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1351 - Chapter 1353

1353 Chapters

제1351화

리아도 자연스럽게 받아 말했다.“아직은 생각 없어요. 나중에요.”짧고 명확했다.이후엔 다시 조용히 식사에 집중했다.단호하고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는 대답.더 이상의 질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지언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어깨를 으쓱였다.말 그대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 어딘가 흐뭇한 기색도 감춰지지 않았다.오히려 무슨 대단한 결정을 존중해주는 듯한 태도였다.정작 당황한 건 조기봉과 강서원 부부였다.조기봉은 슬그머니 아들에게 눈짓을 보냈다.‘야... 너 리아 씨랑 그렇게 된 거냐?’하지만 지언은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리아의 그릇에 음식을 덜어주며 말했다.“이거, 내가 제일 아끼는 요리사분이 만든 거야. 특히 이 메뉴는 잘해. 한 번 먹어봐.”조기봉은 속이 간질간질했다. 결국 견디다 못해 타이밍을 봐서 지언을 따로 불러냈다.“야, 너희 도대체 무슨 사이야? 둘이 사귀는 거 맞지?”“네. 아까 다 들으셨잖아요. 왜 자꾸 확인하세요?”“언제부터였는데? 내가 왜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지?”지언이 짧게 쳐다봤다.“아버지... 그렇게 궁금해하니까 진짜 너무 티 나요. 소문내고 싶어서 안달 난 것 같다고요.”“아니, 이게 무슨 소문이야! 내가 너 걱정돼서, 순전히 부정 없는 부성애로 묻는 거잖아. 부모의 진심이 안 느껴져?”“느껴지면 제가 뭐... 감사 인사라도 해야 하나요?”“그럼. 나한테 감동 받았으면, 최소한 ‘감사합니다’ 정도는 해야지!”“한 달 됐어요.”“허어이! 역시 내 아들! 결단력 보소! 한 달 만에 애 엄마 마음 얻고, 애들까지 다 품다니! 이야, 드디어 한 건 제대로 했구먼!”조기봉은 감격스러운 듯 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지언은 말없이 눈을 굴렸다.“그리고 아버지, 앞으로 ‘애 엄마’라고 하지 말고, 계속 예전처럼 ‘리아 씨’라고 부르세요.”이미 자리에 돌아갔던 지언이 뒤늦게 다시 고개를 들이밀며 말했다.“알았어, 알았어!”조기봉은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얼마나 사귀었다고 벌써 감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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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조기봉의 생일잔치는 끝까지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었다.손님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그제야 진짜 주인공인 조기봉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현우야, 현민아, 이리 와봐. 할아버지가 너희에게 줄 게 있어.”현우는 눈을 반짝이며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왔다.“뭔데요, 할아버지?”현민도 조용히 따라오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조기봉은 미리 준비해 뒀던 고급스러운 선물 상자를 꺼냈다.“자, 하나씩. 원래는 식사 중에 주려고 했는데 아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말이지.”“이게 뭐예요?”현우는 상자를 흔들어보다가, 묵직한 무게에 살짝 놀랐다.“생각보다 무거운데요?”현민은 이미 포장을 열고 있었다.“와! 황금 목걸이다! 그리고 이건... 음... 엄마, 이건 뭐예요?”리아가 조용히 상자를 받아 들고 확인했다.순간,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비취네요. 색이... 꽤 고급스러워 보여요.” ‘최상급 비취의 색감인가?’조기봉은 고개를 끄덕였다.“두 개 다 같은 원석에서 깎아낸 평안 부적이야. 우리 현우랑 현민이, 늘 평안하고 원하는 일 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지.”리아는 특별한 반응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들도 거리낌 없이 기쁘게 선물을 받아들었다.‘비취가 아무리 귀해도, 손주한테 줄 선물인데.’‘괜히 거절하면 그게 더 우습지.’리아는 이미 오늘 이 자리에 왔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두 아이의 존재가 조씨 가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모습을 조용히 받아들였다.‘인정했으면, 인정한 거다. 이런 건 받는 게 맞지.’아이들은 식사 후 새로 조성된 야외 놀이터로 뛰어나갔고, 해가 완전히 저물도록 놀았다.“엄마아아아! 조금만 더 놀면 안 돼요? 응? 30분만! 아, 아니면 20분만!”현우는 땀에 젖은 이마를 닦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졸랐다.리아는 팔짱을 낀 채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그 말, 30분 전에 똑같이 했던 거 기억나?”현우는 순간 움찔했다.‘들켰다...’“그럼... 10분만? 진짜 딱 10분만!”리아는 아이의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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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조기봉은 고개를 돌려 아내를 바라봤다.강서원은 순간 멈칫했다.“나한테? 무슨 걸 물어본다는 거니?”재석은 더 이상 돌려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오늘, 보안실에 들렀어요. 8월 4일, 정원 쪽 CCTV 영상 확인하러요.”‘8월 4일’이라는 날짜까지만 해도 강서원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정원’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그녀의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재석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기억나시죠, 어머니?”강서원의 시선이 순간 흔들렸다.“너... 그걸...”“어머니, 아마 이렇게 생각하셨겠죠?‘벌써 두 달 전이면, CCTV 영상은 덮어쓰였을 텐데?’‘설마 저 애가 블러핑하는 건가?’강서원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설마, 진짜 봤다는 거야?’“맞아요. 대부분의 영상은 일정 주기 후 삭제되지만, 어머니, 저 누구 아들인지 아시잖아요. 제가 아니어도, 전문가 한 명만 붙이면 삭제된 파일 복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조재석, 지금 너... 나한테 따지고 있는 거니?”“네. 맞아요. 지금, 아주 분명히 따지고 있어요.”재석의 목소리는 한 단어, 한 단어 무게 있게 가슴을 눌러왔다.“전 어머니랑 아버지가 정은이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착각했더라고요. 아니, 애초에 좀 더 일찍 눈치채야 했어요.”‘정은은 예의 바르고, 어른들 앞에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신중한 사람이야.’‘그런 정은이 갑자기 이유도 없이 자리를 떠나고...’‘그 후로 우리 집에 오길 꺼린다는 건... 분명히 뭔가 있었단 뜻이었지.’“사프란, 맞죠?”강서원의 표정이 굳었다.“감사하게도 우리 집 CCTV는 영상만 찍는 게 아니라, 음성도 다 녹음되거든요.”“어머니...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실 수가 있어요? 드라마를 너무 보신 거 아니에요? 드라마보다 더한 상상력을 현실에 갖다 쓰시다니...”“정은이가 임신 안 한 거, 맞아요. 근데 만약 했다면요? 그게 우리 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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