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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911 - Chapitre 1920

2018

제1911화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들을 배웅했다.이때, 고영란이 슬며시 그녀 곁에 다가와 말했다.“민정아, 너한테 뭘 선물했는지 빨리 가서 봐봐.”박민정은 그제야 선물이 생각나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리고 세 개의 선물 상자를 가져왔다.최영선은 상자 안의 물건이 외관상 비슷하고 가격도 얼마 차이 나지 않아서 부담 없이 나눠 가질 수 있다고 했다.정사각형으로 된 박스를 열어보니 안에 정교한 청화 도자기가 들어있었다. 비록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눈에 봐도 꽤 오래된 물건이고 섬세하게 만들어진 골동품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다른 박스도 열어보니 역시나 다 비슷한 도자기들이었다.“그 집안이 원래 도자기 장사를 하고 있어서 이런 값진 것들을 선물했나 보다.”고영란은 세 개의 도자기를 번갈아 보며 박민정에게 말했다.“엄청 비싸겠죠?”이런 물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박민정은 대략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다.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아버지가 이것과 비슷한 골동품을 사 왔었는데 경매 가격이 20억 원부터 시작되었다고 했었다 .고영란도 도자기에는 무지했지만 한눈에 봐도 가치가 상당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응, 적어도 몇십억은 될 거야.”“그렇게 비싸요?”박민정은 순간 이렇게 비싼 물건을 덥석 받은 자신이 후회스러웠다.그러자 고영란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말했다.“너무 부담 가질 필요 없어. 그런 부잣집에 비교해 보면 이런 물건 따위는 아무것도 아닐 거야.”사실 정씨 가문과 유씨 가문에는 더더욱 보잘것없는 물건이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왠지 실언인 것 같아서 다시 말을 삼켰다.박민정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유남준이 그들에게 다가와 물었다.“엄마, 아빠는요?”유지욱에 대해 묻자 고영란의 얼굴은 삽시에 어두워졌지만 애써 덤덤하게 답했다.“어디 갔는지 나도 모르겠어. 원래 집에 붙어있지 않는 사람인데 신경 쓰지 마.”그녀의 말에 유남준과 박민정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다가 더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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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2화

박민정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묵묵히 듣고 있었고 고영란은 여태껏 자라오면서 받았던 서러움을 모두 토로해냈다.“나는 젊었을 때부터 오빠랑 동생들과 비교당하면서 자라왔어. 그때는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고 나중에 네 아버님과 결혼해서 남준이랑 남우를 낳게 되었지. 그러면서 내 아들들이 그들을 능가할 수 있도록 훌륭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결국에는 해냈지만 그들의 눈에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았나 봐.”고영란은 살짝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가끔 보면 네 친엄마가 너무 대단한 것 같아. 능력도 있어서 존경스럽기도 하고.”“난 이제 몸도 늙었고 좀 지쳐. 그래서 그냥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기로 했어.”그러자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누가 뭐라고 해도 저랑 남준 씨는 어머님의 결정을 존중합니다.”“고맙다.”지금 이 순간, 고영란은 더 이상 박민정의 시어머니가 아닌 그저 자기 마음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이나 다름없었다.박민정은 그녀를 어떻게 더 위로하면 좋을지 몰라 그저 조용히 곁에 있어 줬다.저녁, 자기 전까지 유지욱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박민정은 유남준의 옆에 누워있다가 갑자기 그의 팔을 껴안으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싸우지 말고 잘 지내요.”그러자 유남준은 그녀를 향해 눕더니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이 시각, 밖에는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유지욱과 유남우는 누구도 집에 돌아가지 않은 채,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두 사람은 분명 부자지간이지만 유지욱은 자기 아들을 어떻게 타일러야 할지,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몰랐다.“아빠, 시간도 늦었는데 이제 그만 돌아가세요.”유지욱이 먼저 정적을 깼다.“왜 남준이한테 그런 짓을 했는지 진짜로 말 안 해줄 거야?”“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진심으로 이겨보고 싶었다고.”유남우는 대충 둘러댔다.그러자 유지욱은 한껏 실망스럽다는 듯이 그에게 답했다.“난 여태껏 네가 참 착하고 철이 일찍 든 아이라고만 생각했어.”‘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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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3화

