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이 리아를 위아래로 찬찬히 바라보았다.리아는 괜히 불편해져서 침을 꿀꺽 삼켰다.“왜 그렇게 보세요?”“변 선생님이 헤어지고 싶지 않으면, 아무도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없어요.”“정말요? 제가 그렇게... 음, 대단한 사람인가요?”정은이 웃음을 지었다.변리아라는 사람...화끈하고, 대담하며, 두려움이 없다. 강서원이 눈을 부릅뜨는 건 있어도, 리아가 강서원 앞에서 기죽는 일은 없었다.이 정도면 충분하다.조지언만 끝까지 단단히 버텨주고 지켜주기만 한다면, 두 사람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그럼요. 이제 아셨어요? 변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에요.”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듣기엔 칭찬 같은데, 잘 생각해 보면 약간 비꼬시는 것 같기도 해요.”“칭찬으로 들어주세요.”“말씀은 좀 억지 같지만... 뭐,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정은 씨가 재석 오빠랑 헤어진 건, 본인이 원하신 거예요? 객관적인 이유보다 주관적인 이유가 더 크다는 거죠?”정은은 대답하지 않았다.리아가 ‘역시 말씀 안 해 주시네’ 하고 체념하려던 순간, 정은이 불쑥 입을 열었다.“저는 연애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어요.”“연애도 하시고, 일도 하시면 되잖아요?”정은은 고개를 저었다.“쉽지 않아요.”“그럼 정은 씨는... 일은 몰라도 연애 쪽은 별로인가?”“...”둘이 술도 마시고, 고기도 굽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세 시간이 훌쩍 지났다.도균성이 다가와 말했다.“소정은 씨, 곧 배가 접안합니다.”“네,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정은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섬이 이미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배는 점점 속도를 줄이며 다가가고 있었다.배에서 내린 순간, 정은은 속으로 감탄했다.‘여긴... 너무 원시적이잖아.’어지럽게 정박한 고깃배 몇 척이 전부인 바닷가에는 다져놓은 방파제도 없고, 갯벌을 걸어 나무다리를 건너야 겨우 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개발되지 않은 어촌마을 같았다.심지어 그보다 더 못했다. 보통의 어촌은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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