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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851 - Chapter 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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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1화

온다연은 부자를 한참이나 잔소리한 뒤 모두를 놀라게 할 결정을 내렸다.“가희와 진강남, 다희와 우림. 두 커플은 결혼식을 함께 치르자. 그래야 일이 훨씬 간단하지. 결혼식은 세 번 해야 해. 강씨 가문에서 한 번, 진씨 가문에서 한 번 그리고 경원시에서도 한 번 하고 우림 쪽은 양씨 가문에서도 따로 한 번 올려야 해. 너희 결혼식은 각자 알아서 챙겨. 필요한 건 집사한테 말하면 돼. 나랑 너희 아빠는 다른 일들이 있으니까 마지막에 가서 얼굴만 비출 거야.”그녀는 늘 들고 다니던 작은 가방에서 블랙카드 몇 장을 꺼내 손바닥에 펼쳤다. 그리고 그것을 옹가희 손에 꼭 쥐여주며 말했다.“이 카드들은 전부 한도가 없어. 사고 싶은 건 마음껏 사. 네 혼수는 다희와 똑같이 준비할 거야. 나중에 옹씨 가문으로 보낼 거야. 넌 내 양녀이긴 해도 어릴 적부터 내가 직접 키운 딸이야. 다희와 다를 바 없으니 필요한 게 있으면 주저 말고 말해. 구속될 필요도 없어.”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뭔가 마음에 걸린 듯 말을 덧붙였다.“원래는 내가 가진 보석을 주려 했는데 그건 전부 너희 아빠가 내게 준 것들이라... 아까워서 못 내놓겠구나.”그러더니 유강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아저씨, 요즘 경매나 보석전 같은 거 있으면 두 딸아이 챙겨 보게 해요. 우리 딸들의 혼수는 다른 집보다 모자라면 안 되니까.”유강후는 그녀가 더 이상 옛일을 들먹이지 않는 것을 보고 서둘러 화제를 이어갔다.“알았어. 내가 사람 붙여서 지켜보게 할게.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전부 낙찰받도록 하마.”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옹가희의 손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그 망할 자식은 어릴 때부터 꽉 막힌 병처럼 속을 안 열고 뭐든 자기 멋대로만 해. 우리랑 상의 한 번 안 하고. 다음에 또 이런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내가 네 아빠 시켜서 단단히 손봐주게 할 테니까. 넌 내 딸이자 앞으로 내 며느리야. 내 앞에서 뭘 말 못 하겠니? 결혼하고 나면 강씨 가문은 전부 너희 둘이 맡아. 나랑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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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2화

진강남은 그녀를 꼭 안았다.“응.”그 순간 짧은 대답이 모든 말을 대신했다.반년 뒤 강씨 가문에서는‘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릴 만큼 성대한 혼례가 열렸다.두 쌍의 신랑·신부가 동시에 입장하자 현장은 숨이 막힐 정도로 눈부신 장관이 펼쳐졌다.그와 동시에 강씨 가문의 집주인 자리는 진강남에게로 넘어갔고 진씨 가문 역시 현장에서 새로운 주인이 다희라고 공식 발표했다.또한 이날 유씨 가문의 계승자 유진수도 운명처럼 평생의 짝을 만나게 되었다.이 시점에서 강 씨, 유 씨, 진씨, 양 씨네 가문은 모두 새로운 세대의 손에 들어갔고 그 규모와 영향력은 과거보다 몇 배나 커졌다.말 그대로 ‘강산은 대대로 이어지고 후세가 전세대를 뛰어넘는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순간이었다.세상은 이미 젊은이들의 것이 되었다.햇빛이 찬란한 어느 아침 송씨 가문의 대문이 활짝 열리더니 십여 대의 군용 차가 줄지어 들어왔다.마치 발톱을 감춘 늑대 무리가 질서정연하게 행진하는 듯했으며 위엄은 넘쳤으나 지나친 과시는 없었다.차들이 멈추자 맨 앞 차량의 문이 열렸다.특수 제작된 군복을 입은 한 남자가 내렸다.키는 무려 190cm에 달하는 장신 흔히 볼 수 없는 군복이 그의 존재를 한층 빛내고 있었다.군인 특유의 강인한 기운이 칼날 같은 이목구비와 결합하여 깊고 매서운 눈빛을 가진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그는 곧장 송씨 가문의 본관으로 큰 걸음을 옮겼고 문 앞에서 기다리던 송지원이 그를 보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돌아왔구나.”남자는 곧바로 가장 표준적인 군례를 올렸다.“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이제 송지원은 이미 유재성이 차지했던 위치에 오른 인물이 되었고 송씨 가문의 위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송지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네 경례를 받을 자격은 없지. 넌 이제 국가 특별 인재 백랑특전부대의 제1인자야. 내 지휘도 받지 않고 오직 최고 수장의 명령만 따르지. 그런 의미에서 넌 나와 대등한 위치에 있는 셈이야.”그리고 송지원은 감탄을 담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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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3화

