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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Kabanata 1371 - Kabanata 1380

1503 Kabanata

제1371화

그러자 강하리가 눈썹을 들썩이며 되물었다.“얼씨구, 자신 있나 봐?”구승훈이 피식하고 웃으며 답했다.“어쩔 수 없더라고. 내가 너무 잘생겨서 자신감이 막 흘러넘쳐.”“뻔뻔하네. 양심 좀 챙겨.”“싫어!”“챙겨, 그래야 나중에 데리고 다닐 때 덜 쪽팔릴 것 같으니까.”“그래, 그럼.”강하리는 그의 대답에 역시나 못 참고 웃음이 터졌다.병실 안에서 갑자기 웃음소리가 흘러나오자 한순자는 원래도 어두웠던 안색이 먹구름이 드리워진 듯 더욱 검게 변했다.“강하리, 정말 너 같은 배은망덕한 인간은 내가 생전 처음 본다! 네 아버지는 지금 감옥에 갇혀있고, 할아버지는 병상에 누워있는데도 넌 웃음이 나오니?”말하다 보니 또다시 울분이 터진 한순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병실 안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다.그러나 한 발짝 다가서자마자 병실 문 앞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에게 가로막혀 버렸다.“당장 날 들여보내! 저 안에 있는 여우한테 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웃을 수 있는지 내가 똑똑히 물어봐야겠으니까!”그의 말을 듣고 있던 준봉은 너무 어이없는 나머지 웃음이 나왔다.“한순자 씨, 병원에서는 정숙, 그것도 몰라요?”“넌 닥쳐,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훈계질이야?”그녀의 막말에 준봉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신고 있는 양말을 벗어서 저 사람 입에 물려.”갑작스러운 요구에 경호원은 순간 멍해졌다.“그, 그래도 되나요?”“뭐 어때? 저 사람 입이 네 양말보다 더 더러운 것 같은데?”준봉의 말에도 어느 정도 도리가 있는 것 같아 경호원은 얼굴이 시뻘게져 있는 한순자를 힐끔 보더니 곧바로 양말을 벗었다.그 모습에 한순자는 손을 높게 들어 그들을 때리려 했지만 한발 빠른 준봉이 그녀의 팔을 단번에 가로막았다.백아영과 심준호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준봉이 아랫사람들을 시켜서 한순자의 입에 양말을 쑤셔 넣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심준호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자꾸 올라갔다.역시나 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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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백아영은 은퇴한 이후로 이렇게 화를 낸 적이 딱 두 번이었는데 한 번은 구동근이 자기 딸을 죽인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였고, 또 한 번이 바로 지금이었다.그녀는 평소에도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이었고 친근한 이미지의 아내이자 어머니며 심씨 가문의 어른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남은 기세는 진태형이 보면 놀랄 정도로 줄어들었다.여태껏 못 겪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참 다사다난하게 살아왔기도 했다.사실 백아영이 집에서도 자기 강인함을 보여준 적이 없었던 원인이 갑자기 현모양처로 변한 게 아니라 그저 밖에서 자기 부하 직원을 대했던 방식으로 자기 집사람들을 대하고 싶지 않아서였다.하여 무슨 일이 발생하면 최대한 평화적인 방식으로 일을 해결해 보려 했으나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도와줘도 점점 고마움은 모르고 염치없는 모습만 보여줬다.처음에 자기 외손녀를 하대할 때도 겨우 참고 넘어갔는데 지금 저렇게 다쳐서 병상에 누워있는데도 와서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본 순간 백아영은 여태껏 참아왔던 울분이 한꺼번에 터져버렸다.하여 분노에 찬 눈빛으로 한순자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러나 한순자의 눈에는 백아영이 그저 이빨 빠진 호랑이로 보였고 아무리 위협해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어쨌든 오랜 세월 동안 이 혼사에서 손해를 본 건 진씨 가문이었고 오히려 심씨 가문 때문에 자기 보배둥이 아들이 여태껏 결혼도 못 하고 노총각으로 살고 있었다.하여 한순자는 백아영이 다른 사람은 막 대해도 자기한테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방금 백아영이 보란 듯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신을 꺼지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도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어쨌든 백아영은 백아영이기 때문이다.한순자는 결국 창피한 걸 무릅쓰고 자리에서 쭈뼛쭈뼛 일어섰다.“소리는 왜 질러요? 전 단지 하리가 할아버지 병문안이라도 가길 바라서 그러는 건데.”그러자 백아영이 차가운 얼굴로 경고했다.“하리한테는 이제부터 할아버지가 없습니다. 골수 이식이 필요하면 그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던 손녀한테 가서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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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심준호는 자신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빠르게 구승훈과 같이 병실 안에서 나왔다.