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Chapter 761 - Chapter 768

768 Chapters

제761화

‘이럴 수가...!’소미는 머리핀을 부여잡으며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결국 이 머리핀이 날 팔아넘겼네.’‘그날부터 이상하긴 했어... 내가 너무 방심했어...’“당신들... 대체 뭘 하러 온 거예요?”두려움이 짙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지만, 두 남자의 얼굴엔 여유와 조롱이 번졌다.뚱뚱한 남자가 이를 으드득 갈며 말했다.“뭘 하러 왔냐고요? 약속한 돈 받으러 왔죠. 이태길에 가서 정산하자고 했잖아요, 장소미 씨. 우리 형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역시 돈이 목적이었어.’소미는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난 줄 생각 없어. 절대 못 줘.’“당신들 같은 인간들이 무슨 염치로 날 찾아와요?!”그녀는 그동안 쌓아둔 분노가 터져 나왔다.화장으로 가려도 지워지지 않는 흉터.그날 이후,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내 꼴을 좀 봐요! 이게 다 당신들 때문이잖아요! 나를 이렇게 만든 주제에 돈을 요구해요?!”뚱뚱한 남자가 팔을 걷어붙이며 윽박질렀다.“이 X이! 어디서...”“잠깐.”마른 남자가 말리듯 앞을 막아섰다. “장소미 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죠. 우린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그날도 우린 그냥 가짜 연기하자고 했는데, 진짜 묶으라고 요구한 건 장소미 씨였잖아요?”“맞아.”뚱뚱한 남자도 한마디 거들었다.“불이 어떻게 난 건진 우리도 몰라요! 그건 당신 팔자죠! 자, 이제 돈이나 내놔요.” “당신들...”소미는 온몸이 떨렸다.‘뻔뻔한 것도 유분수지!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 돈까지?’‘하긴, 다 내가 한 짓이었지.’소미는 눈을 감았다.‘나였어... 지시연이랑 나, 둘 다 납치되게 만들고...’‘고유건이 날 먼저 구하러 오게끔 시나리오를 짠 거.’그날, 소미는 시연에게 준 밀크티에 몰래 수면제를 넣었다.그리고 두 사람에게 납치극을 지시했다.소미의 목적은 ... 시연에게 보여주는 것.유건에게는 언제나 ‘장소미’라는 여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결과는?모든 게 소미의 계산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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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유건이 조금이라도 의심을 품는 순간, 실마리를 잡아 끝까지 파헤치는 건 시간문제였다.지금 유건이 소미를 이렇게까지 신뢰하는 건, 어릴 적 ‘나비 공주’에 대한 기억 때문일 뿐.하지만 그 기억이 유건을 평생 붙잡아 둘 수는 없을 터였다.그 순간, 소미의 표정이 흔들렸다.‘큰일 났어. 진짜 이러다 다 무너지는 거 아냐?’소미는 머릿속으로 미친 듯이 계산을 돌리기 시작했다.“좋아요.”심사숙고 끝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돈... 줄게요.”마른 남자와 뚱뚱한 남자가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에이!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으면 됐잖아요? 감사해요, 장소미 씨.”“근데...”소미는 말을 끝내지 않았다.“내 돈 받으면, 입도 무겁게 굴어야죠. 나중에 혹시라도 무슨 실수가 생긴다면...”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마른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받았다.“저희는 장소미 씨를 모릅니다. 본 적도 없고요. 납치 사건? 그런 거랑 장소미 씨는 전혀 관계없어요. 이 정도면 만족하십니까?”소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미소 지었다.“만족하긴 해요. 근데... 아직 백 퍼센트는 아니에요.”‘이 정도로 끝낼 수는 없어.’소미는 천천히, 또렷하게 말했다.“만약, 정말 만약에 무슨 일이 터진다면, 이렇게 말해줘야 해요.”“지, 시, 연.”소미는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알겠죠?”두 남자는 잠시 놀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다.‘와... 이 여자, 진짜 독하네.’마른 남자가 잠시 뜸을 들이며 말했다.“장소미 씨, 그건 말이죠. 얘기가 조금 달라지잖아요? 가격도...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고요.”“걱정하지 마세요. 룰은 저도 압니다. 돈은, 따로 드릴게요.”이번엔 소미가 망설이지 않았다.“얼마면 돼요?”“그야 뭐...”마른 남자가 손가락을 펴 보였다.소미는 그 숫자를 보곤 살짝 눈을 찌푸렸다.‘그 정도나 달라고...? 하지만 지금은 협상할 여지가 없어.’소미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렇게 하죠.”“역시 시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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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산부인과.