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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작가: 은광수
그때, 책장 위에 놓인 바둑판이 눈에 들어와 나는 곧바로 임민수에게 말을 걸었다.

“어르신도 바둑 좋아하세요? 저랑 한 판 하실래요?”

“그래.”

임민수는 담담하게 말했다.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얼른 바둑판을 가져와 임민수와 함께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임민수는 예전에 항상 정 사장님과 바둑을 두곤 했는데, 정 사장님은 항상 부드럽고 어르신에게 수를 양보했다.

그렇게 한창 바둑을 두다 보니 임민수는 사위가 생각나 괴로움을 금치 못했다.

나는 당연히 그 마음을 눈치챘다.

하지만 이내 위로했다.

“어르신, 어르신은 지금 이 집안 기둥이에요. 절대 무너지면 안 돼요. 아내분과 따님이 다 어르신을 필요로 해요.”

임민수는 끝내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호섭이가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우리 가족도 화기애애하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느님은 왜 이리 불공평하신지. 호섭이처럼 착한 애를 왜...”

임민수는 목이 메어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이 순간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사장님 가족 마음속의 결핍을 채울 수 없을 거다.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어르신, 앞으로 제가 두 분 아들이 되어드릴게요. 제가 필요하면 언제든 찾으세요.”

나는 정 대표님을 대신해 효도하고 싶었다.

이건 내가 사장님 은혜를 보답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다.

내 말을 들은 임민수 눈에 드디어 광채가 보였다.

“정말인가?”

나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예요. 어르신, 정 사장님은 저한테 친형과 다름없어요. 저 그동안 정 사장님을 친형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장님 일은 저한테도 타격이 커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무너지면 안 돼요.”

“저도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몰라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만약 두 분이 괜찮다면... 저를 수양아들로 받아주세요.”

임민수의 입가에 드디어 미소가 번졌다.

“괜찮지 그럼. 당연히 좋지.”

임민수의 말을 들으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전에 정 사장님을 개인적으로 진찰한 일 때문에 임민수 내외의 노여움을 샀기에 나는 여전히 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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