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1731 - Chapter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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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1화

“오... 당신이 바로 앤드루 선생님의 아들이군요.”조이스는 곧장 말했다.“돈은 이미 준비했습니다. 이제 아버지를 뵐 수 있을까요?”“그게...”정비가 말을 흐렸다.조이스는 정비가 주저하는 이유를 돈 문제로 오해하며 급히 말했다.“오기 전에 이곳 규칙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습니다.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확인 가능합니다.”“아닙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요...”그때, 아까 정비에게 혼났던 경호원 중 한 명이 커피를 들고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드시죠.”“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조이스는 지금 온통 아버지 걱정뿐이라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을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무심코 거절했다.그러자 그 경호원은 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얘졌다.정비가 담담히 말했다.“조이스 씨께서 사과받지 않겠다는데, 너희들이 알아서 내려가서 벌받도록 해.”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명의 다른 경호원이 앞으로 나서서 그 둘의 입을 막고 그대로 끌고 나갔다.조이스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이게 무슨 뜻이죠?”정비가 설명했다.“이곳은 손님을 소홀히 대하면 벌받습니다. 그게 여기 규칙이에요.”“벌이요? 어떤 벌을요?”“한 달 치 월급 압수.”조이스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벌금을 내는 것쯤은 큰일이 아니니까.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정비가 덧붙였다.“그리고 매 열 대.”조이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등줄기로 싸한 기운이 흘러내렸다.정비는 별일 아니라는 듯 미소를 지었다.“아까 우리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계속하시죠.”“아버지를 뵙고 싶습니다.”“가능하죠. 문제 없습니다.”정비는 흔쾌히 대답했다.조이스는 긴장하며 앞으로 닥칠 온갖 난관을 예상했는데, 너무 쉽게 허락하는 모습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따라오시죠.”정비가 직접 앞장섰다.조이스는 그 안의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뒤를 따랐고, 옆에 서 있던 경호원들만이 서로 눈을 맞추며 숨을 들이켰다.‘대체 무슨 상황이야?’‘정비 형님이 직접 나서신다고?’‘저 사람, 뭐 그렇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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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2화

동건은 와인잔을 받아 단숨에 들이켰다.정비는 옆으로 비켜서서 몸을 굽혀 동건을 위해 길을 열었다.“뭐 하는데?”동건이 눈썹을 들어 올렸다.정비는 잠시 멍해졌다.“보스께서... 조이스 씨를 뵈러 가시는 줄 알았습니다만...”“허...”비웃음이 섞인 짧은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가볍고, 그러나 노골적으로 깔보는 소리였다.“조이스? 걔가 뭘 안다고. 내가 걜 왜 봐?”정비의 눈에 놀람이 스쳤다.‘뭐지? 그토록 좋아해서 아버지까지 계산에 넣으며 데려오려던 그 조이스 아니었나?’‘설마... 사랑이 너무 깊어서 미움으로 바뀐 건가?’“그럼... 그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정비는 감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금 보스의 태도는 너무 낯설었다.수년간 쌓아온 경험이 정비의 등을 누르듯 말해 주었다.지금 이럴 때일수록 절대 멋대로 판단하면 안 되고, 잘못 건드리면 죽을지도 모른다.“아버지 찾으러 돈 싸 들고 왔다며? 참 효자네.”동건은 무심하게 말했다.정비는 입을 꼭 다물었다.웃어야 할지, 맞장구를 쳐야 할지, 어느 쪽도 위험했다.“조이스는 암실로 데려가.”동건이 툭 던지듯 명령했다.정비는 한 박자 멈칫했다.“보스... 다른 곳은 어떨까요? 어제 도박꾼 둘을 처리한 곳이라... 아직 정리를 못 해서...”동건이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차갑고, 또렷하게 살기가 번졌다.정비는 온몸이 굳어버렸다.‘죽었다’라는 끔찍한 상상이 목덜미를 스쳤다.“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정비는 처음엔 좋은 소식 전하겠다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왔지만, 돌아갈 땐 기세가 쏙 빠져 완전히 빈손으로 쫓겨나는 심정이었다. 까마귀보다도 못한 몰골로 말이다....문이 밀리는 소리가 들리자, 조이스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정비 형님! 이제... 이제 아버지를 뵐 수 있는 건가요?”정비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아까 보이던 예의나 친절은 온데간데없었다.“그럼요. 따라오시죠.”‘내가 잘못 짚은 건가? 보스가 이 배우를 싫어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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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3화