간호사는 시연이 약을 다 먹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약을 삼킨 시연은 이불을 댕겨 누울 준비를 했다.그때, 문이 갑작스레 벌컥 열렸다.“누구시죠?”간호사와 시연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동시에, 굳어버렸다.문 앞에는 몇 명의 경찰이 제복을 입고, 엄중한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었다.“경찰... 관님?”간호사는 당황해서 입을 벌렸다.“무슨 일이시죠...?”“지시연 씨, 여기 입원 중이십니까?”“네, 접니다.”시연은 긴 머리를 정리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무슨 일인가요?”경찰은 주저함 없이 말했다.“지시연 씨, 당신은 현재 납치 사건 및 방화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 저희와 함께 동행해 주셔야겠습니다.”‘말도 안 돼!’시연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간호사는 거의 울 듯 소리쳤다.“경찰관님, 뭔가 착오가 있는 거예요! 사모님이 그런 일을 할 리가 없어요!”하지만 경찰은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체포한다. 수갑 가져와.”“예!”뒤쪽에서 두 명의 경찰이 다가왔고, 금속성의 수갑을 꺼냈다.“손 좀 내주시겠습니까?”‘이게... 무슨 일이야...?’시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전혀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시연은 조용히 양손을 내밀었다.차가운 수갑이 손목에 채워질 때, 전신이 얼어붙는 기분이 들었다.“이동하시죠.”경찰들은 다행히도 강압적이지는 않았다.‘그래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이쪽으로요.”간호사는 발을 동동 굴렀다.“사모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고 대표님께 바로 연락드릴게요!”...“장소미... 네가 그럴 줄은, 정말 몰랐다.”유건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어두운 눈빛으로 장소미를 바라봤다.‘널 믿은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내 신뢰를 이용하고, 추억을 팔고, 죄책감을 건드렸어... 네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추악해질 수 있지?”“아...”소미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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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시연이 어쩔 수 없이 다시 진술을 반복하려던 순간, 형사가 시연의 말을 끊었다.“잠깐.”“아까 말한 그날, 근무 교대 마친 시간이 몇 시라고 하셨죠? 아홉 시? 아홉 시 반?”시연은 눈썹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했다.“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아홉 시 반쯤이었던 것 같아요.”형사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정확하지 않다? 아까는 아홉 시라더니, 나중엔 아홉 시 반? 이젠 애매하다고요?”‘이건, 날 떠보는 거야.’시연은 침착하게 맞섰다.“형사님, 벌써 두 달 가까이 지난 일이에요. 제가 오히려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하겠죠?”형사의 표정이 굳어졌고, 심문은 잠시 중단되었다.그렇게 시연은 유치장으로 이동되었다.깊은 밤이었지만, 시연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 오히려 눈이 더 또렷해졌다.‘납치? 방화? 내가 그런 혐의를 받는다고? 이건... 말도 안 돼.’‘누가... 누가 왜 날 이런 식으로 몰아가려는 거지?’‘이건 우연도, 단순한 오해도 아니야. 분명 누군가의... 의도야.’시연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안개 같은 감각.조금만 더, 한 꺼풀만 더 걷어내면 진실이 바로 눈앞일 것만 같았다....“장소미!”유건은 분노에 가득 차, 소미의 턱을 움켜잡았다. 힘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턱뼈가 부러질 듯했다.“윽...!”소미는 비명을 삼키며, 몸을 떨었다.“아파요... 그만해요...”‘이 사람이... 고유건이라고?’‘이런 표정, 처음이야...’유건은 싸늘하게 웃었다. 입매를 단단히 다문 채,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불쌍한 줄만 알았지... 네가 이렇게 악랄한 줄은 몰랐다.”소미는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매일 담을 넘고, 시력을 잃은 소년의 곁에서 웃음을 주던 그 아이... 그 아이는 어디 갔어?” 유건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실망과 분노, 슬픔이 엉겨 붙어 있었다.“네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어...”