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천아름은 차창에 기대어 낮은 소리로 답했다.“응, 더 마시고 싶어. 집보다는 술집에서 마셔야 마신 것 같잖아?”그녀의 대답에 구승재가 한껏 어두워진 목소리로 되물었다.“누나, 왜 그래? 맨날 술집에 박혀서 술이나 마시고, 설이 지나간 지 고작 며칠 만에 지금 몇 번이나 취했는지 알기나 해?”천아름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지만 지금 어떤 표정인지는 잘 보이지 않아 그가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이유는 알 수 없지만 천아름도 점점 불쾌해졌다“왜 누나한테 잔소리야?”그러자 구승재가 다시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됐어, 누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멍청이지.”“응. 그러니까 상관하지 마.”구승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길옆에 차를 세웠다.“누구랑 술 마시는 건데?”“아무나.”“남자면 아무나 상관없다, 그거야?”“비슷해.”“그래? 그럼 나랑 마셔. 천아름 씨, 오늘 저녁에 내가 누나랑 끝까지 마셔줄게.”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시동을 걸더니 대뜸 집으로 향했다.그 모습에 천아름이 비아냥거리며 되물었다.“너랑 무슨 재미로 마셔?”“다른 남자는 되고, 난 안 돼?”“응.”구승재는 이제 어이없는 나머지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천아름 씨, 당신...”“누나라고 불러!”구승재는 화가 나 더 이상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천아름도 입을 꾹 닫았다.이때, 구연정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한마디 했다.“싸우지 마요.”그 말에 구승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맞네. 굳이 이런 양심 없는 여자랑 싸울 필요가 뭐 있어?’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구연정의 볼을 꼬집으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응, 삼촌 화난 거 아니니까 연정이 너무 걱정하지 마.”그러자 구연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빠가 그러는데 화내면 빨리 늙는댔어요.”그러자 차 안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천아름이 빠르게 답했다.“알겠어. 안 싸울게.”구승재는 백미러로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몰래 웃음을 지었다.한편.구승훈과 강하리는 구승재와 천아름이 떠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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