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Bab 651 - Bab 660

740 Bab

제651화

시연은 자신을 믿었다.하지만 유건은... 믿을 수 없었다.‘그 사람이 자기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면... 날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안 돼... 안 돼...”시연은 그 불안한 감정에 몸을 떨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싫어. 그런 건 원하지 않아.’‘애초에 계획했던 거잖아.’‘단지,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만 알고 싶었을 뿐... 그게 다였어.’‘근데 고유건이라서... 그냥 받아들여야 해?’“아니야... 이건, 정말 아니야...”유건이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이상하게도... 그럴 자격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아버지니까.‘어쩌지... 왜 하필 그 사람이야...’‘그리고 그 변조된 목소리를 쓴 사람은 대체 누구지?’‘그 사람은 어떻게 진실을 알고 있었던 거야?’‘왜 그걸 나한테 알려준 거지?’‘나를 겨냥한 거야, 아니면 고유건을 겨냥한 거야?’ ‘그 사람은... 적일까, 아군일까?’‘...’시연의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생각이 갈피를 잡지 못하자, 그녀는 아무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차가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길목에 멍하니 서 있어도 한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은 한겨울이었다.해는 금방 떨어졌고, 6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세상은 이미 어둠에 잠겼다.거리엔 하나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고, 시연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주차장 쪽을 바라봤다.차들이 하나둘 빠져나오는 중.얼마나 지났을까... 시연의 눈동자가 순간 빛났다.검은색 벤틀리가 보였다. 그건 바로 유건의 차였다.시연은 커다란 눈을 크게 떴다.하지만 검은색 벤틀리의 창문은 닫혀 있었고, 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유건... 차 안에 있겠지?’‘있겠지. 당연히.’검은색 벤틀리는 점점 멀어져갔다.시연은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손끝이 손바닥을 찌르자, 따끔거리고 저렸다.차 안.유건은 핸드폰을 들고 통화 중이었다.“일 끝났어. 금방 갈게. 먼저 시작해, 날 기다릴 필요 없어.”그러고는 앞좌석의 기사에게 말했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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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한편, 기환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뭔가 이상하다는 듯 핸드폰을 꺼내 유건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유건은 저녁 식사 중이었지만, 기환의 전화에 순간 긴장했다.‘혹시 시연이한테 무슨 일이라도?’[시연이가 왜?]“아, 아니에요. 형수님은 멀쩡하세요.”‘그렇다면...’유건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꼬리를 살짝 비틀었다.[또 뭐... 앞으로 도시락 그만 보내라고 했어?]“그것도 아닌데요.”기환도 헷갈리는 눈치였다.사실 요 며칠 유건의 부탁을 받은 기환은 시연에게 매 끼니 도시락을 가져다주었고, 그때마다 시연은 꼭 말했다. “이제 안 보내도 돼요.”“오늘은... 형수님이 아무 말도 안 하셨어요.”[정말...?]유건의 손이 잠시 멈췄다.“네, 그리고 말인데요...”기환은 말끝을 흐리다가 덧붙였다.“형수님이 오늘 형님 얘길 꺼냈어요.”그 말에, 유건은 젓가락을 툭,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뭐라고?!]“형님 오늘 저녁에 약속 있으시냐고 물으셨어요.”‘시연이가... 그런 걸 물었다고? 왜?’‘내가 뭘 하는지 신경 쓴 거야?’‘아니야, 그럴 리 없어.’유건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혹시... 날 보고 싶었던 건가?’‘말도 안 돼...’그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또 뭐라고 했어?]“그게 다예요.”기환은 있는 그대로 전했다.“‘형님께 전화해 드릴까요?’라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셨어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라면서요.” ‘그냥... 궁금해서?’유건의 눈빛이 살짝 흐려졌다.실망이 섞인, 어딘가 공허한 눈.‘역시... 그게 시연이의 진심이겠지.’[알겠어.]전화를 끊은 유건은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왜? 뭔 생각 해?”부지하가 슬쩍 다가와 농담을 던졌다.“밥이 그리 맛없어? 울면서 먹을 기세인데?”“울긴 누가 울어.”유건은 짧게 쏘아붙이며, 젓가락을 다시 들었다.