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님.”박한빈은 찻집 안에 강지연만 있는 걸 확인하고서야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방해준 씨는요?”강지연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그분은 오늘 시간이 안 되셔서 못 오셨어요. 그래서 저한테 박 대표님을 잘 모시라고 했고요.”박한빈은 아무 말 없이 그냥 몸을 돌려 떠날 준비를 했다.그때 강지연이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박한빈 씨, 제 말 아직 안 끝났어요!”강지연의 말에 박한빈의 발걸음이 뚝 멈췄고 이내 뒤돌아섰다.“저를 지금 뭐라고 부른 겁니까?”예전 같았으면 박한빈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어차피 이름 하나일 뿐이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성유리가 자신을 그렇게 불렀을 때도, 박한빈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던 것처럼.하지만 지금, 같은 이름 세 글자가 강지연 입을 통해 나왔을 때 박한빈은 심한 불쾌함을 느꼈다.“제가 대표님 이름을 부르는 게... 문제가 되나요?”강지연이 되묻자 박한빈은 잠시 그녀를 노려본 뒤,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난 당신한테 관심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제 관심 끌려고 해도 소용없다는 말입니다. 제 이름이 이렇게까지 불쾌하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네요.”그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강지연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명백히 혐오가 섞여 있었다.강지연은 그동안 박한빈이 자신에게 냉랭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때는 그저 무시하는 정도였다.그렇지만 지금 그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을 내뱉어버렸다.강지연은 순간 몸이 굳어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한빈을 바라봤다.그러나 박한빈은 더 이상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태연히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잠깐만요!”강지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박한빈은 뒤돌아보지 않았고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다.“박 대표님, 방해준 씨가 저를 보낸 거예요. 대표님과의 오해를 풀어보라면서요.”강지연이 겨우 이 말을 내뱉었을 때, 박한빈의 발걸음이 드디어 멈췄다.그는 천천히 뒤돌아서서 다시 강지연을 쳐다봤다.박한빈의 눈빛에 강지연은 치가 떨려 두 주먹을 꽉
Baca selengkapnya