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준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려고 별장 안을 한참 거닐다가 결국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준비했다.그런데 욕실에 들어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자, 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얼굴 위로 짙게 칠해진 파운데이션, 붉게 발라진 입술, 심지어 또렷하게 그려진 눈썹까지. 이건 단순한 화장이 아니라 누가 봐도 악의적인 장난이었다.순간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은 하나뿐이었다.“박윤우!”이런 짓을 할 만한 사람이라면 그 녀석밖에 없었다. 이전부터 박윤우에게 수도 없이 당한 기억이 여전히 생생했다.화가 치민 그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고 이내 급하게 수도꼭지를 열고 얼굴을 씻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물을 끼얹고 비누로 씻어내도 끈질긴 화장품 자국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거울 속에 비친 그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결국 그는 대충 물기를 닦고 성큼성큼 박윤우의 방으로 걸어갔다.그 시각, 박윤우는 방에서 노트북을 켜고 한창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화면 너머로 수많은 팬과 대화를 나누던 그때, 갑자기 방송 화면 한쪽에 우람한 남자의 실루엣이 등장했다.얼굴은 나오지 않았지만 단단하고 탄탄한 몸매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채팅창이 즉각 난리가 났다.「저 남자 누구야?」「몸매 장난 아니네.」「설마 윤우 너희 아빠 아니지?」질문이 폭주하는 와중에, 유남준의 차갑고 묵직한 목소리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퍼져나갔다.“박윤우,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된 건지 설명 좀 해볼래?”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울리자 몇몇 팬들이 또다시 열광했다.「와, 목소리 진짜 멋있다. 완전 훈남일 듯?」「혹시 네 형이야?」박윤우는 팬들의 질문에 답할 틈도 없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 하지만 아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유남준은 노트북을 거칠게 닫아버렸다.“아빠, 뭐 하는 거야?”박윤우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유남준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단호하게 물었다.“오늘 또 무슨 못된 짓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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