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971 - Chapter 1978

1978 Chapters

제1971화

안씨 가문 장원 입구는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르벨의 유명 인사는 물론, 주변 도시의 재벌들도 죄다 축하하러 몰려왔다.연회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사람들이 북적거렸다.오가는 손님들을 보며 안진천은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하씨 가문 사람들이 정말 오늘 신부를 데리러 온다 해도 우리 안씨 가문 인맥을 보면 알아서 물러날 거야.”“아빠, 그렇게 쉽게 안 풀릴걸요.”하지만 안세린은 안진아처럼 낙관적이지 않았다.하인학이 그날 안진아의 설득을 뿌리쳤다는 건 절대 순순히 물러날 일이 아니라는 걸 의미했다.“세린아, 하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해도 우리 안씨 가문도 그렇게 만만한 집안은 아니란 걸 알려줘야 해.”안진천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오늘 하씨 가문이 진짜 판을 깨려 든다면 우리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야.”“그러길 바라죠.”안세린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장원 입구.진서준 일행 다섯 명이 차에서 내리자 순간 수많은 시선이 쏠렸다.잘생긴 남자 둘과 절세 미녀 셋이 함께하는 조합은 어디서든 시선을 싹쓸이할 수밖에 없었다.“어라? 저 사람들은 황씨 가문 자식들이잖아? 황씨 가문도 참석했나 봐?”“진짜네? 평소엔 이런 자리에 잘 안 나오는 사람들이잖아. 거참 신기하네.”“안씨 가문 인맥이 정말 대단하네. 황씨 가문 남매까지 요청할 정도였어?”적지 않은 유명 인사가 황예은과 황현호를 단번에 알아봤다.예전에 황현호가 워낙 튀게 행동했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얼굴을 익혀뒀던 것이다.물론 황예은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지금은 황씨 가문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라 유명 인사들이 황예은을 모를 수가 없었다.손님을 맞이하던 안진각은 진서준 일행을 보고 깜짝 놀라며 반겼다.“황예은 씨, 황현호 씨. 두 분께서 직접 찾아주시다니, 저희 안씨 가문에 정말 큰 영광입니다.”안진각은 급히 달려 나왔다.“안진각 씨, 별말씀을요. 저희는 그냥 구경하러 온 겁니다.”황현호가 싱긋 웃으며 답했다.황현호는 안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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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2화

“뭐라고? 하경범이 죽었다고?”도지아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이 일은 도지아도 금시초문이었다.“맞아, 하경범은 예전에 이시언한테 잡혀간 뒤 줄곧 감금당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안씨 가문을 노리던 놈들이 하경범을 찾아내 살해하고 만일을 대비해 인피 면구까지 만들었어.”진서준이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그 말을 들은 도지아의 눈에는 미묘한 죄책감이 스쳤다.결국 이 모든 일의 시작은 도지아 때문이었다.진서준은 도지아의 생각을 꿰뚫어 본 듯 덤덤하게 말했다.“하경범의 죽음은 자업자득이야. 지금 죽지 않아도 나중에 어차피 다른 놈한테 죽었을 거야.”“진서준, 너희들 왔구나.”이때 안세린이 다가왔다.“안세린 씨, 이쪽은 제 누나입니다.”황현호가 얼른 일어나 소개했다.“황예은 씨, 예전부터 이름을 들은 적 있어요.”안세린이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황예은 씨가 황씨 가문 기업을 인계받은 후, 나날이 번창하고 있더군요.”“안세린 씨, 과찬이에요. 저는 그저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착실히 했을 뿐이에요.”황예은이 공손하게 답했다.“하씨 가문 쪽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진서준이 불쑥 물었다.“아직은 아무 소식도 없어.”안세린이 답했다.“하씨 가문을 계속 예의주시해. 하인학은 절대 쉽게 포기할 인간이 아니야.”진서준이 뒤띔했다.하씨 가문은 협상할 생각도 없이 안씨 가문의 혼인을 단칼에 거절했다.이 일만 봐도 하인학이 강경한 성격임을 보여주는 증거였다.이런 인간은 절대 자기주장을 굽히고 가볍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이미 사람을 보내서 하씨 가문의 움직임을 살피게 했어.”...한편, 하씨 가문 장원.하인학은 서재에서 붓글씨를 쓰고 있었다.“아버지, 준비가 다 됐어요.”정장 차림의 하경준이 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들어왔다.하경준은 오늘만을 오랜 시간을 기다려 왔다.오늘 밤이면 드디어 안세린과 함께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벌써 흥분에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다.“안씨 가문 쪽은 어때?”하인학은 붓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물었다.“가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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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3화

