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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481 - Chapter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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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1화

방에 돌아와서야 강하리는 휴대전화를 꺼내 들여다봤는데 조시욱한테서 온 메시지 하나가 있었다.진태형을 이미 안전하게 돌려보냈다는 소식에 그녀는 고맙다고 다시 답장을 보냈다.그리고 어이없다는 듯이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아까 진태형과의 통화를 끝으로 지금 2시간이나 흘렀는데 전화는 못 해도 메시지 하나는 보내줘야 하지 않나 싶었으나 감감무소식이었다.핸드폰에는 조시욱과 나눴던 대화 외에는 모두 업무 내용들이었다.평소와는 다른 구승훈의 태도에 강하리는 문득 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전화는 울리자마자 빠르게 통했고 구승훈의 목소리 외에 옆에 노진우의 목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왔다.강하리는 노진우의 목소리가 완전히 안 들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구승훈이 수화기에 대고 물었다.“왜 아직도 안 자고 있어?”“방금 할머니랑 얘기 좀 나누느라고, 많이 바빠?”강하리가 묻자 구승훈은 그저 덤덤하게 답했다.“별로.”순간 강하리는 약간 마음이 불편해졌다.아마도 방금 아래층에서 심준호와 심예진 두 사람의 애틋한 장면을 보고 또 오늘 저녁에 발생했던 일들을 다시 돌이켜보니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예전이었다면 강하리도 구승훈이 많이 바빠서 그랬을 것이라고 자기 이해심을 최대한 발휘했을 텐데 오늘만큼은 이해해 주기 싫어졌다.아무리 바빠도 메시지 하나 보내는 게 몇 초나 걸린다고?그리고 지금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괜히 어리광 부리고 싶고 살짝 억울하기도 한 것 같았다.더 정확히는 섭섭한 감정이다.방금 생사가 오가는 위험한 일을 겪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도 이 남자는 아무 위로의 말도 없었다.“피곤해. 자야 할 것 같아.”강하리는 흥미가 뚝 떨어진 듯 한껏 풀이 죽은 목소리로 답했다.그러나 구승훈은 그것마저도 눈치채지 못한 듯 한마디만 했다.“그래, 일찍 쉬어. 잘자, 여보.”전화를 끊자마자 강하리는 화장실로 향했다.원래는 샤워라도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했는데 마음속의 불편한 감정은 어떻게 해도 사그라지지 않았다.마치 마음속에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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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2화

강하리는 구승훈에게 업혀 술집에서 나온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발버둥 쳤다.“승훈 씨, 당장 내려줘!”그러나 구승훈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그녀의 엉덩이를 때리며 말했다.“가만히 있어.”그의 행동에 강하리는 순간 멍해졌다.아무리 구승훈과 오랫동안 거의 부부 사이로 지낸다고 해도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엉덩이를 맞아본 적이 없었다.순간 수치심이 마구 피어오르는 동시에 사방의 시선이 모두 그녀 쪽으로 쏠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구승훈 씨!”강하리는 귀가 너무 뜨거워져 구승훈의 멱살을 잡고 그의 가슴을 팡팡 두드렸다.그러자 구승훈은 이번에 그녀의 엉덩이를 힘껏 꼬집었다.“혼나려고 작정했지?”사실 그도 지금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였다.한밤중에 먼 길을 달려왔건만 오자마자 보이는 게 자기 여자가 웬 남자와 시시덕거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순간 그의 발작 버튼이 제대로 눌린 듯 마음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디에라도 발산하고 싶었다.그는 강하리의 허리를 힘껏 쥐며 그녀를 자동차 보닛에 세게 누른 뒤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을 그대로 물어버렸다.순간 강하리는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질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세게 물더니 신경질적으로 강하리의 옷깃을 잡았는데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옷을 뜯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기에 위에 단추 두 개를 풀었다.구승훈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린 강하리는 재빨리 그의 손을 가로막으며 다급히 외쳤다.“지금 밖이야!”사실 강하리도 더 이상 여기서 소란 피우기 싫었고 아까의 흥미도 지금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여기서 더 억지를 부렸다가는 나중에 곤란해지는 건 자신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구승훈은 한껏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뭐가 무서워? 이따 아무 구석진 곳에나 가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걸?”그의 말에 강하리가 구승훈의 어깨를 세게 때렸다.“날 뭐로 보는 거야?”구승훈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활짝 열린 셔츠 사이로 보이는 하얀 가슴에 이빨 자국을 남겼다.“내 앞에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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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3화

