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부옥은 아이를 낳은 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떠나겠다고 나섰다.서왕은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채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가려 했으나,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는 너무 어리고 연약하여 먼 여정의 고단함을 감당할 수 없었다.남제 국경에 막 닿았을 무렵, 서왕은 결국 완부옥에게 뒤처지고 말았다. 아무리 불러도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고, 멈추려는 기색조차 없었다.뒤쫓고 싶었으나, 품에 안긴 아기는 계속 울어댔다.서왕은 아이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이 아이는 태어난 지 며칠이 지났건만, 아직 이름조차 붙여주지 못했다. 원래는 완부옥과 상의해 이름을 지으려 했으나, 지금은 그럴 겨를이 아니었다.남강의 고왕은 강탈당했고, 남제에는 약쟁이들이 날뛰며 난이 일어난 상황이었다. 일이 한꺼번에 겹친 지금, 그 누구도 마음 편할 리 없었다.서왕은 이 아이가 참으로 때를 잘못 타고난 것만 같아 안쓰러웠다.그 감정을 알아챈 것인지, 아이는 더욱 목청 높여 울기 시작했다.한편, 완부옥보다 먼저 동방세 일행은 이미 출발한 상태였다.서왕은 인원이 충분하니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고 판단하고, 우선 아이를 제대로 보살핀 뒤에야 따라갈 생각이었다.아기를 데리고 먼 여정을 나서는 건 너무도 무리였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황성.똑똑똑!해가 막 떠오를 무렵, 소탁은 반쯤 잠든 상태로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문을 열자마자, 정체도 확인하기 전에 누군가가 아이를 그의 품에 밀어 넣었다.“?!”소탁은 단숨에 잠이 확 달아났다. 고개를 번쩍 들어 맞은편을 바라보니, 서왕이었다.서왕은 급한 기색으로 짧게 말했다.“제 아이입니다. 변성으로 가야 하니 잠시 맡아 주십시오.”소탁은 서왕보다 연상이었으나, 지금껏 혼자 지내온 몸이었다. 아이 보는 일이라곤 도통 알지 못했으며, 차라리 닭이나 오리, 거위를 돌보라면 그게 훨씬 나을 판이었다.그는 곧장 아이를 다시 돌려주려 했으나, 서왕은 그럴 틈도 주지 않고 말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