유석진은 씁쓸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말을 이었다.“그 땅을 남준이한테 주기 싫다는 게 아니야. 그건 우리 아버지가 나한테 준 건데 괜히 내 마음대로 양도했다가 아버지가 하늘에서 노하실까 봐 그래.”“지욱아, 남준이한테 혹시 다른 걸로 대신할 수 없는지 물어봐 주면 안 될까? 내가 줄 수 있는 건 다 내놓을게.”유지욱은 이미 그의 말뿐인 약속을 너무 많이 들었다.“형, 아무래도 남준이한테 직접 찾아가서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형제간의 정도 중요하지만 자기 아들도 중요했다.더구나 유남준은 유석진 때문에 하마터면 감옥에 잡혀갈 뻔했기에 이번만큼은 마음이 약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유지욱은 말을 마치자마자 운전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차가 도착하자마자 그는 두말없이 차에 올라타려 했다.이때, 유석진이 갑자기 유지욱의 팔을 덥석 잡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지욱아, 형이 이렇게 빌어도 안 되겠니? 네 식구들한테도 똑같이 무릎 꿇고 빌게!”유지욱의 얼굴이 순간 돌변했다.“형,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빨리 일어나요!”그는 유석진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온몸을 벌벌 떨며 말했다.“네가 허락할 때까지 난 계속 이러고 있을래.”유지욱은 그의 고집에 뭐라 더 말하기 힘들었다.“알겠어요. 제가 남준이랑 한 번 더 말해볼 텐데 그 애가 허락할지 안 할지는 저도 장담하지 못해요.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요.”유석진은 그제야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유직욱은 여전히 마음이 여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유석진은 다시 그를 설득했다.“지욱아, 이번에 남준이한테 발생한 일은 진짜로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 남준이가 어디서 그런 소식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큰아버지로서 그런 짓을 왜 하겠니?”유지욱은 순간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비록 유석진이 어떤 사람인지 이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이지만 괜히 가족끼리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형의 그 부지는 될수록 건드리지 말라고 남준이한테 말해볼 텐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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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4화

박민정은 그의 차가운 얼굴을 어루만져주며 말했다.“무슨 일인지 말 안 해주면 저 화낼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저한테도 무슨 생기면 똑같이 말 안 할 거고요.”유남준은 어이없다는 듯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박민정에게 사실대로 말해줬다.그러자 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유남준에게 되물었다.“아버님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분명 큰아버지가 저지른 일인데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덮어준다고요?”“나도 우리 아버지 안중에는 자식들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어.”유지욱은 가족이 화목하기를 바란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진정 자기네 식구들을 살필 줄은 몰랐다.한마디로 그저 남들에게 마음씨 좋은 사람처럼 보이길 바랐다.그리고 자기 가족의 이익을 희생하여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으로 그 하찮은 가족애를 유지하려 했다.그러나 유남준은 이 모든 게 다 가소롭기만 했다.박민정은 여태껏 유남준네 가족은 참 화목하다고 느꼈었는데 이제 보니 집마다 말하기 힘든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그럼 이제 어떻게 하려고요?”“안된다고 딱 잘라 말했어.”유남준은 독하게 마음 먹기로 했다.그러자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래요.”유남준은 박민정을 지엔 그룹까지 데려다준 뒤 다시 자기 회사로 돌아갔다.박민정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민수아와 진서연을 불러와서 유주아네 부모님이 준 선물을 보여줬다.“각자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봐.”박민정은 세 개의 도자기를 한번 풀어봤을 뿐이지 두 사람더러 먼저 고르게 했다.민수아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에게 되물었다.“골동품 아니야? 엄청 비싸 보이는데?”박민정도 굳이 부정하지 않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그저께 밤, 그들이 구해줬던 사람이 어떤 가문의 딸인지 살짝 알려줬다.순간, 두 사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더니 진서연은 소리를 지르며 되물었다.“저희 로또에 당첨된 거 맞죠!”그러면서 도자기의 가격이 얼마인지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다.“보스, 이 세 개의 값이 거의 몇십억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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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화

