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강서원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뭐라니요? 사모님의 눈이 어두워서 못 알아들으시는 거예요? 비웃은 거 맞습니다. 뭘 비웃냐고요? 대체로 완벽하게 숨어 있다가, 바람만 살짝 불어도 튀어나와서 사람 속 긁는 당신 같은 늙은이요.”리아는 눈을 치켜뜨며 이어갔다.“정말 신기하네요. 사모님은 스스로가 얼마나 반갑지 않은 존재인지 한 번도 생각 안 해보셨어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눈뜬장님처럼 살 수 있죠?”“제가 뭐냐고요? 좋아요, 말씀 드릴게요. 제 성은 변, 이름은 리아. 그리고 사모님이 말한 그 ‘마음 씀씀이’? 죄송하지만, 사모님한테는 전혀 없습니다. 왜냐고요? 사모님은 제 마음 받을 자격이 없으니까.”“제가 아직 병실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는데, 사모님은 자기 아들이랑 두 손자 앞에서 대놓고 저를 헐뜯었죠?”“제가 그냥 나가버리면, 사모님의 입으로 저를 천 갈래 만 갈래 찢어버릴 거잖아요. 근데 제가 사모님한테 뭘 잘못했어요? 설마 제가 화낼 줄 모른다고 생각하신 거예요?”리아는 냉소적으로 웃었다.“사모님은 뭔데요? 좀 기분 나쁘시겠지만, 사모님 아들도 저에게는 한단 수준이에요. 그런 아들 엄마인 사모님을 왜 제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대체 제가 만만해 보이는 건 누가 준 착각이죠?”“됐어요, 할 말 끝났습니다. 사모님은 자기 아들 잘 챙기세요, 전 이만... 가자, 현우, 현민!”“네, 엄마!”현우와 현민이 동시에 대답했다.떠나기 전, 현우가 고개를 돌려 아직 멍하니 서 있는 강서원을 동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할머니, 그러니까 제가 뭐랬어요? 괜히 우리 엄마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요. 근데 할머니는 제 말 끝까지 안 들으시네요?”현민은 대놓고 눈을 굴리며 말했다.“무슨 할머니야, 너 바보냐? 엄마가 이미 지언 아저씨 버렸잖아. 그러니까 이제 할머니도 아니지.”현민은 지언을 아빠가 아닌 ‘지언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엄마의 결정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 적극적인 행동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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