그리고 병실 문이 닫히자 그제야 백아영은 강하리의 상태에 대해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할머니, 혹시 저한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백아영이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답했다.“예전에 네가 외교부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을 때 내가 그렇게 말려도 네가 고집을 부렸잖아. 그 뒤로 이런 일이 생긴 걸 보면 난 이 모든 게 다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되는구나.”강하리는 그녀의 말에 살짝 놀랐다가 말뜻을 단번에 이해했다.“할머니 뜻은 이번 일이 여재천 씨 쪽에서 제가 외교부로 돌아가지 못하게끔 손을 썼다는 건가요?”그러자 백아영은 그저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그 모습에 강하리가 싱긋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할머니,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저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그녀의 말에 백아영이 다시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지금 외교부 내부 상황이 엄청 복잡해졌어. 여재천 쪽의 사람들은 지금 네 아버지의 옛 부하 직원들을 쫓아내려고 갖은 수법을 다 쓰고 있어서 쌍방이 아주 팽팽하게 대립 중이고. 이런 상황에서 네가 외교부로 돌아간다면 아마 의심할 여지 없이 양측이 바로 폭발되겠지.”“여재천은 아마 겉으로 평화로운 척하는데 뒤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가 돌아오는 걸 막으려 할 거야.”백아영은 말을 마치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그래서 할머니는 네가 외교부로 돌아가는 걸 막...”“아니에요. 할머니,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강하리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만약 여기서 제가 물러서면 더 이상 할머니 손녀라고도, 또 우리 아빠 딸이라고도 말할 자격이 없어요.”“더구나 제 아빠인데 혼자 외롭게 그곳에서 싸우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요.”백아영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말없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강하리가 외교부로 돌아가는 일이 비록 지체되었지만 일단 가는 걸로 확정되었다.그러나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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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무슨 낯으로 저한테 전화를 다 걸었죠?”역시나 수화기 너머에서 조시욱의 화가 억눌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확실히 그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런 성격 때문에 아마 지금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최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구승훈이라는 저 능글맞은 놈을 만난 후로 그의 계획이 자꾸 틀어지는가 하면 여러 번 이미 그의 모략에 넘어갔다.비록 지난번에는 강하리를 도와준다는 명분이 있었고 또 강하리가 먼저 그를 찾아온 게 기쁜 마음이 컸지만 결국에는 구승훈이 좋아하는 꼴만 보게 되었다.그 일만 생각하면 조시욱은 울분이 터져 나왔다.그러나 구승훈은 조시욱의 삐딱한 말투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강하리가 예전에 사고가 났던 시기에는 조시욱이 매일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고 구승훈은 그저 멀리서 바라만 봐야 했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되었으니 너무 깨 고소한 느낌이었다.하여 살짝 흥분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왜 이러실까? 혹시 지금 기분이 별루예요?”“닥치는 게 좋을 텐데?”구승훈이 느긋하게 강하리의 사무실 의자에 앉으니 금세 그의 늘씬한 그림자가 강화 유리에 비쳤다.한창 자기 모습을 감상하던 그는 다시 싱긋 미소를 지으며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그래도 우리 두 사람의 거래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닌데 말이 너무 거치네요?”“거래는 개...”막 욕설이 튀어나오려는 걸 조시욱은 겨우 참고 힘껏 차의 브레이크를 밟았다.“할 말이 있으면 빨리해요. 당신이랑 이런 시답지 않은 농담이나 주고받을 만큼 한가한 게 아니니까.”그의 말에 구승훈은 바로 진지한 얼굴로 본론부터 말했다.“혹시 최근에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나요? 여초연 씨가 그 뒤로 말해준 게 있다든지?”“노코멘트.”조시욱이 단번에 그의 말을 잘랐다.“구승훈 씨, 지난번에도 말했다시피 기밀 사건은 당신이 함부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여초연 씨는 예전 당신 지하실에 갇혀있던 사람이 아닌, 저희 손에 있으니까 이 일에 대해서는 이제 신경 끄시죠.”