송하월은 유민재의 목에 매달리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마치 주전자도 걸 수 있을 만큼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왜 안 돼요? 분명 나한테 평생 보디가드 해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그런데 이미 한 번 약속을 어겼다고요. 1년 넘도록 편지 한 장도 없었고 신용 없는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해요.”말과 함께 그녀는 유민재의 등을 두드리며 화풀이했다.유민재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잡아내려 놓았다.“송하월, 난 너를 지켜주겠다고 했을 뿐 계속 네 보디가드로 있겠다고 한 적은 없어.”송하월은 입술을 더욱 쭉 내밀었다.“그게 그거지 뭐가 달라? 지켜주는 거랑 보디가드랑 글자 하나 차이잖아. 결국 네가 약속을 어긴 거라고.”유민재는 머리가 아파져 왔다.이 집안의 천금 같은 아가씨는 평소 함께 훈련하던 전우들과는 전혀 달랐다.정원에 핀 가장 연약한 꽃처럼 조금만 건드려도 꽃잎이 떨어질 것 같은 존재였고 그는 정말로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송지원이 엄하게 나섰다.“하월아, 오빠한테 무례하게 굴지 마.”송하월은 다시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내 오빠는 송서운하고 송재현뿐이에요. 유민재랑 난 피 한 방울 안 섞였어요. 무슨 오빠 타령이에요? 그리고 나랑 결혼하겠다고도 했는데 난 유민재가 오빠 되는 거 싫어요.”그 한마디에 유민재와 송지원은 동시에 말문이 막혔다.송지원의 얼굴빛이 굳어졌다. 그는 곧바로 딸을 끌어내리며 말했다.“내려와. 너 겨우 열여덟 살에 맨날 이런 헛소리나 하고... 이따 네 엄마랑 얘기 좀 해야겠다. 여자가 여자다워야지.”송하월은 유민재를 향해 눈을 찡긋했다.“바보. 내가 어렸을 때 너 나한테 했던 말 기억 안 나? 나랑 결혼하겠다고 했잖아.”유민재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그때 넌 겨우 다섯 살이었어. 그냥 달래주려고 했던 말인데 아직도 기억하냐?”송하월은 성난 듯 말했다.“‘아직도 기억하냐’라니? 그건 네가 약속을 안 지킨 거잖아.”정말 화가 난 듯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가 버렸다.유민재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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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4화

저녁 내내 유민재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때때로 2층 계단 쪽을 흘깃 바라보았지만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그때 송하월은 서재 책상 위에 엎드려 편지를 쓰고 있었고 편지를 다 쓴 뒤 방으로 돌아가 물건을 정리했다.오후 내내 그녀는 송가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나지 않았다.밤이 되어 유민재가 유가에서 돌아올 때 차량이 송가 대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누군가 길을 막았다.붉은 옷을 입은 소녀가 밤바람 속에서 물방울 맺힌 장미처럼 선명하게 서 있었다.그 아름다운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고 생동감과 활력이 넘쳐 눈을 뗄 수 없게 했다.그녀는 세 살 때부터 열다섯 살까지 유민재가 보호하며 길러온 아이였다.그가 송가를 떠나 특수부대 센터로 간 뒤 3년이 지났지만 그녀는 훨씬 더 눈부시게 성장해 저녁 노을보다도 아름다웠다.그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신분은 매우 특별했고 언제 어디서 전사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름조차 남길 수 없는 임무 속에서 그는 결코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자신보다 정확히 여덟 살이나 어렸다. 지금은 사랑과 친밀감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는 나이였다.그가 생각에 잠긴 순간 송하월이 차 문을 열고 분노 어린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유민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희들 모두 내려.”운전기사와 비서는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송하월이 차에 올라탔고 분노로 빛나는 눈동자가 어두운 조명 아래 특히 선명하게 빛났다.“유민재, 왜 내 편지에 답장을 안 해? 내가 너한테 105통의 편지를 썼는데 너는 한 통도 안 보냈어. 왜? 시간이 없다는 말은 믿을 수 없어.”유민재는 그녀를 보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송하월, 난 어린애 놀이 같은 걸 할 시간이 없어. 이번에 돌아와서 집에 머물 수 있는 건 겨우 3일뿐이야. 네가 제대로 얘기하면 들어주지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면 말하지 마.”송하월은 더욱 화가 났다.“네가 약속을 안 지켰잖아. 매년 내 생일마다 같이 있어 주겠다고 했는데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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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5화

