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는 문을 쾅 닫았고, 발소리를 들으니 상황을 살펴보러 달려간 것 같았다.민지는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우리를 이렇게 경계하다니.”서준은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느꼈다.금방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기집 문어귀에 서서 그들 일행을 살펴보았는데, 세 사람이 남진일의 집을 향해 걸어가자, 사람들의 눈빛은 순식간에 이상해졌다.심지어 삼삼오오 모여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멀리 떨어져 있던 서준은 비록 알아듣지 못했지만, 사람들의 표정에서 뭔가를 알 수 있었다.의심, 의아함으로 가득 찬 따가운 시선...곧 문이 다시 열렸다.이번에 문을 연 사람은 진일이었다.그는 주방에서 동창이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정은 그들을 떠올렸다.너무 놀란 진일은 그릇 하나까지 깼다.문을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정은 일행이 서 있었다.“너희들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진일의 눈에는 놀라움이 번쩍였지만, 곧 경악해졌고, 또 걱정을 내비쳤다.J시에서 마을까지 오려면 진일은 중간에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많은 길을 돌아서 와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정은 그들이 찾아오는 것을 찬성하지 않았다.‘내가 대체 뭐라고...’“괜찮아요?” 정은은 위아래로 진일을 훑어보았다.팔다리는 멀쩡했고, 정신도 나름 괜찮아 보였지만...추운 날, 진일은 뜻밖에도 얇은 외투밖에 입지 않았다. 실험을 하고, 기자재를 들고, 키보드를 두드려야 할 손이 빨갛게 얼었다.목은 심지어 목도리조차 두르지 않았다.민지는 눈을 부릅뜨더니 저도 모르게 말했다.“춥지도 않은 거예요?!”진일은 머리를 긁적였다.“습관이 되어서 안 추워.”말을 마치자 진일은 그제야 정은 그들을 집으로 초대했다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진일은 불을 켰다.어쩐지 안이 어두컴컴하나 했더라니, 불을 켜지 않았던 것이다.정은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주 낡은 기와집, 거실 한 칸, 침실 세 칸, 그리고 뒤뜰이 주방과 연결되어 있었다.위층은 널빤지로 한 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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