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Chapter 1631 - Chapter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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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1화

이태웅은 아내 역시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혜란 손을 꽉 잡았다.“이러지 마. 애교가 보면 슬퍼해.”그 말에 고혜란은 끝내 참지 못하고 엉엉 울며 이태웅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왜 이렇게 된 거예요? 왜? 애교는 운명이 왜 이렇게 기구한 거예요? 하느님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 거예요?”이태웅도 결국 코끝이 시큰거렸다. 그 역시 현재 상황에 불만이 많아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다.하지만 그걸 답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하느님이 고난을 내려준 데는 달리 이유가 없다.그런 고난과 역경 속에서 살아가려면 강해져야 하고 쓰러져서는 안 된다.이태웅은 아내를 꼭 끌어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내가 빨리 진정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었다.고혜란 역시 아무리 괴로워도 감정을 억제해야 했다. 이럴 때일수록 딸한테 자신과 남편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으니까.고혜란은 애써 감정을 조절하면서 슬픈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나 괜찮아 보여요?”고혜란은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겉으로는 강인한 척하느라 표정이 살짝 이상했다.이태웅은 마음 아픈 듯 아내의 얼굴을 문질렀다.“괜찮아. 더 차분하면 더 좋을 거야.”“알았어요, 노력해 볼게요.”고혜란은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차분해지려고 애써 표정을 가다듬었다.“됐어요. 이제 우리 딸 보러 가요.”고혜란은 병원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딸을 만나지 못했다.두 사람이 병실에 도착했을 때, 병상에 누워있는 창백한 얼굴의 딸이 눈에 들어왔다.참으로 착하고 선한 아이였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만 생각하니 고혜란은 너무 괴로웠다.딸한테 울었던 걸 들키지 않기 위해, 고혜란은 필사적으로 감정을 억제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다행히 갖은 노력과 인내 끝에, 고혜란은 겨우 울음을 삼켰다.“애교야.”고혜란은 침상 옆에 앉아 딸의 손을 꼭 잡았다. 흐느낌도 어느덧 멈추었다.애교는 천천히 눈을 떴다.“엄마? 아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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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2화

“수호 씨? 정말 수호 씨 맞아요?”내가 한창 밖에서 장을 보고 있을 때, 뒤에서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 봤더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형수였다.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얼른 형수에게 달려갔다. “형수도 장 보러 왔어요?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내가 산 물건을 흘긋거리던 형수는 그게 모두 사탕과 견과류 같은 결혼 답례품이라는 걸 발견하고는 눈빛이 일순 복잡해졌다. “수호 씨가 직접 이런 걸 구매하다니 놀랍네요.”형수는 얼른 미소 지으며 복잡한 눈빛을 숨겼다. 이에 내가 대답했다. “네. 이제 곧 약혼이라 저도 뭔가 보탬이 되고 싶어서요.”“좋네요.”형수는 왠지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는 듯했다. 나는 그런 향수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형수,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없어요.”형수는 거짓말로 무마하며 싱긋 웃었다. “볼일 봐요. 난 과일 사러 가 봐야겠어요.”말을 마친 형수는 과일 판매 구역에 가 과일을 바리바리 샀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왠지 의문이 들었다.‘형수는 새집으로 이사한 거 아니었나? 그 근처에 슈퍼가 있을 텐데, 왜 여기까지 와서 과일을 사지?’‘그러고 보니 여기가 병원과 가까운데. 혹시 누구 병문안 왔나?’나는 형수한테 물어보고 싶었지만, 뒤돌아보니 형수는 어느새 사라졌다. 나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형수가 만약 나도 데려가려 한다면 나한테 먼저 말했을 테니까. ...슈퍼마켓에서 나온 나는 왠지 이상함을 감지했다.예전 같았으면 형수는 나를 무척 어렸을 텐데, 오늘 내가 코에 거즈를 붙이고 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마치 내내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는 것처럼. 나는 결국 폰을 꺼내 형수에게 전화했다. 그 시각, 형수는 애교 누나 병문안을 하고 있었다. 내 번호를 확인한 형수는 얼른 애교 누나를 바라봤다. “수호 씨 전화야. 내가 근처 슈퍼에서 과일 사다가 수호 씨랑 마주쳤거든. 아마 이상함을 느끼고 전화했을 거야. 사실대로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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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3화