알고 보니 송하월이 기지에 온 진짜 이유는 자신의 스승 곽혜진을 찾기 위해서였다.곽혜진은 H국 의학계에서 전설로 불리는 국보급 의사였다. 그의 뛰어난 의술은 흔히 ‘죽어가는 사람조차 다시 살아나게 한다’라는 신비한 능력으로 묘사되었다.평생 단 한 명의 제자만 받아들였는데 그가 바로 송하월이었다.이 모든 인연의 시작은 송하월이 열두 살 때였다.그녀는 중병으로 목숨을 잃기 직전까지 갔으나 우연히 곽혜진을 만나 그의 특제 약을 먹은 뒤 기적처럼 회복할 수 있었다.곽혜진은 회복 과정에서 송하월이 보여준 독특한 감각과 재능을 보고 직접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했다.처음에는 의학에 별다른 흥미가 없던 송하월은 몇 년 동안 그저 건성으로 배우는 수준에 그쳤다.그러나 그녀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 곽혜진이 무심코 “특전사에서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인력은 전속 의사”라고 말한 순간 마치 운명이 정해진 듯 각성했다.그 뒤부터 그녀는 불같이 몰입해 학문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곽혜진 역시 그 열정을 인정했다.곽혜진은 국가 최고 기밀 부서 소속으로 유민재가 속한 부대와 마찬가지로 오직 최고 지휘관의 명령만 따르는 위치에 있었다.그는 종종 유민재의 전투팀과 협력하며 극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온 인물이었다.송씨 가문 사람들은 이 사실을 듣고서 안심했지만 유민재의 반응은 달랐다. 그는 이 소식을 듣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그날 오후, 그는 기지 실험팀으로부터 송하월과 함께 훈련할 두 명의 의사가 배치되었으며 필요시 임무에도 동행한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그리고 마침내 의사 가운을 입은 송하월이 그의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 순간 유민재의 눈빛은 차갑게 식었다.“장난 그만해.”그러고는 곧장 그녀를 송씨 가문으로 돌려보내려 했다.그러나 송하월은 굴하지 않고 명찰을 가리키며 또렷하게 말했다.“유민재 소령님, 잘 보세요. 전 기지 전속 의사입니다. 당신이 저를 돌려보낼 권한은 없어요.”유민재는 막 훈련장에서 돌아온 참이었다.단정하게 몸을 감싼 제복은 금욕적이면서도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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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6화

송하월은 곧바로 반격했다.“유 소령님, 제가 어리다고 무시하신다면 큰 착각이에요. 제가 여기까지 온 게 단순히 줄만 잡은 덕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저도 의심해야겠네요. 당신처럼 젊은 나이에 이 자리에 오른 게 혹시 후광 때문은 아닌지.”유민재의 시선이 차갑게 그녀를 꿰뚫었다.“끌고 나가.”송하월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를 정면으로 노려보았다.“이건 위에서 내려온 명령을 어기는 겁니다. 후배를 무시하는 행위이기도 하고요. 저는 당신을 정식으로 신고하겠습니다.”유민재의 눈매가 더욱 매섭게 가늘어지며 차갑고 단단한 얼굴선이 무정하게 굳어졌다.“여기에 남고 싶다면 남아도 된다.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니라 후방 인력이야.”그의 목소리는 무겁게 이어졌다.“게다가 여긴 네가 있던 연구소와는 달라. 새벽 다섯 시 기상 두 시간 훈련 후 식사 가능. 한밤중에도 기습 훈련이 수시로 있어. 이 모든 걸 버틸 수 있다면 후방에 남아.”그 누구보다 송하월의 습관을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유민재였다.특히 아침잠이 많은 그녀에게 새벽 기상은 목숨을 거두라는 말과 다름없었다.역시나 송하월은 즉시 반발했다.“저는 의사예요. 밥 해주러 온 게 아니라고요. 동행 의사는 훈련할 수 있지만 당신들과 똑같이 군사 훈련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그때 보조 요원이 조심스럽게 나섰다.“소령님, 후방 인력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의사는 정말 심각하게 부족합니다. 열 명을 더 보내도 모자란 상황입니다. 송 선생님은 어려 보이지만 위에서 직접 보낸 만큼 분명 실력이 있을 겁니다. 기회를 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그러나 유민재는 흔들리지 않았다.“남고 싶다면 후방으로 가. 한 달 버티면 다른 얘기를 해주지. 아니면 스스로 돌아가.”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송하월은 분해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의 팔을 물어뜯고 싶었다.부대 안에서 이렇게까지 냉정할 줄은 몰랐다. 그가 자신을 단순한 낙하산으로 여길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그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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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7화