하인학의 태도는 아주 확고했다.오늘 안씨 가문은 무조건 안세린을 시집보내야 했다.살아서 하경준에게 시집가든, 아니면 죽은 하경범에게 시집가든 둘 중 하나였다.“둘째 형, 내가 지금 바로 군부에 전화해서 사람들 보내라고 할게.”하인용은 군말 없이 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관이 도착했을 때, 하씨 가문 대문 앞에는 이미 스무 대가 넘는 군용 차량이 줄지어 있었고 차 안에 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꽉 들어찼다.“안씨 가문으로 출발해.”하인용의 한마디에 군용 차량은 우르르 안씨 가문을 향해 달려갔다.안씨 가문에 심어둔 첩자는 이 광경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며 급히 전화를 걸었다....“뭐라고? 하씨 가문이 군대를 동원했다고? 미친 거 아니야?”안진천은 전화를 받자마자 충격에 할 말을 잃었다.하인학이 군대까지 끌고 올 정도로 미쳐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아버지, 큰일 났어요.”“왜 그래?”연회장 주석에 앉아 있던 안국성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물었다.“하씨 가문이 군대를 동원했어요. 하인용이 직접 이끌고 오고 있답니다.”안진천이 급히 보고했다.“군대라고?”안국성은 순간 멈칫하다가 이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걱정 마, 군대를 데리고 오긴 했어도 허세일 뿐이야. 여기 모인 귀빈들을 봐. 하씨 가문이라고 해도 함부로 설치지 않을 거야.”“하지만 하씨 가문의 태도는 명확합니다. 무조건 안세린을 시집보내려고 합니다.”안진천은 미간을 찌푸렸다.“병사가 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막는 법이야.”안국성의 태도는 여전히 차분했다.“최악의 경우엔 하씨 가문과 같이 멸망하는 수밖에 없지.”“일단 제가 세린에게 한마디 하고 올게요.”안진천은 급히 안세린을 찾아갔다.안세린은 지금 진서준 일행과 가볍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세린아, 진서준 씨, 큰일입니다. 하인학이 군대를 이끌고 오고 있습니다.”안진천이 급히 통지했다.“군대라고요?”진서준은 턱을 쓸며 중얼거렸다.“맞아요, 저희 집안 첩자 말로는 무장한 병력으로 꽉 찬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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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4화

“안씨 가문이랑 한판 붙으려는 건가? 하필이면 안 어르신 팔순 잔치를 하는 날에?”“이상하네, 사전에 아무 소문도 없었는데?”곧이어 하인학 일행 세 명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하 가주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안국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인학과 따졌다.“당연히 안 어르신 생신을 축하하러 온 거죠.”하인학은 비굴함 하나 없이 당당하게 말했다.“군부 사람들까지 끌고 와서 축하하는 건 좀 과하지 않아요?”안국성은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혹시 몰라서 대비하는 것뿐입니다.”하인학은 느긋하게 말했다.“오늘 여기 온 건 생신 축하만이 아니라 안세린을 데리러 온 것이기도 하죠.”이 말을 듣자 손님들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하씨 가문이랑 안씨 가문이 혼인동맹을 맺는다는 건 금시초문이었다.“하 가주님, 오늘은 제 팔순 잔치입니다. 세린을 오늘 당장 데려가겠다는 건 무리 아닌가요?”안국성이 차분하게 말했다.“제 체면을 봐서라도 이 일은 다음에 다시 얘기하는 게 어떨까요?”“그 체면은 봐줄 수 없네요.”하인학은 단칼에 잘랐다.안씨 가문 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하씨 가문이 안국성의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줄은 몰랐다.“하 가주님, 여기 손님들은 전부 안씨 가문의 중요한 친구입니다. 이 친구들 체면도 안 봐주겠다는 건가요?”안국성이 다시 한번 확인했다.“봐줄 수 없어요.”하인학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내가 이렇게 직접 와서 안세린을 데려가는 것만으로도 안씨 가문에 대한 충분한 예우입니다.”“그럼 내가 안세린을 하씨 가문에 보내지 않겠다고 하면 어쩔 건데요?”안국성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짝짝!그러자 하인학이 갑자기 손뼉을 쳤다.곧이어 몇몇 군인이 화환이 달린 관을 들고 들어왔다.단단한 향나무로 만든 관을 본 사람들은 얼굴빛이 싹 변했다.‘하인학이 설마 진짜로 여기서 사고 치려는 거야? 설마 팔순 잔치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건 아니겠지? 미쳐 돌았나?’“이게 무슨 뜻이죠?”안국성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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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5화

