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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331 - Chapter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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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1화

조시욱이 한껏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구승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하리가 왜 당신을 좋아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거든요. 차라리 해찬이라면 몰라도. 그래도 그 애는 진짜 남자다운 면이 있는데 하필이면...”그러자 구승훈은 손에 반쯤 태운 담배를 살짝 비벼끄더니 한참 후에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건 우리 여초연 여사님께 감사드려야겠죠.”어릴 때 여초연의 끔찍한 학대로 그렇게 심한 정신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굳이 그 마을로 보내져 치료받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또한 그 여름에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없었더라면 강하리의 관심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조시욱은 구승훈의 대답을 듣고 순간 제정신인가 싶어 그를 빤히 들여다보았다.여태껏 조시욱은 줄곧 여초연의 과거를 조사하고 있었기에 그녀가 여태껏 했던 모든 일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자기 친손녀를 납치하고 자기 아들에게는 향정신성 약물까지 주사한 사람에게 지금 고맙다고?구승훈은 더 이상의 해명은 하지 않고 꺼진 담배꽁초를 휴지통에 버리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뜬금없는 소리에 조시욱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자 구승훈은 그저 먼 하늘만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솔직히 말하면 점점 기다리기 힘들어지네요.”그는 강하리에게 제대로 잘못을 빌고 싶고, 또 안정된 삶을 살게 해주고도 싶다.그리고 지금보다 떳떳한 모습으로 곁에 있고 싶고 제대로 아껴주고 사랑해 주고 싶었다.하여 구승훈은 그녀가 지금 걱정하고 있는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해 주고 싶었다.그게 여초연이든, 임명우든.모든 게 다 해결되면 당당하게 그녀를 집에 데려갈 것이다.조시욱은 가만히 생각해 보다가 그에게 답했다.“이 일에 대해서 제 견해는 예전과 똑같습니다. 당신이든 하리든 더 이상 개입하지 않기를 바랍니다.”구승훈이 피식하고 웃음을 짓더니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 갔다.그러자 그의 등에 대고 조시욱이 한 마디를 더했다.“그런데 하리의 신분을 고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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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강하리는 인정하기 싫지만 방금 구승훈의 말에 살짝 위안이 되었다.그의 말대로 지금은 진태형을 믿어야 한다.어쩌면 아빠의 마음속에서 엄마는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또한 그는 자기 이익만을 위해 모든 걸 다 포기할 사람도 아니었다.강하리의 기분이 조금 나아진 것 같아 구승훈은 그녀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그리고 강하리는 언제 잠에 들었는지 꿈속에서 심미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고작 열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었다.그리고 무대에 서서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춤을 추더니 사람들의 뜨거운 갈채도 받았다.시상식에서 수줍은 남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저마다 그녀에게 꽃다발을 건넸지만 심미현은 무대 아래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는데 한눈에 봐도 기다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설령 기다렸던 사람이 꽃다발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해도 너무 기뻐할 것 같았으나 결국에는 모든 희망이 실망으로 변하게 되었다.수많은 꽃다발과 그 옆에 놓인 정교한 도시락을 들고 그녀는 곧바로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시상식 뒤풀이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강당 밖은 매우 조용했다.그리고 심미현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표정은 누구보다도 어두워져 있었다.그러다가 갑자기 무슨 이유인지 들고 있던 도시락을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내던졌는데 어디선가 ‘아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순간 깜짝 놀란 그녀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급히 뛰어갔는데 큰 숲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팔목을 덥석 잡았다.너무 놀라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있던 이때, 그녀의 귓가에 귀에 익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우리 공주님께서는 왜 또 화가 나셨을까? 