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그깟 흉터 하나로 다 갚았단 말이야?’시연이 가볍게 비웃듯 숨을 내뱉었다.“당신이 말하는 ‘벌’이란 게, 장소미가 얼굴을 다친 거예요? 아니면, 흉터 남은 거? 그게 전부예요?”유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침묵이 곧 인정이었다.그 무표정한 얼굴을 보며, 시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당신, 장소미를 얼마나 아꼈으면... 자업자득이랑 처벌의 차이도 구분 못 해요?”‘이 사람, 정말 끝까지 모르겠어.’‘정의로 포장된 감정의 중심엔 결국... 장소미가 있는 거야.’“여보, 그렇게 말하지 마.”유건의 목소리는 탁했고, 시연의 손을 꼭 쥐며 불안한 눈빛을 내비쳤다.“맞아... 인정해. 이번 일, 더는 안 묻겠다고 장소미랑 약속했어. 하지만...”“장소미랑 약속했다고요?”시연의 눈매가 냉정하게 가늘어졌다. 그러고는 유건의 말을 끊으며 냉소를 던졌다.“당신이 도대체 뭔데... 날 납치하고 모함한 사람은 ‘나 대신’ 용서해요?” ‘이건 넘지 말아야 할 선이야, 고유건, 당신이 대체 뭐길래, 내 상처를 무시하고 타협을 해?’유건은 말을 잇지 못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역시... GP그룹 대표다운 판단이네요.”시연이 허탈하게 웃었다.“죄인 하나쯤 가려주는 거, 당신한텐 식은 죽 먹기죠.”“여보, 제발... 제발 믿어줘. 이번이 마지막이야. 나 장소미한테 분명히 말했어, 이걸로 끝이라고. 장소미가 날 속이고, 널 해친 거, 용서한 게 아니라... 우리 사이를 끊어낸 것뿐이야.”유건은 시연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애절하게 말했다.“그만해요.”시연의 눈썹이 찌푸려졌고, 눈빛은 점점 싸늘해졌다.“‘이번이 마지막이야’... 그 말, 난 지겹도록 들었어요.”‘언제까지 ‘마지막’이라는 거야? 아마 다음번에도 ‘마지막’이 있겠지.’‘그래봤자 또 장소미. 또 변명. 또 용서.’“당신,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 몰라요? 당신은 그 소년이랑 똑같아요. 당신의 말은... 이제 한 글자도 믿기 싫어요.”시연은 유건의 손을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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