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소진헌이 눈을 껌뻑였다.서원철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아니, 이 작가님이랑 따님이 나란히 서 계시니까 말이에요. 진짜 친자매 같아요. 어쩜 이렇게 닮았대?”이미숙이 웃음을 터뜨렸다.정은도 따라 웃었다.오직 소진헌만,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아니, 나만 손해 보는 분위기네...’그야말로 ‘나 혼자만 상처받는 세계’가 완성된 순간이었다.“저기, 소 선생님...”서원철이 수상쩍게 손짓했다.“잠깐만 이리 좀 와보세요.”“왜 그러십니까?”소진헌이 두 걸음 다가서자, 서원철이 목소리를 낮췄다.“따님 혹시 남자친구 있나요? 우리 아들 어때요? 소 선생님도 본 적 있잖아요. 잘생겼다고는 못 해도 인상은 반듯하고, 성실하고... 혹시 가능성 있을까요?”‘또 시작이네, 이분...’소진헌이 말문을 열려는 순간, 재석이 나타났다.정은이 핸드폰을 두고 나가서, 재석이 대신 가지러 잠깐 들어온 참이었다.그런데 운이 나빴다. 정확히 그 타이밍에 서원철의 “우리 아들 어때요?”가 귀에 꽂혔다.재석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하지만 걸음을 멈춘 재석은 자연스럽게 정은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감았다.아무 말도 없었지만, 그 한 동작이 모든 걸 설명했다.‘명확하네.’서원철의 눈이 동그래졌다.소진헌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보다시피, 이미 임자 있습니다.”“아이, 한발 늦었네...”서원철은 아쉽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아들놈이 조금만 서둘렀어도 말이지.’‘이참에 소 선생님이랑 사돈 맺고, 매일 같이 밭일도 하고, 꽃도 가꾸고...’‘이 그림이 딱인데.’상상만으로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하지만 곧 현실을 떠올리고, 한숨이 나왔다.“다 제 아들이 문제예요. 소 선생님, 따님은 이분 한 분뿐이시죠? 혹시 다른 따님은... 없으세요? 아니면, 뭐... 아드님이라도...”“예?”소진헌이 어이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하, 알겠습니다. 한 분뿐이군요.”서원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뜸을 들이고 또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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