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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1941 - Chapter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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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1화

우재가 다시 술을 가지고 유주아에게 다가와 말했다.“손님, 이미 많이 취해 보이는데 그만 마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그의 말에 박민호의 낯빛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당장 그를 쫓아내려던 이때, 유주아가 고개를 들고 우재를 보며 활짝 웃었다.“고마워요, 잘생긴 동생.”동생?우재는 이제 겨우 대학교 3학년 학생이라 그런지 확실히 어려 보이긴 했다.뭐라고 대답하려는데 유주아가 갑자기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따로 비번은 걸어두지 않은 카드니까 팁은 이걸로 긁어요. 너무 많이 긁지는 말고...”우재는 이 상황이 어리둥절하기만 했다.“감사한데 받을 수 없습니다.”그러나 눈앞의 여자가 확실히 돈이 많다는 사실만은 알 것 같았다.유주아는 자기 호의를 거절하는 우재가 이상해서 막 뭐라고 하려던 이때 갑자기 박민호가 끼어들었다.“제 여자 친구는 제가 알아서 잘 돌볼 테니 술은 내려놓고 이만 가주시면 되겠습니다.”한껏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쏘아보는 박민호 때문에 우재는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떠야 했다.유주아는 떠나가는 우재의 등 뒤로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착한 학생, 너무 고마웠어요.”학생?마음이 착하다고?우재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나갔다.그러나 밖에 나와서도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유주아의 웃는 얼굴뿐이었다.이 사실을 같이 일하는 차영수에게 말해주자 그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그러면 부잣집 사모님이네. 이따 내가 술 가져다드릴래. 그리고 너는 왜 공짜 돈도 거절하고 난리야?”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그 방으로 술을 가져다주러 들어갔다가 한껏 실망한 얼굴로 다시 나왔다.“그 돈 많은 사모님은 이미 만취 상태로 기절한 것 같던데? 아깝다...”“기절했다고? 그러면 빨리 병원부터 데려가야 하는 거 아냐? ”그의 말에 차영수는 어이없다는 듯이 그에게 말했다.“저런 상황이면 병원이 아니라 호텔에 데려가겠지.”순간 우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때 차영수가 다시 그에게 농담을 건넸다.“설마 그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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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2화

박민호는 자기 계획이 틀어지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하여 빠르게 우재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 뒤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우재가 다시 일어나서 차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쿵!”이때, 차가 떠나가면서 뭔가가 바닥에 떨어졌다. 우재가 가까이 다가가 보니 유주아의 핸드폰인 것 같았고 마침 그녀의 엄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와 우재는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말해줬다....다른 한편, 박민정은 자고 있다가 전화벨 소리에 깨나게 되었다.화면을 보니 박민호였는데 한밤중에 무슨 일인가 싶어 빠르게 통화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민정 씨.”그러나 수화기 너머에서 박민호가 아닌 웬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시죠?”박민정은 순간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주아 엄마야.”다름 아닌 최영선이었다.“어떻게 민호 핸드폰으로 저한테 전화하셨어요?”박민정은 슬슬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최영선은 머뭇거리다가 다시 어두운 목소리로 답했다.“시즌 호텔, 6008호로 와줘.”“네.”박민정은 빠르게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약간의 소란스러움에 정수미도 잠에서 깨났다.“민정아...”“엄마, 저 때문에 깨셨어요?”박민정이 그녀에게 다가가 묻자 정수미가 고개를 저었다.“아니, 그냥 일찍 깼어. 그런데 지금 어디 가?”“아, 친구한테 일이 생긴 것 같아서 한번 가보려고요.”“무슨 일? 심각한 거야?”정수미가 걱정스레 묻자 박민정은 애써 웃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아니요. 금방 올 거니까 제 걱정은 하지 말고 더 자요.”“그래.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알려줘.”“네.”박민정은 다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잠에 든 모습까지 보고 나서야 조용히 병원에서 나와 시즌 호텔로 향했다.시즌 호텔.최영선이 알려준 호텔에 도착해보니 박민호와 유주아의 부모님, 그리고 웬 웨이터 복장의 남자가 있었다.박민정은 재빨리 그들에게 달려가 물었다.“무슨 일이에요?”그러자 유영섭이 한껏 차가운 얼굴로 답했다.“먼저 남동생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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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3화