‘이 사람의 눈에, 난 이제... 괴물인가?’소미의 입술이 떨렸고,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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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일어나, 여보.”유건은 양팔을 시연의 옆구리 아래로 넣어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 올렸다.시연은 유건의 품 안에서 고개를 들어 조심스레 물었다.“이래도 괜찮은 거예요?”“응.”유건은 이마에 조심스레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우리 여보는 처음부터 잘못한 게 없었어. 전부 오해였어.”남자의 목소리는 아주 다정했지만... 시연의 마음 한구석은 계속해서 불안했다. 유건은 시연을 부축하며 천천히 걸었다.시연의 몸은 유건과 함께 가고 있었지만, 마음은 자꾸 어딘가를 떠도는 듯했다. ‘뭔가 이상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계단을 내려가는 도중, 유건의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시연의 바로 앞에서 화면을 확인했다.발신자는 장소미였다.하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유건이 손끝으로 망설임 없이 화면을 꺼버리는 걸 보며 시연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장소며였잖아... 그런데 안 받네?’유건은 말없이 시연을 더 꼭 안았다.“계단 조심해. 천천히, 발밑 잘 보고.”“네...”시연은 짧게 대답했지만, 뇌리에 계속 맴도는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무고한 누명을 쓰게 한 사람이, 정말 장소미...?’...유건과 시연이 산부인과에 도착하자, 병실 입구에서 왕성애가 손을 흔들며 외쳤다.“왔군요! 사모님, 얼른 이리 와서 화로 한 번 넘으세요... 액운을 막아야죠!”병실 문 앞에는 진짜로 불타는 화로가 놓여 있었다.시연은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이게 뭐야... 진짜 옛날식이네.’“어서요, 어서!”왕성애는 재촉했다.“괜히 잡혀가서 놀랐잖아요. 화로 한번 넘고 기운을 정리해야죠. 사모님이랑 아기는 무사해야 해요.”시연은 마음 깊이 감사하며 화로를 가볍게 넘었다.그 순간, 왕성애가 그릇 하나를 들고 다가왔다.“입 벌려요.”“이게 뭐예요?”시연은 얼떨떨한 얼굴로 입을 벌렸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입안에 들어왔다.“두부예요.”왕성애는 흐뭇하게 웃었다.“됐어요, 이제 다 풀렸어요.”그러고는 뒤에 있는 유건을 힐끔 보며 말했다.“도련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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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벌... 그깟 흉터 하나로 다 갚았단 말이야?’시연이 가볍게 비웃듯 숨을 내뱉었다.“당신이 말하는 ‘벌’이란 게, 장소미가 얼굴을 다친 거예요? 아니면, 흉터 남은 거? 그게 전부예요?”유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침묵이 곧 인정이었다.그 무표정한 얼굴을 보며, 시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당신, 장소미를 얼마나 아꼈으면... 자업자득이랑 처벌의 차이도 구분 못 해요?”‘이 사람, 정말 끝까지 모르겠어.’‘정의로 포장된 감정의 중심엔 결국... 장소미가 있는 거야.’“여보, 그렇게 말하지 마.”유건의 목소리는 탁했고, 시연의 손을 꼭 쥐며 불안한 눈빛을 내비쳤다.“맞아... 인정해. 이번 일, 더는 안 묻겠다고 장소미랑 약속했어. 하지만...”“장소미랑 약속했다고요?”시연의 눈매가 냉정하게 가늘어졌다. 그러고는 유건의 말을 끊으며 냉소를 던졌다.“당신이 도대체 뭔데... 날 납치하고 모함한 사람은 ‘나 대신’ 용서해요?” ‘이건 넘지 말아야 할 선이야, 고유건, 당신이 대체 뭐길래, 내 상처를 무시하고 타협을 해?’유건은 말을 잇지 못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역시... GP그룹 대표다운 판단이네요.”시연이 허탈하게 웃었다.“죄인 하나쯤 가려주는 거, 당신한텐 식은 죽 먹기죠.”“여보, 제발... 제발 믿어줘. 이번이 마지막이야. 나 장소미한테 분명히 말했어, 이걸로 끝이라고. 장소미가 날 속이고, 널 해친 거, 용서한 게 아니라... 우리 사이를 끊어낸 것뿐이야.”유건은 시연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애절하게 말했다.“그만해요.”시연의 눈썹이 찌푸려졌고, 눈빛은 점점 싸늘해졌다.“‘이번이 마지막이야’... 그 말, 난 지겹도록 들었어요.”‘언제까지 ‘마지막’이라는 거야? 아마 다음번에도 ‘마지막’이 있겠지.’‘그래봤자 또 장소미. 또 변명. 또 용서.’“당신,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 몰라요? 당신은 그 소년이랑 똑같아요. 당신의 말은... 이제 한 글자도 믿기 싫어요.”시연은 유건의 손을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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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소미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시연은 소미가 자신의 아이를 신경 쓴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관심일 리 없어. 