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예솔이 그런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묻자 지현우는 또 싱겁게 웃어 보였다.“왜 웃어?”“누나랑 연석이 형 진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둘이 그냥 만나면 좋을 텐데.”“또 헛소리야? 자꾸 그러면 혼난다.”지예솔은 지현우를 향해 눈을 흘겼지만 정연석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어린애가 장난치는 걸로 뭐 화를 내?”“연석이 형, 앞으로는 내가 형 매형이라고 부를게요. 누나랑 상관없이 내가 그렇게 부르고 싶어서 그래요.”자신의 옷깃을 잡으며 말하는 아이를 정연석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그러면 누나 곤란해지잖아.”“누나 몰래 우리 둘만 있을 때 부르면 되죠.”“지현우, 적당히 해.”시답잖은 얘기를 좀 더 나누다가 지예솔은 정연석과 함께 병실을 빠져나왔다.병원을 나서니 지예솔은 북받치는 감정을 더 숨길 수가 없었다.동생도 일부러 더 기분 좋은 척하고 있었고 셋 다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만 하고 있었다.눈꽃이 점점 커져가는 추운 겨울날, 차디찬 바람이 목을 타고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은 몸을 움츠렸다.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지예솔에게 걸쳐준 정연석이 그녀의 손도 잡아주려 했지만 지예솔은 다급히 그를 피했다.눈가에 실망이 살짝 스치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다정하게 물었다.“배고파? 호텔가서 뭐 좀 먹을까?”“호텔은 너무 비싸요. 근처에서 분식이나 좀 먹으면 돼요.”지예솔이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자 정연석도 빠르게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 시각, 병원 주차장에서는 한 남자가 질투 어린 눈으로 둘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는 모습을 노려보고 있었다.“대표님, 따라갈까요?”지예솔과 정연석의 뒷모습을 보던 봉현수는 가슴이 찢겨나가는 것 같았다.“어디 가는지 좀 더 보고.”정연석과 지예솔이 부쩍 가까워진 것 같아서 봉현수가 그가 혹시라도 자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까 봐 두려워졌다.지예솔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게 된 건지도 모르겠고 아픈 건 자신뿐인 것 같아 봉현수는 하루하루가 괴로웠다.평생 사랑할 거라며, 평생 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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