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는 몸이 나른한 걸 보니 힘이 빠진 게 틀림없었다.나는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여기서 기다려요. 저 두 사람을 해결하면 데리고 나갈게요.”“네.”이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빛에는 확신에 찬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이서는 내가 눈앞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하지만 내 흥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협조해 주었을 뿐이었다.심지어 정 안 되면 방용준한테 무릎이라도 꿇을 생각이었다.이 모든 게 본인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이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나는 그런 이서의 마음을 몰랐지만, 이미 죽을 각오까지 한 듯한 이서의 눈빛에서 어느 정도 그녀의 생각을 눈치챘다.이서는 참 강직하고 착한 사람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불공평한 운명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려고 이런 곳까지 와야 했다.나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안에 있는 은침 몇 개를 잡았다.상대와 싸우기에는 힘의 차이가 너무 나서, 내가 이기려면 두 가지 방법뿐이었다.첫째는 기습. 그리고 둘째는 바로 은침을 사용하는 것이다.기습하면 거리가 가까워야 하고, 상대의 피지컬이 너무 좋으면 안 된다. 적어도 정태곤과 강용재처럼 나와 비슷한 체격이어야 한다.하지만 눈앞의 두 남자는 너무 건장해 기습하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은침을 사용하는 거였다.은침은 내가 다루기 더 익숙한 것이었고, 정확히 두 사람의 혈자리에 꽂는다면 바로 쓰러뜨릴 수 있을 거란 확신도 들었다.하지만 나는 두 남자의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두 사람이 움직이자 거대한 산이 흔들리는 것처럼 바닥이 진동해, 나는 저도 모르게 연속 뒤로 물러났다.그 시각 방용준 일행은 소파에 앉아 구경만 할 뿐이었다.한편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나는 얼른 반격해야 했다.만약 두 놈에게 맞기라도 한다면 나는 일어날 힘조차 없을 게 뻔했다.나는 때를 봐서 신속히 두 놈에게 은침을 찔렀다. 하지만 놀라운 건, 두 사람의 피부는 콘크리트 바닥처럼 단단해 은침을 꽂아 넣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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