만약 박민호가 진짜로 흑심 품고 유주아한테 접근했다고 인정한다면 그 화살이 그대로 박민정에게 향할 것이고 뭐라고 변명해도 그녀에게는 불리한 상황일 게 뻔했다.하여 두 주먹을 꽉 쥐고 단호하게 말했다.“아니면 저희끼리 이러지 말고 주아 씨가 깨어나면 한번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박민정은 살짝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만약 민호가 진짜로 주아 씨한테 나쁜 마음을 먹고 그런거라면 그때 두 분께서 경찰서에 보내든, 감옥에 보내든 저는 상관하지 않겠습니다.”박민호의 낯빛이 순간 창백해졌다.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감옥에 보내라고 할 수 있는지?박민정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유주아의 부모도 더 이상 뭐라 하지 못했다.이때 최영선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우리 들어가서 기다리자.”“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옆에 서 있던 우재는 난감한 얼굴로 그들에게 말했다.“제가 잠깐 반차 내고 온 거라서요. 저는 이만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넌 못 가!”이때 박민호가 씩씩거리며 그를 막아섰다.“날 모함하고 이렇게 간다고? 어림도 없지!”하여 우재도 어쩔 수 없이 여기에 남으려 하는데 박민정이 그를 말렸다.“괜히 남을 곤란하게 만들지 마. 제우스 클럽에서 일한다는데 우리가 사람 하나를 못 찾을까 봐 그래?”박민호는 그제야 우재의 팔을 놓아주더니 떠나가는 그의 등 뒤로 또다시 으름장을 놨다.“주아 씨가 깨어나서 내가 결백하다는 게 밝혀지면 너부터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딱 기다리고 있어!”그러나 우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만약 유주아가 진짜로 그렇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오늘 자신이 한 행동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6008 호.최영선은 유주아가 깨어나길 기다리면서 해장국도 준비해 뒀다.여태껏 술을 많이 마셔본 적이 없던 사람이라 깨어나자마자 심하게 토하더니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유주아의 부모가 모두 그녀한테 정신이 팔린 틈을 타, 박민정이 박민호에게 슬쩍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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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4화

유주아의 말에 박민호가 큰 소리로 박민정에게 말했다.“그것 봐. 아니라니까.”박민정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유주아네 부모님은 여전히 의심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자기 딸은 여태껏 외박 한 번 하지 않았고 외국에서 돌아온 뒤로는 처음으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신 상황인데 박민호가 먹인 게 아니라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유주아는 그제야 박민정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물었다.“언니, 언니는 왜 여기에 있어요?”그러나 최영선이 빠르게 답했다.“뭔가 오해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 해결되었어. 주아야, 피곤하면 더 자.”“네, 아직도 머리가 아프네요.”유영섭은 박민정과 박민호를 데리고 방 밖으로 나와 난감한 얼굴로 사과했다.“박민호 씨, 정말 미안합니다. 저희가 큰 오해를 했네요.”그리고 박민정에게도 말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러내서 너무 미안해.”그러자 박민정이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아니에요. 주아 씨가 별문제 없어서 다행입니다.”“그래.”유영섭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말 잘 듣던 아이라 우리도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이따 따끔하게 혼내줘야 할 것 같아.”별일 없는 것 같아 박민정과 박민호는 그렇게 자리를 떴다.호텔을 나오다가 박민정이 박민호를 불러세웠다.“민호야, 오늘 일은 내가 오해했어. 미안해.”그러나 박민정은 속으로 여전히 박민호가 분명 손을 썼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러자 박민호는 한껏 불쌍한 척 그녀에게 말했다.“보아하니 누나는 아직도 내 말을 못 믿는 것 같은데 정말 예전의 내가 아니라니까. 그리고 진심으로 주아 씨랑 잘해보고 싶어.”“그래, 내가 사과할게.”잘못한 일은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괜찮아. 그래도 내 누나인데 원망하지 않아. 그러면 이만 갈게.”박민호는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든 뒤 차에 올라탔다.그러나 차에 올라타자마자 얼굴이 순식간에 돌변하더니 욕설을 마구 내뱉기 시작했다.“고작 빌어먹을 그 바텐더 놈 때문에 내가 계획했던 일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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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5화