도시락까지 던지시고? 오늘에는 무슨 맛있는 음식을 했는지 어디 볼까요?”그리고 한껏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심미현은 자신이 던진 도시락이 눈앞의 남자 손에 있는 모습에 더욱 화가 났다.“그쪽이 무슨 상관인데요!”말을 마치자마자 도시락을 다시 뺏어오려는데 키 차이가 있다 보니 뺏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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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강하리는 구승훈의 품에 안겨 있으니 그제야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구승훈도 아까보다는 괜찮아진 모습에 싱긋 웃으며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는 눈물을 닦아주다가 볼을 살짝 꼬집었다.“바보야, 꿈인데 왜 울어.”그러자 강하리는 고개를 숙인 채 낮은 소리로 답했다.“우리 엄마 보러 먼저 가자.”“그래. 연정이 데리고 같이 가자.”그렇게 두 사람은 심씨 가문에 들러서 노연정을 데리고 그 길로 심씨 조상들이 있는 묘지로 향했다.노연정은 작은 손수건을 들고 있다가 고사리손으로 묘비에 있는 심미현의 사진을 여러 번 닦아줬다.“외할머니, 저는 연정이에요.”그 모습에 강하리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 옆에 쪼그리고 앉아 같이 사진을 바라보았다.“엄마의 엄마야?”그러자 강하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 엄마의 엄마.”이때 노연정이 갑자기 강하리의 목을 끌어안는 모습에 강하리가 되물었다.“연정아, 왜 그래?”노연정은 살짝 울먹거리며 답했다.“엄마, 슬퍼하지 말아요. 연정이가 엄마를 사랑해 줄게요.”순간 멍해 있던 강하리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마구 차올랐다.그리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엄마는 이제 하나도 안 슬퍼.”강하리는 눈물을 닦은 뒤, 다시 심미현의 사진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엄마, 아빠는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그렇게 세 식구가 산에서 내려오니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강하리는 원래 심씨 가문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차에 오르자마자 누군가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화면에 보이는 이름을 확인한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는데 그녀는 한참 동안 망설임 끝에 전화받았다.빠르게 수화기 너머에서는 진시연의 몹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하리야, 너 지금 어디야?”강하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다시 그녀에게 되물었다.“무슨 일이시죠?”그러자 진시연이 아까보다 더욱 급하게 물었다.“지금 좀 만날 수 있을까? 급해서 그래. 진짜 급해!”그러나 강하리는 그녀가 급하든 말든 아무 관심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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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피는 찌그러진 차 문틈으로 한 방울씩 떨어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이 흥건해졌다.빠르게 구경꾼들이 점점 몰려왔고 구승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훑어보았다.이때, 웬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을 꽁꽁 감싸고 있는 한 여자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그러다가 어느새 그 여자도 구승훈의 시선을 느꼈는지 이쪽을 쳐다보더니 재빨리 뒤돌아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구승훈은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고 인월동을 부근을 지키던 경호원이 곧바로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통화를 끝내고 보니 구급차도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구승훈이 다시 차에 오르자 강하리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이미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가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다.“진시연 씨야?”구승훈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다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수화기 너머에서 빠르게 정주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을까?”구승훈은 한참 동안 고민 끝에 겨우 입을 열었다.“당신은 어머니를 모시고 며칠 연씨 가문에 가 있는 게 좋겠어.”그의 말뜻을 바로 알아들은 정주현이 되물었다.“왜 그러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누군가가 진시연 씨 입을 막기 위해 죽였어. 지금 시기를 고려해 봤을 때 내 생각에는 여씨 가문일 가능성이 제일 커. 만약 진짜라면 당신이랑 당신 어머니가 이다음으로 위험해.”그러자 정주현이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아니, 설마? 고작 그까짓 일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고?”