아직도 얘기할 게 있나요? 약혼녀 간수나 잘해요. 함부로 날뛰게 하지 말고. 그러다가 유산되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말을 마친 구승재는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천아름만 바라보았다.“가요.”천아름은 미간을 찌푸리고 구승재를 쳐다보았다.구승재는 이미 천아름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등 뒤에서 따가운 시선들이 꽂히는 게 느껴졌다.분노, 난감한, 억울함 등 감정이 섞여 있었다.하지만 천아름의 머릿속에는 조명현이 한 말밖에 생각나지 않았다.“아니면 예전처럼 나를 패라고 시킬 거야?”바에서 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천아름을 덮쳤다.차가운 공기에 천아름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시선을 내려 구승재와 맞잡은 자기 손을 본 천아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