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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471 - Chapter 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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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1화

구승훈은 그녀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걸 단번에 발견하고는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그리고 통화가 다 끝나고 나서야 강하리에게 다가가 물었다.“무슨 일인데?”강하리는 입술을 달싹거리며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답했다.“한순자 씨가 또 소란을 피우고 있대서 가봐야 할 것 같아.”그러자 구승훈은 한 팔로 구연정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턱을 살짝 들고 되물었다.“그저 소란만 피우는 거 맞아? 다른 일은 없고?”강하리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어떤 사람이 그 문자 메시지에 대해 말해줬는지 지금 경찰서에서 당장 임명우 씨를 풀어달라고 난리래.”그러다가 다시 차가운 얼굴로 코웃음 치며 말을 이었다.“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그녀의 말에 구승훈은 강하리의 볼을 다정하게 어루만졌다.“괜히 그런 사람 때문에 화내지 마. 그리고 더 이상 봐줄 필요도 없어. 너도 네 아빠 입장을 고려해서 여태껏 넘어가 줬다는 걸 알고 있는데 자기야, 아버님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도 네가 제일 잘 알잖아. 평생 정직하게 살아왔고 또 최선을 다해서 한 사람만을 사랑했어. 그리고 내막을 파헤치기 위해 자기 명성이 망가지는 것조차 마다하고 여태껏 분투해 온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결코 자기 가족이 이기심 때문에 오랫동안 계획해 온 걸 망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네가 만약 정말로 네 아빠를 생각한다면 물러서지 말고 용감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말하다 보니 구승훈은 강하리가 너무 안쓰러웠다.이런 시기일수록 그녀와 같이 해결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워야 했고 강하리가 혼자 맞서 싸워야 했다.그러나 강하리는 오히려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잡아줬다.“걱정하지 마. 이번에야말로 절대 물러서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모든 사람의 선택이 다를 수는 있다고 해도 당시 그 사람은 남을 쉽게 믿는 걸 선택했으니 그에 따른 결과를 스스로 감당해야겠지. 그러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 난 오히려 승훈 씨가 더 걱정되거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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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2화

경호원들은 강하리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혹시나 정말로 이 노인이 스스로 무슨 일을 저질러 놓고 나중에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전가할까 봐 내심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사모님.”그중 경호원 팀장인 장수현이 강하리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뒤 한순자에게 다가갔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순간 한순자는 괜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방금까지 경호원들 앞에서 소란을 피울 수 있었던 원인은 자신한테 손찌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렇게 해서라도 강하리를 데려오게 만들려 했다.그러나 막상 눈앞에 그녀가 나타나니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것 같았고 그때 뺨을 얻어맞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듯 얼굴이 따끔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순자는 강하리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내, 내가 뭐라고 했는데? 내 말이 틀려? 그 임, 뭐라는 사람 때문에 지금 할아버지를 죽게 내버려두려는 거잖아. 이 배은망덕한 계집애, 여우 같은 계집애, 우리 진씨 가문에 어떻게 너 같은 손녀가 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강하리는 팔짱을 끼고 한순자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코웃음이 나왔다.“첫째, 할아버지의 목숨은 제가 해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떤 약을 먹였기 때문인데 제가 이 책임을 떠안을 필요도, 그럴 의무도 없다고 봅니다. 둘째, 임명우 씨는 이미 중범죄자인데 제가 풀어주고 싶다고 해서 막 풀어줄 수 있나요? 우리나라 국법을 너무 하찮게 생각하시네.”강하리는 말과 동시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더니 시선은 그들을 에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향했는데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에 구경꾼들은 자기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순식간에 흩어졌다.“마지막으로 당신이 임명우 씨를 그곳에서 빠져나오게 해주는 것과 할아버지의 목숨을 바꿀 능력이 있다면 저도 굳이 막지 않겠습니다.”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일부러 기대에 찬 눈빛으로 한순자를 바라보았다.한순자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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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화

