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왜 그래요?”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때 아버지가 또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우리가 며느리를 들이는 입장인데, 뭐든 처가댁에서 준비하게 하는 게 말이 돼?”“남들이 알면 뭐라고 할까 봐 그래요?”“아니. 너한테 좋은 생활을 줄 수 없는 내가 너무 쓸모없는 것 같아서 그래.”나는 얼른 아버지를 위로했다.“아버지, 그건 아니죠. 우리처럼 평범한 가정이 어떻게 윤씨 가문과 비교해요? 그거 아세요? 지은이 아버지는 강북에서 유명한 사업가예요.”“그래? 몰랐어. 그런데 잘 사는 건 알겠더라.”“수호야, 사돈어른이 너한테 엄청 잘해주던데, 너도 지은 아가씨한테 잘해줘야 해.”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지은 아가씨라니요? 지은 씨는 아버지 며느리예요.”“아버지, 어머니,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윤씨 가문은 다른 가문과 달라요. 두 분 모두 개방적인 분들이라 이런 번거롭고 불필요한 절차는 신경 안 써요.”나는 윤해철과 이영미가 어떤 사람인지 부모님께 털어 놓았다.두 분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진심이다. 절대 격식을 차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그럼 다행이야.”“수호야, 네 말을 들으니 시름이 놓여.”똑똑똑.우리가 한창 얘기하고 있을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문을 열어보니 윤지은이 밖에 서 있었다.시간이 늦은 탓에 우리 두 식구 모두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머물었다.윤해철음 심지어 우리 부모님더러 용천 호텔에서 이틀 정도 지내며 휴싟하라고 초대했다.그리고 현재, 윤지은이 온 것도 함께 돌아다니자고 찾아온 거였다.용천 호텔 경치는 무척 아름답다. 야경은 더 말할 나위 없다.“아버지, 어머니, 같이 나가요.”“그래.”우리는 간단하게 준비를 마치고 윤지은과 함께 윤해철 부부를 찾아갔다.“사돈, 이곳은 용청호텔에서 가장 특색 있는 온천이에요. 두 분도 즐겨 봐요.”윤해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직원이 가운을 가져와 부모님을 도와 갈아입혀 주려고 했다.그 행동에 두 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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