최영선은 박민호에 대한 과거를 유주아에게 전부 알려줬다.사실 어제 파티에서 최영선은 박민호에 대해 깊은 호기심이 생겼다.하나는 박민정이 그의 누나라는 사실과 다른 하나는 박민호도 외동아들이라고 해서 빠르게 뒷조사를 해봤다.그러나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는 정반대였고 저질스러운 짓을 많이 했다는 것까지 모두 알아낼 수 있었다..유주아는 그녀의 말을 다 듣고 나서도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여태껏 박민호가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람?“이 박민호라는 사람이 그 유명한 박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갉아먹어 망하게 한 장본인이었어. 네가 만약 그런 남자한테 시집가면 언젠가 우리 가문도 그렇게 되지 않겠어?”그녀의 말에 유주아는 자기도 모르게 코웃음이 나왔다.“엄마, 저는 단지 그 사람을 친구로 생각했을 뿐이에요.”최영선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면 다행이고.”“그런데 난 그 심홍석이란 사람도 마음에 안 들어.”최영선은 사실 어제 심홍석에 대해서도 조사해 봤다.“이미 아내도 있는 사람이었고 심홍원의 친형이었어. 아무리 심성이 착하고 심홍원보다 훨씬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유부남은 유부남이잖아.”그러자 유영섭이 그녀에게 되물었다.“현아가 이미 이혼했다고 하던데?”“말로는 그러더라고요.”최영선이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우리 딸이 돌싱한테 시집갈 만큼 절박한 건 아니잖아요.”그러자 유영섭이 갑자기 그녀를 꾸짖기 시작했다.“내가 진작에 주아한테 남자를 소개해 주라니까 그때는 너무 어리다고 뭐라 하더니, 이제 어쩔 거야? 나이는 점점 먹어가는데 아무도 안 데려가서.”유주아는 자기 혼사 때문에 다투는 두 사람을 보고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그만해요. 피곤하니까 저는 이만 자야겠어요.”“얘는 정말.”...박민정이 병원으로 돌아와 보니 정수미가 아직 자지 않고 있었다.“민정아, 친구의 일은 잘 해결되었어?”“네, 그런데 왜 아직도 안 자고 있어요?”“아까 잠깐 잤는데 깨나고 보니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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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6화

이튿날.박민정은 유주아랑 만나서 그녀에게 모든 사실을 말해주려 했다.유주아는 이제 많이 괜찮아졌지만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깨어나자마자 박민호의 안부 문자를 받았는데 망설임 끝에 결국에는 아무런 답장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박민정과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그녀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어느 한적한 카페 안.두 사람은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박민정이 말을 꺼내기 전에 유주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언니, 어제는 정말 죄송했어요. 저희 부모님이 괜히 밤늦게 언니를 부른 것도 모자라 동생분까지 오해했네요.”박민정은 유주아가 모든 게 다 자기 잘못이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주아 씨, 그게 오해가 아니라면 어떡할래요?”유주아는 순간 어리둥절해 있다가 다시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설마요? 저는 박민호 씨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더구나 언니 친동생인데 저를 해칠 리 없잖아요?”“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죠. 저한테도 마찬가지고요. 필경 우리 두 사람도 만난 지 겨우 몇 번밖에 안 되잖아요.”박민정은 진지한 얼굴로 또박또박 말했다.유주아는 그녀의 말뜻을 알아듣고는 한참 동안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언니, 고마워요.”그리고 저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은 사람일 것이라 여겼다.친누나면 보통 자기 동생의 단점을 감추려고만 할 텐데 말이다.“또 한 가지, 민호는 비록 제 동생이지만 좋은 신랑감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친구로 지내기로 했어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유주아는 다시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사실 어젯밤에 벌어진 일을 유주아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평소에도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은 적이 없는데 왜 하필 어제는 무음으로 되어 있었을까?그렇다면 오직 한 가지 가능성만 있는데, 그건 바로 박민호가 그녀의 핸드폰을 건드렸다는 것이다.유주아는 원래 박민호에게 이 일에 대해 따져 묻고 싶었지만 어쨌든 그는 박민정의 남동생이고 또 박민정은 그녀의 은인이기도 해서 어떻게 하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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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7화