조시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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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그는 사진을 찍자마자 뽑아서 강하리의 안방 침대 머리맡에 두었는데 설 전날에 집에 갔을 때 보이지 않아 강하리가 보기 싫어서 버린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사무실에 가져다 놓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구승훈은 다시 한번 사진 속의 강하리와 구연정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조시욱 씨, 만사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순간 수화기 너머의 구승훈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지자 조시욱은 멈칫하더니 더 이상 싸우는 것도 의미가 없어 보였다.“네, 알겠어요. 다른 할 말이 더 남았을까요?”“그리고... 아버님을 좀 만나 뵙고 싶어요. 진강석 씨의 일에 대해서도 이미 들었을 겁니다.”조시욱은 원래 단칼에 안된다고 거절하려 했는데 그도 진강석의 일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기에 한숨을 내쉬며 되물었다.“진강석 씨 쪽의 상황이 그 정도로 심각한 건가요?”“너무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대로 계속 시간만 끌게 되면 결국 안 좋은 쪽으로 변하겠죠.”구승훈도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그리고 강하리의 마음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여전히 진씨 가문의 두 어르신이 아니꼬웠지만 진태형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조시욱이 눈살을 찌푸리고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다시 답했다.“알겠어요. 한번 알아볼게요.”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구승훈에게 되물었다.“하리 씨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그러자 구승훈이 갑자기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하리는 언제나 제 마음속에 있죠?”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냉큼 전화를 끊었다.갑자기 끊긴 전화에 조시욱은 멍한 얼굴로 서 있다가 결국에는 터져 나오는 욕설을 참지 못하고 마구 내뱉었다.“씨X!”확 김에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내팽개치려다가 겨우 참고 씩씩거리며 부하 직원을 불렀다.“여초연 씨를 옮기는 작업에 대한 준비는 어디까지 된 거야?”“준비는 이미 다 됐습니다.”조시욱이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다시 답했다.“다시 한번 점검해 봐.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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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구승훈을 들어오게 하려고 조시욱은 그를 자기 조수로 위장시켰다.하여 군복을 입은 남자가 꼿꼿한 자세로 장엄하게 서 있지만 하필이면 눈이 새빨개져 있어서 옷차림과 매우 대비되는 상황이었다.사실 지난번 일로 진태형은 여전히 구승훈한테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그러나 아무리 불쾌한 티를 내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강하리 곁에서 맴돌아 그나마 자기 사위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남자 중의 한 사람이라 생각했다.하여 여태껏 마음을 굳혔던 생각들에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갑자기 여기에는 왜 온 거야?”진태형은 애써 덤덤하게 목을 가다듬으며 물었다.“무슨 일이라도 생겼어?”구승훈이 조시욱에게 눈빛을 보냈지만 그는 차가운 얼굴로 절대 나가지 않겠다는 듯이 버티고 서 있었다.어쨌든 여기는 조시욱의 구역이라 무서울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그러다 보니 구승훈도 문득 조시욱이 이 시점에서 나가는 게 어딘가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았다.지금 조시욱의 조수로 들어왔는데 상사만 먼저 나가 있는 상황이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그래도 결국에는 한 마디를 내뱉었다.“저쪽에서 좀 기다려요.”구승훈이 어두운 구석 쪽을 가리키며 말하자 역시나 조시욱은 금세 화가 난 듯 얼굴이 검게 변했다.금방에라도 눈앞에서 두 사람이 싸울 것 같은 조짐을 보고 진태형이 빠르게 입을 열었다.“시욱아, 먼저 저쪽에 가 있어.”진태형의 말에 조시욱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리고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서야 구승훈은 입을 열기 시작했는데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려고 애를 썼다.“아버님.”구승훈은 진태형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할아버님께서 지금 많이 편찮다고 합니다.”그의 말에 진태형은 순간 멍한 얼굴로 손까지 벌벌 떨며 되물었다.“무, 무슨 병이래? 지금까지 건강했잖아.”구승훈은 결국에는 못 참고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줬다.