“저희 내일 결혼하는 거 아시죠?”노민우와 여명주 두 사람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본 강하리는 슬슬 화가 치밀어 올랐다.손연지가 오늘 돌아오고 두 사람이 내일 결혼하는 게 어찌 보면 손연지가 그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순간 머리가 복잡해진 강하리는 어두운 얼굴로 입국장으로 걸어갔다.게이트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노민우와 여명주가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강하리는 얼른 노민우에게 메시지 하나를 보낸 뒤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화장실 안쪽 구석에 도착해서 발걸음을 멈추자 노민우가 빠르게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연지 데리러 온 거에요?”노민우는 들어오자마자 들은 첫 마디에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 모습에 강하리는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다시 물었다.“오늘 연지가 돌아오는 걸 몰랐어요?”그러다가 문득 그때 구승훈에게 아직 노민우한테는 이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했던 사실이 떠올랐다.그녀의 물음에 노민우는 쓴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숙여 담배를 꺼내려다가 문득 옆 표지판에 붙은 금연 구역이라는 글씨를 발견했다.그리고 한껏 짜증을 억누르고 그녀에게 말했다.“하리 씨, 지금 하리 씨 눈에는 제가 이제 연지가 돌아오는지 알 자격도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거죠?”노민우의 원망 어린 말투에 강하리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빠르게 해명했다.“단지 만나지 말아야 할 시기에 굳이 맞닥뜨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민우 씨가 어떤 처지인지 나보다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민우 씨는 이미 위험에 빠져있는 상황인데 저는 괜히 불필요한 만남으로 인해 연지를 다시 그 소용돌이에 빠지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 말 이해하죠?”그러나 노민우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 강하리의 말이 전혀 위로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를 더 화나게 했다.“그래서요? 연지가 돌아온다는 소식조차 이제는 몰라야 한다는 건가요? 하리 씨가 뭔데요?”그러자 강하리는 한껏 난감한 얼굴로 낮게 답했다.“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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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4화

순간 강하리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여명주가 언제부터 저기에 서 있었고 두 사람의 대화를 어디서까지 들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어쨌든 여명주는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였다.“여명주 씨.”“강하리씨는 예나 지금이나 남의 남편을 꼬시는 버릇은 여전하네요?”여명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성큼성큼 다가왔다.그러나 강하리는 오히려 여명주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다시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명주 씨는 이미 친구분을 만났나 봅니다?”강하리의 말에 여명주가 대뜸 손을 들고 뺨을 때리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큰소리를 쳤다.“멈춰!”노민우는 말을 마치자마자 냉큼 달려와 여명주의 손목을 낚아챘다.“명주 씨, 미쳤어요? 왜 사람을 때리려고 해요?”“제가 미쳤냐고요? 민우 오빠, 지금 제 탓을 하는 거예요? 분명 이 여자가 지금 오빠를 꼬시고 있는데 제 앞에서 저 여자 편을 드는 거예요?”여명주는 억울한지 끝내는 눈물을 흘렸다.그러자 강하리가 그녀의 옆에 서서 입을 삐죽거리며 더는 못 참고 말했다.“저도 남편이 있거든요? 제 남편이 그쪽 남편보다 훨씬 잘생겼고 돈도 훨씬 많고 누구보다도 절 아껴줘요.” 강하리의 말에 노민우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졌다.확실히 구승훈이 자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자신을 비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여 살짝 원망 어린 눈빛으로 강하리를 바라보자 그녀는 틀린 말이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그 모습에 노민우는 또다시 강하리를 째려봤다.그러나 두 사람의 이런 모습도 어딘가 애틋해 보였는지 여명주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날뛰었다.“봐요, 지금도 두 사람이 눈빛을 주고받잖아요! 민우 오빠, 대체 누가 오빠 아내예요?”그녀의 말에 노민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답했다.“명주 씨, 제발 그만하면 안 돼요? 저는 단지 친구랑 몇 마디 얘기를 나눴을 뿐인데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지금 누굴 바보로 알아요? 어떤 친구가 그런 눈빛을 서로 주고받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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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5화