유주아는 그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또박또박 말했다.“민호 씨, 앞으로 우리 그만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남자랑 친구 할 마음도 없고 더구나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박민호가 막 뭐라고 답하려는데 유주아가 계속 말을 이었다.“그리고 저한테 이제 전화도 하지 말아주세요. 바로 차단하겠습니다.”유주아는 전화를 끊자마자 그의 번호를 차단했고 박민호는 이 상황이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그리고 재빨리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차단되어 계속 통화음만 들렸다...“갑자기 왜 저러지?”분명 어제까지 괜찮았는데 하룻밤 사이에 유주아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박민호는 지금 외할머니의 집에 묵고 있었는데 그의 얼굴을 본 김말숙이 의아해서 물었다.“우리 손자, 왜 그래? 그 계집애가 또 뭐라고 했어?”“제 번호를 차단했어요.”“뭐? 빌어먹을 계집애, 왜 갑자기 차단하고 난리야? 너같이 능력 있고 훌륭한 남자를 어디서 찾는다고?”그녀는 자기 손자만큼은 끔찍이도 아꼈다.박민호는 안 그래도 지금 머리가 아픈데 옆에서 김말숙까지 계속 떠들어대니 순간 욱하는 마음에 짜증을 부렸다.“할머니, 짜증 나니까 그만하세요.”“짜증 내지 마, 너처럼 능력 있는 애는 얼마든지 다른 여자를 찾을 수 있을 거야.”김말숙은 자기 손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줄 알았다.“네 삼촌한테 소개해달라고 해볼게.”자기 아들 얘기가 나오자 문득 지난번에 자신한테 몇십억을 빌려달라던 게 생각났다.“맞다, 며칠 전 너한테 빌려줬던 돈은? 이제 그 여자애는 물 건너간 것 같은데 그 돈은 네 삼촌한테 줘. 안 그래도 지금 회사 일로 그 돈을 써야 한다면서 기다리고 있더라.”순간 박민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그 돈의 일부분은 이미 탕진해 버렸고 또 유주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조금 쓰다가 겨우 남은 돈으로 회사 빚을 갚았다.“할머니, 제가 이미 그 돈을 전부 투자하는 데 사용했는데 나중에 수익이 나면 다시 돌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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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8화

박민호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알겠으니까 누나가 날 좀 살려줘. 절대 유씨 가문에 피해 가는 일이 없게 할게.”박민호는 지금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빚진 상황인데 여기에 유씨 가문까지 추가되면 거의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박민정은 몇 마디 더 당부해준 뒤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곧바로 정민기에게 물었다.“민호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아마 유주아 씨 쪽으로는 이제 희망이 없다는 걸 알아서 이대로 도망칠 계획인 것 같습니다.”그리고 핸드폰으로 박민호의 위치를 보여줬다.박민정은 가만히 보고 있다가 다시 그에게 말했다.“잘 감시해 줘요. 이번에는 좀 고생시켜야겠으니까.”어릴 때부터 박민호는 너무 모자란 것 없이 자라서 죄를 지어도 죄책감이라는 걸 느끼지 못했다.“알겠습니다.”정민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박민정은 누구보다도 박민호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지금 도망친다는 건 아직 쓸 돈이 남았다는 걸 의미한다.정민기한테도 말해주니 그는 단번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들었다.그가 떠나간 뒤 박민정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피곤한 얼굴로 눈을 꼭 감았다.“아빠, 이번에는 무조건 민호가 정신 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박민정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부모님이 일찍 돌아갔다고 해서 박민호한테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과연 그는 언제쯤 성장할 수 있을까?아니면 태생적으로 나쁜 사람이라서 영원히 고칠 수 없는 걸까?“이렇게 해서도 민호를 바꾸지 못해도 원망하지 말아 주세요.”박민정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빚을 진 사람이 바로 박형식이었다.그는 항상 박민정을 살갑게 대해줬고 자애로운 아버지였기에 그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박민호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박민호가 떠나가고 이틀 후, 박민정은 고영란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민정아, 지금 일이 생겨서 그런데 혹시 우리 집으로 잠깐 와줄 수 있어?”박민정은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빠르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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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9화

