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들은 강하리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혹시나 정말로 이 노인이 스스로 무슨 일을 저질러 놓고 나중에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전가할까 봐 내심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사모님.”그중 경호원 팀장인 장수현이 강하리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뒤 한순자에게 다가갔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순간 한순자는 괜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방금까지 경호원들 앞에서 소란을 피울 수 있었던 원인은 자신한테 손찌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렇게 해서라도 강하리를 데려오게 만들려 했다.그러나 막상 눈앞에 그녀가 나타나니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것 같았고 그때 뺨을 얻어맞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듯 얼굴이 따끔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순자는 강하리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내, 내가 뭐라고 했는데? 내 말이 틀려? 그 임, 뭐라는 사람 때문에 지금 할아버지를 죽게 내버려두려는 거잖아. 이 배은망덕한 계집애, 여우 같은 계집애, 우리 진씨 가문에 어떻게 너 같은 손녀가 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강하리는 팔짱을 끼고 한순자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코웃음이 나왔다.“첫째, 할아버지의 목숨은 제가 해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떤 약을 먹였기 때문인데 제가 이 책임을 떠안을 필요도, 그럴 의무도 없다고 봅니다. 둘째, 임명우 씨는 이미 중범죄자인데 제가 풀어주고 싶다고 해서 막 풀어줄 수 있나요? 우리나라 국법을 너무 하찮게 생각하시네.”강하리는 말과 동시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더니 시선은 그들을 에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향했는데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에 구경꾼들은 자기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순식간에 흩어졌다.“마지막으로 당신이 임명우 씨를 그곳에서 빠져나오게 해주는 것과 할아버지의 목숨을 바꿀 능력이 있다면 저도 굳이 막지 않겠습니다.”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일부러 기대에 찬 눈빛으로 한순자를 바라보았다.한순자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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