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는 방금 전의 일을 강한나에게 털어놓았다.그걸 들은 강한나는 어이없었다.“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이럴 일이야?”“그런데 그 사람 진짜 훌륭한 사람이야. 나 진심으로 흔들렸단 말이야.”“아무리 훌륭해도 너를 노리개로 생각할 뿐인데, 좋아? 그래도 좋다면 네가 바보지. 나 강한나는 그런 멍청이를 친구로 둔 적 없어.”친구의 꾸중에 정신을 차린 이서는 입을 삐죽거렸다.“그래서 거절했잖아. 나도 그냥 마음이 안 좋은 것뿐이야.”“그럼 훌훌 털어내고 얼른 회복해.”사내대장부 같은 강한나의 분위기는 이서마저 물들였다.점차 마음이 가라앉은 이서는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참. 오늘 수요일인데 출근 안 해? 왜 여기 왔어?”강한나는 이서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오늘 특별히 휴가 신청하고 너 찾아왔지. 내 친구 윤지은이라고 다음 달에 약혼하는데 나한테 뭐 좀 사달라고 부탁했거든. 그래서 너랑 상의하려고 왔지.”“LC그룹 외동?”“응. 맞아.”“그렇다면 이런 일 하는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이서는 자기가 하는 일에 열등감이 있었다.“싫어하긴. 넌 술 팔지 몸은 안 팔잖아. 너만 너 자신을 싫어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너를 싫어하지 않을 거야.”“한나야, 고마워.”“가자. 반나절 휴가 내고 나랑 같이 기분 전환하러 가자.”...윤지은이 비록 나더러 약혼식을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었다. 때문에 점심 시간을 이용해 윤지은과 쇼핑하기로 했다.그런데 뜻밖에 그 자리에 강한나도 왔다. 그것도 친구를 데리고 말이다.“소개할게. 여긴 내 친구 이서.”강한나는 나와 윤지은한테 친구를 소개했다.이서는 예의 바르게 손을 내밀어 나와 윤지은과 악수했다.곧이어 강한나는 이서에게 나와 윤지은을 소개했다.그 사이, 이서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내가 볼 때면 바로 시선을 피했다.‘뭐지? 내 얼굴에 꽃이라도 폈나?’사실 이서는 단지 윤지은의 약혼남이 누구인지 궁금했뿐이었다.이서에게 나는 아마 평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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