사람들이 바라보니 아버지와 아들처럼 보이는 두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저거 오주림이잖아. 오씨 가문도 안씨 가문을 도우러 왔네.”“그 소문 들었어? 오영수는 전신전 소속 대장이라더라. 저 사람이 여기 있으면 하씨 가문도 경거망동할 수 없을걸.”“오씨 가문이랑 안씨 가문이 별로 친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이런 때에 발 벗고 나서다니 예상 밖이야.”많은 사람들이 오주림과 오영수를 알아보았다.오씨 가문은 르벨 3대 가문 중 하나로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게다가 오씨 가문은 아홉 후손 가문 중 하나로 안씨 가문과도 깊은 인연이 있었다.다만 르벨로 이주한 이후로 두 가문이 점차 왕래를 끊었을 뿐이었다.하지만 안씨 가문이 위기에 처한 걸 보니 오씨 가문도 그냥 손 놓고 볼 수는 없었다.“하 사령관, 밖에 있는 군대는 설마 사령관이 데려온 겁니까?”오주림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제가 데려온 게 맞습니다.”하인용이 담담하게 답했다.“오늘은 안 어르신의 팔순 잔치인데 군대를 끌고 온 겁니까? 이건 선을 넘은 게 아닙니까?”오주림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을 이었다.“게다가 군대는 국가의 무기지요. 제멋대로 동원하면 윗선이 문제 삼을 수도 있는데, 하 사령관이 감당할 수 있겠어요?”“여긴 르벨이지 대한민국 본토가 아닙니다.”하인용은 코웃음을 쳤다.“윗선에서 뭐라 해도 난 정당한 이유가 있으니 하나도 두렵지 않아요.”하인용의 뻔뻔한 태도에 오주림은 미간을 찌푸렸다.“하 사령관, 오늘은 안씨 가문을 봐서라도 일단 참는 게 어떤가요? 나중에 다시 따지자고요.”“그건 안 돼.”하인학은 단칼에 잘랐다.“오늘 반드시 안세린을 데려갈 거야.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하인학은 완전히 고집불통이었고 한 번 마음먹은 일은 천군만마가 와도 못 꺾었다.“하 사령관, 저는 전신전 대장 오영수입니다.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지금이라도 물러가세요.”오영수가 앞으로 나섰다.“전신전이면 뭐 어쩌라고? 이건 우리 하씨 가문과 안씨 가문 사이 일이야. 너희가 끼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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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화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웅성거렸다.“성지운이 안 어르신께 인사드립니다. 오래오래 장수하십시오.”성지운은 두 딸을 데리고 축하 인사를 했다.성지운은 선물을 내려놓고 오주림 옆에 서서 하인용을 쏘아봤다.“하 가주, 안씨 가문이랑 오씨 가문을 대놓고 무시하는 거야? 그럼 우리 성씨 가문까지 합치면 어쩔래?”성지운이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성지운, 이건 너희 성씨 가문과 상관없는 일이야. 괜히 참견하지 마.” 하인학은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오씨 가문이 끼어들 줄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제 성씨 가문까지 끼어들자 슬슬 골치가 아파졌다.성씨 가문, 오씨 가문, 안씨 가문.3대 가문이 힘을 합치면 하씨 가문이 아무리 날고뛰는 능력이 있어도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애초에 하씨 가문이 그 세 가문을 방치해온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나도 끼어들 생각은 없었어. 근데 너희 집안이 너무 사람을 깔보잖아.” 성지운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혼인 문제는 두 가문이 상의해서 결정할 일이야. 너희 집안이 혼자 끼워 맞춘다고 될 일이 절대 아니야. 내가 안씨 가문 가주라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씨 가문은 어마어마한 권력으로 안씨 가문을 찍어 누르려는 거였기에 어느 가문이라도 이런 대우는 참을 수 없었다.“넌 사정을 전혀 몰라.”하인학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내 아들이 죽었어. 그런데 안씨 가문이 바로 유력한 용의자야. 그래서 안씨 가문에 혼인을 제안한 건 안씨 가문의 태도를 보려는 거였어. 진범이 아니라면 뭘 그렇게 피해?”“너도 유력한 용의자라고 했잖아.”성지운은 바로 허점을 짚었다.“증거도 없이 용의자라는 점만 믿고 무조건 몰아붙이는 거야?”“천 명을 잘못 죽여도 진범은 절대 놓치지 않아.”하인학은 싸늘하게 살벌한 말을 내뱉었다.“오늘 누가 와도 소용없어. 반드시 안세린을 데려갈 거야. 끝까지 안세린을 놔주지 않으면 안씨 가문 사람을 전부 잡아갈 거야.”성지운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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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7화