그러자 구승훈은 강하리 품에 안겨 있는 노연정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 그리고 당신은 아직 나를 도와서 그 아이의 단서도 알아봐 줘야 하는데.”그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정주현도 슬슬 불안해졌다.그 뒤 구승훈은 사람들을 불러 정주현과 연미숙을 안전하게 피신시켜 준 뒤에야 안심하고 핸드폰을 다시 내려놓았다.그리고 차창 밖의 구급차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강하리를 보며 물었다.“무슨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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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조심하고, 일찍 들어와.”구승훈은 원래 장난 좀 치려고 했는데 강하리의 말을 듣고 나니 순간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흘러나왔다.오늘 같이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날씨에, 그리고 어쩌면 위험한 상황에 이렇게 말 한마디로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갑자기 강하리와 노연정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두 사람을 자기 품에 와락 안았다.“걱정하지 마. 집에서 이렇게 공주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무조건 안전하게 돌아와야지.”이때, 노연정이 품속에서 꿈틀거리더니 그에게 말했다.“아빠, 냄새나요!”강하리는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러니까 말이야. 냄새나니까 안지 말아 줘.”그러자 구승훈은 일부러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노연정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요 나쁜 놈, 냄새나서 싫어?”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그러다가 다시 강하리를 바라보더니 문득 목에 남아있는 이빨 자국을 문지르며 다시 말을 이었다.“네가 싫으면 담배 끊을게.”강하리는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끊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그러자 구승훈이 다시 능글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당연히 상관있지. 네가 담배 냄새를 싫어하지만 않았으면 지금 당장에라도 너한테 뽀뽀해 줬을 텐데?”그의 말에 강하리가 입을 삐쭉거리며 답했다.“누가 보면 예전에는 담배 안 피우고 뽀뽀한 줄 알겠네.”“그거랑 다르지.”구승훈은 일단 급한 마음에 대답은 했지만 뭐가 다른지는 설명하지 못했다.사실 이런 상황이 가끔 자신도 믿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그는 원래 평생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강하리를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을 정도였다.그리고 여태껏 자신은 엄청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녀의 말 한마디면 무조건 따르는 사람으로 변했다.감정이라는 게 이래서 무서운 법인데 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있었다.“갈게.”구승훈은 결국 못 참고 강하리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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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강하리는 심준호가 덤덤하게 답하는 걸 듣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원래 심미현의 일에 대해 알려주려고 했는데 왠지 전화상으로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몇 마디 나눈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심준호는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구승훈을 힐끔 보며 코웃음을 쳤다.“그래도 네가 한 일을 하리한테 숨기는 걸 보면 양심은 있네.”그의 말에 구승훈이 한껏 경멸의 눈빛으로 심준호를 바라보며 답했다.“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양심적인 사람이란 것만 알아둬.”심준호는 가타부타 더 이상 답하기도 싫어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이때, 눈앞의 두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심연청이 한껏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당, 당신들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그러자 구승훈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뭘 잘못했는지 아직도 몰라요?”그의 물음에 심연청이 매섭게 그를 쏘아보았다.“구승훈 씨! 이렇게 강제로 감금하는 게 불법이라는 사실도 몰라요? 전 당신들을 모두 법정에 고소할 겁니다!”그러나 구승훈은 그녀의 목소리가 심히 거슬려 귀를 후비며 누군가를 불렀다.“준봉아!”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많이 차가웠고 눈빛에도 살기가 가득 돋쳐있었다.“데려와!”말이 끝나기 바쁘게 준봉은 웬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를 데려왔다.순간, 심연청은 그 남자를 보자마자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재빨리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으나 구승훈과 심준호는 그녀가 지금 많이 당황했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무슨 뜻이에요? 