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필적 대조 결과가 나왔다. 계 상궁이 과거에 받았던 협박 서신들은 분명히 원비가 쓴 것이 아니었다.겉모습은 매우 흡사했으나, 정교하게 베껴 쓴 것이었다. 글씨를 익히고 또 익힌 자가 아니면 분간하기 어려웠고, 계 상궁처럼 필적을 감별할 줄 모르는 이는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진상을 알게 된 계 상궁은 크게 놀랐다.“이럴 수가… 그럴 리가…”그렇다면 원비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한 짓이란 말인가?태후는 황제를 향해 말했다.“본디 그렇게 어수선한 인물이지요. 그저 한때 귀신에 홀린 듯 행동한 것일 뿐입니다. 그래도 일찍 손을 뗐으니, 바라건대 황상께서는 심한 처벌은 삼가 주시옵소서. 제발… 죽더라도 온전한 시신만은 남겨 주시길 청합니다.”계 상궁의 몸이 덜덜 떨렸다.“폐하,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이 늙은이는… 정말로 남의 꾐에 빠진 것뿐입니다! 원비마마께서 동산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아예 연을 끊어버렸습니다!”하지만 소욱은 차갑게 말했다.“허나, 너는 그 사실을 알고도 고하지 않았다.”계 상궁은 변명할 길이 없었다.“그것은… 그저, 동산국의 보복이 두려워서였습니다. 원비마마는 폐하의 총애를 받는 분이었으니, 궁 안에 분명히 그녀의 동조자들이 많을 테고… 이 늙은이는… 자신뿐 아니라 태후마마께까지 누가 될까 두려웠습니다. 정녕…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봉구안은 계 상궁의 그 쓸데없는 말을 도중에 끊어버렸다.“폐하, 지금은 서신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계 상궁을 어찌 처리하든, 그 자를 잡은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소욱도 고개를 끄덕였다. 계 상궁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단서였다.그는 손을 내저었다.“끌고 가 옥에 가두어라.”태후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이 드리워졌다. 그토록 오랜 세월 곁을 지켜온 사람이 끌려가는 것을… 그녀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죄목은 다름 아닌 황태자 독살 시도였고,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스스로 계 상궁의 이상함을 더 일찍 깨닫지 못한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