나는 형수가 나를 속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만약 이때 형수와 애교 누나가 나를 속인다는 걸 알았다면, 나는 죽어도 그대로 돌아가지 않았을 거다.다만 세상에 후회는 없다.내가 진실을 알았을 때, 모든 것이 늦었다.이건 나중의 일이니 잠시 제쳐 두도록 하자....천수당에 돌아와 보니 가게 안으로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그 사람들은 소란 피우러 온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병 보러 온 것도 아니었다.나는 얼른 민우와 현성 앞으로 다가갔다.“뭐야? 무슨 일인데?”민우는 다급히 나를 한쪽 구석으로 끌어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이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인지 단체로 우르르 몰려와 이것저것 구경만 하고, 물건도 하지 않고 소란도 피우지 않았다.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약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해 장사에 영향을 미쳤다.민우의 말을 들은 나는 단번이 이 사람들이 영업을 방해하려고 쳐들어왔다는 걸 눈치챘다.다만 이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방식은 이제껏 봐왔던 사람들과 달랐다. 이 사람들은 비교적 교양 있고, 가게를 비방하거나 소란을 피우지는 않았지만 영업을 방해했다.“수호야, 이 사람들 들어온 지 30분인데 아무것도 사지 않고 둘러보기만 해. 그런데 그 30분 동안 다른 고객들이 피해를 봤어.”민우는 매우 초조한 듯 말했다.이번 달 영업액은 또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이건 모두가 바라는 바이다.하지만 이 사람들의 방해 때문에 우리의 희망이 물 건너갈 수도 있었다.나는 민우를 바라봤다.“네가 가서 주해진과 김진호한테 전화해.”“그 자식들한테는 뭐 하러 전화해?”민우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이 사람들이 고객인 척 계속 둘러보기만 하면 직접 쫓아낼 순 없어. 이럴 때는 특별한 수단이 필요해.”“주해진과 김진호는 양아치잖아. 두 사람이 나서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야.”무엇보다 주해진과 김진호는 가게에 거의 나타나지 않아 아무도 그들이 가게 주주라는 걸 모른다.때문에 두 사람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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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4화

짝!김진호는 두말없이 상대의 귀싸대기를 날려 단번에 상대를 쓰러뜨렸다.그 모습을 본 나머지 사람들은 자신한테도 불똥이 튈까 봐 슬금슬금 뒷걸음쳤다.김진호는 마치 건달이라도 되는 것처럼 곧게 서서 두 손을 허리에 짚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불만 있는 사람은 나랑 한판 뜨던가!”사람들은 김진호의 기세에 겁을 먹었다. 그들은 단지 돈을 받고 하라는 대로 하는 것뿐인지라, 누군가 시비를 걸어오니 누구보다도 더 겁을 먹었다. 김진호처럼 거친 사람은 마침 그들의 천적이나 다름없었다.민우는 슬그머니 내 팔을 잡아당겼다.“수호야, 이 방법 완전 대박인데.”현성이 얼른 웃으며 끼어들었다.“당연하지. 수호는 우리 중에서 뇌지컬 담당인걸.”그 말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내가 언제부터 뇌지컬 담당이었지?’‘나를 너무 높이 평가하는데.’‘나는 다급히 말했다.“너무 황송한걸.”현성과 민우는 내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됐어. 사양하지 마. 네가 우리보다 총명한 건 사실이잖아. 인정해.”“그래.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하하하...”우리 셋은 웃음을 터뜨렸다.그 소리에 주해진이 우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주해진은 우리를 보며 다가왔다.“뭘 웃지?”“이 등신들이 누가 보낸 건진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있어 다행이라서 웃었어.”민우의 말에 주해진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게 주해진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렇다는 건 그가 아무 쓸모가 없는 게 아니고, 우리도 그와 김진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니까.이렇다면 두 사람은 고립될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안 그랬으면 오히려 불안했을 텐데 말이다.그동안 불안해하던 두 사람은 오늘 드디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다.“하하. 그러게. 한 팀이니까 같이 노력해야지.”주해진 일부러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듯 말했다. 그 뜻인즉 우리는 한 팀이니 누구도 없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나와 민우, 그리고 현성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자식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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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5화