“설마 이 늙은이 말에 정곡이라도 찔렸나?”김말숙은 벌컥 화를 내는 고영란의 모습에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자극했다.“1년 내내 집에 들어오지도 않다던데 밖에서 무슨 사고를 쳤을지 누가 알겠어요?”고영란은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라 그런지 욕설을 내뱉는다던가 막무가내로 덤비지 않고 그저 두 먹을 꼭 말아쥐고 있었다.이때, 박민정이 김말숙에게 다가와 물었다.“그 수십억을 썼다는 유씨 가문의 사람이 대체 누구인가요? 구체적으로 얼마나 썼는지 증명할 수 있대요?”쏟아지는 물음에 김말숙은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그러나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만약 아무 증거도 없는 거라면 저희는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으니까 알아서 판단하세요.”김말숙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이 나쁜 계집애, 팔은 안으로 굽어야 한다는 도리는 지나가는 똥개도 알겠다. 우리 민호가 쫓아다녔던 여자애 이름이 유주아래, 이래도 유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야?”“그리고 뭐? 돈을 썼다는 증거? 역시 지금 여자애들은 영악해서 남의 돈이라고 펑펑 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증명서 내놓으라고 하네?”그러다가 박민정의 옷을 부여잡고 다시 말을 이었다.“당장 네 시어머니더러 내 돈 갚으라고 해. 아니면 바로 기자들을 불러 일을 더 크게 만들 수 있으니까!”“유씨 가문의 여자가 남자 돈을 아주 물 쓰듯이 쓰는 걸 보면 이렇게 큰 가문으로 된 것도 혹시나 이런 방식으로 남의 돈을 사기 쳐서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유주아... 고영란은 그제야 김말숙이 말한 저 여자가 유영섭의 딸, 유주아라는 사실을 알아챘다.그리고 유지욱의 사생아가 아니란 사실에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지금 이혼 소송 중인데 만약 밖에서 애까지 낳은 상황이면 진짜로 가만두지 않으려 했다.“그렇다면 진짜로 잘못 찾아왔네요. 유주아네 일이면 여기가 아니라 그쪽으로 가셨어야죠!”고영란이 차갑게 으름장을 놔도 김말숙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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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0화

사실 박민정은 김말숙과 같은 사람을 많이 접해봐서 오늘 순순히 져주면 다음에 또 찾아와서 소란을 피울 게 뻔했다.고영란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난감한 상황이라 다시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그러면 어떻게 해? 쫓아내지도 못하는데!”“그냥 신고해요.”박민정의 말에 고영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가만히 엿듣고 있던 김말숙도 깜짝 놀라 그녀에게 고함을 질렀다.“나쁜 계집애, 뭐라고? 날 신고한다고? 내가 아직 네 할머니란 사실은 알고 있는 거지?”“저랑 한수민 씨는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데 그쪽이 어떻게 제 할머니가 되나요? 어차피 손녀 취급도 안 해줬잖아요?”박민정의 냉담한 말에 김말숙은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지만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방금 저희가 했던 대화가 전부 녹음되었거든요? 100억이라고 했죠? 이 금액이면 바로 고소감인데 어떡하실래요, 감옥에 잡혀가도 괜찮겠어요?”박민정은 핸드폰을 흔들며 그녀에게 물었다.김말숙은 그녀가 녹음까지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배은망덕한 계집애, 내 딸이 힘들게 키워줬더만 내가 아니라 남을 도와?”“이분은 제 시어머니지, 남이 아니에요. 그리고 한수민 씨가 저를 키워준 정을 봐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만 알아두세요. 그래도 계속 억지 부릴 건가요?”박민정의 단호한 말에 김말숙은 살짝 겁이 났다.그 자리에 두 주먹을 꽉 쥐고 한참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리를 굴리다가 결국에는 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했다.“아이고, 내 팔자는 왜 이리도 기구할까? 딸을 먼저 떠나보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외손녀까지 나를 감옥에 집어넣으려고 하네.”이 모습을 모든 유씨 가문의 도우미들이 다 보게 되었다.순간 고영란은 난감한 얼굴로 박민정의 팔을 이끌며 말했다.“그만하자. 고작 100억이잖아? 그냥 불쌍한 사람한테 기부했다고 생각하면 되지.”그러나 박민정은 또다시 안된다며 거부했다.100억?그녀의 말대로 유씨 가문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보통 가정집에서는 평생 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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