이 시각, 박민호는 초조한 얼굴로 자기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그는 얼마 전, 많은 프로젝트에 몰래 투자했지만 모두 원금은 바닥나고 빚만 어마어마하게 쌓이게 되었다.하여 박민정이 중간에서 확실하게 잘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무조건 유주아랑 결혼해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민호의 비서가 갑자기 들어오더니 그에게 말했다.“유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유 대표?”유남준이 왔다는 소리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맞이하러 달려갔다.사실 박민호 회사의 사람들은 유남준이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마중 나와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에게 혹시 지사에 무슨 일이 없는지 묻자, 하나같이 별문제 없다고 답했다.그러자 유남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감추지 말고 지금 솔직하게 다 말하는 게 좋을 겁니다.”“네네.”그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박민호도 어느새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내려왔는데 유남준을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매형!”혹시나 회사에 자신이 유남준의 처남이란 사실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봐 그는 일부러 큰 소리로 불렀다.“매형,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진작에 말씀 주셨으면 제가 먼저 내려와서 기다렸을 텐데요.”그러나 유남준은 그저 덤덤한 얼굴로 그에게 한 마디 건넸다.“당장 재무팀에 가서 지금까지의 모든 장부를 가져다주세요.”“네?”박민호는 깜짝 놀랐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그리고 곧장 재무실로 발길을 돌렸지만 속은 얼어있었다.유남준이 지사로 오자마자 갑자기 장부를 확인한다는 건 분명 눈치챘다는 게 아닐까?박민호는 재무팀에 이 일을 알리자마자 곧바로 박민정에게도 전화를 걸어 혹시나 유남준이 지금 무얼 하려는지 슬쩍 물어보려 했다.만약 그가 진짜로 눈치채고 온 거라면 마침 박민정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오랫동안 신호음만 들릴 뿐, 박민정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바쁜가? 왜 전화를 안 받지?”한편, 박민정은 핸드폰에 박민호의 이름이 뜨자마자 무음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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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화

그러자 유남준은 턱을 괴며 그에게 되물었다.“그래요? 어떤 프로젝트인데요? 저는 오늘 처음 듣는 것 같은데요?”모든 계약을 성사하려면 최종적으로 유남준의 사인이 필요했다.순간, 박민호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대표님과 누나한테는 일단 비밀로 한 뒤에 만약 성공하면 그때 알려드려서 기분 좋게 하고 싶었습니다.”그러나 유남준은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에게 되물었다.“공과금에 손을 대는 건 법에 어긋나는 일이라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순간 그의 입에서 감옥이라는 두 글자를 듣는 순간 박민호의 얼굴이 파래졌다.“매형, 다 같은 회사인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같은 회사요?”유남준이 코웃음을 치며 다시 말을 이었다.“IM 그룹은 엄연히 유씨 가문의 회사인데 어떻게 같은 회사라고 할 수 있는 거죠?”박민호는 엄숙한 유남준의 태도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매형, 저는 그저 좋은 마음에 했던 일이에요.”“오늘부로 그쪽은 회사에서 해고되었으니 자발적으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세요.”유남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자기 생각을 밀고 나갔고 박민호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그, 굳이 이래야겠어요?”“매형, 회사에서까지 내쫓기면 저는 이제 뭐 먹고 살아요?”애써 그의 동정심을 유발했지만 먹힐 리가 없었다.“민정이만 아니었으면 이미 감옥에 보내졌다는 것만 알아두세요. ”“그래도...”박민호는 계속 그를 설득하고 싶었으나 더는 듣기 힘들었던 유남준은 빠르게 인사과 사람들을 불렀다.그제야 유남준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한 박민호는 마음이 점점 급해졌다.“매형, 누나도 이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유일한 남동생인데 이런 취급을 당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유일한 동생?”유남준이 그를 빤히 쳐다보면서 말을 다시 이었다.“착각하나 본데요, 민정이는 외동딸이고 원래부터 남동생이 없습니다.”박민호는 순간 온몸이 굳어졌다.그의 말이 맞다. 박민정은 그저 수양딸이었을 뿐, 두 사람은 아무 혈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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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7화

