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화 일행이 돌아왔을 때, 붉은 노을이 바다 위에 걸려 있었다.예닐곱 명의 교수들 모두가 예외 없이 먼지투성이, 흙투성이 얼굴이었다.평소 같으면 이 시간쯤 다들 자리에 털썩 앉아 쉬거나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곤 했다.시료 정리를 맡은 우철한 교수만은 먼저 작업 공간을 향해, 그날 채집한 표본을 처리하고 보관한 뒤에야 다른 일을 할 수 있었다.하지만 오늘은...“장 교수님, 무슨 냄새 못 맡으셨습니까? 이거, 마늘종 볶음 같지 않아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철한 교수의 목에서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났다.“교수님도 맡으셨어요? 그러면 환각은 아니네요!”“우리 숙소 쪽에서 나는 게 분명하지요?”“이 섬에서 그런 요리를 할 사람이 우리 말고 또 있을 리가...”“안 되겠네요. 직접 가봐야겠어. 전 교수님! 오늘 뭐 맛있는 거라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해산이 두 접시를 양손에 들고 걸어 나왔다.하나는 다름 아닌 제육볶음이었다.그리고 다른 한 접시는 간장불고기였다.‘어머나... 이거 다 진짜 손이 많이 가는 요리잖아?’“전 교수님, 오늘 무슨 날이에요? 이렇게 근사하게 드십니까?”“흥...”전해산은 턱을 씰룩이며 코웃음을 쳤다.“누굴 보고 하는 소리예요?”“설마, 이거 전 교수님 솜씨는 아니겠죠?”“당연히... 아니죠.”“예?”전해산이 어깨를 으쓱였다.“제가 이 정도 실력이면, 우 교수님이 지금처럼 침만 질질 흘리지는 않았겠죠.”“그럼 도대체 누가 만든 겁니까?”“정은이지요”“예? 정은 학생이요? 그 아이가 요리를 한다고요? 정말입니까?”전해산은 킥 웃었다.“우 교수님, 좀 민망하네요. 잠시만 기다려 보시라니까요. 입에 들어가는 순간 알게 되실 거예요.”곧 식탁은 가득 차올랐다.한 접시, 또 한 접시...소고기뭇국, 제육볶음, 간장불고기, 동그랑땡.채소 반찬도 빠지지 않았다.데쳐서 무친 시금치나물, 가지볶음, 옥수수전, 깨순 무침.그리고 마지막으로, 푸짐한 된장찌개까지.“이, 이거...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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