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아는 그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또박또박 말했다.“민호 씨, 앞으로 우리 그만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남자랑 친구 할 마음도 없고 더구나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박민호가 막 뭐라고 답하려는데 유주아가 계속 말을 이었다.“그리고 저한테 이제 전화도 하지 말아주세요. 바로 차단하겠습니다.”유주아는 전화를 끊자마자 그의 번호를 차단했고 박민호는 이 상황이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그리고 재빨리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차단되어 계속 통화음만 들렸다...“갑자기 왜 저러지?”분명 어제까지 괜찮았는데 하룻밤 사이에 유주아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박민호는 지금 외할머니의 집에 묵고 있었는데 그의 얼굴을 본 김말숙이 의아해서 물었다.“우리 손자, 왜 그래? 그 계집애가 또 뭐라고 했어?”“제 번호를 차단했어요.”“뭐? 빌어먹을 계집애, 왜 갑자기 차단하고 난리야? 너같이 능력 있고 훌륭한 남자를 어디서 찾는다고?”그녀는 자기 손자만큼은 끔찍이도 아꼈다.박민호는 안 그래도 지금 머리가 아픈데 옆에서 김말숙까지 계속 떠들어대니 순간 욱하는 마음에 짜증을 부렸다.“할머니, 짜증 나니까 그만하세요.”“짜증 내지 마, 너처럼 능력 있는 애는 얼마든지 다른 여자를 찾을 수 있을 거야.”김말숙은 자기 손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줄 알았다.“네 삼촌한테 소개해달라고 해볼게.”자기 아들 얘기가 나오자 문득 지난번에 자신한테 몇십억을 빌려달라던 게 생각났다.“맞다, 며칠 전 너한테 빌려줬던 돈은? 이제 그 여자애는 물 건너간 것 같은데 그 돈은 네 삼촌한테 줘. 안 그래도 지금 회사 일로 그 돈을 써야 한다면서 기다리고 있더라.”순간 박민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그 돈의 일부분은 이미 탕진해 버렸고 또 유주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조금 쓰다가 겨우 남은 돈으로 회사 빚을 갚았다.“할머니, 제가 이미 그 돈을 전부 투자하는 데 사용했는데 나중에 수익이 나면 다시 돌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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