이 자식 미친 거 아니야?하인학 앞에서 대놓고 하경범을 두들겨 팬 걸 인정하는 건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왜 때렸어?”하인학은 얼굴이 새파래졌다.“때릴만해서 때렸어.”진서준이 담담하게 답했다.“네 아들은 집안 권세를 믿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어. 수많은 집안을 박살 낸 장본인이기도 하지.”“그래서 죽인 거야?”하인학의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왔다.아들을 죽인 범인이 아들의 시체를 직접 들고 올 줄은 몰랐다.“난 네 아들을 죽이지 않았어. 다만 이시언에게 시켜서 납치하고 고문하게 했을 뿐이야.”진서준은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고 말을 이어갔다.“근데 그날 이시언의 전화를 받았는데 하경범이 누군가한테 구출됐다고 들었어. 난 처음에 당연히 너희 하씨 가문이 구출한 줄 알았지. 근데 조사해 보니 다른 놈들이 납치해서 바로 죽였더라고. 목적은 너희 하씨 가문과 안씨 가문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거였어.”“헛소리 작작 해!”하인학은 진서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이놈아, 헛소리로 빠져나가려 하지 마. 분명 네가 내 아들을 잔혹하게 죽인 거야. 근데 지금 그 책임을 존재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해? 이놈을 당장 잡아!”하인학이 고함치자 무장한 병사들이 진서준을 끌고 가려고 다가왔다.“감히 누구 하나라도 손대봐.”안국성이 진서준 앞을 막아섰다.안국성이 막아서자 하인학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안국성, 범인이 드러났는데도 감싸겠다는 거야? 혼인 문제는 깨져도 좋아. 하지만 이놈은 절대 못 놔둬.”“우린 진서준 씨를 절대 넘기지 않아.”안국성이 차갑게 말했다.“진서준 씨는 내 목숨을 구한 은인이야.”“네 이놈, 네가 뭔데 자꾸 이렇게 설치는 거야?”하인학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하인학은 자기가 이미 혼인을 포기한다고 했는데 왜 안국성이 계속 버티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진짜 미친 거 아니야?“진서준은 내 친구야. 네가 데려갈 수 없어.”오영수도 입을 열었다.“우리 할아버지도 진서준 씨 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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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8화

하인학은 그 제안에 잠시 주저했다.진짜 이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이제 더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하씨 가문과 3대 가문 중 하나는 반드시 르벨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바로 그때, 한 병사가 식은땀을 흘리며 뛰어 들어왔다.“사령관님, 위병 부대 하나가 들이닥쳤습니다.”“위병 따위가 뭐 대수야? 위병 부대 하나가 뭘 할 수 있겠어?”하인학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오늘 여기 내가 있는 한 하늘의 신선이 내려와도 소용없어.”“사령관님, 그 위병은 총독님 직속 위병입니다...”병사가 울먹이며 말했다.“뭐라고? 총독 직속이라고?”하인용의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인용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대문으로 한 사람이 들어섰다.중산복을 입은 중년 남자는 선비 같은 외모지만 그 몸짓에서는 어마어마한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동... 동 총독님!”하인학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다.“헐, 오늘 진짜 대박이야. 총독님까지 이 자리에 왔네.”“대체 누가 총독님을 부른 거야?”“설마 하씨 가문에서 모신 건가? 그래, 하인학 사령관 정도는 돼야 모실 수 있지.”중년 남자가 들어오자 현장은 완전히 뒤집혔다.눈앞의 이 인물은 르벨의 총독이었고 공무원, 경찰, 군대까지 전부 총독 지휘를 들어야 했다.르벨은 내륙과 제도가 달라서 총독이 단독으로 통치하는 구조였다.그러니 총독은 르벨 지역의 진짜 권력자였고 발을 한번 구르면 르벨 전체가 들썩이는 존재였다.하씨 가문이나 안씨 가문은 총독 앞에선 먼지 같은 존재와 다름없었다.“끝났네. 저 녀석을 이젠 아무도 못 구해. 총독님은 틀림없이 하씨 가문이 부른 거야.”“다행이네, 아까 진서준이 인정 안 했으면 우리 안씨 가문이 대신 작살날 뻔했어.”안씨 가문 사람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들 총독도 왔으니 이제 안국성도 진서준을 위해 끝까지 버티진 않을 것이고 총독이 하씨 가문 편이라고 확신했다.이 현장에선 하씨 가문 빼곤 총독을 부를 만한 능력이 있는 가문은 없었다.“저 사람이 왜 왔지?”진서준은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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