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리는 구승훈의 품에 안겨 있으니 그제야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구승훈도 아까보다는 괜찮아진 모습에 싱긋 웃으며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는 눈물을 닦아주다가 볼을 살짝 꼬집었다.“바보야, 꿈인데 왜 울어.”그러자 강하리는 고개를 숙인 채 낮은 소리로 답했다.“우리 엄마 보러 먼저 가자.”“그래. 연정이 데리고 같이 가자.”그렇게 두 사람은 심씨 가문에 들러서 노연정을 데리고 그 길로 심씨 조상들이 있는 묘지로 향했다.노연정은 작은 손수건을 들고 있다가 고사리손으로 묘비에 있는 심미현의 사진을 여러 번 닦아줬다.“외할머니, 저는 연정이에요.”그 모습에 강하리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 옆에 쪼그리고 앉아 같이 사진을 바라보았다.“엄마의 엄마야?”그러자 강하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 엄마의 엄마.”이때 노연정이 갑자기 강하리의 목을 끌어안는 모습에 강하리가 되물었다.“연정아, 왜 그래?”노연정은 살짝 울먹거리며 답했다.“엄마, 슬퍼하지 말아요. 연정이가 엄마를 사랑해 줄게요.”순간 멍해 있던 강하리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마구 차올랐다.그리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엄마는 이제 하나도 안 슬퍼.”강하리는 눈물을 닦은 뒤, 다시 심미현의 사진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엄마, 아빠는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그렇게 세 식구가 산에서 내려오니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강하리는 원래 심씨 가문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차에 오르자마자 누군가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화면에 보이는 이름을 확인한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는데 그녀는 한참 동안 망설임 끝에 전화받았다.빠르게 수화기 너머에서는 진시연의 몹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하리야, 너 지금 어디야?”강하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다시 그녀에게 되물었다.“무슨 일이시죠?”그러자 진시연이 아까보다 더욱 급하게 물었다.“지금 좀 만날 수 있을까? 급해서 그래. 진짜 급해!”그러나 강하리는 그녀가 급하든 말든 아무 관심이 없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