장소미가... 언제부터 그렇게 따뜻한 사람이었다고?’시연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응.”더 이상 말을 섞을 생각도 없었다.“후.”소미는 시연의 배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좋겠다. 고유건은 아이 정말 아끼겠네.”시연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그래... 장소미는 아직 내 아이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거야.’‘그 모든 복잡한 진실을, 장소미는 전혀 모르고 있겠지.’‘하지만 내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어. 결국 내 아이는 고유건의 아이가 맞으니까.’“그래.”시연은 짧게 대답했다.“그럴 줄 알았어.”소미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 눈빛은 시커먼 독으로 번들거렸다.‘왜 나만... 왜 나만 이렇게 모든 걸 잃어야 해?’‘가족도, 사랑도, 일도...’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시연과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뀌었다.‘나는 이렇게 망가졌는데... 너는 왜 그렇게 행복해 보여?’소미의 눈빛이 흔들렸다.곧, 새로운 악의가 그 속에서 피어났다.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너, 알고 있어? 나도 한때... 엄마가 될 뻔했거든.”시연은 순간 멍해졌다.“뭐라고?”“못 알아들었어? 아니면 제대로 못 들은 거야?”소미는 눈을 가늘게 떴지만, 여전히 웃고 있었다.“말했잖아. 나도 한때, 임신했었어. 그때 무슨 일이 없었다면... 지금쯤 내 배도 너처럼 나왔겠지? 아니, 어쩌면 더 나왔을지도.”‘뭐라고...?’그 순간, 시연의 뇌리에 ‘웅’하는 소리가 울렸다.소미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고 닫히는 걸 바라보며, 시연의 머릿속이 순식간에 하얘졌다.‘말도 안 돼... 그런 일이... 있었던 거야?’시연의 얼굴빛은 파랗게 질리다 못해, 하얗게 변했다.목이 마른 듯 시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손끝이 떨렸고, 입술이 달달 떨렸다.“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너무 충격적이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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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아무리 네가 고유건을 손에 넣었다고 한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소미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서늘하게 웃었다.“그 사람 마음속에는... 평생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지 않을 거야. 다시는 나를 안 본다고 해도, 난 언제나 너희 사이에 끼어 있을 거야. 마치 귀신처럼... 사라지지 않지.”시연이 믿지 않을까 봐, 소미는 한술 더 떴다.“혹시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난번 그 이중 납치 사건, 그거 내가 꾸민 거야. 다 내가 짠 각본이었어. 고유건, 그 사람이 그 사실을 다 알고도 날 그냥 놔뒀어. 왜 그랬을까?”소미는 일부러 말끝을 늘리며, 웃음을 짓는다.“그 사람은 말이야, 내가 고통받는 걸 못 봐. 나한테... 절대 상처 주지 않아. 네가 아무리 소중해도, 나한테는 그러지 못해. 이제 이해가 돼?”‘이해됐어.’시연의 가슴이 점점 조여들었다.‘이게... 고유건이 장소미를 감싸준 이유였어. 그런 과거가 있었으니까... 그토록 가까웠고, 심지어... 아이까지...’“후우...”소미는 일부러 들리게 한숨을 쉬며 뿌듯해했다.“그럼 난 들어가서 정리 좀 할게.”소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몇 발짝 걸었다.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돌려, 여전히 멍하니 선 시연을 바라봤다.시연의 혼이 빠진 듯한 표정을 보는 순간, 소미는 속으로 끓어오르는 쾌감에 몸이 떨릴 정도였다.‘그래, 이렇게 아파해야지. 그래야 내가 조금이라도 살아있는 기분이 들어.’‘이 거짓말이 언제 들통날지는 몰라... 영원히 들통나지 않을 수도 있지. 이 비밀을 아는 사람은 나랑 엄마뿐이니까.’‘아니, 내일 당장 밝혀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뭐 어때? 상관없어. 이미 난 잃을 게 없거든. 지시연, 네가 조금이라도 괴롭다면, 난 그걸로 족해.’시연은 그대로 그 자리에 멈춰 섰다.햇빛이 너무 강해서 눈꺼풀이 저릴 지경이었다.그 따가움에 시연은 눈을 꼭 감았다.그 순간, 눈물이 주르륵... 시연의 눈가를 가득 채웠다.‘난... 정말 몰랐어. 만약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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