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들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레오는 그런 모습 따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오늘 그는 변호사까지 데리고 온 상태였다.“제 아내가 지쳤습니다.”레오는 옆에 서 있던 변호사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짧게 지시했다.“남은 건 변호사님은 알아서 처리하세요.”“네, 앤더슨 회장님.”변호사는 고개를 숙였다. 그가 부른 것은 레오의 집안 성씨였다.변호사는 곧장 경비원들을 향해 돌아섰다.“사모님의 건은 제가 전적으로 맡습니다. 원하신다면 원만히 합의하셔도 되고, 정식으로 절차를 밟으셔도 됩니다. 어느 쪽이든 저는 끝까지 사모님을 대리할 겁니다.”“이, 이게...”경비원들은 난감해졌다.‘돈 많은 집 아줌마가 백화점도 아니고, 카페도 아니고, 패션쇼도 아닌...’‘왜 병원 로비에 앉아 있는 거야?’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아, 알겠습니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잘 이야기해 보죠.”경비원들은 급히 태도를 바꿨다.변호사와 경비원들 사이에 협의가 이어지는 동안, 레오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단지 의자에 앉아 있는 아내를 일으켜 세우며 낮게 속삭였다.“가자.”아내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차갑게 웃었다.레오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끝내 손을 놓지 않았다.둘 다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 남들 앞에서 큰 소리를 낼 생각은 없었다.그러나 집에 돌아오자, 상황은 달라졌다.마침 케빈은 집에 없었다.아내는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소파 위에 내던지고, 그대로 몸을 돌려 레오를 마주했다.“흥, 오늘 참 잘도 위세 부리시더라?”레오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아내의 분노를 고스란히 받아냈다.그러나 끝내 참지 못하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시연 쪽엔... 제발 그만 가. 이렇게 하다간, 언젠간 시연이 눈치챌 거야.”“눈치챈다고?”부명주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 웃음에는 기가 막힘과 서글픔이 섞여 있었다.‘내가 눈치채는 걸 두려워해야 할 사람이야?’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부명주의 가슴은 먹먹해졌다.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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