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곧 다가왔다.박민정은 새해맞이 선물을 잔뜩 준비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 먼저 일부를 부쳤고, 나머지는 집에 두었다.섣달그믐날.박민정과 유남준은 아이들을 데리고 본가로 돌아왔다. 온 가족이 모인 자리는 네 명의 아이들 덕분에 아주 북적였다. 다만 식탁에서 고영란과 유지욱의 사이가 묘하게 얼어붙어 있었다.얼굴을 굳힌 유지욱이 말했다.“남준아, 남우한테 연락 좀 해. 오늘 밤에는 꼭 들어오라고.”유남우는 한동안 이 집에 오지 않았다. 유지욱이 몇 번이고 연락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었다.“아버지, 남우도 어린애가 아니에요. 오고 싶으면 오고, 싫다면 내버려두는 게 맞아요.”유남준이 또박또박 대답했다.“그게 무슨 소리냐? 섣달그믐 밤에는 다 같이 있어야지, 남우만 없는데 말이 돼?”유지욱이 꾸짖었다.그때 고영란이 작은 숟가락으로 박현우에게 이유식을 먹이며 차갑게 말했다.“아버지인 당신도 못 데려오는 아들을, 인 유남준이 어떻게 데려오겠어요?”예상치 못한 일침에 유지욱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어색한 기류가 돌았지만, 곧 두 꼬마가 재잘거리며 밥을 먹는 소리에 분위기가 풀어졌다.박현우와 박현진은 수다쟁이라 말도 제대로 못 뗀 채 사람들과 계속 떠들어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그 모습을 보던 박윤우가 박예찬의 옷자락을 살며시 잡아당겼다.“형, 우리는 이제 귀엽지 않은 거지?”“난 원래 안 귀여워.”박예찬이 진지하게 대꾸했다. 그는 귀엽다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에휴...”박윤우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배부르게 먹고 잠시 쉰 뒤, 모두 제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박민정이 막 누웠을 때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낸 이는 박민호였다,[누나, 설 잘 보내.]박민정은 속으로 뭔가 꿍꿍이가 있나 싶었지만 일단 답장을 보냈다.[응, 너도 잘 보내.]이후 박민호는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고, 박민정도 휴대폰을 내려놓고 잠에 들었다.샤워를 마친 유남준이 눕기 직전 또다시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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