심지어 사람들은 우리가 대의를 위해 생각할 줄 모른다고 할 것이다.주해진은 확실히 김진호보다 더 생각이 깊고 총명했다.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확실히 큰 공헌이 크긴 해.”주해진은 이때다 싶었는지 김진호를 향해 눈빛을 보냈다.그러자 김진호가 얼른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거 봐. 우리 사업이 확장될수록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더 많아질 거야.”“너희가 나를 싫어하는 건 알지만, 내가 여기 있으면 그래도 쓸모는 있어. 안 그래?”김진호는 우리를 향해 자신의 태도를 표명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나오는 게 아니라 결정권을 우리한테 넘겼다.‘안 본 사이에 이 자식도 꽤 총명해졌네.’‘이제는 막무가내로 나오는 게 아니라 계략을 쓸 줄도 알고.’우리 셋은 눈빛을 교환하다가 피식 웃었다.“그렇긴 하지. 하지만 상의해 봐야 해. 나중에 결과 나오면 통지할게.’“하하. 그래. 진호야. 이번에 네 그 성격 제대로 고쳐. 앞으로 세 사장님 많이 도와야지.”김진호는 이때다 싶어 얼른 대답했다.“알았어요, 형. 나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 다시는 무모하게 굴지 않을게요.”“하하. 그래. 그럼 됐어.”“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우리가 다 같이 협력하면 천수당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믿어.”우리 셋이 주해진의 속내를 모를 리 없었다.주해진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김진호를 가게에 심어둘 작정이었다.무엇보다 우리는 거절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우리는 저녁에 함께 식사하기로 약속했고, 주해진과 김진호는 먼저 떠나갔다.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민우는 다급히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수호야. 정말 김진호를 가게에 들일 거야?”“안 될 것도 없지. 김진호가 얼마나 센지 너희도 봤잖아. 위험한 상황에 가게를 지키기에는 딱이야.”내 말에 민우는 머리를 쓱 쓰다듬었다.“그런데 지금껏 김진호가 합류하는 걸 싫어했잖아. 너랑 그 자식 안 맞는 거 아니었어? 서로 거슬려하기도 했고.”“맞아. 예전에는 거슬렸지. 하지만 네 말대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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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6화

민우와 현성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도 그럴 게, 내 분석은 확실히 정확했고, 고려해야 할 부분을 모두 고려한 데다, 지금 더 나은 해결책이 없었으니까.우리 셋은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다.그리고 내 추측은 역시나 맞았다. 영업 방해하러 온 사람들은 확실히 방용준이 보낸 사람들이었다.그 시각. 방용준, 진윤재, 문준림 그리고 연시우는 멀지 않은 찻집에서 자신들의 걸작을 감상했다.“쯧쯧...”한참 지켜보던 방용준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정수호가 이렇게 어려운 상대일 줄 몰랐네. 연 대표, 이 방법 안 되겠는데?”연시우는 담담하게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정수호는 버러지처럼 아주 끈질겨요. 항상 끝까지 발악하거든요.”“하하하... 버러지라. 연 대표, 그 표현 너무 재밌는데.”방용재는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그때 옆에 있던 진윤재가 빈 잔을 채우며 말했다.“그런데 저 버러지가 연 대표 여자를 빼앗았다며?”그 말에 차를 마시던 연시우의 손이 그대로 굳어버렸고, 얼굴빛도 어두워졌다.소여정에 관한 일은 그에게는 깊은 상처다.진윤재가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소여정을 언급하며 농담하는 건, 그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거나 다름없다.연시우는 어두운 얼굴로 찻잔을 쾅 하고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진윤재, 무슨 뜻이지?”진윤재는 웃으며 말했다.“듣는 그대로야. 왜? 내가 틀린 말 했어?”퍽!연시우는 갑자기 악에 받쳐 주먹을 휘두르는 바람에 진윤재는 그대로 의자에서 떨어졌다.진윤재는 무의식적으로 코를 쓱 문질렀는데, 순간 코피가 ‘콸콸’ 쏟아졌다.피를 본 진윤재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연시우, 네가 감히 날 쳤어?”연시우는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맞을 짓 했잖아!”진윤재는 자리에서 일어나 연시우를 한참 노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연시우, 그동안 우리 앞에서 늘 조심하고 알아서 기더니, 오늘 감히 나한테까지 주먹을 날리네?”“아, 알겠다. 내가 한 말 때문에 자존심이 긁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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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7화