박민호는 그녀의 말이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매형은 그래도 누나 많이 사랑하는 것 같던데?”“같은 남자로서 네가 제일 잘 알 거잖아? 평생 한 여자만 사랑할 자신 있어?”박민정의 물음에 박민호는 순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모든 남자들이 말은 쉽게 하지만 그걸 지켜내기는 매우 어려워했다.“맞다, 유주아 씨네 부모님은 찾아뵈었어?”그의 물음에 순간 박민정은 일부러 화가 난 척 답했다.“민호야, 네가 빚이 많다는 사실을 왜 진작에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뭐?”박민호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누나가 그 일을 어떻게 알아?”“나도 처음에는 몰랐지. 그런데 유주아 씨네 부모님께 널 소개한 뒤로 아마 몰래 너를 조사했나 봐. 그러면서 능력도 없고 기술도 없는데 빚은 엄청 많은 사람이라고 하더래.”박민정은 먼저 이런 식으로 그의 자존심을 짓밟으면 더 이상 도와달라고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역시나 박민호는 한껏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그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일까지 알아낼 수 있지?”“그런 집안에서 너 같은 배경을 가진 남자한테 시집 보내고 싶겠어?”“그리고 이 일 때문에 나랑 남준 씨가 또 한바탕 싸웠어. 그러면서 어떻게 유씨 가문의 딸을 탐낼 수 있냐고.”유남준이 그렇게 말했다는 소리에 박민호는 그제야 박민정에게 미안해졌다.“괜히 나 때문에 누나만 난처해졌네.”그가 했던 일이 유주아와의 결혼에 걸림돌이 될 줄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손도 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 지금 어떡하지? 누나, 그래도 누나는 지금 지엔 그룹의 대표인데 회사에 내 자리 하나만 마련해줄 수 없을까?”지금 박민호는 어쩔 수 없이 모든 희망을 박민정한테 걸어야 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그가 이렇게 나올 줄 진작에 눈치챈 박민정은 또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네가 지금 내 상황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나도 지엔 그룹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럴 권한이 없어.”“만약 꼭 우리 회사로 오고 싶은 거면 내가 한번 알아봐 줄 수는 있는데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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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8화

진서연은 박민호가 그런 아버지를 둔 것만으로 감지덕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아니면 아주 비참한 꼴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바로 송금하고 올게요.”“그래.”진서연이 사무실을 나가자마자 박민정은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드라이브에 있던 박형식의 예전 사진을 오랜만에 꺼내봤다.“아빠, 저 잘한 거 맞죠?”사실 박민호가 이 일을 계기로 한층 성장하길 바랐고 냉정한 사회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도리를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그러나 이 시각, 박민호는 박민정이 송금한 돈을 본 순간 눈앞이 막막해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이깟 푼돈으로 뭘 할 수 있는데?”더는 부탁할 사람이 없어 결국에는 외할머니인 김말숙을 찾아갔다.김말숙은 그가 설립한 회사에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자신이 여태껏 모아둔 돈을 다 내놓았다고 했지만 겨우 몇십억밖에 안 됐다.이것으로 박민정의 빚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다.“할머니, 이것밖에 없어요?”그의 물음에 김말숙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이것도 모자라? 이건 네 아빠랑 엄마가 나 쓰라고 준 돈인데 내가 여태껏 모아둔 거야.”“혹시 외삼촌은 돈이 좀 있으려나?”“거긴 기대도 하지 마. 지금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계속 적자라면서 나한테 빌려달라는 중이니까.”그러다가 한껏 다정한 눈빛으로 박민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우리 예쁜 손자, 이 할머니는 너 하나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무조건 열심히 노력해야 해.”김말숙은 한수민과 똑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사랑을 아끼지 않았다.또한 박민호가 능력이 있든 없든 자기 외손자라고 끔찍이도 예뻐해 줬다.그러자 박민호는 빠르게 답했다.“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나중에 돈을 벌면 꼭 열 배로 갚을게요.”“그래, 그래.”순간 김말숙 얼굴의 주름이 활짝 펴졌다.그녀의 아들 며느리는 그에게 손자가 아닌 손녀를 낳아줬다.하여 지금 믿는 구석이라고는 박민호밖에 없었다.“네,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박민호는 김말숙의 카드를 가지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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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9화