하지만, 지하가 유건을 흘겨보자, 유건은 여전히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지하는 그런 유건의 상태를 단번에 알아차렸다.“어때,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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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시연은 유건이 보낸 그 문자를 받았고, 확실히... 읽었다.하지만 뭐라고 답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그녀는 유건이... 배 속 아기의 친부라는 걸 알고 난 뒤로, 어떻게 그와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당시엔 그냥, 답장하지 않고 넘겨버렸다.그리고 곧, 시연은 정신없이 바빠졌다.우주가... 입원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지동성에게서 전화가 왔고, 병원 쪽은 이미 다 준비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시연이 신경 쓸 건 따로 없었다.지동성이 알아서 처리했기에, 시연은 우주만 챙기면 됐다.그렇게 시연은 곧바로 별산장으로 향했다.이번 수술은 큰 건 아니었지만, 수술 후 일정 기간 병원에 머물러야 했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준비가 필요했다.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우주가 처음 겪는 수술이라는 사실.시연은 작은 몸으로 수술실에 들어가는 동생을 불안하게 혼자 보낼 수 없었기에, 누나가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사모님, 준비 다 됐습니다. 확인해 보시겠어요?”최예민이 마지막 점검을 요청했다.“네.”시연은 예의 바른 태도로 대답한 후, 곧바로 짐을 하나하나 다시 살펴봤다. 몇 가지를 덜고, 또 몇 가지를 추가하며 마무리했다.“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알겠습니다.”최예민과 별산장의 간병인이 함께 짐을 차에 실었고, 일행은 강울대병원으로 출발했다.병실은 이미 예약되어 있었다.그게 유건 쪽 배려인지, 시연은 묻지 않았다.시연은 분명히 말한 적이 있었다.그것은 바로 우주가 장미리와 장소미, 그 모녀와는 마주치지 않게 해달라는 것.그래서인지, 우주의 병실과 지동성의 병실은 층이 달랐다.둘은 다 간담췌외과의 VIP 병실이지만, 각기 다른 층의 복도 끝이었다. 서로 마주칠 일 없도록 세심히 배치된 공간이었다.시연은 최예민에게 우주를 먼저 병실로 데려가 안정시키라고 한 뒤, 자신은 입원 절차를 밟으러 갔다.그 사이, 지동성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우주 데리고 병원 왔어요. 지금 접수 중이에요.]그 시각, 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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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유건은 겨우 대답을 꺼냈지만,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시연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하지만 고개를 끄덕이자, 시연은 바로 웃으며 말했다.“그래야죠. 장소미도 시간이 안 되고, 상황도 그렇고... 당연히 당신이 오는 게 맞아요.”“여보...”유건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명 말투도 부드럽고 표정도 차분한데, 왜 이렇게 마음 아프게 들리지...’“네?”시연은 잠시 기다렸지만, 유건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병실 쪽을 가리켰다.“딱히 할 말 없으면, 난 우주한테 갈게요.”“여보!”유건은 갑자기 시연의 손목을 붙잡았다.남자의 표정엔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었다.부끄러움, 미안함, 그리고 어딘가 억울한 표정까지.“나... 정말 몰랐어. 너랑 우주가 오늘 올 줄 알았으면, 이렇게 가만있진 않았을 거야.”그 말에, 시연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알아요. 그러니까 사과하지 마요. 나한테 미안해하지도 말고...”유건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일부러 말 안 했어요. 당신은 그쪽만 잘 챙기면 돼요. 우주는... 내가 알아서 해요.”시연은 배를 살짝 쓰다듬으며 웃었다.“나 이렇게 배가 불러도, 절대 약하지 않거든요. 어릴 때부터 나, 나 하나 잘 챙기고 동생까지 보살폈어요. 이 정도쯤은 문제없어요.”“화 안 났어?”시연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묻는 유건의 표정에는 한치의 확신도 없었다.“안 났어요.”시연은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에 거짓은 없었다.유건도 그걸 느꼈다. 예전처럼 가시 돋친 말투도 아니고, 눈빛도 훨씬 부드러워졌다.하지만 이상하게 그는 더욱 불안해졌다.‘왜일까. 더 불안해.’멀어진 것도, 가까워진 것도 아닌 모습...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 따뜻한 거리감... 어디서부터 다시 다가가야 하지?’유건은 목을 한 번 넘기고 조심스럽게 말했다.“혹시... 아직 처리 안 된 거 있으면 말해. 내가 다 해줄게.”