리아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말해 봐. 우리 조 대표님을 위해 내가 뭘 해드리면 되는데?”지언은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헛기침했다.‘왜 이렇게... 내가 리아한테 뭔가 기대는 모양새 같지?’묘하게 자존심이 상하는 기분이었다.“나 기억하거든. DelveDeeper, 루메라에 지사 있지 않아?”“응, 있지.”“근데... 왜 거길 선택한 거야? 굳이 거기까지 가서 회사를 낸 이유?”리아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스티븐 가문이 거기서 절대 권력을 쥐고 있으니까. 마침 우리 회사 대주주 중 한 명도 그 집안 출신이야. 그것도 직계. 그런 자원을 안 쓰면 바보지.”“스티븐 가문은 루메라에선 그냥... 로컬 회사들 중 탑급이야. 회사가 거기 있으면 그 배경을 믿고 갈 수도 있고, 가끔 큰손 도박꾼들한테서 투자도 들어와.”“투자? 그게 어떻게 이어져?”지언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도박꾼과... 투자자? 그게 연결이 된다고?’리아가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넓은 의미에서 보면, 투자는 결국 또 다른 형태의 도박이야.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아.”“어떤 사람들은 카지노에서 돈을 너무 많이 따서 심심해지면, 그냥 재미 삼아 프로젝트 몇 개씩 투자하곤 해.”리아는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위험 크고, 돈도 엄청 잡아먹지만, 대신 터지면 크게 터지는 프로젝트들을 루메라 쪽에 둬.”“그쪽 큰손들은 돈을 숫자로만 보니까. 따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투자도... 그냥 일종의 놀이인 셈이지.”그리고 말했다.“요즘 전 세계에서 뭐가 제일 핫한데? AI잖아. 하필이면 우리 DelveDeeper가 그걸 하고 있고, 게다가 잘하기까지.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지언은 천천히, 그러나 감탄을 숨기지 못한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대단하네... 진짜.”“근데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봐?”리아가 고개를 갸웃했다.“그게 말이야...”지언은 숨을 들이켰다.그리고 조이스에게 일어난 일을 전부 설명했다.리아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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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4화

조이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정비는 가리고 있던 발을 걷고 조이스를 밀쳐낸 뒤, 문 앞에 서 있던 경호원들에게 손짓했다.두 명의 검은 옷 경호원이 곧바로 다가와, 조이스의 고함과 발버둥을 완전히 무시한 채 강제로 끌어냈다.“아, 잠깐.”정비가 경호원들을 멈춰 세웠다.정비는 조이스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 하나를 꺼냈다.조금 전 조이스에게서 압수했던 바로 그 폰.정비는 얼굴 인식을 조이스 얼굴에 갖다 댔다.잠금이 풀리자 그는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경호원들이 즉시 움직여 조이스를 다시 질질 끌고 갔다.“아버지 보고 싶다며? 잘됐네. 네 아버지도 여기 있어. 부자끼리... 상봉해서 같이 있어보든가...”그렇게 말한 뒤, 정비는 핸드폰을 쥐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보스, 조이스의 핸드폰입니다. 이미 잠금 해제했습니다.”정비가 내민 핸드폰을 보던 동건의 손이, 흔들리던 와인잔과 함께 갑자기 멈췄다.정비는 그 순간 직감했다.‘이번 선택은... 맞았네.’다음 초, 동건은 와인잔을 내려놓고 폰을 집어 들었다.정비는 두 걸음 물러나며 조용히 숨을 죽이고 동건의 기색을 살폈다.자신의 위치에서는 화면이 보이지 않았지만, 동건의 얼굴은 너무나 잘 보였다.처음엔 아무 감정도 없는, 지루하고 느긋한 표정.그러다 중간쯤 뭔가를 본 듯, 눈빛이 번쩍하며 차갑게 식었다.그리고 마지막엔 얼굴 전체가 음침하게 가라앉고, 분노가 짙게 스며들었다.마치 해가 가득 비추던 하늘 아래, 갑자기 먹구름이 들이닥친 것처럼.순식간에 따뜻한 빛이 사라지고, 남은 건 억눌린 어둠뿐이었다.정비의 뒤통수가 서늘해졌다.‘괜히 보여준 거 같은데...’동건은 조이스와 수민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다.그리고 수민의 성격상,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도.하지만 막상 실제 사진과 실제 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동건은 그 둘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조이스는 찢어 쓰레기통에 처박아도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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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5화