진태형은 처음에 눈치채지 못했다가 나중에야 젊은 사람의 악력이 느껴졌는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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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항상 하늘 아래에 무서울 것 없어 보이던 남자였기에 사람들에게 이런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문득 구승훈 저놈에게 이런 세심한 면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조시욱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한참 동안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다행히 진태형은 빠르게 감정을 다시 추슬렀고 그 모습에 구승훈은 다시 말을 이었다.“하리는 혹시나 아버님께서 서운해하실까 봐 계속 어르신한테 골수 이식해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버님, 저는 이대로 하리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하리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그런 고통을 더 이상 겪게 하고 싶지 않고요. 정말 죄송합니다!”그의 말에 진태형이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구승훈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줬다.“아무리 그래도 하리까지 이식 검사 받을 필요는 없어.”말을 마치자마자 조시욱을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이번에도 네가 조금 번거롭겠지만 윗선에 말해서 나랑 아버지가 골수 매칭되는지 한번 알아봐 줘.”조시욱은 그저 말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그러나 구승훈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사실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이 원래는 진태형에게 어르신의 병세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기 위해서였다.그렇게 되면 나중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해도 그가 덜 충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진태형이 갑자기 이식 검사받겠다고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강하리가 말했을 때는 안 된다고 말릴 수라도 있었지만 진태형한테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어찌 됐든 자기 친아버지기 때문이다.“그런데 아버님 몸 상태가...”그러자 진태형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잘랐다.“괜찮아.”그리고 한참 동안 머뭇거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만약에 말이야, 정말 만약에라도 내가 이식해 드릴 수 없는 일이 발생하거나 혹은 두 달 안에 여기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면 네가 우리 진씨 가문을 좀 잘 보살펴줘.”그러더니 고개를 수그렸다.“부탁할게.”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돌아가는 뒷모습이 어딘가 더 왜소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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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구승훈이 병원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는데 강하리의 침대 머리맡에 있는 전등은 여전히 켜져 있었다.그리고 환자복을 입은 채 침대에 기대어 다치지 않은 손으로 펜을 잡고 파일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그게 뭔지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가 보게 된 구승훈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단번에 그 파일을 뺏어 소파에 던져버렸다.그제야 강하리는 고개를 들고 구승훈을 바라보았는데 뜬금없이 군복을 입은 그의 모습에 잠시 멍해졌다.그리고 군복이 지닌 특유의 근엄한 분위기 때문인지 그의 평소 능글맞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 같았고 군더더기 없는 몸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 강하리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한번 삼켰다.괜히 구승훈에게 홀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말까지 더듬거리며 물었다.“옷... 옷이 왜 이래?” 그러나 이 모든 걸 구승훈은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고 강하리가 이런 표정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본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내심 기뻤다.사실 한때는 그가 이제 늙고 쇠약해져서 강하리의 마음을 관심을 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의심해 본 적도 있었다.오늘 강하리의 설레는 눈빛을 보기 전까지 말이다.그러나 구승훈은 빠르게 다시 김이 새기 시작했다.생각해 보니 오늘 입은 이 복장이 그 빌어먹을 조시욱의 것이었기 때문이다.차라리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 정도로 기분이 더럽지 않았을 텐데, 하필이면 그놈이 빌려온 옷이다.그렇다면 과연 강하리가 설레는 포인트가 자신일까, 아니면 오늘 갑자기 군복을 입어서였을까?비록 강하리가 고작 군복 따위에 집착하는 여자가 아니란 걸 알지만 이상하게 질투심이 마구 피어올랐다.“좋아?”그리고 말투도 아까보다 퉁명스러워졌다.“나름 괜찮네.”애써 덤덤하게 답했지만 사실 딱 강하리 취향이었다.심지어는 눈을 뗄 수조차 없을 만큼 좋았다.이때, 구승훈이 코웃음을 치더니 갑자기 강하리에게 가까이 다가가 다시 낮은 소리로 물었다.