전 이 사람을 몰라요. 구승훈 씨, 대체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그녀의 다급한 변명에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아, 몰라봐도 괜찮아요. 제가 기억나게 만들어 줄 테니까.” 그리고 준봉 쪽을 바라보자 그는 그 남자를 구승훈과 심준호 앞으로 밀었다.그러다가 그 남자는 중심을 못 잡고 그만 앞으로 넘어지면서 무릎을 꿇게 되었는데 준봉이 그의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뜯자마자 그는 갑자기 울부짖으며 두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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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그래요. 시연이가 죽길 바랐어요! 그런데 당신들도 똑같이 바라왔던 일이 아니었나요? 제 앞에서 고상한 척하지 말아요. 특히 구승훈 씨, 그쪽이야말로 시연이를 제일 죽이고 싶었잖아요!”구승훈의 미간이 삽시에 찌푸려졌다.“제가 죽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진시연 씨뿐이겠어요? 맞다고 하면 저를 도와서 그쪽이 한 사람씩 다 죽여줄 건가요?”그러자 심연청이 큰 소리로 외쳤다.“그러니까 왜 지금 저를 잡아두냐고요!”구승훈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쪽이 모든 잘못을 하리한테 씌우지만 않았더라면 이런 식으로 잡아두지는 않았을 겁니다.”“그리고...”그는 말하면서 심연청에게 한 걸음씩 다가갔는데 눈빛에는 여전히 살기가 가득 돋쳐 있었다.“심연청 씨, 아무리 지금 처지가 막다른 길에 몰렸다고 해도 선택은 잘했어야죠. 어떻게 심씨 가문과 대립 중인 여씨 가문과 붙어먹을 수 있어요? 그 집안 사람들이 당신을 진심으로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나요?”순간 심연청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며 구승훈과 거리를 두려 했다.“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못 알아듣겠어요. 구승훈 씨, 헛소리하지 마요!”그러자 구승훈이 또다시 코웃음을 쳤다.“끝까지 가봐야 정신을 차리겠군요.”그는 어두운 얼굴로 심연청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다시 심준호 쪽을 보니 그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지 문득 문 어구에 서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았다.바로 심수근이였는데 그도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들 쪽으로 다가왔는데 원래부터 굽었던 등이 오늘따라 유독 더 굽어 보였다.“연청아, 넌 왜 이렇게 미련하니?”순간 심연청은 멍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어이없다는 듯이 웃기 시작했다.“아빠, 이런 식으로 꼬리 자르는 거예요? 엄마를 도와주지 않은 것까지는 참았는데 어떻게 저를 배신할 수가 있어요?”심연청은 금방에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그러자 심수근이 다시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잘못했으면 벌은 받아야지.”그러나 심연청은 이미 그의 말이 전혀 귀에 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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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아주 얄밉게 말하는 구승훈 때문에 심준호는 당장에라도 달려가 그의 정강이를 힘껏 차버리고 싶었다.그러나 발을 들어 올리자마자 준봉이 갑자기 그에게 달려와 말렸다.“심준호 씨, 저희 대표님도 진심으로 하는 말이 아니니까 너무 화내지 말아요.”그러자 심준호가 씩씩거리며 준봉에게 말했다.“저게 어떻게 진심이 아니에요? 진심이 아니면 저 애는 구 씨도 아닙니다.”“그러면 심 씨나 강 씨로 바꿔야 할까요?”그의 물음에 심준호는 순간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다가 오히려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꿈 깨라고 해요! 어디 우리 심씨 가문에 들어오는 게 그리 쉬운 줄 알아요?”그러자 준봉은 아무 대꾸도 없이 그저 심준호를 빤히 바라보았다.그 모습에 심준호는 또다시 약이 올라 두 사람을 향해 버럭 큰소리를 쳤다.“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준봉은 옆으로 살짝 비켜주더니 구승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심준호 씨, 제가 괜히 우리 대표님만 감싸도는 게 아닙니다. 생각해 보세요. 혹시나 대표님께서 다치기라도 하면 제일 가슴 아파할 사람이 강하리 씨가 아닐까요? 쓸데없이 강하리 씨를 속 썩일 일이 뭐가 있겠어요.”“하하, 너무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오네요. 그러면 우리 하리를 이 정도로 생각해 준 것에 대해 제가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나요?”준봉은 웃으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구승훈은 오히려 옆에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로 심준호가 준봉 때문에 잔뜩 화가 나 있는 모습을 마치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심준호도 더 이상 싸우기 싫어 그를 힐끔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구승훈은 심미현에 대한 일을 모두 심준호에게 알려줬는데 그는 듣자마자 마음이 아팠을 뿐만 아니라 크게 아쉬워했다.