송하월은 눈을 크게 뜨며 외쳤다.“뭐라고요? 돼지를 키우라고요? 여기서 그런 것도 해요?”진우남은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네. 며칠 전 실험실에서 새로운 품종의 돼지를 몇 마리 보내왔습니다. 고기가 특히 맛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가 돌볼 시간이 없어서 지금은 몇 명이 교대로 돌보고 있습니다.”“하지만 송 선생님은 여자니 청소만 도와주면 됩니다.”송하월은 곽혜진의 제자이자 수준급 의술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거의 기절할 만큼 분했다.게다가 유민재가 자신이 충분히 동행 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이런 일을 시킨 것은 분명 고의적인 모욕이었다.그럴수록 그녀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를 이길 때까지 끝까지 버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첫날부터 삐걱거리고 말았다.그녀는 집합 시간에 세 분이나 늦고 만 것이다.송하월이 게으름을 피운 건 아니었다.기상 후 집합까지 단 두 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무 정리와 준비를 마치고 운동장까지 도착해야 했다.송하월이 헐레벌떡 뛰어갔을 때 이미 모두가 그녀를 주목하고 있었다.유민재의 얼굴에는 먹구름처럼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세 분 늦었으니 전원이 세 분 동안 널 기다린 셈이야. 벌로 운동장 서른 바퀴 뛰어.”송하월은 억울함에 분통을 터뜨렸다.“저는 특수부대원이 아니잖아요. 저희 쪽에는 이런 집합 규정도 없어요. 이렇게라도 맞춰 온 게 정말 대단한 거라고요.”유민재는 싸늘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위장복 차림의 그가 조명에 비치자 더욱 냉혹하고 위압적으로 느껴졌다.“상관에게 대들었으니 팔굽혀펴기 서른 개 추가해.”송하월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왜요?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요?”유민재는 무표정하게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불만이면 당장 돌아가. 여기서는 지휘에 불복하는 인원이 필요 없어.”송하월이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뒤에서 진우남이 급히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울분에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결국 그녀는 말문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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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8화

하지만 한 바퀴도 제대로 돌기 전에 송하월은 이미 피로에 지쳐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모두 안타까워했지만 유민재의 위엄 앞에서는 누구도 한마디 하지 못했다.그렇게 송하월은 비틀거리며 서른 바퀴를 간신히 마쳤고 몸은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였다.그때 날은 이미 밝아져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아침을 먹으러 나와 있었다.진우남은 미리 준비해 둔 만두와 우유 한 봉지를 들고 몰래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일어나서 조금이라도 먹어요. 체력 보충해야죠.”송하월은 온몸이 흙투성이였고 얼굴도 지저분했다.어릴 적부터 귀하게 자란 그녀가 이렇게 고생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하지만 원래 고집이 센 성격답게 유민재가 아무리 힘들게 해도 오히려 더욱 굳세게 버티기로 결심했다.‘설령 마지막까지 널 포기하더라도 네가 날 무시하게는 못 둬.’그녀는 땅바닥에 털썩 앉아 손 씻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만두와 우유를 마구 먹어 치웠다.평소라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신선한 고기만두가 지금은 그야말로 꿀맛처럼 느껴졌다.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조금 떨어진 2층 창문 너머로 깊은 눈빛 하나가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훈련이 끝나자 송하월은 유민재의 서류와 업무를 차근차근 정리하기 시작했다.그의 방은 이미 완벽히 정돈되어 있었고 이불은 두부처럼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으며 책상 위에는 티끌 하나 없었다.그녀는 손댈 틈조차 없었다.송하월은 아침 일을 떠올리며 분이 풀리지 않아 작은 인형을 그려 바늘로 찌른 뒤 인형의 이마에 유민재의 이름을 적었다.정오, 유민재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 이 그림을 보고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그러나 그는 그녀를 그냥 두지 않고 바로 불러 또다시 팔굽혀펴기 서른 개를 시켰다.결국 송하월은 완전히 지쳐 침대에 쓰러졌고 저녁 식사조차 하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훈련 때는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았고 유민재가 찾으러 오기 전에 진우남이 먼저 왔다.한숨 섞인 얼굴로 말했다.“소령님께서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팀원과 함께 훈련할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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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9화