하지만 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괜찮아요. 다 끝났어요. 나 여기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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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나요...?”놀란 눈으로 유건을 바라보는 시연은, 그의 말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듯했다. “그래.”유건은 턱을 살짝 들어 병실 안 우주를 가리켰다.“아까 너... 우주한테 이야기할 때... 정말, 빛나는 것 같았어. 그 모습을 보고 느꼈어. 넌 분명히 좋은 엄마가 될 거야.”남자의 시선이 천천히 시연의 배로 옮겨졌다.말한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일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시연의 가슴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좋은... 엄마?’생각해 보니, 유건은 처음부터 이 아이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싫어하는 기색도, 망설임도 없었다.‘왜지?’‘이 사람이 받은 서양식 교육 때문일까?’‘아니면... 정말 혈연이라는 게 그렇게 강력해서 그런가?’두 사람은 나란히 걷고 있었다.고민하던 시연의 입에서 말이 툭 튀어나왔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이 아이를 가진 사람이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다면... 그래도 당신은 받아들였을까요? 아이까지도...?”“응?”유건의 발걸음이 멈췄다.그리고 눈빛은 깊고 묘했다.“지금 네가 무슨 질문을 하는 건지... 알아?”시연은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지금... 내가 이 사람한테 내 자신이 특별하냐고 물은 거야?’“아, 아니에요. 그런 뜻은 아니고...”시연은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녀가 궁금했던 건 단 하나였다.‘만약 이 아이가 당신의 친자가 아니라면, 그럼 그 연결감은...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하지만, 그런 질문을 이 상황에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괜찮아. 난 대답해 줄 수 있어.”유건은 시연의 오해를 받아들이는 듯 미소를 지었다.“내가 그 아이를 받아들이는 건... 그 아이의 엄마를 내가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어.”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시연의 손을 잡았다.“네가 그 아이의 엄마니까 난 아이도 받아들이는 거야. ‘사랑하면 그 사람의 모든 걸 아끼게 된다’는 말 알아?”시연은 깜짝 놀랐다.유건의 말은 답변 같으면서도, 결국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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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시연은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유건의 의견을 묻듯 바라봤다.유건은 목젖을 꿀꺽 삼키며, 아무런 조건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시연이가 웃는 얼굴로 말하면, 난 무조건 OK야.’“근데 나도 다 생각해 봤는데, 결혼이 안 되는 관계라면, 깔끔하게 끝내는 게 맞아요. 굳이 원수처럼 싸울 필요는 없잖아요.”시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마치 바람이 이야기하듯 부드럽게 말했다.“앞으로는... 우리, 잘 지내봐요.”그 말 뒤에, 시연은 조용히 유건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엔 아주 미묘한 기대와 확인이 섞여 있었다.‘알겠죠? 난 지금, 당신한테 선을 그은 거예요.’유건은... 확실히 알아들었다. 순간, 전신이 얼어붙은 것처럼 감각이 멈췄다.‘시연이가... 결국 또, 날 거절한 거구나.’직접적인 거절도 아니고, 돌려 말한 것도 아닌 듯한 이 깔끔한 정리.‘잘 지내보자’라는 말, 그게 이렇게도 잔인할 수 있었다.‘그래. 뭐, 그게 어디야. 나를 아예 무시하던 때보단 훨씬 나아.’생각이 그쯤 미치자, 유건은 오히려 가슴이 트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다시 시동을 걸고 차를 도로로 올렸다.“속도 좀 낼게. 오늘 저녁에 약속 있어.”“네, 나는 괜찮아요.”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유건을 바라보자, 그의 표정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다행이다. 내 말에 상처받진 않은 모양이네.’ ‘정말 다행이다...’속으로 안도하며, 시연은 두 손을 배 위에 조심스레 올렸다.‘아가, 널 위해서라도... 엄마는 아빠랑 잘 지낼 거야.’‘나중에 혹시... 아빠가 진실을 알게 되는 날이 와도, 우리가 싸우지 않도록...’‘아니다, 내가 먼저 말할 수도 있겠지. 그 사람이 장소미랑 잘 되면... 그때쯤이면 괜찮겠지?’...차는 시연의 아파트 앞에 멈췄고, 유건은 시연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데려다줬다.