강하리는 무의식적으로 뒤돌아 손연지를 바라보았는데 아까까지 얼굴에 번졌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강하리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우리 커피 마시고 가자, 응?”강하리는 재빨리 손연지를 데리고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가는 길에 준봉에게 전화를 걸었다.두 사람이 길목 어구에 다다르자 차 한 대가 바로 그들 앞에 멈춰 섰다.그러자 강하리는 손연지를 향해 눈을 찡긋했다.“타.”그녀의 모습에 손연지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니 캐리어를 준봉에게 넘겼다.강하리는 차에 올라타기 전에 무심코 노민우와 여명주가 있는 쪽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달싹거리며 얼른 손연지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힘들지 않아? 피곤하면 내 어깨에 기대어 잠깐 눈이라도 붙여.”손연지는 순간 멍한 얼굴이었다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눈을 꼭 감고는 강하리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그 모습에 강하리는 손연지가 안쓰러워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핸드폰에는 이미 메시지가 몇 통이나 와 있었는데 구승훈이 보낸 것도 있었고 노민우가 보낸 메시지도 있었다.강하리는 먼저 구승훈에게 답장을 보낸 뒤 손연지가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걸 보고 나서야 노민우한테서 온 메시지를 열어봤다.[연지랑 만났어요?][잘 지냈대요?][혹시 방금 저를 본 건 아니죠?]강하리는 메시지를 보고 한참 뒤에야 답했다.[제가 잘 돌볼게요.]차는 계속해서 인월동으로 향했고 드물게 차가 막히지도 않았다.차 밖의 경치가 빠르게 휙휙 지나가는 걸 강하리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손연지가 어느새 눈을 뜨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녀는 넋을 잃은 채 똑같이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눈에는 슬픔이 가득 서려 있었다.날씨가 따뜻해지더니 마치 한순간에 여름으로 접어든 것 같았고 따사로운 햇볕이 몸에 비치면서 강하리는 약간 더웠는데 손연지는 몸을 잘게 떨고 있었다.그 모습에 강하리는 다시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는 조용히 티슈 한 장을 건네줬다.그러자 손연지는 냉큼 받아 두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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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6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하리는 구승훈한테 달려가더니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놀랐어?”구승훈이 물었으나 강하리는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 그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리지도,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두 번 다시 이 남자를 만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강하리는 지금 그저 그의 품에 안겨있고만 싶었다.더욱이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과 아직 이 남자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싶었다.구승훈은 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모습에 한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받쳐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등을 가볍게 두드려줬다.“괜찮아. 난 멀쩡한데?”강하리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더니 구승훈의 팔뚝 살을 힘껏 꼬집으며 말했다.“이게 멀쩡한 거야? 진짜 저 차를 들이받으려고 했어?”그러자 구승훈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난 이제 죽는 게 아쉬운 사람이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그러다가 만약에 큰일이라도 나면 어쩌나 싶어 강하리는 그를 매섭게 째려보며 혼내려다가 다시 하려던 말을 삼키고는 그의 품에 안겨 모처럼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아까는 내가 이대로 죽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승훈 씨가 그 차에서 내리는 걸 보자마자 또 당신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그게 더 무서웠어.”그녀의 말에 구승훈은 강하리의 이마에 다정하게 입을 맞췄다.“놀라게 해서 미안해.”구승훈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강하리는 그제야 심란했던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그에게 물었다.“연성에 돌아간 거 아니었어? 왜 또 갑자기 여기에 있는 거야?”그러자 구승훈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갔다가 다시 몰래 왔지. 지난번 그런 일까지 있었는데 너 혼자 연지 씨 데리러 가게 내버려둘 것 같아?”강하리는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있다가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많아지는 걸 보고는 재빨리 구승훈의 품에서 벗어났다.“난 일단 연지 데려다줄게. 나머지는 돌아가서 다시 얘기해.”그러자 구승훈은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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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7화