송하월은 언젠가 자신이 돼지를 돌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검고 통통한 네 마리 돼지를 바라보는 순간 얼굴이 초록빛이 될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정말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내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진 사람인데 돼지에게 시간을 낭비하다니.’유민재는 자신보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과 협력하는 길을 택했고 정작 자신은 배제했다. 분명 그녀를 무시한 것이다.그의 눈에 비친 자신은 그저 연약하고 귀여운 아가씨일 뿐이었겠지만 송하월은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그녀는 독립적이고 강인했으며 의술도 뛰어났다. 체력 또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구연진이라는 의사가 자신처럼 달리거나 점프할 수 있을 리 없다고 송하월은 장담할 수 있었다.구연진이 서른 바퀴를 완주할 수 있다면 그녀는 기꺼이 손에 장을 지질 터였다.그러나 유민재는 끝내 구연진을 선택하자 그녀는 억울하고 분했지만 달리 할 수 있는 건 없었다.그렇다고 해서 송하월이 물러설 사람은 아니었고 유민재가 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해내고 싶어졌다.잠시 후 그녀는 네 마리 돼지에게 이름을 붙였다.“유민재 1호, 유민재 2호, 유민재 3호, 유민재 4호.”그리고는 그들에게 잔소리를 퍼붓듯 마음속 울분을 털어냈다.다행히 이곳은 청결히 관리되고 있었기에 돼지우리라 해도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다.먹이는 채소도 모두 유기농이었다.그녀의 하루 일과는 돼지에게 채소를 썰어 주고 간단히 조리해 먹이며 하루 세 번 우리를 청소하는 것이었다.처음에는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이틀 사흘이 지나자 오히려 집합훈련보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돼지들은 아마도 실험실에서 태어난 듯 보통 돼지보다 훨씬 똑똑했다.며칠이 지나자 그들은 조금씩 송하월에게 친근하게 다가왔고 그녀가 나타나면 발치에 모여 장난을 치며 애교를 부렸다.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돼지는 유민재 3호였다. 똑똑하고 상호작용을 즐기며 까다롭지도 않았다.반대로 유민재 1호는 가장 냉담했다. 자주 무시하는 태도가 꼭 유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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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0화

“게다가 이번 부상도 사실은 저를 구하다가 생긴 거잖아요. 오히려 제가 감사해야 맞죠.”유민재가 대답했다.“동료를 지키는 건 제 임무입니다. 다행히 이번엔 선생님이 있어서 우리 몇 명 부상자도 수월하게 치료받을 수 있었어요.”…두 사람은 간간이 대화를 이어가며 서로에게 집중했고 뒤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유민재가 몸을 일으켜 손에 감은 붕대를 정리하던 순간 문 앞에 서 있는 송하월을 발견했다.그의 눈빛에 잠시 어둠이 스쳤으나 곧 감추고 곁에 있는 구연진을 향해 말했다.“고마워요, 구연진 선생님. 휴가 때 기회가 된다면 기지 밖에서 식사 대접할게요.”구연진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알다시피 ‘유 소령’은 원래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기지 않았다.임무 수행 중에도 꼭 필요한 말 이외에는 거의 입을 열지 않는 차갑고 무뚝뚝한 성격이었기 때문이다.그런 그가 먼저 식사 약속을 꺼내다니.구연진의 가슴은 얼어붙어 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듯 두근거렸다.“좋아요. 제가 아는 집이 있는데 미리 예약할게요.”유민재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하자 송하월의 심장은 세차게 무너져 내렸다.눈물이 치밀어 올라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이를 악물고 고개를 홱 돌려 기지 밖으로 달려 나갔다.숙소도 돼지우리도 아닌 운동장을 열 바퀴 넘게 달린 끝에 결국 지쳐 쓰러졌다.그러나 송하월은 그가 차가운 돌덩이라 해도 반드시 녹여내고 말겠다고 다짐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으리라 굳게 마음먹었다.하지만 뜻밖에도 송하월은 돼지를 오래 관리하지 않았다.다음 날 실험실에서 그녀를 다른 부대로 긴급 전출시킨 것이다.유민재의 부대에서 홀대받는다는 소문을 들은 다른 부대가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그녀를 모셔간 것이었다.처음에는 그와 같은 부대에 남고 싶었지만 현실은 돼지만 키우고 있는 처지였다.차라리 다른 곳에서 경험을 쌓고 언젠가 다시 돌아와 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자 그렇게 결심했다.그러나 첫 임무가 다름 아닌 S급 작전이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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