‘청운 카지노’의 2인자, 주선이었다.그녀는 T국 출신이며 별명은 ‘독전갈’이었다.주선과 정비는 비슷한 권력을 유지했으며, 이 둘은 동건의 양팔이나 다름없다.정비는 안을 맡아 카지노 운영과 사업 정리를 담당하고, 주선은 밖에서 세력을 넓히고 사람을 죽이고 떼어오는 일을 했다.“누님.”주선이 들어서자 경호원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정비도 그 말에 손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차갑게 굳은 얼굴의 주선이 곧장 동건 곁으로 다가가 동건의 귀에 낮게 무언가를 속삭였다.‘뭐야... 뭐라고 한 거야?’정비는 귀가 절로 그쪽으로 기울어갔다.그러나 주선이 차갑게 눈길을 던지자 정비는 바로 허리를 펴고 시선을 홱 돌렸다.“그래? 스티븐 가문까지 놀라게 했다며. 재밌네.”동건의 입가에 느긋한 미소가 번졌다.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그것은 미소가 아니라... 죽음의 전조라는 걸.“거기서 직접 찾아왔다면, 우리도 웃으면서 맞이해야지. 가자.”주선이 조용히 발을 맞춰 뒤따랐다.정비가 급히 물었다.“그럼 조이스는... 어떻게 할까요?”동건의 발걸음이 순식간에 멈추고, 주선이 대신 대답했다.“일단은 살려두지.”정비는 곧장 동건의 얼굴을 확인했다. 동건은 불만의 기색은 전혀 없었고,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다.그는 손을 휘저어 경호원들에게 조이스를 데려가라 지시한 뒤, 동건과 주선을 따라나섰다....맑은홀.동건 일행이 도착했을 때, 문균은 등을 보인 채 벽에 걸린 유화 작품을 여유롭게 감상하고 있었다.“무슨 바람이 불어서 문 대표님이 이곳까지 행차하셨나?”동건이 비웃는 듯한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천천히 고개를 돌린 문균의 얼굴이 조명 아래 드러났다.하얀 피부, 높은 콧대,하지만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전형적인 혼혈 아시아인의 얼굴이었다.하지만 모두가 아는 사실이 있다.스티븐 가문의 적통은 전부 금발에 푸른 눈이라는 것.“오랜만입니다.”문균이 입을 여는 순간, 흘러나온 건 놀라울 정도로 유창한 A국말이었다.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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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6화

동건이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 정비에게 신호했다.“아직도 문 대표님께 차 안 따라드렸습니까?”정비는 바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예, 지금 준비하겠습니다.”문균도 그제야 컵을 덮고 있던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일이 한 차례 정리된 듯 보이자, 문균은 차를 한 모금만 음미하고는 일어서며 말했다.“고맙습니다. 그럼 저는 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잠깐만요...”문균이 고개를 돌렸다.동건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제가 사람을 내드린다고 했습니까?”문균의 표정이 멈칫 굳었다.동건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균에게 다가갔다.“죄송하지만, 그 사람은 아직 저한테 쓸데가 있어서요. 당장은 어렵습니다.”“고 대표님, 그때 ‘청운 카지노’가 ‘황금 카지노’에게 목 조여질 때...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잊지 마십시오!”“문 대표님, 그 말은... 저에게 은혜 갚으라는 뜻입니까?”문균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오늘의 고 대표... 뭔가 평소와 다르네.’동건은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잊을 수도 없죠. ‘청운 카지노’가 막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자마자 스티븐 가문에서 눈독을 들였고,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걸 보면서 결국 참지 못했으니까요.”그는 가볍게 웃었다.“문 대표님이 그때 손 내밀어주신 건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제가 뭘 드렸는지 기억하십니까?”“스티븐 가문이 남미에서 진행하는 사업, 제가 직접 자리 만들어 드리지 않았습니까? 문 대표님은 주신 것만 기억하고, 받아 가신 건 기억을 못 하시면 곤란하죠.”사실상, 당시의 ‘도움’은 그저 양측의 ‘이익 교환’과 ‘상호 윈윈’에 불과했다.문균이 지금 그걸 들먹이는 건... 동건의 처지에서 봤을 때, 당연히 받아줄 이유가 없었다.“고 대표님...”“사람을 풀어드려도 됩니다. 대신 하나만 알려주십시오.문 대표님의 그 파트너... 누굽니까? 성이 ‘조’ 씨 맞습니까?!”문균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조’? 아닙니다. 그분 성은 ‘변’입니다.”“확실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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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7화

