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여름방학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넘어야 할 큰 산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기말고사였다. 이번 학기, 정은은 총 7과목의 전공을 수강 중이었다. 그중 필수 과목이 4개, 선택 과목이 3개. 원래 민지는 선택 과목은 하나만 들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정은이 3과목을 신청한 걸 보고, 민지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이를 악물고 따라 신청했다. 서준은 조심스레 말렸다. “7과목에 실습수업만 4개야. 좀 무리일 수도 있어.” 하지만 민지는 단호했다. “정은 언니도 저렇게 듣는데, 언니가 하는 걸 내가 못 하겠어? 나도 할 수 있어!” 결국 서준도 민지를 따라 그대로 신청했다. 그리고 증명되었다.충동은 짜릿하지만, 수업은 지옥이라는 사실. 실제로 버거운 건 민지 한 명뿐이었다. 평소 수업이라면 민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제시간에 들어가서 앉아만 있으면 되니까. 진짜 고통은 기말고사였다. 7개의 전공과목에 4개의 실습까지, 총 11과목이... 전부 다 시험 범위였다. “서준아, 그냥 날 죽여줘...” 민지는 몸을 의자에 내던지듯 뒤로 젖혔고, 얼굴 위엔 책이 한 권 덮였다. ‘응, 책에 눌린 통통한 시체 하나 완성...’ 서준은 민지 얼굴 위의 책을 조심스레 걷어내고,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건 좀 아깝지.” 그 한마디에 민지의 심장이 살짝 녹아내렸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안 돼! 나 다시 정신 차릴 거야!” “좋아, 같이 하자.” “근데... 너 몇 과목까지 복습했어?” 서준이 부드럽게 대답했다.“전공은 거의 다 봤어.” “뭐라고?” 민지는 거의 비명을 지를 뻔했다. “7과목 전공을 다 끝냈다고?!” “응.” 민지는 믿고 싶지 않았다.‘아니... 이 사람, 나랑 같은 시간을 썼는데, 왜 난 절망이고 얘는 끝난 거야...’ ...6월 중순. 드디어 기말고사 주간이 시작되었고, 1주일간의 전쟁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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