강하리는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다시 답했다.“저는 단지 물어보러 갈 뿐입니다. 어쨌든 아빠가 나올 때까지는 버틸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고 싶거든요.”“그런데 대표님께서는...”그러자 강하리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설령 매칭이 된다고 해도 그렇게 빨리 수술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승훈 씨가 돌아오면 제가 직접 말할게요.”강하리가 준봉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자 그는 한참 동안 고민 끝에 결국에는 자리를 비켜줬다.그리고 의사에게 자기 생각을 말해줬지만 의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이제 골수이식의 의미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환자분 몸속의 장기들은 이미 그 약 때문에 많이 손상된 상태여서 이식하는 방법보다는 체내의 독을 깨끗이 제거하는 게 우선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독이 깨끗하게 제거되지 않으면 아마...”“네, 잘 알겠습니다.”의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하리는 빠르게 답했다.그리고 진료실 밖으로 나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아무리 진태형이 스스로 선택한다고 해도 임명우를 해독약과 바꾸지는 않겠지만 마음속 죄책감은 여전했다.강하리는 한숨을 깊게 내쉬더니 장수현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핸드폰을 그 사람한테 넘겨요. 할 말이 있으니까.”그러나 한순자는 전화받기를 거부했다.이미 강하리 앞에서 창피한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줘서 더 이상 그녀와 얘기조차 하기 싫었다.“할아버지를 살릴 방법이 있다고 전해줘요.”역시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순자가 냉큼 전화를 뺏어 받았다.“방법이 있다고?”그러나 강하리는 대답 대신 그녀에게 되물었다.“그때 그 사람이 줬던 약은 아직 남아 있나요?”순간 한순자의 눈빛에 살기가 가득 돋쳤다.“그걸로 뭐 하려고? 이런 상황에서도 할아버지를 구할 방법은 찾지 않고 아직도 그 약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강하리, 설마 지금 모든 책임을 다 나한테 떠넘기려는 거야?”강하리는 더 이상 이 주제로 한순자와 다투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끝낼 기미가 없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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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4화

진씨 가문에 도착하자마자 강하리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그리고 발신인을 보더니 강하리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통화버튼을 누르자 빠르게 구승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밖이야?”강하리는 가볍게 대답했지만 역시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묻어났다.“가져갈 물건이 있어서 진씨 가문에 잠깐 왔어. 그쪽은 어때?”그녀의 말에 구승훈이 눈살을 찌푸리고 답했다.“피곤하지 않아? 처리하기 어려운 일이야?”“괜찮아. 그런 건 아닌데 이쪽 일이 끝나면 바로 집에 가서 쉴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강하리는 말을 마치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사실 몸이 힘든 게 아니라 한순자를 상대하는 게 조금 지쳤을 뿐이다.구승훈은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미안해.”순간 강하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진 씨네 집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그에게 물었다.“갑자기 미안하다는 말은 왜 해? 아니면 연성시에 간 김에 송유라라도 만나러 가게?”구승훈은 순간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더니 다급히 말했다.“내가 잘못했어. 여보, 더 이상 내 앞에서 그 여자를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될까?”“왜? 그때는 나랑 송유라 씨가 만약 싸우게 된다면 절대 내 편에 서주지 않겠다고 했으면서?”순간 구승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자기 가슴을 어루만졌다.방금 강하리의 말을 듣자마자 그의 심장은 마치 날카로운 무기에 찔린 것처럼 아파져 오더니 통증에 점점 숨조차 쉬기 어려워졌다.동시에 미안한 마음도 같이 밀려왔다.예전에는 아무 느낌도 없었지만 오늘 다시 들었을 때는 그 말이 예리한 검이 되어 그의 마음속 깊이 파고들었다.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들을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혀왔다.그는 두 주먹을 꼭 쥐고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다가 문득 강하리는 당시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지 상상해 보았다.“미안해.”구승훈은 또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고 강하리는 그제야 오늘 구승훈이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비록 목소리는 정상으로 들렸지만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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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5화