여초연이 고개를 들고 그 여자와 눈을 마주쳤다.핏발이 선 그 눈에는 여자에 대한 비웃음이 가득했다.“네까짓 게?”여초연은 마치 눈앞의 여자가 지금 나설 자격이 없다는 듯이 조금도 체면을 주지 않았다.“여초연 씨!”얼굴에 번졌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이내 그녀는 다시 코웃음 치며 말했다.“언니, 아직도 언니의 지금 처지가 어떤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여초연의 시대는 이미 다 지나갔거든요? 언니도 생각해 봐요. 이번에 돌아온 후, 갇혀 있었던 것 외에 몇 번이나 임무를 완수했는지. 혹시나 모르겠으면 제가 바로 알려드릴게요, 단 한 번도 없어요.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 얼마나 많은 저희 쪽 사람들을 잡혀 들어가게 하고, 얼마나 많은 비밀이 폭로되었는지 알기나 하냐고요? 게다가 지금 다치기까지 하고 자기 친아들도 지켜내지 못한 주제에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제 앞에서 아직도 잘난 체하는 건가요?”말하면서도 시종일관 눈웃음을 짓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외모가 유난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지만 입 밖으로 내뱉은 말들은 여초연을 화가 치밀어 오르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지난번 차운 하우스 밖에서 맞았던 총이 비록 심장은 비켜 나갔지만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만 있어야 했고 지금까지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그리고 여초연은 방금 여자의 말을 듣자마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국에는 피를 토해냈다.“여사님!”“여사님, 빨리 의사 불러요!”몇몇 부하들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냉큼 달려오더니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던 여초연을 부축해 줬다.“당장 이 여자를 내쫓아, 당장!”여초연은 입에 피를 가득 머금고 문 앞에 서 있는 여자를 가리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 예전의 그 우아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생활한복을 입고 있던 여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부하들은 재빠르게 여자 앞에 다가가더니 단호한 태도로 지금 당장 여기서 떠나 달라고 요구했다.“아직도 뭘 잘못했는지 인정하지 않는 것 같으니 전 나중에라도 제 앞에 와서 무릎 꿇고 빌 날을 기다려야겠네요.”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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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8화

그러자 강하리는 한껏 의아한 얼굴로 손연지를 바라보았다.“결정한 거야?”손연지는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차창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끊임없이 변했다.그러다가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시선을 노민우에게 고정한 채 답했다.“응.”강하리는 그녀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고 또 지금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도 개의치 않아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하여 조용히 손연지의 등을 토닥여준 뒤, 준봉에게 한마디 했다.“대표님한테 돌아오면서 민우 씨랑 같이 들어오라고 전해줘요.”아무리 두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고 해도 강하리는 최대한 조심하려 했다.사실 노민우가 구승훈을 찾아왔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결혼 전에 친한 친구랑 술 한잔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만약 노민우만 집 안에 들였다가 이 사실이 여명주의 귀에까지 들어가는 날에는 또 무슨 난리를 피울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이제 손연지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일을 사전에 방지해야 했다.집에 돌아와 보니 심준호가 이미 구연정과 하지훈을 데려왔다.그리고 구연정을 본 손연지는 그제야 얼굴에 미소가 활짝 피더니 그녀를 안고 볼에 몇 번이나 뽀뽀했는지 모른다.그러나 하지훈은 옆에서 얼굴을 한껏 구기고 서 있었고 그의 모습을 본 강하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숙제는 다 했어?”그러자 하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다 아는 내용들이라 쓰는 건 어렵지 않아요.”그는 말하다가 다시 경계의 눈빛으로 손연지를 노려보았는데 그녀가 구연정의 볼에 입을 맞출 때마다 당장에라도 손연지의 얼굴을 물어버릴 것 같았다.“괜찮아.”강하리가 웃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이분은 연지 이모라고 하는데 나랑 똑같이 연정이 엄마라고 생각하면 돼. 그러니까 날 대하듯이 이모를 대해줘.”그러자 한지훈이 머뭇거리며 답했다.“그런데 연지 이모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손도 안 씻고, 입고 있던 옷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연정이를 계속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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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9화