“갈게요...”지언이 상대의 대답을 수민에게 전하자, 수민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수민아!”지언은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루메라가 어떤 데인지는 알 거 아냐? ‘청운 카지노’는 또 어떤 곳인지, 지난 이틀 동안 알아봤을 거고.”“안 가면, 조이스랑 조이스 아버지는 죽어요.”수민이 웃었다.“그럼 너는? 네가 가면 위험할 수도 있잖아. 죽을 수도 있고.”지언은 도무지 수민이 왜 웃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수민이 조용히 말했다.“안 죽어요. 내가 죽는 걸 아까워하는 사람이 있거든요.”지언이 이해가 안 됐다. “뭐?”...새벽, 하늘이 막 밝아올 무렵.수민은 이미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아침 7시,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했다.비행기 창밖으로 구름을 뚫고 수천 개의 광추처럼 땅으로 쏟아지는 금빛 햇살이 보였다....밤 영업 피크 타임을 끝내고 나서야, 정비는 침대에 몸을 던질 수 있었다.어쩔 수 없었다. 정비는 ‘청운 카지노’ 책임자다.카지노의 처음부터 끝까지, 크고 작은 일들이 전부 정비의 손을 거쳐야 했다.어젯밤은 조이스를 처리했고, 그 뒤엔 스티븐 가문의 그 문균까지 상대해야 했으니, 정비가 죽을 맛인 건 당연했다.“오, 주 실장 어디 가시나?”정비는 올블랙 차림에 하이힐 소리를 또각또각 울리며 지나가는 주선을 보자마자, 눈빛부터 살아났다.딱 봐도 싸우러 나가는 폼이었다.주선의 발걸음이 멈췄고, 뒤따르던 검은 정장의 부하들도 함께 멈춰 섰다.정비가 싱긋 웃었다.“임무야?”주선이 턱을 들었다.“네가 알 필요 있어?”“야, 우리 같이 일한 세월이 몇 년이냐. 그렇게 차갑게 굴지 좀 마라. 나 속상하거든?”“징그러워.”주선은 정색하고 말했다.“꺼져.”주선이 칼을 뽑는 순간, 정비는 옆으로 몸을 젖히며 피했다.칼끝이 정비 코끝을 스치듯 지나 벽기둥에 콱 박혔다.휴- 진짜 위험했다.“말로 하면 되지, 사람을 왜 찌르려고 드냐?”주선은 두 번째 칼을 꺼내려 했고, 정비는 번개처럼 손을 뻗어 주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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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8화

‘설마... 나 보러 온 건 아니겠지?’정비는 턱을 쓱 문지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파라다이스 파크의 애미?’‘아니면... 로즈우드의 주리?’‘혹은... 며칠 전에 부두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그 밀입국녀 람인?’정비의 눈이 번쩍였다.“가자, 나가 보자!”정비 기억이 맞다면, 그 셋 다 얼굴은 확실히 되는 편이었다.정확히 말해, 정비의 머릿속에 이름을 남긴 여자라면, 못생겼을 가능성은 1도 없었다.“그 여자 어디 있어?”정비가 입구로 가서 한 바퀴 훑어봤지만, 미모의 여자는 안 보이고 밤새 노름하다가 얼큰하게 취해서 나오는 중독자들만 몇 명 보였다.‘X발, 재수 없게...’경호원이 머리를 긁적였다.“아까까진 여기 있었는데...”...수민은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바라보았다.열 시간 넘는 비행에 조이스 걱정까지 더해져 한눈에 봐도 지친 얼굴이었다.수민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리고 차가운 물을 양손에 받아 얼굴에 확 끼얹었다.얼음 같은 감각이 머릿속까지 번쩍 울렸다.마지막으로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돈한 뒤, 수민은 굽 높은 구두를 신은 발로 자연스레 걸음을 내디뎠다.화장실 문을 나서는 순간, 수민의 시선이 정비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정비의 눈이 순식간에 두어 단계 밝아졌다.수민은 살짝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정비의 머리가 초고속으로 회전했다.‘이 미녀... 어디서 봤더라?’‘A국 J시?’‘어디 음식의 거리?’‘T국? E국? N국?’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말이 안 되는데... 이런 미인은 한번 보면 무조건 첫눈에 박히는데.’‘평생 못 잊지... 내가 술 취해 있었나?’‘아님 뭐... 러브호텔 조명 너무 어두워서 얼굴을 잘 못 본 건가?’‘그래, 분명 그거다.’정비는 태연한 척 옷깃을 쓱 고쳐 잡고, 자신만만하게 휘파람을 하나 날렸다.“하이! 오랜만이네. 여전하네, 잊기 힘든 여자야.”수민이 어이가 없었다.‘뭐야 이 변태? 미쳤나?’“정비 형님! 홀에서 사고 났습니다!”갑자기 검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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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9화