그 소리에 구승훈은 단번에 노진우의 손에서 핸드폰을 낚아챘다.“어디서 봤는데?”“대표님!”수화기 너머에서 빠르게 답했다.“어느 도시 외곽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부상을 입었는지 병원 가는 길에 저희 사람들에게 발견되었습니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물었다.“혼자였어?”“네, 혼자였습니다. 아니면 병원에 그 몸으로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그의 말에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한참 동안 고민 끝에 다시 말했다.“잘 감시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한 번 조사해 보면서 혹시나 여초연 씨랑 연락하는지도 알아봐.”“네.”전화를 끊자마자 노진우가 물었다.“대표님, 저희도 움직일까요?”그러나 구승훈은 대답 대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수화기 너머에서 오랫동안 통화음이 울렸지만 받는 사람이 없어 곧 끊으려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또 무슨 일이에요?”조시욱은 한껏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만약 그 몇 가지 조건에 대해 물어보려고 전화한 거라면 끊을게요. 가벼운 조건도 아닌데 위선에서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일 리가 없으니까.”구승훈은 조시욱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차창 밖의 경치를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수화기에 대고 되물었다.“혹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얼마나 돼요?”“무슨 뜻입니까?”“어쩌면 당신의 협조가 필요할지도 몰라서요.”순간 조시욱은 그때 협상 결렬되었다고 말했던 사람이 갑자기 협조해달라고 하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막 그에게 대꾸하려는데 구승훈이 다시 말을 이었다.“전 지금 보경 시에 있지 않아서 당신이 더 신경 써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사실 조시욱 씨를 겨냥한 게 아니었다는 점도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조시욱은 단번에 거절하려는데 이상하게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사실 구승훈의 말도 맞다.그때 자신을 겨냥한 게 아니란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어떤 말은 꼭 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그러다가 답답한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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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진강석은 사생활이 잘 보장된 1인 실에 안치되었다.진태형이 강하리의 부추김을 받으며 병실 입구로 들어섰는데 눈은 이미 빨개진 채 눈물이 가득 고여있었다.어쩌면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이 낯설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과 같을 것이고 그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그런지 그는 병원 입구에 서서 한동안 병실 문을 열지 못했다.얼마나 오랫동안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을까?강하리가 돌아오고 나서 두 어르신이 하리에 대한 태도가 좋지 않은 걸 본 뒤로는 그들을 만나러 오지 않았다.화도 났고 또... 그때 진태형의 신경은 사실 가족들에게 있지 않았다.심미현이 죽었다는 소식과 또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그는 한동안 제정신으로 살 수 없었다.하여 강하리와 구연정을 자주 보러 갔던 원인도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 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리고 현재 손에 쥐고 있는 일을 모두 인수인계하고 진행 중인 일을 모두 마무리 지은 뒤에 열과 성을 다해서 심미현의 사인을 밝히리라 다짐했다. 아무리 어렵고 위험한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반드시 확실하게 조사하려 했다.하여 그 동안 진태형은 머릿속에 업무 외에는 강하리밖에 없었고 더 이상 진시연을 신경 쓸 겨를도 부모님을 설득할 여유조차도 없었다.항상 심미현한테 미안한 마음만 들었기 때문이다.만약 그때 임신만 하지 않았더라면 심미현 같은 사람은 그토록 처량하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래서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해외로 나갔고, 반년 동안 바쁘게 일하다가 돌아온 후에 바로 검찰 직원에게 끌려갔던 것이다.그리고 진태형은 줄곧 부모님이 모두 건강하다고 생각했다.심미현에 관한 일만 밝혀내면 나중에라도 그들에게 효도도 하면서 천천히 시간을 갖고 강하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하려 했었다.그러나 다시 부모님의 소식을 들었을 때는 진강석이 이미 위독한 상황이었다.그도 알다시피 진강석은 강하리에 대한 편견이 없었고 진시연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는데 처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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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7화