강하리가 나와보니 손연지 앞에 있는 컵은 이미 깨져 있었고 손에서는 피가 한창 흘러나오고 있었다.노민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다급히 손연지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녀는 노민우의 손길을 빠르게 피했다.그 모습에 노민우는 살짝 머뭇거리다가 뻘쭘한 듯 다시 손을 거두더니 바닥에 깨진 유리들을 치우기 시작했다.“이게 무슨 일이야?”강하리가 서둘러 약상자를 가져와 손연지의 상처를 소독해주고 붕대를 감아줬다.손연지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누가 보면 엄청 크게 다친 줄 알겠다.”그러나 강하리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는 대답 대신 되물었다.“너무 피곤하지?”확실히 피곤해 보였다.열몇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탔고 또 시차 적응도 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바로 자고 싶을 것이다.하여 강하리는 굳이 오늘 만나서 얘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뜻밖에도 손연지는 단호하게 말했다.“괜찮아. 어렵게 만났는데 할 말은 해야지.”그녀는 말하면서도 시선은 노민우한테 고정했다.이 시각의 노민우는 이미 바닥에 깨진 유리를 모두 치웠고 자잘한 부스러기들을 휴지로 한 번 더 닦았다.“일단 샤워 좀 하고 싶은데, 잠시만 기다려 줄래?”그러고는 고개를 한껏 수그린 채 한참 뒤에야 다시 말을 이었다.“사실 나도 별일 없어. 집안일이 많아서 방해하지 않으려고.”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밖으로 나갔다.강하리는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 손연지를 바라보았는데 그녀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객실로 향하면서 뒤돌아 그를 보지도 않았다.그 모습에 강하리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주방에 가서 구승훈에게 말했다.“민우 씨 좀 바래다줘.”그러자 구승훈이 멍한 얼굴로 되물었다.“벌써 간대?”강하리는 말 없이 어깨만 으쓱했다.비록 두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디까지나 제삼자였고 지금 상황도 상황인지라 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구승훈과 노민우는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는데 들어가자마자 노민우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엘리베이터 벽을 주먹으로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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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0화

그녀의 말에 손연지는 미간이 확 찌푸려지더니 살짝 분노에 차서 말했다.“양심 없네. 지금 내 앞에서 민우 씨를 두둔해서 말하는 거야? 당시 네가 괴로워하고 있을 때 내가 승훈 씨를 어떻게 대했는데. 그리고 지금 너의 태도를 좀 봐, 강하리 학생!”한껏 흥분한 손연지의 반응에 강하리가 빠르게 사과했다.“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가 고칠게. 쓰레기 같은 놈, 애초에 거시기를 아예 잘라버려야 했는데! 그러고도 감히 뻔뻔스레 너한테 결혼한다고 말하는 거야? 그러든지 말든지. 여명주 그 여자랑 딱 어울리네. 이런 걸 끼리기리 쌍쌍바라더라!”그러자 손연지도 한마디 거들었다.“아주 축하해!”“맞아. 축하하고 잘 살아!”“난 나중에 더 잘생긴 남자를 데려와서 그 사람 기를 팍 죽여줄 거야.”“당연하지. 얼굴도 더 잘생기고, 돈도 더 많은 남자를 만나서 아주 밤새 잠 못 자게 만들어!”두 사람은 한 마디씩 주고받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하더니 손연지가 다시 코웃음 치며 말했다.“그래, 이래야 진짜 친구 같지.”“미안해, 진짜 잘못했어.”그러자 손연지는 다시 싱긋 미소를 지었다.“용서는 해줄 테니 이만 물러가거라.”강하리는 손연지의 볼을 살짝 꼬집더니 밖으로 나갔다.“너무 오래 담그지는 마.”“응.”그리고 욕실 문을 닫자마자 웃음도 사라지고 복잡한 감정도 따라서 차단되는 것 같았다. 강하리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처리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손연지가 그 엉망진창인 일에 끼어들게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다른 일은 나중에 생각해 보기로 했다.강하리는 원래 손연지가 다시 우울해할 줄 알았다.사람이라면 다 그런 거 아닌가?긍정적일 때는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것 같다가도 또 생각이 복잡해지면 머리가 터지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그러나 손연지는 욕실에서 한바탕 울고 난 후로 정말 모든 일을 훌훌 털어버린 사람처럼 홀가분해 보였다.심지어 강하리가 새벽에 일어나 물을 마시러 가면서 보니 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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