정비는 기분이 좋은 듯 손을 툭 내저었다.“던져.”평소라면 피범벅 될 때까지 곤죽이 되도록 패고 끝냈겠지만, 오늘은 웬일로 봐주는 분위기였다.“그 여자는?”경호원이 다가와 말했다.“달빛홀에 있습니다.”정비는 묘하게 가슴이 간질거렸다.“여긴 너희가 마무리해. 난 먼저 간다.”“형님, 다녀오십쇼.”정비는 달빛 홀 앞에서 금속 문손잡이에 비친 자기 얼굴을 한 번, 두 번 확인했다.옆머리 쓸어 넘기고, 옷깃 정리하고, 숨까지 가다듬은 뒤, 드디어 문을 밀어 열었다.문이 조금 열리는 소리에 수민은 반사적으로 돌아섰다.그리고 정비를 향해 아주 은은한, 그러나 치명적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정비의 심장이 그 자리에서 두 박자 빨리 뛰기 시작했다.‘아... 씨. 이 여자 미모가 죽이는데?’수민은 안 웃어도 예쁜 얼굴이었다.그런데 웃어버리니 완전 반칙이었다.정비가 괜히 목을 한번 풀고 말했다.“어... 뭐 마실래?”누군지 기억도 안 나는데도, 태연하게 아는 사람인 척 기가 막히게 연기했다.수민은 가볍게 말했다.“뭐, 늘 마시던 걸로.”정비의 얼굴이 0.1초 굳었다.수민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정비의 표정...“너 설마... 잊었어?”수민은 잽싸게 눈동자를 굴렸다.“하, 진짜네? 역시 까먹었구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기억 안 나?”그냥 아무 말 대잔치였는데...“아!”정비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기억나지! 그걸 어떻게 잊냐! 아이스 아메리카노 맞지? 야! 들어와.”문이 다시 열리고, 경호원 하나가 고개를 숙이며 들어왔다.정비는 자연스럽게 지시했다.“아아 하나. 얼음 많이.”경호원이 나가자, 수민은 속으로 거의 확신했다.‘여자가 많은 놈이네... 그래, 내가 누군진 모르고...’‘그냥 ‘자기가 건드렸던 여자 중 하나’쯤으로 착각하고 있네.’‘이거 아주 잘 됐어.’수민은 한 번 더 던졌다.“내가 뭐 마시는지도 기억 못 하면... 이름도 까먹은 거 아냐?”정비 이마에 미세하게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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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0화

정비의 눈빛이 순간 날카롭게 서늘해졌다.“들었다고? 누구한테서?!”수민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더니, 바로 이어서 겁먹은 듯한, 그러나 절묘하게 ‘서운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왜... 왜 이렇게 무섭게 말해? 그냥 물어본 건데. 물어보면 안 돼?”“그런 뜻이 아니잖아.”“그럼 무슨 뜻인데? 나는 너 보러 왔는데, 이런 소리나 듣고...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정비는 바로 두손 두발 다 들었다.그는 못 버틴다. 수민의 이 표정에는 진짜 아무도 버틸 수 없다.“아냐, 진짜 아니야. 그... 그 사람 얘기가 조금 그렇거든.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어. 근데 절대 너한테 화낸 거 아니야. 절대.”수민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응? 너 ‘청운 카지노’ 책임자잖아. 여기 다 네 손안에 있다며. 그런 네가 ‘말도 못 꺼내는 사람’이 있다고? 내가 바보로 보이지?”“아니지! 그게 아니라... 너도 말했잖아. 나는 관리하는 사람이야. 영향력 좀 있다고 해도, 진짜 결정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정비는 주변을 한번 살피고, 목소리를 낮췄다.“그 외국 남자? 그건 보스가 직접 말해서 잡아 둔 거야. 그래서 내가 함부로 말 꺼내기 좀 그렇지.”수민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보스 이야기에 더 귀가 쏠리는 듯.“보스? 진짜 보스가 있어? 난 그냥 소문인 줄 알았는데.”정비는 코웃음을 쳤다.“소문이 소문 되는 이유가 뭔데. 안에 반쯤은 진짜가 섞였으니까 그렇게 퍼지는 거지.”“그 보스는 왜 그 남자를 잡아둔 거야? 원한이라도 있어?”정비는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내 느낌으론... 원한 쪽은 아닌데...”“어?”“차라리... 감정? 뭐 그런 쪽에 더 가까워 보이던데.”그런 말도 안 된 말에 수민이 너무나 놀랐다.“근데 왜 자꾸 그 남자 얘기야?”정비는 갑자기 표정을 바꾸더니, 손가락 하나를 들어 수민의 턱 아래를 살짝 건드렸다.수민은 정비의 움직임을 예상하지 못해서 손길을 피하지 못했다. 정비의 손끝이 수민의 얼굴에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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