“진윤재.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날 비웃어? 넌 단지 모든 걸 바쳐 너를 지켜주는 어머니가 있을 뿐이야. 네가 지금 가진 모든 것들은 네 어머니의 보호 아래에서 얻은 거잖아.”“네 어머니가 없으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하지만 난 너랑 다르지. 내 지금의 성과는 모두 내 손으로 이룬 거거든.”진윤재는 너무 화가 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다.연시우가 자신을 엄마 품에만 숨어 있는 어린애라고 하는데,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제기랄. 닥쳐!”진윤재는 버럭 소리치며 달려들더니 연시우와 치고받고 싸우기 시작했다.그때 늘 말이 없던 문준림이 갑자기 잔을 테이블에 쾅 내려놨다.그 소리에 싸우고 있던 두 사람은 흠칫 놀라 동작을 멈추었다.문준림은 서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간단명료하게 말했다.“J시 F4가 버러지 하나 때문에 싸운다는 게 말이 돼?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어?”연시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옷을 정리했고, 진윤재도 결국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두 사람은 더 이상 싸우지 않고 떨어졌다.그걸 지켜보고 있던 방용준은 끌끌 혀를 찼다.“아쉽네. 재밌는 구경하나 했는데.”네 사람은 각자 다른 속내를 가지고 있었다.겉보기에는 두 진영으로 나뉜 것 같지만 사실 네 명 모두 따로 놀고 있었다.네 사람은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한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방용준은 싱글벙글 웃으며 연시우를 바라보다가 진윤재를 바라봤다. 마치 아직 여운이 남아 있다는 듯이.그때 진윤재가 먼저 침묵을 깼다.“용준아, 미리 말해두는데, 앞으로 우리 모임에 저 자식이 나오면 난 안 나올 거야.”방용준은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에이, 그럴 것까지는 없잖아.”“흥.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야. 우리 둘은 안 맞아.”“그 말은 좀 너무 심한 거 아니야?”방용준은 두 사람을 적당히 구슬려 화해시키려 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싶지 않았다.문제가 해결되면 더 이상 재밌는 구경거리도 없어질 테니까.두 사람이 싸우는 걸 보는 게, 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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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8화

나는 민우와 현성과 함께 가게 밖에 광고판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 났다. 왠지 누군가 음침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것만 같았다.무의식으로 고개를 돌려 봤더니 익숙하고도 낯선 눈빛이 나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상대의 옷차림만 보면 부티가 흘러넘쳤고 꽤 젊었다.한참을 곰곰이 되짚어 본 끝에 나는 드디어 상대를 떠올렸다.이서와 다빈이 괴롭힘을 당할 때, 이 자식은 방용준 옆에 앉아 있었다.진윤재는 나를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그 역시 방용재와 마찬가지로 자신과 연시우의 갈등을 빚어낸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내가 대체 뭘 했다고?’난 심지어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가물가물하다.“나... 찾아왔어요?”나는 조심스럽게 묻는 동시에 경계하며 한 걸음 물러섰다. 왜냐하면 상대의 눈에 살기가 치솟았으니까.진윤재는 두말없이 나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나는 다급히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쳐냈다.그 모습을 본 민우와 현성이 얼른 달려왔다.“젠장. 또 무슨 일이야?”민우는 달려오자마자 내 앞에 막아섰다.“이것들은 왜 하루가 멀다 하게 찾아와서 시비야?”“당신 누구야? 수호가 뭘 했다고 이래? 똑바로 말해. 안 그러면 안 봐줄 테니까.”민우는 씩씩거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나는 얼른 민우를 잡아당겨 진윤재의 신분을 대충 설명했다.그걸 듣던 민우는 ‘아하’하고 대꾸하더니 말을 이었다.“J시에서 온 도련님이었군요. 혹시 어디 아파요?”“뭐라고?”진윤재의 얼굴은 단번에 어두워졌다.“어디 아프냐고요. 아프면 치료받아요. 여기 와서 소란 피울 게 아니라.”“이 자식이...”진윤재는 너무 화가 나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연시우한테 당한 것도 분한데, 뭐 이런 버러지 같은 것들도 감히 나를 역해?’‘젠장. 진씨 가문 도련님인 내가 언제 이렇게 됐지?’민우가 뭘 하기도 전에 현성이 먼저 성큼성큼 다가가 진윤재를 밀쳤다.“지금 누굴 욕하는 거야?”“사람이 교양 없어. 겉은 멀쩡한데 왜 이렇게 매를 버는 말만 할까?”혼자 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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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9화