“나 먼저 들어갈게요. 잘 가요.”“여보...”유건이 시연의 팔을 살짝 붙잡았다. 시연은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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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뭐라고요?”진아는 전화를 받자마자 표정이 확 변했다.“엄마, 울지 마요! 지금 당장 갈게요. 도착해서 얘기해요, 알겠죠?”전화를 급히 끊은 진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시연은 그런 진아의 낯빛을 보고 깜짝 놀랐다.“무슨 일인데 그래?”진아는 입술을 꾹 다물다가, 결국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입을 열었다.“시연아... 우리 오빠... 경찰서에 잡혀갔대.”“뭐?”알고 보니, 진아의 본가에 빚쟁이들이 들이닥쳐 협박했고, 그걸 본 오빠 임태권이 참지 못하고 맞서 싸운 것이었다.태권은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 게다가 군대도 제대로 다녀온 몸.빚쟁이 몇 명쯤은 거칠 것도 없었다.결국 상대는 병원에 실려 갔고, 태권은 폭행 혐의로 경찰서에 연행됐다.진아는 벌떡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가방과 차 키를 챙겼다.“진아야, 나도 같이 갈까?”시연은 진아가 너무 걱정되어 따라가려 했다.“아냐.”진아는 고개를 세게 저었다.“내 걱정해 주는 거 아는데, 지금 네 몸 상태 알지? 배도 이렇게 나왔는데 너까지 따라오면 내가 오히려 신경 써야 해.”두 사람 사이는 괜한 예의가 필요 없는 사이였다.시연도 그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대신 도착하면 꼭 연락해.”“응, 바로 할게.”...진아가 급히 도착한 곳은 경찰서.이미 아버지 임병지와 어머니 채숙희가 와 있었고, 미리 연락한 변호사도 도착해 있었다.“아빠, 엄마... 상황이 어때요?”“진아야...”채숙희는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딸의 손을 덥석 잡으며 흐느꼈다.“너희 오빠를 어쩌면 좋니... 아직 나이도 어린데, 이번 일로 혹시라도 전과가 남으면... 흐윽...”‘엄마... 제발 울지만 말아줘요...’진아는 차분하게 어머니를 다독인 뒤, 아버지와 변호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상대랑 협상은 해봤어요? 배상금을 드릴게요, 얼마든 낼 수 있어요.”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희가 제안은 했습니다.”하지만, 임병지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하... 상대 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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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별말씀을요.”경찰관이 다시 물었다.“혹시 다른 일도 있으신가요?”“그럼요.”지하는 들고 있던 봉투를 살짝 들어 올리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형한테 국 좀 전해줘야 해서 바쁘네요. 그럼 이만...”“고생 많으십니다.”지하는 손을 흔들며 2층으로 올라갔다.국을 전달하자마자 빠르게 내려온 지하는 로비를 둘러봤지만, 진아가 안 보였다.‘없네?’‘벌써 간 건가? 그렇게 빨리?’아쉽다는 감정이 올라오기도 전에 지하는 고개를 한 번 툭 젓고, 화장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그는 그냥 일 보고 나오는데, 세면대 앞에서 얼굴을 감싸고 있는 익숙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진아였다.방금까지 울었는지 여자의 눈이 몹시 부어 있었다.그 순간, 지하의 기분이 묘하게 들떴다.‘이게 바로 인생의 묘미지.’‘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 마주치는 거.’지하는 조용히 다가가 두어 걸음 뒤에 섰다.그러고는 슬며시 손수건을 꺼내 진아에게 내밀었다.“닦아.”진아는 놀라 고개를 들었다.“당신...?”“나야.”지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확히 8개의 하얀 치아가 드러나는 미소였다.“오랜만이지?”진아는 지금 지하와 장난칠 기분이 아니었다. 손수건도 받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고마워요.”지하는 그녀가 불결해서 거절한 건가 싶어 덧붙였다.“깨끗한 거야. 한 번도 안 썼어.”“정말 괜찮아요.”진아는 여전히 단호했다.‘우린... 그런 사이 아니잖아. 이 손수건 받으면 뭔가 애매해져.’“먼저 가볼게요.”“잠깐만.”지하는 손수건을 주머니에 다시 넣으며 진아를 붙잡았다.그리고 이번엔 더 이상 돌려 말하지 않았다.“임태권 씨 일, 내가 도와줄 수 있어.”“네?”진아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놀람이 먼저... 그리고... 희미한 희망이 밀려왔다.“정말... 우리 오빠 일을 알고 있나요?”“응.”지하는 짧게 대답했다.“아까 로비에서 네가 우는 거 봤거든. 궁금해서 물어봤어.”‘그게 다야? 이 사람... 대체 어디까지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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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오늘 우주의 검사는 많지 않았다. 