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급히 설명했다.“사모님, 오해예요. 저는 사장님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기댈 곳이 되어드리고, 어려울 때 도와주려는 거예요.”임민수도 설명했다.“맞아. 유미야. 네가 수호 뜻 오해했어.”심지어 한영심도 나를 도와 설명했다.“유미야. 수호도 좋은 마음에 그런 제안한 거니까 너무 그러지 마.”사모님은 눈시울을 붉힌 채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예요. 아무도 호섭 씨 자리 대신 못 해요! 정수호 씨, 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은 일찌감치 단념해요.”사모님의 쌀쌀맞은 태도에 나는 지금 꿈꾸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나는 사모님의 이런 모습은 여태 본 적이 없다.나는 멍하니 제 자리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하지만 곧 튀어나온 사모님의 말은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이제 가요. 앞으로 우리 집 오지 마요.”사모님은 나한테 축객령을 내렸다. 심지어 태도는 쌀쌀맞고 싫은 티가 났다.나는 사모님 심기를 거스르기 싫어 결국 그 집을 떠났다.두 어르신은 나와서 나를 배웅했고, 윤미화는 남아서 사모님을 달랬다.밖에 나온 임민수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수호야, 유미가 기분이 안 좋아서 생각 없이 하는 말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평소에는 다정한 애인데. 너도 그동안 유미랑 지내봐서 유미 성격 알 거야.”임민수의 위로 덕에 내 마음은 그나마 나아졌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 알았어요. 저 사모님 탓하지 않아요.”“아직도 어르신이라고 하는 거야? 이젠 호칭 바꿔야지.”“네?”나는 한순간 반응하지 못했다가 잠시 뒤 정신을 차렸다.“아버님! 어머님!”그 호칭에 두 분은 너무 기뻐 눈시울을 붉혔다.심지어 한영심은 입을 틀어막고 울기 시작했다.“또다시 아버님, 어머님 소리 들어보네. 너무 기뻐.”임민수 역시 기뻐했다.“수호도 좋은 애야. 호섭이가 수호 얼마나 좋아했는데. 수호가 호섭이 자리 대신하면 나도 너무 허전하진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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