심씨 가문의 요양원은 교외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인근의 생태 환경을 잘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개발하지 않을 수 있는 지역은 피해서 건물을 지었다.하여 요양원 근처는 유난히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방금 총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그렇게 요양원 건물 전체가 한바탕 큰 소동이 일어났고 강하리는 빠르게 의료진더러 환자를 안정시키라고 외친 뒤 차 옆으로 달려갔다.바로 이때, 누군가가 그녀의 팔목을 덥석 잡았다.“가지 마.”강하리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눈앞의 사람을 보고는 순간 멍해졌다.그러나 이 자리에 심준호가 왜 있는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급하게 한마디만 내뱉었다.“삼촌, 차 안에 아빠가 있어요...” 그러자 심준호는 밖을 내다보더니 다시 그녀를 자기 뒤로 끌어당겼다. “알아. 넌 일단 건물 안에 숨어 있어.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그래도...”강하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준호는 그녀를 힘껏 건물 안으로 밀어 넣었다.곧이어 누군가가 그녀의 머리를 꽉 누르면서 벽 아래로 피신시켰다.그리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유리 파편들이 그녀의 몸 위로 떨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아마 1초라도 더 지체했더라면 이 총알이 그녀의 몸에 박혔으리라 생각했다.“아가씨, 여기에 얌전히 숨어 계세요. 절대 나가면 안 됩니다.”심문준은 낮은 목소리로 신신당부해 둔 뒤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그 모습에 강하리는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심문준이 온몸에 무기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만약 심준호가 평소와 같이 순찰 업무하러 왔다면 심문준이 이렇게 무기를 가지고 있었을 리도 없고 생각해 보니 방금 심준호는 누군가가 이쪽으로 총을 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숨지 않았다.그들이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순간 강하리는 뒤숭숭하던 마음이 점점 차분해지는 것 같았고 떠나려는 심문준의 옷을 살짝 잡고 말했다.“조심해요.”그러자 심문준이 고개를 돌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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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8화

준봉이 다급히 달려와 보니 차수아는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강하리도 마찬가지로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엎드려 토하고 있었다.그 모습에 준봉은 살짝 멍해졌다가 핸드폰을 꺼내 이 장면을 녹화한 뒤 자기 대표한테 보내고 나서야 빠르게 강하리에게 다가왔다.“사모님, 괜찮으십니까?”그러자 강하리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는데 피비린내 때문에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다.게다가 방금 머리까지 저으니 또다시 헛구역질이 났다.“바깥 상황은 지금 어때요? 우리 아빠는요?”“모두 잡았습니다. 그리고 진 부장님도 괜찮으니 안심하세요.”그제야 강하리는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듯이 쓰러지려다가 차수아의 몸에서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리에 힘을 다시 주고는 준봉에게 말했다.“저를 좀 일으켜주세요. 화장실에 갔다 올게요.”그러자 준봉이 얼른 그녀를 부추겨줬다.“제가 같이 가겠습니다.”“괜찮아요.”강하리는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문을 열자마자 또다시 토하기 시작했다.“좀 어때? 힘들면 내가 약 좀 갖다 달라고 할게.”심준호가 어느새 그녀의 뒤까지 따라와 말했다.그러자 강하리는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겨우 답했다.“괜찮아요.”어떻게 된 일인지, 피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자기 얼굴에 상처를 입었을 때도 오늘보다 훨씬 많은 피를 흘렸는데 그때는 정말 아무 느낌도 없었다.그러나 방금 얼굴에 피가 약간 튕긴 것뿐이고 그 끈적한 느낌과 피비린내를 맡자마자 아무리 얼굴을 깨끗이 씻어도 여전히 메스꺼움이 느껴졌다.심준호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더니 자기 어깨에 기대게 한 뒤 휴지로 얼굴을 다시 깨끗하게 닦아주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삼촌이 방심했어. 원래 네 옆에 사람을 붙여둬야 했는데.”사실 밖으로 뛰쳐나가기 전에 그는 이미 건물 전체를 한 번 점검했었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는 강하리를 건물 안으로 숨겼다.