창밖에는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난 절대 그만큼의 죄책감은 못 느낄 것이라 생각해.”정수미는 다시 어두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마찬가지로 나도 네가 내 딸이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거기서 멈춘 거지, 아니면 계속 소현이를 도와주는 나쁜 사람이였을 거야.”박민정은 순간 누군가가 심장을 찌르기라도 하듯 가슴이 아팠다.“엄마는 누구한테도 피해주지 않았으니까 괜찮아요. 원망하지도 않고요.”지금도 정수미에 대한 원한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이것 또한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고 무조건적인 성자도 없다고 생각해요.”박민정은 어느새 눈가가 빨개져 있었다.그러나 정수미는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가 날 원망하지 않아도 난 과거의 나 자신이 너무 미워. 그리고 예전에 나쁜 짓을 너무 많이 한 탓에 지금 벌받아서 이렇게 병까지 걸렸다고 생각해.”“호철이 말이 맞아. 잘못했으면 무조건 벌을 받아야지.”그리고 다시 박민정을 빤히 바라봤다.“내가 죽으면 호철이가 아마 자수하러 갈 거야. 그 애가 마음 편히 들어갈 수 있도록 말리지 말아줘.”박민정은 그녀가 죽는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엄마, 벌써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다 괜찮을 거예요. 다...”“민정아, 지엔 그룹은 이미 너한테 넘어갔는데 너는 절대 다른 사람한테 해를 끼치지 말고 반드시 정정당당하게 회사를 이어 나가야 해. 이것 하나만은 약속해 줘.”“물론 다른 사람이 너를 괴롭히면 두려워하지 말고 먼저 어떻게 하면 너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하고.”박민정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정수미는 그녀의 얼굴을 다정하게 쓰다듬어줬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이 세상에 더 오래 머물면서 자기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지금 자기 몸 상태로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기도 힘들어 보였다.정수미는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했는지 순간 눈꺼풀이 무거워지더니 그대로 잠에 들었다.그러자 박민정은 이불을 다시 덮어준 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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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0화

심홍원은 최현아 삼촌의 아들이었다.최현아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그런데 잘 안됐나 봐요.”“왜?”유석진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유주아 쪽에서 마음에 안 들어 했나? 저번에 내가 사정을 말해줬으니까 아마 별 문제는 없을 거야. 그 애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남자는 없어.”순간 최현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다른 사람들은 심홍원이 얼마나 멍청한지 모르고 있었는데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유주아랑 결혼하려다가 하마터면 경찰서에 잡혀갈 뻔했다.“너무 소극적인 아이라 유주아 씨가 마음에 안 들었나 봐요.”최현아는 당연히 자기 친정 쪽의 추악한 일을 시아버지한테 말해주기 싫었다.그러자 유석진이 진지한 얼굴로 당부했다.“만약 진짜 유주아네랑 이어져서 우리 두 집안끼리 똘똘 뭉치면 앞으로 못 해낼 일이 없을 거야.”사실 최현아도 아는 도리지만 일이 이렇게 되니 그녀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지금 상황에서 유주아네 부모님은 절대 심씨 가문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네, 제가 홍원이한테 다시 잘 말해볼게요.”“그래.”집에 도착한 후.최현아는 곧바로 외삼촌인 심종우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제야 심홍원이 온밤 무릎을 꿇고 벌받다가 병이 나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유주아 씨랑 아직 희망이 있을까요?”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작은 탄식이 들려왔다.“아마 없을 거야.”“그러면 이제 어떡해요? 유주아 씨는 지금 사회에서 보기 드문 여자라고요. 그리고 그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삼촌이 제일 잘 알잖아요. 지금 진주시에 저런 조건을 가진 여자가 또 어디 있어요?”그러나 심종우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지금 상황에서 뭘 더 할 수 있는데? 아들이 둘인데 하나는 이미 결혼했잖아.”“그런데 아직 아이는 없죠?”최현아의 의미심장한 물음에 심종우가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 .“그건 왜?”“어차피 지금 아이도 없는데 그냥 이혼시켜요. 그래도 큰애가 둘째보다 훌륭한데 유주아 씨라면 분명 마음에 들어 할 겁니다.”“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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