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작열하는 태양과 달궈진 열기 속에서, 석사 학위 논문 발표일이 예정대로 다가왔다.하지만 오미선 교수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탓에 정은과 민지, 서준 세 사람은 졸지에 지도교수를 잃었다.대학원 측에서는 새 지도교수를 배정해 주겠다는 제안을 내놨지만, 예상대로 세 사람 모두 단호히 거절했다.대학원장은 그 셋이 어떤 성향인지 잘 알고 있었다.‘저 애들은 억지로 붙잡을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니야.’그래서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았다.오히려 여러 교수가 이 세 명의 ‘인재’를 눈여겨보며, 대학원 측에 직접 의사를 전했다.“저 학생들, 제 쪽으로 맡겨주시면 좋겠습니다.”대학원장이 그 얘기를 모아서 들려줄 때, 원문은 이랬다.“왕 교수님, 혼자만 똑똑한 줄 아세요? 제자들 공짜로 얻어가려는 분들이 줄을 얼마나 서 있는지 아십니까?”“장화 교수님, 이정 교수님, 주한 교수님... 심지어 3년 전 이미 은퇴 선언하시고 제자 안 받겠다던 정균 교수님까지 저한테 물어오셨다니까요.”그러자 왕 교수가 잠시 멈칫하더니, 히죽 웃음을 터뜨렸다.“그게 다릅니다, 원장님. 제자 아무리 많아도 좋은 제자는 많을수록 더 좋은 법이죠. 보세요, 정균 교수님 같은 분도 가만히 못 계시는데, 저라고 욕심이 없겠습니까?”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익살스럽게 덧붙였다.“사람 마음이야 다 똑같죠. 다들 평생 제자 하나라도 잘 길러서 이름 남기고 싶은 거잖아요. 원장님도 속마음은 똑같으시면서... 안 그런 척하시면 좀... 위선 아닙니까?”대학원장은 말문이 막혀 잠시 침묵했다.문제는 세 사람의 태도가 워낙 완강해서 어느 한 교수에게 배정하는 게 모두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괜히 누구 한 사람에게 주면, 나머지 교수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터였다.결국 대학원장은 손을 털 듯 포기하고, 교학팀과 총장, 부총장 쪽으로 공을 넘겼다.교학팀은 아예 존재감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어차피 누가 데려가도 교학팀 몫은 없잖아. 공연히 나섰다가 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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