다만 상대방이 이런 식으로 잠복해 있을 줄은 몰랐고 심준호는 한껏 안쓰럽다는 듯이 강하리의 상태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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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자기야, 토했어?”전화가 통하자마자 구승훈이 다급히 물었다.토했다는 소리에 진태형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돌리고 강하리를 빤히 바라보았다.“구승훈.”수화기 너머에서 진태형의 목소리가 들리자 구승훈은 순간 목이 턱하고 멨다.“왜 아무 말도 없어? 어디 방금처럼 다시 다정하게 불러봐.”아무런 대답도 없는 모습에 진태형이 신경질적으로 다그치자 그제야 구승훈은 정신을 차리고 목을 가다듬었다.“아버님, 괜찮으세요?”“그래.”아무리 바보라도 지금 진태형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사실은 알아챌 수 있었다.하여 구승훈도 별다른 변명 없이 곧바로 잘못을 인정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안 그럴게요.”“다음부터?”“아니요. 절대 다음은 없습니다.”그러자 진태형이 한숨을 깊게 내뱉으며 말했다.“아무리 빈틈없이 계획해 둔 일도 완벽한 수준에 도달하기 힘들어. 나도 아는 사실인데 그래도 자기 여자는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만은 네가 영원히 기억했으면 좋겠어. 소중한 사람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 “그리고 하리가 이미 여러 번 널 용서해 준 걸 빌미로 방심하지 마. 어떤 일은 일단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는 거거든.”구승훈은 그의 말뜻을 누구보다도 알고 있기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다가 다시 답했다.“아버님,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그러자 진태형이 단번에 어두운 얼굴로 코웃음 쳤다.“아직은 날 아버님이라고 부를 때가 아닐 텐데.”“네, 저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일을 처리하고 당당하게 하리를 다시 데려오겠습니다.”그러나 진태형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한껏 원망스러운 얼굴로 강하리를 쏘아보았다.“간도 크네. 그런 상황이었으면 당장 알려줬어야지.”누군가가 창문에서 강하리와 그 여자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마 그녀가 위험에 처해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강하리는 진태형을 향해 혀를 빼꼼 내밀며 답했다.“저도 그때 밖에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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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0화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더니 강하리는 자기 아랫배를 살짝 만져보았다.그러다가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그동안 아무리 구승훈이 콘돔을 끼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정관 수술한 사람이기에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강하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임신인지 의심이 들면 제일 먼저 두려운 감정이 생길 줄 알았다.예전처럼 임신 때만 돌이켜보면 구연정과 구승훈의 위험했던 순간들, 그리고 폭발과 함께 하마터면 그들 세 식구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던 끔찍한 일이 생각나 임신이라는 단어에는 항상 두려움이 앞섰다.처음에 구승훈과 결혼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도 아이를 하나 더 가질 생각은 없었다.그리고 이 마음이 평생 갈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방금 두려운 감정보다 약간 설레고 기뻤다.그러나 설령 진짜 임신이라고 해도 이 아이는 타이밍을 참 못 맞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여초연을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는데 혹시나 그 미친 여자가 아이한테 어떤 피해를 줄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기 때문이다.하여 임신이 아니니 얼마나 다행인지.“하리야, 무슨 생각 하고 있어?”백아영은 그녀가 멍하니 서서 한참 동안 뭔가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그러자 강하리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백아영 쪽으로 다가가 말했다.“할머니, 삼촌이 저 놀려요.”백아영이 강하리한테서 구연정을 넘겨받더니 단번에 심준호를 째려보았다.“한참 어른이라는 사람이, 쯧.”그러나 심준호는 정신이 오직 심예진한테 팔렸었고 그녀를 부축해서 조심스레 자리에 앉힌 뒤에야 강하리의 머리를 톡 건드리며 말했다.“고발하는 건 어디서 배웠어?”그러자 강하리는 입을 삐쭉거리며 얼른 심예진 옆에 가서 앉았다.“숙모, 그냥 오늘 밤에 삼촌을 방안에 들여보내지 말죠?”심예진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심준호를 바라보았다.그러다가 심준호와 눈빛이 마주치자마자 얼른 시선을 다른 곳으로 피했지만 입가의 미소는 감추지 못했고 자세히 보면 귓불이 약간 붉어져있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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