“내가 괜찮은 거야, 아니면 옷이 괜찮다는 거야?”그러자 강하리가 어이없다는 듯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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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이때 구승훈이 강하리의 다치지 않은 손을 잡더니 자기 옷에 가져다 댔다.“풀어.”목소리에는 욕망이 가득 담겨 있었고 한껏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강하리는 원래 손을 빼려고 했지만 구승훈은 다시 그녀의 손을 끌어오더니 외투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자기야, 천천히 벗겨줘.”“승훈 씨...”강하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그만해.”그러나 구승훈은 외투를 벗은 뒤에 이번에는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더니 입고 있던 옷을 전부 벗어버렸다.순간 남자의 다부진 가슴이 눈에 들어온 강하리는 정신이 아찔해지기 시작했다.그녀에게 군복 입은 모습을 더 이상 보여주기 싫었던 구승훈은 벗은 상의를 그대로 소파 쪽에 던져버렸다.그리고 벨트를 풀고 바지도 벗었다.원래 환자복을 입고 있던 강하리도 어느새 구승훈에 의해 옷이 벗겨졌다.그렇게 서로의 살결이 닿은 순간 강하리는 또다시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막 소리를 지르려는데 구승훈이 마치 며칠을 굶주린 짐승처럼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베어 물었다.그러나 막상 입에서 내뱉는 말은 사람을 어이없게 만들었다.“자기야, 첫 번째 유니폼은 오늘 이미 보여준 거야.”강하리는 겨우 남은 이성으로 그를 다시 밀어내려고 했지만 구승훈은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강하게 밀어붙였다.그렇게 두 사람은 얽히고설키면서 잠시 황홀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강하리는 병실 밖에 사람들이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게 구승훈이 아무리 거칠게 몰아붙여도 그녀의 손과 얼굴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게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마음속의 방어선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겠지만 강하리는 더 이상 업무를 보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깊은 밤.구승훈은 욕실 가운 하나만 걸친 채 강하리의 눈에 입을 맞추며 나지막하게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자기야, 잘 자.”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소파 쪽에 걸어가더니 아까 벗어둔 제복을 정갈하게 갠 뒤 병실 밖으로 나갔다.병실 밖.준봉과 몇몇 부하 직원들은 이 순간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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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강하리는 이튿날 퇴원했다.어젯밤, 구승훈이랑 그 소란을 피운 걸 생각해 보면 더 이상 병원에 누워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이제 그런 걸 할 수 있다는 건 몸이 회복되었다는 걸 증명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손과 얼굴에 난 상처는 돌아가서 천천히 치료받으면 될 것 같았다.구승훈은 어제 일로 강하리가 많이 부끄러워하는 게 눈에 보였다.어찌 되었든 그곳은 병실이었고 문밖의 몇몇 경호원들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해도 강하리는 퇴원하겠다고 고집부렸다.사실 구승훈도 확실히 너무 했다고 느껴져 별다른 말 없이 순순히 짐 싸는 걸 도와줬다.천아름은 강하리가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침에 구연정을 데리고 병원으로 왔다.며칠 동안 구연정은 줄곧 구승재와 천아름과 같이 지냈다.구승재는 평소 성격대로 세심하게 구연정을 챙겼고 천아름은 구연정이 가고 싶다는 곳은 다 데려갔다.두 사람은 그날 함께 밥을 먹은 뒤로 마침내 관계가 조금 완화되는 추세였지만 사실 그들도 이런 상황이 오직 감정적이지 않을 때만 유지된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두 사람은 그런 얘기를 최대한 피하게 되었다.혹시나 또 그런 쪽으로 얘기가 흘러가게 되거나 누가 먼저 감정적으로 나오면 이런 평화로운 관계가 또다시 무너지기 때문이다.서로 감정 낭비할 필요도 없고 아무런 부담도 없는 것 같아 천아름은 문득 이런 사이로 지내는 것도 꽤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하여 요 며칠 컨디션이 너무 좋아 아침부터 구연정을 안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강하리의 병실 안에 들어섰다.그러나 들어오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구승훈이 마침 강하리의 옷을 갈아입혀 주고 있었는데 분명 찰나였어도 그녀는 강하리 몸 구석구석에 있는 애정의 흔적들을 똑똑히 보았다.“참나.”그러더니 마치 짐승과도 같은 구승훈을 쏘아본 뒤 다시 강하리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확실히 회복은 잘 된 것 같네.”순간 강하리는 수치심에 어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졌다가 다시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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