기본적인 건 병실 안에서 이루어졌고, 기기 촬영이 필요한 두 항목만 의기동 건물로 이동해 진행했다.모든 검사가 끝난 후, 우주를 다시 병실에 데려다준 시연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그때, 진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진아야, 어디야 지금?”[아직 경찰서야.]“밤새 있었던 거야?”[응.]시연은 말을 잇지 못했다.‘도와주고 싶어도... 그 문제는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야.’“밤새 안 자고 있으면 몸 상해. 진아야, 잠깐이라도 집에 가서 쉬어. 그래야 뭐든 다시 생각할 수 있지.”[잠이 안 와...]진아의 목소리엔 눈물이 섞여 있었다.[이제 병원 가보려고.]그 말에, 시연은 바로 이해했다.“피해자분 보러 가는 거지?”[응...]진아는 금세 울음이 터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부모님이 합의는 절대 없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내가 한 번은 가서... 사정은 해봐야 할 것 같아서.]‘그래... 나라도 그랬을 거야.’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말했다.“그럼 이리 와. 나 지금 병원에 있어. 같이 가줄게.”[정말...?]“응, 곧 보자. 조심히 와.”전화를 끊고 나니, 유건이 병실에서 나와 있었다.깨끗하게 정돈된 얼굴, 어느 각도에서 봐도 그림 같은 남자.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귀찮게 해서 미안해요. 당신도 일 있죠? 먼저 가요.”“그럼 넌?”유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시연의 핸드폰으로 향했다.‘누구한테 전화 온 거지? 목소리, 울먹였던 것 같은데...’“같이 갈까?”시연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웃었다.“난 아직 안 갈래요. 오늘은 우주 곁에 좀 더 있고 싶어요.”‘정말 그 이유 때문만일까?’‘아니겠지.’하지만 시연이 굳이 말하지 않으니, 유건도 더 묻지 않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그럼 나 먼저 간다.”“네, 조심히 가요.”유건은 몇 걸음 걸어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시연은 병동 창가에 서 있었다. 몸을 창 쪽으로 내밀듯,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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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그 남자는 더 이상하다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리더니 벌컥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그리고 팔을 뻗어 진아 쪽으로 다가왔다.“씨X, 울긴 왜 울어? 장례라도 치르냐? 기분 더러워지게!”‘때리려는 거야?’진아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상대는 다쳤다지만, 분명 남자였다.그 순간, 시연이 병실 안으로 달려들었다.“그만하세요!”시연은 진아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몸 뒤로 감싸 안았다.그리고 단호하게 남자를 노려봤다.“왜 사람을 때려요?”“이야, 또 하나 오셨네?”남자는 비웃듯 웃으며 소리쳤다.“내가 사람 때리면 어쩔 건데? 임태권은 날 이렇게 만들었는데, 나는 그 동생 한 대도 못 때리냐? 아니, 너까지 같이 맞아야겠는데?”그가 팔을 들어 올렸다.그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사람이 침대 옆으로 들이닥쳤다.쾅!남자의 팔은 허공에서 멈췄고, 어깨가 단단히 누군가에게 제압당했다.“아악! 아파! 아파!!”남자의 비명이 병실 가득 울려 퍼졌다.시연은 순간 멈칫하며 눈을 깜빡였다.“기환 씨?”“형수님.”기환은 씨익 웃으며 시연에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형님이 저보고 형수님 지켜드리라고 했어요.”그러고는 남자의 어깨를 더 세게 눌렀다.낮지만 단단한 목소리가 병실에 울렸다. “고 대표님의 아내분한테 손을 대? 너 진짜 미쳤냐?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그... 고 대표님...?”남자는 순간 숨이 턱 막힌 듯, 덜덜 떨었다.“어느 고 대표...님?”‘설마... 그 고 대표님?’“맞아.”기환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 네가 상상하는 그 고 대표님. 바로 그분이야.”“형수님, 얼른 나가세요!”“네.”시연은 진아의 손을 다시 꼭 잡고 급히 병실을 빠져나왔다.복도에 나오자마자, 시연은 진아의 어깨를 붙잡고 살폈다.“너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진아는 시연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눈가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나보다 네가 더 걱정이지! 지금... 애기 가진 몸이잖아! 그런데 그런 상황에 뛰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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