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천호는 내가 직접 뛰어내리는 걸 지켜보려고 빤히 쳐다봤다.나는 창문을 열고 이를 악문 채 창가에 섰다.창문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니 너무 높아 아찔할 지경이었다. 심지어 머리가 어지럽고 괴로웠다.나는 고개를 돌려 임천호를 바라봤다.“이제 내가 여기서 손 놓으면 바로 떨어져. 그러니 강용재한테 전화해서 우리 부모님부터 풀어 줘.”“지금 나한테 요구를 제기하는 거야?”임천호는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아니. 못 믿어서 그래. 난 내 목숨으로 우리 부모님을 지킬 수 있지만, 네가 약속 안 지키면 내가 뭐가 돼?”“넌 사람이 너무 악랄해서 우선 우리 부모님 안전부터 보장해야겠어.”“하하. 내가 말했지. 내가 원하는 건 네 목숨이라고. 네 부모님은 전혀 관심도 없어.”임천호는 입가에 냉소를 띠며 말했다.나는 순간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잔말 말고 전화해. 안 그러면 소리칠 거니까. 이따가 여기 사람 모이면 네가 어떻게 빠져나가나 보자고.”임천호는 내 반응에 미간을 찌푸렸다.임천호가 원하는 건 내 목숨이지 내 부모님이 죽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하지만 내가 이렇게 협박하니 다시 경계했다.“좋아. 약속할게.”임천호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강용재한테 전화했다.“그 두 노인네 풀어 줘.”“됐어. 네가 말한 대로 했으니 뛰어내려.”“안돼. 부모님 목소리 들어야겠어.”“정수호, 기어오르지 마!”임천호의 짜증 섞인 목소리에 나는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난 부모님이 안전한지만 확인하려는 거야. 강용재가 너랑 같을지 누가 알아? 약속 안 지키면 어떡해?”임천호는 다시 한번 강용재에게 전화해 스피커폰 모드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그 순간 건너편에서 ‘윽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는 확실히 부모님 목소리가 맞았다.“아버지, 어머니, 그 자식들이 아무 짓도 안 했죠?”입을 막고 있던 천이 사라지자 어머니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수호야.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이 사람들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야?]“어머니, 걱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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