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황후 마마께 아뢰옵니다. 조사 결과, 초왕 곁에 있던 원탁은 동산국 사람인 것이 밝혀졌습니다.”소욱과 봉구안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최근 몇 년간 동산국의 수상쩍은 움직임을 지켜본 터였다. 남제에 손을 뻗친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문제는, 초왕이 원탁의 정체를 알고 있었느냐는 것이었다.알고 있었느냐, 몰랐느냐에 따라 사안의 무게가 천지 차이였다.만약 알고도 품었다면… 그것은 적국과의 내통이었다.소욱의 안색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소막을 당장 데려오거라.”‘변성의 일이 끝없이 터지는 와중에, 감히 자신의 머리에 불똥을 튀기다니. 소막, 네놈은 스스로 죽음을 불렀구나.’호위가 즉각 명을 받고 초왕을 부르러 나갔다.실내에서는 봉구안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원탁을 비밀리에 체포하는 편이 좋겠습니다.”그자가 초왕 곁에 머문다는 것 자체가 이미 꿍꿍이가 있다는 증거였다.조금만 따져 보면 속셈은 뻔했다.초왕을 이간질해 그의 세력을 이용하여 남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그 틈을 타 동산국이 침투하려는 것이 분명했다.소욱은 아직 병중이었다.그는 봉구안의 손을 꼭 잡았다.“그 일은 네가 맡아 처리해줄 수 있겠느냐.”봉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폐하께서는 몸조리에만 신경 쓰십시오.”풍한은 다행히 중병이 아니었다. 며칠이면 차도가 있을 터였다.닷새 후, 소욱의 병세는 많이 호전되었고, 초왕 소막도 결국 역관에 도착했다.겉으로는 소욱이 범려성의 정무 보고를 받기 위해 부른 것이었다.소막은 미리 준비해 둔 말들을 떠올리며 입을 열려 했지만, 소욱의 첫마디에 얼어붙었다.“무릎을 꿇거라.”소막은 곧장 살기를 느꼈다.그는 즉시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곧이어 발길질이 날아들었다.소욱의 발이 그의 턱을 거칠게 들어 올렸다.소막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고 그를 올려다보았다.“폐, 폐하...”소욱이 싸늘히 웃었다.“소막, 제법 간이 크구나.”소막은 허둥지둥 고개를 저었다.“폐하, 신은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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