만약 그때 자신이 조금 더 컸더라면 그들의 공격 대상이 누나가 아니지 않았을까?“그러면 앞으로 어떡할 생각이야? 연청이를 협박하는 것도 다 나중에 결정적인 순간에 여씨 가문에게 치명타를 날리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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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에비뉴같은 경우에는 오랜 고민 끝에 구승재한테 맡기는 게 가장 적합할 것 같았다.회사가 창립되었을 때부터 안팎의 모든 일은 그가 해왔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녀가 일단 처리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미리 해두고 구승재가 연성 시에서 돌아오면 한 번에 일을 넘길 계획이었다.구승훈은 한참 동안 기다려도 핸드폰이 잠잠한 걸 보고는 강하리가 더 이상 답장을 안 할 것이라 생각했다.하여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한편, 조시욱은 이렇게 빨리 구승훈의 전화를 받게 될 줄을 몰라 사무실에서 나와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에서 통화버튼을 눌렀다.“구승훈 씨의 성격상 평생 저한테 전화는 안 걸 줄 알았는데요?”그러자 구승훈이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가능하다면 솔직히 평생 당신 목소리는 안 듣고 싶습니다.”그의 말에 조시욱의 얼굴은 단번에 검게 변했다.“무슨 일로 전화했는지나 말해요!”그러나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조시욱도 굳이 급해할 필요가 없어 보여 느긋하게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그렇게 두 대째가 거의 다 타들어 갈 때쯤, 구승훈이 대뜸 물었다.“그쪽 핸드폰은 안전한가요?”조시욱이 멈칫하다가 다시 낮은 소리로 답했다.“장안 교차로로 와요.”장안 교차로.구승훈이 도착했을 때는 조시욱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여전히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어깨의 훈장이 오늘따라 유난히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에게 다가갔다.“대체 무슨 일에요.”그를 보자마자 조시욱이 단번에 물어왔는데 보아하니 다른 급한 일이 있어 보여 구승훈도 단도직입적으로 용건부터 말했다.“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요.”그는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아버님의 일에 혹시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나요?”순간 조시욱이 흠칫 놀라더니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아버님?”그러자 구승훈이 피식하고 웃었다.“당신이 인정하든 말든 상관없는데요. 조시욱 씨, 그분은 언젠가 제 장인어른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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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만약 조시욱이 후회되는 일을 만든다면 그건 아마 그가 구승훈 저 나쁜 놈을 얕잡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순간 목을 향한 칼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조시욱도 만약 지금 눈앞에 준봉 한 사람이거나 구승훈 혼자였으면 상대하기가 쉬웠을 텐데 이 빌어먹을 놈이 글쎄 비겁하게 경호원까지 데리고 왔을 줄이야.조시욱이 이를 악물고 다시 답했다.“국가기밀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 텐데요.”그러자 구승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게요.”“구승훈 씨!”“왜 백 할머니한테는 물어보지 못하는 거죠?”그의 물음에 구승훈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제가 감히 물어볼 수 있었을까요?”조시욱은 구승훈의 뻔뻔스러운 모습에 다시 한번 혀를 내둘렀다.“다른 의미로 정말 대단하네요.”“칭찬은 고마운데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빨리 알려줘요. 하리가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거든요.”조시욱은 또다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결국에는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그 모습에 구승훈은 한숨을 내뱉더니 준봉에게 눈빛을 보내자 그는 그제야 칼을 다시 내려놓았다.조시욱은 목에서 살짝 피가 나는 걸 닦더니 갑자기 뒤돌아 구승훈에게 주먹을 날리려 했으나 한발 빨랐던 구승훈이 단번에 팔꿈치로 막았다.이번에는 구승훈이 다른 한 손으로 빠르게 그의 목덜미를 잡으려는데 조시욱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바람에 실패했고 다시 구승훈을 향해 발길질했다.두 사람은 이렇게 몇십 번 투덕거려도 끝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씨X!”조시욱은 화가 난 나머지 어느새 얼굴이 빨개져 있는데 구승훈은 오히려 덤덤했다.그러다가 다시 조시욱의 팔목을 확 낚아채더니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당신이 갑자기 하리에게 그 많은 정보를 알려준 것도 다 나중에 무슨 일이 있으면 당신을 찾아오게 하려는 거잖아요. 조시욱 씨, 제가 모를 것 같았나요?”그러자 조시욱이 이를 악물고 답했다.“저는 단지 진태형 씨가 했던 말을 하리한테 전해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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