“요즘 소설들은 독자들한테 쾌감을 주려고 너무 터무니없게 쓰는 바람에 뇌 빼고 봐야 하거든.”“물론 책 속에 그런 멍청한 악당들이 나오는 건 이해한다만, 넌 왜 그렇게 멍청해?”“지금 나더러 멍청하다고 했어? 너...”진윤재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그때 민우가 또 입을 열었다.“아니야? 네가 우리랑 친해? 친하지도 않는데 자기가 누군지 아냐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알아?”‘내가 너라면 바로 신분을 말했겠어. 그렇게 되묻는 게 아니라.”진윤재도 민우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민우의 말대로 한다면 본인이 멍청하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된다.‘난 J시 F4 중 한 명이야. 그런 나한테 멍청하다는 표현이 말이 돼?’‘이 버러지 같은 것들은 나를 무서워하고 두려워해야 한다고!’“너희들 죽었어!”진윤재는 한참 고민 끝에 지금으로서 자기 체면을 회복할 가장 카리스마 있는 말을 내뱉었다.하지만 민우와 현성은 여전히 깔깔 웃어댔다.진윤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번에는 왜 웃지?”민우는 웃느라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나 안 되겠어. 현성아, 네가 말해.”현성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그 말은 아까 것보다 더 멍청해 보였어. 왜인 줄 알아?”“모르겠는데.”“이것 봐. 이러고도 본인이 멍청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고? 이것도 모르면서 무슨 J시 F4라는 거야? 내가 볼 때 J시 F4가 아니라 S4가 더 어울려. Stupid한 4인방.”“너...”진윤재는 순식간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심지어 가슴 한켠이 답답하고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뭐지?’‘난 분명 시비 걸러 온 건데. 왜 내가 저 세 자식한테 털리고 있는 건데?’‘기분 엿 같네.’‘내가 역시 기세가 부족해. 만약 문준림이 왔다면 아마 상황은 달랐을 건데.’‘지금 와서 이런 생각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당장 분위기를 바꿔야 해.’하지만 생각해 보니 기세로 겁을 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연시우 말은 틀리지 않았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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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0화

한편 진윤재는 화가 나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시시덕거리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J시 F4 중 한 명인 내가 저 버러지 같은 놈들한테 비웃음이나 당하다니!’“너희들 딱 기다려!”진윤재는 그 말만 남기고 그대로 떠나갔다.현재 상황은 너무 불리하여 이길 수 없었기에, 진윤재는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우리가 뒤에서 웃는 소리를 들으니 진윤재는 마음이 답답했다.그는 속으로 우리를 꼭 잔인하게 처리할 거라고 결심했다....“간 건가? 그냥 이러고 간다고?”민우는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현성 역시 그런 듯 입을 열었다.“방금 어떻게 욕할지 다 생각해 뒀는데 왜 갔대? 다시 불러와서 욕해야 하는 거 아니야?”민우의 방법은 그럴싸해 보였다.나는 두 사람의 대화에 웃음이 터졌다.“됐어. 이미 갔는데 그만 놀려. 그런데 너희 어쩌다가 갑자기 겁 없어졌는데?”“젠장. 만약 우리가 용기 내지 못했으면 네가 우리 쫓아냈을 거잖아?”민우가 말했다.나는 웃으며 두 사람의 어깨를 토닥였다.“그럴 일 없어. 우리가 안 세월이 얼마인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희도 알잖아.”나는 민우와 현성이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 알기에 두 사람과 함께 가게를 오픈하기로 한 거다.현성은 보기에 사랑밖에 모르는 사람 같지만 누구보다 의리를 중시하고, 민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내가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나서서 도와줬으니까.우리는 평범하긴 하지만 절대 버러지는 아니다....한편, 찻집.방용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윤재야. 너무 실망이다.”또 한 번 재밌는 구경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방용준은 진윤재가 기가 죽어 돌아서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그것 또한 방용준의 흥미를 끌었다.‘버러지 주제에 감히 계속해서 우리를 건드리다니.’‘보아하니 밟아 죽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겠네. 그 기세를 완전히 꺾어버려야겠어.’“문준림, 혹시 무슨 아이디어 있어?”방용준은 문준림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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